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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최근연재일 :
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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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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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19,241

작성
22.01.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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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51-1

DUMMY

“운송비는 어떻게 처리 하시겠습니까? 이번에는 그냥 CIF로···”


“아뇨. FOB로 처리해주세요. 급한 건입니다.”


운송상은 실망한 표정으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나는 복잡한 군사 물자 운송장에 군사위원회의 위원장 자격으로 결재를 하면서 예전에 황궁에 머물렀던 시기에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은 황후 마마께서 잠깐의 시간을 내서 나에게 간략한 운송에 대한 강의를 해주시던 기억이었다.


“FOB (Free On Board), 본선인도 조건이라고 하지.

간단히 말해 화물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운임을 발신자가 자기 국가의 출발지까지만 책임지고, 그 이후는 수신자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교역과 운송에 있어서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조건이지.


특히나, 지금 코사크인들에 의한 운송망이 제국의 가도를 따라 각지에 퍼져서, 제국의 물류경쟁력이 높은 시점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지.

하지만 중간상들은 FOB 기반의 국영 물류보다는, 자기들이 운송수당까지 챙길 수 있는 CIF를 선호하고 추천할 것이다.

어림도 없는 소리이니, 개의치 말고 물류에 있어서는 가장 확실하고 빠르고 정확한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뭐, 너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알죠. 종종 제국 여기저기 이동할 때 사용했던 그 미친 파발을 겪고 나면 느려터진 운송망은 쓸 생각이 안나죠.

나는 살짝 운송비로 장난을 치려던 운송상을 보내고 나서, 문득 떠오른 기억에 웃음을 지었다.


한동안 부다페스트에서 이런저런 간섭이 없었다.

뭐, 듣기로는 이슈트반 왕세자는 누굴 찾느라 난리고, 마고 공주는 멍한 얼굴로 한숨을 쉬며 보내서 나 괴롭힐 시간이 없다나?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잠시나마 나에게 관심이 멀어진 것은 내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었다.


그래서, 숨죽이고 사는 사이 세게드의 시간이 흘러갔다. 그리고 그 시간의 흐름 속에, 풍경은 하루가 다르게 북적거리고 있었다.

몇 달 전에 황무지라고 연상하기 힘들 정도로 주둔지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촌락이 마을이 되고, 마을이 도시가 되었다.

병영이 요새가 되고, 요새가 성채가 되었다.


그걸 보며 나는 뒷목을 잡았다. 아니, 무슨 놈의 도시와 성채가 숙주 나물도 아니고, 이렇게 쑥쑥 자라?

나는 내 상상을 넘어서는 무서운 건설 속도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원래대로라면 나 여기서 태업하려고 황무지에 자리잡은 거라고.

근데, 이건 무슨 월급 도둑들 빰 때리는 업무 속도야? 그에 대해 바실과 울프스턴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원래 터가 좋은 곳이라니깐요. 강을 따라 수로가 연결되고, 도로의 연결도 잘되어 있는 편이죠.

그런데, 개발을 방해할 원소유자도 없으니 이 정도 속도는 당연하죠.

거기다, 제국 측 원조와 헝가리 왕실의 분담금도 들어왔죠. 돈이 있고, 기회가 있고, 교통이 편한 곳은 사람이 모일 수 밖에 없다고요.”


“공동 황제의 말에 동의하지. 거기 좀더 보충하자면, 삶의 여유도 여기가 좋아.

징집에 자원한 떠돌던 농노들이 확실히 증언하더군.

평생을 영주와 영주의 마름, 그리고 세리들에게 시달리다 못해 도주한 농노들에게 여긴 기회의 땅이야. 그 친구들 이렇게 말하더구만.”


‘뭐라고요? 징집되면 우리들에게 월급을 준다고요? 왜요? 우리는 징집병인데? 아! 밥이 안나오는···. 응? 밥도 준다고요?’


‘에엥? 장비를 우리가 안사도 된다고요? 그럼, 그걸 누가? 네에? 고급만 아니면, 기본 무장은 군대에서 준다고요? 왜죠?’


‘지금 그게 무슨 소린가요? 징집병의 가족들에게는 경작할 토지를 무상 제공해 준다고요? 무상? 공짜라고요?’


‘아, 소작물의 1할은 우리 것이고, 9할을 세금으로··· 뭐 경작지 임대가 무상이니 그 정도는, 응? 반대라고요? 하하하!!! 농담도 잘하셔. 제법 웃겼습니다.’


두통이 밀려와 머리를 어딘가 들이박고 싶었다.

제국에서는 당연하던 것이, 헝가리에 오니 무슨 천국에서나 상상하던 것으로 보이는 착시효과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아오. 이 망할 제국 놈들아. 좀 보편적으로 살자.

사실 헝가리도 그렇게 막장은 아닌데, 니들이랑 붙으니 무슨 지옥에서 올라온 악덕 착취자들 같잖아.


아무튼, 그런저런 연유로 인해 새게드에는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몰려오는 농노들이 줄을 이뤘고, 도시는 점점 더 커져갔다.

강을 따라 병사들의 가족들이 형성한 마을이 들어서고, 곳곳에 군에서 제공한 둔전지가 경작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뭐, 오랫동안 황폐화된 곳이라 수확을 서둘러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 규모가 세게드에 연결된 새로운 거점을 충분히 받칠 것 같아 보였다.


부다페스트의 고위층들이 관심이 적어진 것이 다행이다.

좀 아는 사람들이 허름한 농노들과 불규칙하게 지어진 난립된 거주지역의 허물 너머에 있는 무서운 실상을 목격한다면 큰일이 나고도 남을테니깐.

그렇게 도시의 기능이 살아나기 시작하자, 제국 측에서도 다음 단계에 돌입했다.




“바이갈 삼촌! 여기에요! 여기!!!”


“오오!!! 쿠타이. 많이 컸구나. 오랜만에 보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다. 공녀님에게도 인사드립니다. 오오!!! 저기 공동황제께서도 계시는 군요.”


“아, 네. 뭐 잘오셨습니다.”


제국 측에서 연합사령부의 신속대응군으로 파견한 부대는 쿠타이의 막내 숙부인 바이갈이 이끄는 코사크 기동군단, 제 1 수렵연대였다.

걔네들 용어로는 연대가 아니라 니루라고 하던가? 그리고, 크림에서 코사크들 중에서도 가장 최초로 바실과 조우하고 그에게 머리를 숙였던 자들.

아무튼, 그 친구들이 세게드에 도착했다. 사연은 이랬다.


헝가리군의 편성이 내 주도하에 진행된다고 해도, 일단은 동맹 관계인 제국과 헝가리의 합동 작전을 위해서는 통합 사령체계가 필요했다.

즉, 연합사령부가 헝가리군 상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국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제국군이 헝가리에 투입되어 전력을 분산하거나, 혹은 헝가리군의 자생력이 약해지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헝가리군이 보조를 맞출 연합사령부 소속의 부대는, 지원군 성격이 강한 소수의 신속대응군이 지정되었고, 그게 바로 저 부대였다.

제국에 귀순하고 나서, 나름 군부에서는 코사크 고위층을 중용했다.

그런 인물들 중의 필두인 바이갈 장군과 그가 이끄는 사냥꾼의 무리가 제국군 신속대응군으로 연합사의 휘하에 들어온 것이다.


규모는 대략 3천여명. 그 중에서 합동훈련을 위한 1천명 규모의 1연대만 세게드에 도달했다. 나머지는 앞으로 교차 순환근무로 세게드와 제국을 오갈 것이다.

나는 그런 그들의 방문을 미적지근하게 환영했다.

에휴, 부다페스트에서 보면 세게드의 기병이 늘어난 것에 난리를 치겠지만, 겨우 1천명 정도면 뭐 어떻게든 변명이 되겠지.


하지만, 방문객의 숫자는 1천명보다 좀 더 많았다. 왜냐하면 동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 근데··· 삼촌, 저 뒤에 따라오는 건? 히이익!!! 바람의 누나들? 누나들이 왔다는 건··· 아악!!! 스승님?”


쿠타이가 질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도착한 것은, 쥬르첸족의 무녀들로 구성된 무리인 바람의 누이들과, 항상 쿠타이를 교육하던 한족 스승이었으니깐.

야, 너 설마 수업 땡땡이 치려고 세게드에 나 따라오겠다고 한 거냐? 정답인 모양이다.


“아악! 문선생님. 제가 그러니깐 숙제를 다 못한 건 사실 사연이··· 아악! 귀 좀 살살 잡아주세요!!!”


나는 한족 노부인에게 귀가 잡혀서, 비명을 지르며 그간의 숙제 검사를 받는 녀석을 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저걸 내 찐동생이라고··· 누나로서 녀석의 스승님에게 호되게 좀 굴리라고 말해주고 싶네.

아무튼, 울상이 된 쿠타이는 내버려 두고, 부대 배치를 하고 합동 훈련과 군마 관리 교육을 하는 바이갈 장군을 보며 나는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듣자하니 사람은 좀 어설퍼도, 기병의 운영에는 제국에서도 인정하는 실력자라고 하던데.

설마, 저 사람이 제대로 마음 먹고 헝가리군에 기병 역량을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향상해 버리면 어떻게 하지?

또 되게 문책 당할 것 같은데?


하지만, 훈련 장면을 보면, 말을 타기는 커녕, 오르는 것도 나자빠져서 겨우 조랑말이나 타는 농노병들을 보면서 괜한 걱정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바이갈 장군에게 물었다.


“어떠신가요? 저희 마자르의 백성들이? 초원의 사냥꾼이 보시기에 많이 부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나의 질문에 바이갈은 한참을 훈련 광경을 보면서 말이 없었다. 그리고, 짤막하게 소견을 답했다.


“전원, 안짱다리군요.”


응? 그게 다야? 근데 그게 무슨 뜻인데? 우리 병사들 다리도 별로 성하지 못하다는 말이야?

이걸 좋은 소식으로 들어야 할지, 나쁜 소식으로 들어야 할지. 아니, 됐다. 뭐, 부다페스트에서 개지랄은 안할 테니 좋은 소식이네.

뭐, 그렇게 쥬르첸 기병들이 세게드에 합류했고, 한동안 농민병들이 말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그리고, 좀 생각치도 못한 방문객도 있었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그 동안 강녕하셨습니까? 공녀님.”


“어? 안나 황녀님? 이곳에는 어쩐 일로?”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문자를 보고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팔라이올로구스의 마지막 황녀이자, 율리아의 어머니. 안나 황녀가 방문한 것이었다. 그것도 수행인도 별로없이 소수의 시종만 데리고, 복장도 평범한 모습으로.

허둥지둥 나와서 인사를 하면서 나는 조금 짜증이 나는 기분이 들었다.


율리아가 원래 자기 엄마를 쏙 빼닮았으니, 안나 황녀도 미인이고, 좀 순한 표정의 율리아인거야 알고 있지.

그래도, 연배가 황후 마마나 황제 폐하 또래인데··· 대체, 뭘 먹고 다니시는지 절대 우리 부모 연배로는 안보이는 회춘한 느낌으로 보였던 것이다.

잘해봐야 내 큰언니 정도로 보일 정도? 그러고 보면 황후 마마도 그렇고, 제국 황실에는 무슨 불로불사의 약이라도 있나?


어휴. 왠지 로마라면 길가메쉬가 얻은 불사초를 삼킨 뱀을 잡아다 아가리를 털어서 다시 빼먹고도 남을 놈들이니 그럴지도.

아무튼, 왠지 모르게 지난번 보다도 더 젊은 느낌으로 나타난 안나 황녀를 보며 짜증이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국의 귀빈을 박대할 수는 없으니, 예의를 갖춰서 맞이하였고, 그런 나를 보며 안나 황녀가 웃으며 말했다.


“공식적인 방문은 아니고, 듣자하니 제국의 요인들은 가급적 신분을 숨기라는 지침이라면서요?

그럼, 저도 황녀는 빼고 안나라고 불러주세요. 그리고 제가 온 건 당연히 제 소중한 사람들이 잘 지내나 궁금해서, 한번 와보고 싶어서죠.”


“파라코이모메노스께서는 잘 지내고 계십니다. 지나칠 정도로요. 아, 마침 나오네요.”


“어? 어머님? 갑자기 세게드에는 어인 일로···”


“오오, 나의 율리아. 잘 지내고 있었구나. 네 건강한 모습을 보니, 어미가 다행스럽기 그지 없구나.

음··· 그 청순한 메이드 차림도 잘 어울리는구나. 귀족가 청년들이 다들 네 모습을 보면 마음을 뺏기지 않고 못배기겠는걸?”


하아··· 이미, 소꿉친구 한 놈의 눈에 눈물 왕창 쏟게 만들데요.

굳이 그런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나름, 훈훈한 모자 해후에 굳이 초를 치고 싶지는 않았으니깐.

그래서, 좀 머쓱해하는 율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은 안나는 나를 보며 물었다.


“아, 그런데, 그분은···?”


그분? 나는 순간 당황했다. 율리아 말고 여기 더 찾을 사람이··· 아! 있구나. 마침, 그 사람도 모습을 나타냈다.


“어라? 안나 황녀님 아니세요? 여기는 어쩐 일로?”


수풀 속에서 나타난 바실을 보고 나와 율리아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얘 정말 공동 황제 맞아?

세게드에 온 뒤로 더없이 살판이 나서, 맨날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중이었다.

웃통을 벗고, 머리에 위장색과 수풀을 드리우고, 몸은 흙투성이에, 손에는 주렁주렁 물고기와 작은 짐승들을 들고 나온 녀석은 어딜봐도 그냥 야만인 소년이었다.


정말이지, 얘는 콘스탄틴노플의 황좌보다도 카르브나 호밀밭이 더 천성이야.

나름 비서인 나와, 궁인인 율리아가 한탄하다 못해 포기하여 한숨만 내쉬는데, 그걸 본 안나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말했다.


“하람릭의 주인을 뵙습니다. 그 동안 강녕하셨는지요?”


“하하하! 저야 뭐 항상 건강하죠. 그리고 여기는 너무 살기가 편하고 즐거워요.

하루하루가 지루하지 않은 일상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답니다. 아, 황녀님에게는 좀 거친 곳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람릭의 주인되신 분이 기거하시는 곳에, 여인은 마땅히 따를 뿐입니다. 거칠고 안거칠고는 마음가짐에 달린 것 뿐이죠.

즐겁게 지내고 계신 걸 보니 다행입니다. 저런, 흙이 많이 묻으셨군요.

오래 머무르지는 않겠지만, 머무르는 동안에 부디 하람릭의 주인에게 속한 여인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의무를 다할 수 있게 허락하시겠습니까?”


“네? 하하하. 뭐, 제가 황녀님의 보호자이니, 뭐 그건 당연한 권리시지만, 너무 과분해서 어쩌죠?”


“과하지 않사옵니다. 그리고, 황녀라는 말은 삼가해 주십시오. 여기서는 제국의 요인들이 다들 언더커버로 지낸다고 들었습니다.

공동 황제께서 이곳에서 청년 장교 바실로 지내신다면, 응당 저도 그리 칭하심이 옳겠지요.”


“아! 맞다. 황녀님이라고 부르면 안되겠구나. 그럼, 여기서는 뭐라고 불러야 하죠?”


그러자, 안나 황녀는 내 눈쌀을 다시 한번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했다. 바실의 팔에 팔짱을 낀 것이었다.

조금의 악의도 없이 말이다. 그리고 뜨악하게 만드는 말을 꺼냈다.


“하람릭에 보호자는 그에 속한 여인을 아내로 여기시면 됩니다. 바실 서방님.”


“아, 그렇구나. 아내··· 응? 저기, 안나···”


“부인이라고 해보세요. 부!인!.”


“부··· 부인?”


전원 할말을 잃었다. 와, 씨 이게 뭐야? 안나 황녀님 이런 캐릭터였어? 아! 그러고 보니 그랬지.

황제랑 황후 마마 만나자마자 뒷목잡고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만들었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게 뭐하는 짓이야? 나는 순간 발끈해서, 나서려 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먼저 본 사람들이 나타났다. 농민병들이었다.


“어이, 바실! 사냥은 잘 다녀왔나? 응? 거기 그 미인은 누구야? 자네 부인인가? 호오··· 좀 연상이지만 대단한데?”


“그러게. 여자는 쑥맥인줄 알았는데, 언제 저런 미인을 아내로? 크으! 남자구만. 그리고 둘이 엄청 잘어울리는 구만. 청춘이야!”


“응? 근데, 그러고 보니 자네 제국 측 장교였어? 우리처럼 징집된 농민병 아니었어? 난 하도 자연스럽게 같이 어울려서 동향 출신인 줄 알았는데?”


짜증이 폭발할 것 같았다. 바실, 저 멍청한 녀석이 정말 뭐하는 거야?

하지만, 바실은 농노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역량이 무색하게, 팔짱을 끼고 미소짓는 안나 황녀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못하고 어버버 거렸다.

그리고 안나 황녀는 더 없이 화사한 미소를 드리우며 병사들에게 인사하며 말했다.


“어유, 그냥 동향이라고 여겨주셔도 괜찮아요. 부디 저희 서방님 잘 좀 챙겨주세요. 다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서방님. 가시죠. 더러워진 몸을 좀 씻으셔야죠. 제가 모시겠습니다.”


“어? 아니, 저기··· 그게···”


그렇게, 바실은 주춤주춤 안나의 팔에 붙들려 끌려갔고, 그걸 나와 율리아, 그리고 어느새 수업 마치고 나온 쿠타이가 입을 딱벌리고 멍하니 보았다.

잠시 후, 율리아가 말했다.


“와, 씨. 저건 아무리 우리 엄마라지만 좀 짜증나는데?”


“야, 이!!! 다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


이유는 모르겠지만, 살짝 울컥해서 율리아랑 한판 뜨려는데, 그걸 본 쿠타이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누나.”


“왜 임마!!!”


“좀 적당히 해라.”


“뭘, 적당히 해?!!! 뭘?!!!”


“눈치 좀 챙기고, 엄한 사람들이랑 적당히 놀고, 주위 좀 돌아보라고. 나중에 드런 꼴 보고선 괜히 동동거리지 말고. 에휴, 이렇게 말해봐야 뭐해.

알아 처먹어야 말이지. 뭔 소린지 모르겠음 됐고.

아니, 아니다. 누나라면 확실히 모르니 걍 안들은 셈 치··· 아아아악!!! 내 머리!!!”


“그래! 뭔소린지는 몰라도 지금 네 녀석 머리를 쥐어 뜯어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겠다. 이 망할 자식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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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68 레드몬스터
    작성일
    22.01.31 18:06
    No. 1

    평소에 바실을 안 챙기니 저렇게 당하지.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1 ranger
    작성일
    22.01.31 18:09
    No. 2

    안짱다리 징집병들이라면 혹시 전에는 목축에 종사하는 목동들이었다던가...?

    등자 없이 말을 타던 시절에는 기병들이 말 옆구리를 다리에 힘줘서 꽉 붙들어야했기 때문에 다리에 변형이 와서 안짱다리였다고 하죠.

    등자 없이 말타던 사람들이라면 등자와 안장을 말 등에 얹고 타는 제국식 방법이 몸에 익지 않아서 적응과정일지도...?

    찬성: 7 | 반대: 0

  • 작성자
    Lv.90 쥬논13
    작성일
    22.01.31 18:16
    No. 3

    안짱다리=>기병으로서 최상의 자질

    찬성: 8 | 반대: 0

  • 작성자
    Lv.44 해현
    작성일
    22.01.31 18:19
    No. 4

    율리아랑 드잡이질 말고 바실이한테 안나 황녀처럼 해보란 소리 아닌가...? 그 말 맞지? 근데... 징집됐더니 무기 주고 밥 주고 월급 주고 가족들한테는 땅 주고 세금은 1할만 받다니 천국... 맞네? 천국의 병사들이네 이거. 징집된 농노병들 전부 제국에 충성심 엄청 오르겠네요ㅋㅋㅋㅋ

    찬성: 7 | 반대: 0

  • 작성자
    Lv.63 Berthold
    작성일
    22.01.31 18:48
    No. 5

    오늘도 꿀잼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3 안나프루나
    작성일
    22.01.31 19:45
    No. 6

    쿠타이 말 잘했다 공녀님 바실이 좀 챙겨요.. 예전 또 아그네 공녀 사태가 발생하면 진짜 속터져 죽어요ㅠ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6 이에나군
    작성일
    22.02.02 18:40
    No. 7

    족보가 꼬이고 꼬이는구나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5 케륵케륵
    작성일
    22.04.23 19:37
    No. 8

    저러니 전편의 후세 사람들이 그 난리를 친거였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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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153-1 +20 22.02.04 645 38 11쪽
318 152-2 +11 22.02.03 635 38 13쪽
317 152-1 +9 22.02.02 652 41 12쪽
316 151-2 +10 22.02.01 636 35 16쪽
» 151-1 +8 22.01.31 680 34 17쪽
314 150-2 +8 22.01.30 678 39 13쪽
313 150-1 +9 22.01.29 659 38 12쪽
312 149-2 +7 22.01.28 657 35 12쪽
311 149-1 +11 22.01.27 684 34 12쪽
310 148-2 +8 22.01.26 661 35 12쪽
309 148-1 +14 22.01.25 700 41 13쪽
308 147-2 +9 22.01.24 671 43 13쪽
307 147-1 +8 22.01.23 713 37 13쪽
306 146-2 +7 22.01.22 687 36 12쪽
305 146-1 +13 22.01.21 696 41 13쪽
304 145-2 +18 22.01.20 739 45 17쪽
303 145-1 +4 22.01.19 662 33 12쪽
302 144-2 +15 22.01.18 715 45 13쪽
301 144-1 +9 22.01.17 713 38 12쪽
300 143-2 +12 22.01.16 698 43 12쪽
299 143-1 +14 22.01.15 705 31 13쪽
298 142-2 +8 22.01.14 700 36 13쪽
297 142-1 +10 22.01.13 688 35 13쪽
296 141-3 +10 22.01.12 718 36 13쪽
295 141-2 +10 22.01.11 673 35 11쪽
294 141-1 +13 22.01.10 708 34 12쪽
293 140-3 +12 22.01.09 757 40 12쪽
292 140-2 +13 22.01.08 729 38 13쪽
291 140-1 +14 22.01.07 736 37 15쪽
290 139-2 +12 22.01.06 706 35 11쪽
289 139-1 +15 22.01.05 719 37 12쪽
288 138-2 +10 22.01.04 756 38 14쪽
287 138-1 +13 22.01.03 770 38 12쪽
286 137-2 +12 22.01.02 812 45 14쪽
285 137-1 +28 22.01.01 994 63 11쪽
284 136-2 +61 20.06.30 2,572 104 26쪽
283 136-1 +14 20.06.29 1,224 50 13쪽
282 135-1/2 +18 20.06.27 1,180 56 16쪽
281 134-2 +12 20.06.26 1,150 59 12쪽
280 134-1 +7 20.06.25 1,171 55 11쪽
279 133-2 +13 20.06.24 1,268 57 11쪽
278 133-1 +22 20.06.23 1,402 54 11쪽
277 132-2 +16 20.06.22 1,229 50 12쪽
276 132-1 +17 20.06.21 1,214 51 13쪽
275 131-2 +16 20.06.20 1,193 47 16쪽
274 131-1 +10 20.06.19 1,213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1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6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7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7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6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8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59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1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6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2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1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3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0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8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7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2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8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0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2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2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5 60 17쪽
246 117-2 +8 20.04.04 1,337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244 116-3 +56 20.03.21 1,886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2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9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1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4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237 113-2 +19 20.03.14 1,370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2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2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4 56 16쪽
229 110-1 +11 20.02.28 1,559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8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8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6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6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7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59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3 93 14쪽
219 105-1 +16 20.01.12 1,864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4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1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7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4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5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4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89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3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2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3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1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8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6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0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5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2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1 96 16쪽
195 92-1 +15 19.11.15 2,398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2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0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8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4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7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2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2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8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5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5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0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2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0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2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2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4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3 86 17쪽
177 83-1 +17 19.09.01 2,731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5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8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6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19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2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3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5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3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6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8 75 15쪽
166 78-1 +4 19.07.24 2,270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2 80 17쪽
164 77-1 +2 19.07.20 2,391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7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9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3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8 117 20쪽
159 75-1 +21 19.06.21 2,650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1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4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2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6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4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8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3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7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2 96 15쪽
149 70-2 +9 19.06.08 2,651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8 9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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