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
오히려, 요하네스가 작성한 고문단 보고서에 대해서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조지아 전쟁에 참전했던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보고라고 인정을 해버린 것이다. 특히나, 이번 조지아 전쟁에서 워낙에 뒤죽박죽 설명하기 쉽지 않은 난장판에 대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에 애를 먹던 서기관들은 그 보고서를 보고 무려 감격까지 했다고 한다.
“맙소사. 우리 제국이 결론적으로 큰 이득을 얻었지만, 과정에서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전개가 이뤄진 전황 보고에 대해서··· 놀랍게도 거기 공녀가 있었다고 하면 너무나 간단하게 개연성이 생겨버리잖아? 오오오!!! 공녀님을 경배하라. 자, 다들 뭐하고 있어. 어서 보고서 마무리하고 퇴근해야지. 이제 이런 걸로 골머리 쥐어 싸매지 말자고. 여기 요하네스 의원이 좋은 예시를 만들어줬잖아. 다들 베껴!!! 끼얏호!!! 퇴근이닷!!!”
야, 이 월급도둑들아!!! 일 제대로 마무리 하고 퇴근해!!! 그런 나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지아 전쟁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들에 대해서 대부분 나를 엮어서 보고서를 작성했고 놀랍게도 그건 실제로 상부에서 무리없이 받아들여졌다.
“이거, 말이 안되잖아? 갑자기 여기서 왜 조지아 여왕이 이런 비상식적인···”
“아, 그거 공녀님이 거기 계셨습니다. 회의 중에 먼저 빠져나가는 거 본 사람도 있습니다.”
“그, 그런가? 그렇다면 그럴 수 있겠군. 그러면 베오울프가 여기서 이런 행동을 벌인 것은···?”
“그 사람, 누가 데려왔는지 아시잖습니까?”
“아아··· 그렇지. 그렇게 생각해보니 납득이 가는군. 그래, 공녀니깐 다 설명이 되는군.”
군부가 통째로 월급 도둑질이냐!!! 그런 것에 납득하지 말라고! 정말로 난 아무것도 안했단 말이야. 하지만, 워낙에 황당한 일들이 많았던 조지아 전쟁에서 사람들은 복잡한 여러가지 이유를 찾는 대신에 쉽고 간단한 결론으로 설명하는 것을 더 선호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군부와 의회와 관계 기관들은 조지아 전쟁의 배경에 대해서 다들 누군지는 알고 있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것을 윗선에서 바라시고, 제국에도 국익이다··· 라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다. 그래서, 누구나 다 아는 대외비가 생겨난 것이다.
젠장할··· 제발 부탁이니 나 좀 끌어들이지마!!! 나는 밖으로 소리는 외치지 못하고 그저 마음 속으로만 통한의 절규를 내질러야 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그 보고서를 보고선 실제로도 절규를 내지른 사람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앙리 콰지모도였다.
“공녀가 나한테 또 여자를 풀었다!!! 이 망할 년아!!! 너,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나랑 무슨 원수가 졌다고 이런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내것이어야 할 승리를 빼앗아 가냔 말이다!!! 이 망할 년아!!!”
“아잉, 여보.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말아요.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괜히 우리 맺어주신 공녀님한테 화내지 마시고, 더 즐거운 일을 하면서 마음 가라앉혀요.”
“너도 그 망할 년에 포함이야!!! 제 정신이야? 마누라라는 자각도 없는 거냐? 대체 어떻게 하면, 자기 남편한테 지 손으로 첩을 들이밀 수가 있어!!! 그것도 나를 증오하던 조지아의 개썅년을 말이야!!!”
“에이, 원래 사랑과 증오는 종이 한장 차이라니깐요. 증오 따윈 지겨워요. 다들 사랑하자고요. 그거 하면 모두가 다 연인이고 친구 아니겠어요? 그리고 첩을 들이는 것이 뭐 어때서요? 당신처럼 멋지고 지혜로운 남자를 제가 혼자 독점하는 건 이 세상 모든 여자들한테 죄짓는 거란 생각이 들었요. 좋은 건 나누면 배가 되는 거잖아요? 아아··· 나의 서방님. 보세요, 우리 타마르 동생도 이제 순순히 당신한테 순종하고 사랑에 빠졌잖아요? 무슬림들은 마누라 4명도 둔다는데 뭐 2명정도야 어때요? 전 차라리 저랑 얘기 잘통하는 타마르 동생이 들어오는 것이 마음 편해요. 후흣, 자매덮밥은 업계포상이랍니다. 그치, 동생?”
“네! 언니. 따르겠습니다. 언니가 아니었으면 이 좋은 거 모르고 그냥 처녀로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러기에는 이 세상은 너무나 상냥하고 아름다워요. 사랑 최고!!! 주인님, 오늘 밤에는 특별히 전에 입던 갑옷 입고 모셔볼까 하는데, 어떠세요? 제 컨셉이?”
“누가 나를 좀 이 지옥에서 꺼내줘!!! 아니, 나 원래 있던 지옥으로 돌아갈래!!! 현세가 더 지옥이야!!! 지옥의 악마들아 제발 나를 잡아가 다오!!!”
앙리의 처절한 절규에 응답해서 잡으러 온 악마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왠지 악마들한테도 까인건가? 그렇게··· 앙리의 비극을 마지막으로 조지아 전선의 사후 수습은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여담으로 그후의 일을 몇가지 이야기 해보자면··· 앙리의 행복한 비극에 대해서 본인은 지옥이라고 주장했지만 남들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대세였다. 당장 울프스턴 경만 해도···
“우와, 절세 미녀 2명을 옆에다 두다니. 그것도 그냥 미녀도 아니고 한명은 제국의 황녀이고 다른 한명은 조지아 여왕이야? 역시, 남자는 얼굴이나 신체 조건이 다가 아닌가봐. 대체 전생에 나라를 몇 개나 구해야 저런 포상을 받는거냐?”
“이 멍멍이 색꺄!!! 전생이 아니라 현생에서 나라 구했다고!!! 근데 포상이 아니라 고문을 당하고 있는거라고!!!”
그리고 타마르 여왕은 왠지 머리 속이 살짝 꽃밭이 되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인간이 와장창 무너지진 않겠지. 그래서 진심으로 지금의 상황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그 후로도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이 여자··· 뭔가 되게 후덜덜한 줄 알았는데 저게 원래 본성이었던 거야? 그리고, 그런 사실을 반증하듯이 나중에 들은 이야기에 나는 제대로 뒷목을 잡아야 했다.
“카밀라? 그게 누구? 아, 바실의 인사자문관이 여자였다고요? 근데 그게 뭐 어쨌다고요? 저는 지금 오늘 밤에 쓸 의상 만드느라 바쁘니 그런 이야기는 서방님한테 해주세요.”
나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한 거냐? 그리고 전혀 관심도 없었어. 제국 내부에서는 조지아를 돌려먹은 흑막으로 거의 확정하고 있는 누군가에 대해서, 이 여자는 전혀 들어본 적도 없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뒷목을 부여잡을 수 밖에 없었다. 내 존재감이 너무 없는거야? 아니면 이 여자가 너무 수준 이하인거야? 그리고, 다시 앙리의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면, 뭔가 실의에 빠진 앙리는 잔뜩 술을 처먹고 만취해서 바실에게 말했다고 한다.
“후··· 폐하는 결혼 같은 거 하지 마십시오.”
“왜요?”
“이, 개새끼야!!!!!!”
“아니, 왜 물어봤는데 대답은 안해주고 공동 황제한테 욕부터 하세요?!!!”
바실은 만취 사실을 감안하여 불경죄 등을 묻지는 않았지만, 공동 황제한테 거하게 욕을 날린 앙리에 대해서 우리는 공감을 해줘야 할지, 아니면 비난을 해야 할지 알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조지아 전선의 업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귀국길에 올랐다. 트빌리시를 떠나 우리가 도착한 바투미 항구로 돌아왔다. 그리고 귀국하는 선단을 기다리는데 문득 나는 바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 트빌리시를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제는 해결된 줄 알았던 일이 아직 여운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아무리 타마르 여왕이 저 지경이 되기는 했지만, 바실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겠지. 어린 시절의 첫사랑이 남자들에게 가지는 의미를 모르지 않기에 나는 지금 바실이 느끼는 복잡한 심정을 조금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에게 용기를 내어 다가가 말했다.
“타마르 여왕님을 생각하고 계시나요?”
“아, 네··· 공녀님. 역시 공녀님은 못속이겠네요. 네, 맞습니다.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린 시절에 제게 절대 잊지 못할 강렬한 존재로 다가왔던 그녀··· 그리고 어린 제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그녀··· 그랬던 그녀가 이제는 앙리 경의 여자가 되었군요. 그걸 보면서 제 안에 강렬한 감정이 드는 것을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나는 바실의 말에 조금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이해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만나서 눈에 각인된 존재가 삶에 얼마나 큰 의미를 차지하는지는··· 나 역시도 모르지 않으니깐. 나 역시도 어쩌면 공녀님의 정인이시던 그분의 수려한 모습이 강렬하게 남아 이런 일에 개입되어 버렸으니깐. 이해할 수 있었다. 조금 가슴이 아프지만. 그런데 그때였다. 바실이 말했다.
“이제야 해방이네요. 아아아··· 정말로 마음 졸였어요. 정말로 저 폭력 누님의 서방으로 팔려가지 않을까 일생을 두려움을 가지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네요. 아아아··· 정말로 해방이에요. 만세!!!”
“아, 네··· 해방을 축하드립··· 에엥? 자, 잠시만요!!! 해방이라뇨? 그게 무슨···? 타마르 여왕님, 태자님 첫사랑이셨던 거 아니세요?”
“네에? 첫사랑이요? 누가요? 저 누님이요? 처음 봤을 때 다짜고짜 창으로 한참 어린애를 쥐어 패기나 하는 폭력 누님을 제가 왜 좋아해요?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
바실의 설명이 이어졌다.
“타마르 여왕이 그녀의 부친과 제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제국은 내전의 막바지라 상태가 말이 아니었죠. 아부지도 황제라고는 하지만 아무런 실권도 없는 허수아비에 불과했구요. 그에 비해서 당시 조지아 온건파는 생각보다 힘을 가진 상태였죠. 그래서인지 몰라도, 대외적으로는 몰락해가는 제국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와서 겁나게 갑질하고 갔었어요. 조지아에서 강경파보다 온건한 온건파라고 해도, 그 실상은 강경파가 힘으로 제국의 영토를 손에 넣자라고 하는 것에 비해, 전쟁이 아닌 협박으로 동군 연합 등을 통해 제국을 통째로 먹자 라는 것이 온건파의 주장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국에 사절로 방문하러 와서도 사절단은 고압적이고 거만한 자세로 회담에 응했죠. 다른 황제라면 격노했을지도 모르지만 워낙에 가진 것 없고 영업 마인드만 좋은 우리 아부지는 그런 사절단의 태도에도 저자세로 회유했고요. 덕분에 만족한 조지아 온건파들은 제국을 우습게 보고, 제국을 손에 넣을 행동을 느긋하게 하는 사이에, 제국은 국력을 회복할 시간을 벌 수 있었죠. 하지만, 그 덕분에 저는 사절단과 같이 온 그녀에게 되게 괴롭힘 당했어요. 그때도, 자신이 타마르 여왕의 뒤를 이어 조지아의 여왕이 될거라고 하면서 창을 휘둘러서 만만한 사람 괴롭히는 건 똑같았거든요.
그 폭력에 화가 났지만 조지아 사절단의 심기를 거스를 입장도 아니어서 참으라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좀 맞는거야 넘어갈 수 있다고 해도, 정말로 겁나는 것은 그녀가 한 말이었어요. 언젠가 자신이 조지아의 여왕이 되면 제국을 손에 넣고 저를 제 서방으로 데리고 가서 통합 제국의 여제가 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자신만의 후궁을 만들고 거기에 자기 남편들을 수집해서 모아둔 하렘을 만들어서 살게 할거라나요? 그리고 거기서 말을 잘듣지 않으면 몰래 거세해버릴 거라고 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어렸을 때는 그게 현실이 될까봐 되게 무서웠어요. 강렬한 인상에 사람의 가슴을 두근거릴 정도로 두렵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녀가 돌아간 다음에 원래는 내키지 않았던 군의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무술 단련도 열심히 했죠. 그녀가 말한 그런 상황이 절대로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제국이 조지아에 무릎꿇지 않도록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필사적으로 제국군을 재건하고, 제국의 적성국들과의 전쟁에서 사력을 다해 싸웠죠. 다행스럽게도 그런 노력이 바래지 않았는지, 제국은 몰락의 흐름에서 벗어나 차차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본의 아니게 저도 전쟁에 대해서 명성을 얻었죠. 그제서야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의 각인된 공포가 커서 솔직히 이번 조지아 전쟁이 그리 내키는 전장은 아니었죠. 다행스럽게도 아군의 승리로 끝나기는 했지만,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솔직히 다시는 개입하고 싶지 않은 인연이었습니다. 뭐, 어떤 의미로든 현명하신 분이니 요하네스 의원이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 살길을 찾으셔서 다행이네요. 그리고, 저랑도 더 엮일 일이 없어진 것도 다행이고요. 첫사랑이라니··· 그런 끔찍한 소리는 하지 말아주세요.”
나는, 다시 한번 부두가에서 좌절하였다. 야, 이 자식아!!! 그런 사이면 그렇다고 처음부터 말을 하던가. 말을 안해주니 괜히 이유도 없는데 마음만 졸였잖아. 나는 헛웃음마저 나오는 허망한 결말에 어이가 없었다. 에휴, 그래··· 생각해보니 이 녀석이 그런 성격이 아니잖아? 어쩌면 나 혼자 저지른 괜한 설레발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바실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시네요. 아무래도 첫사랑을 그런 모습으로 조우한다면, 정신적인 충격이 작을 수 없겠죠. 그런 사이라고 하시니, 태자님의 어린 시절에는 안쓰러움을 느끼지만 결론적으로는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죠.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해도 그녀는 딱히 제 첫사랑으로서의 취향은 아닙니다. 언젠가 마리아 부인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조지아 왕실에서 보호받으며 자라서, 이름만으로 주위에 많은 기대를 받고, 큰 어려움이나 고통이 없이 손쉽게 많은 것을 손에 넣으면서, 그것이 자기 능력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만만한 분은 조금 동경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좀 가난한 호밀농가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고생고생하면서 커서 그런지 저랑은 안맞을 것 같아요.
저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주어진 것이 없는 빈손으로 세상에 내동댕이 쳐져도, 기죽지 않고 자포자기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짊어지고 스스로의 지혜와 용기로 난관을 극복하는 사람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왕위나 영토 같은 것을 주지 않아도 좋으니, 제 곁에서 머물러 주면서 항상 제 뒤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사람이라면 제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런 바실의 말에 나는 나는 미소지으면서 대답했다.
“틀림없이, 태자님께서는 그런 좋은 분을 만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가요?”
바실은 조금 막연한 말로 위로하는 나에게 살짝 미소를 드리우며 지긋이 보고 납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저 멀리 흑해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제국군 군선들이 바투미 항구로 입항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처음 입항한 배에서 내린 사람이 우리 눈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이었고. 그를 본 바실이 당황하여 말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배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제국 황실 근위대, 바랑기안 연대의 연대장 안드로니쿠스 근위대장이었던 것이다. 아니,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제국 황궁을 지켜야 하는 이 사람이 정말로 왜 여기서 나와? 그런데 그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았다. 바실과 나를 알아본 그가 우리를 향해 다가오며 말했다.
“태자 마마. 긴급 상황입니다. 지금 즉시, 본국 귀환을 하지 마시고, 그대로 바랑기안 근위대와 같이 크림 테마로 이동하라는 황제 폐하의 어명이 있으셨습니다.”
“네엣?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황제 폐하의 어명이라고요? 거기다 근위대인 바랑기안 근위대를 파견한다고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크림 테마에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이런 긴급 명령이 내려진 거죠?”
그러자, 안드로니쿠스는 바실의 말에 무겁게 대답했다. 내 귀를 의심케 하는 충격적인 말을···
“킵차크칸국에서 수십만의 무리가 크림반도를 향해 남진하고 있습니다.”
Commen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