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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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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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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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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92-1

DUMMY

안드로니쿠스 근위대장. 제국 황실 근위대 바랑기안 연대의 연대장이자, 전시에는 바실과 동급으로 통합군 사령관이기도 한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제국의 무력의 정점이다. 물론, 황궁에서는 맨날 황후 마마한테 조인트 까이고 머리통 쥐어박히는 빨강머리 앤이라는 점이 유감이지만, 뭐 그거야 황제도 마찬가지니. 아무튼, 제국 최강의 전사이자 군인이고, 평소에는 항상 황궁 경비와 황실 가족 경호에만 전념하는 그 사람이 뭔가 문제를 만들거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앞으로 벌어질 경악스러운 사건은 바로 그 사람의 휴가로부터 시작되었다.


“휴가를 달라고? 뭐 그 동안 쉬지도 못하고 근무한 걸 모르는 것도 아니니, 휴가를 주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지. 근데, 갑자기 왜 휴가를 달라는 것인지는 물어봐도 되겠나?”


황제는 근위대장의 요청을 긍정하며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안드로니쿠스 근위대장이 대답했다.


“지금까지는 제국이 항상 전시 긴장 상태고 언제 아나톨리아나 발칸으로 파견될지 몰라서, 상시 황궁에서 출전 대기했습니다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듯 하더군요. 각 전선에 현장을 믿고 맡길 유능한 사령관들이 너무 많아져서 굳이 근위대가 나서야 할 정도의 일은 한동안 없을 듯 합니다. 그래서, 그 동안 미뤄뒀던 일을 좀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라초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옆에서 그 말을 들은 나는 살짝 뒷목이 땡겼다. 아흑··· 생각해보니 저 양반이 안심하고 휴가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믿고 전선을 맡길 유능한, 유능해도 너무 과하게 유능한 놈들이 죄다 내가 선발한 놈들이잖아. 하나같이 뭔가 정상과는 거리가 멀면서도 미치도록 유능한 망할 자식들이 너무 많아져 버렸다. 정말이지··· 전통적으로 최후의 예비대로 활용되던 바링기안 근위대가 전선에 나설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망할, 나 인생 너무 열심히 살았구나. 그렇게 자괴감을 느끼는 와중에 황제가 대답했다.


“아, 그렇군. 두라초··· 자네 부친인 게오르기우스 형님의 묘가 거기 있었지. 그곳을 가보지 못한지도 오래되었겠구나. 그러고 보니 미안한 기분이 드는구나. 나 역시도 한번 들려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만 먹고 실제로 가보진 못했으니. 황제의 자리란 참 곤란한 것 같구나. 예전에 야인이던 시절에는 마음만 먹으면 한달음에 달려갔을 곳을 이제는 발걸음 한번에도 이런저런 고민을 해야 하니 말이야. 형님에겐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구만. 그래, 아무쪼록 잘 다녀오도록 하거라.


간 김에 내 안부도 전해주고, 그동안 고생하느라 쌓인 피로도 풀고 돌아오도록 하거라. 거기서 휴가를 보내면서, 내전 중에 억울하게 돌아가신 게오르기우스 형님에 대한 기록이나 과거의 인연들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황후도 그런 일은 반대하지 않을테니 그와 관련된 일로 예산이 필요하다면 따로 내어주도록 하겠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제국의 근위대장으로 내전기에 마지막까지 의무를 다하고 죽은 형님에게 그 정도의 보답은 당연한 일이겠지.”


“알겠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이번에 간 김에 아버님의 묘를 정비하고, 남겨진 유품을 찾아보고 옛 지인분들을 만나뵐 생각입니다. 항상 원망만 하고, 도적질이나 해서 속을 썩인 자식이 늦게나마 도리를 다해보려고 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양반 한때 제국 내전 말기에 마적떼들을 데리고 황궁을 급습한 정신나간 이력이 있었지? 잠시, 그 사실을 잊고 멀쩡한 양반이라고 착각했던 내 자신을 반성했다. 절대로 분위기에 휩쓸리지마. 제국에 정상인 놈은 한놈도 없어. 아무튼, 그런 대화를 나눈 근위대장은 장기 휴가를 허락해준 황제에게 감사하며 근위대에 업무 인수인계를 마치고 두라초로 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의 휴가가 엄청난 파문을 가지고 올 것이라는 사실은 결코 짐작할 수 없었다.


그가 여행을 떠나고 제법 시간이 흐른 후.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내 알현실을 방문해서 이것저것 터무니 없는 공작을 지시하는 시녀장님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어휴··· 지긋지긋해. 내용을 들어보니, 뭔가 베니스 저항 조직이 제국 쪽에 모종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과 관련된 일을 원만하게 하도록 하라는 것 같은데, 기밀이 하도 덕지덕지 붙어서 구체적으로 내가 뭘 해야 하는지도 모호한 지시가 말을 빙빙 돌리며 맴돌고 있었다.


그래서, 누구라도 좋으니 저 웬수를 좀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던 찰라였다. 누군가 내 알현실로 노크나 예정도 없이 들어왔다.


“그러니깐, 그 자금이 유입되서 제국 내 모처에 전달되는 것에 대해 사법부의 개입을 차단하는··· ‘콰아앙!!!’ 엄마야!!! 누··· 누구십니까? 누구신데 갑자기 알현실에 무단으로 난입을··· 히이이익!!!


헬레나 시녀장님이 기겁을 했다. 알현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은 망설이지 않고 내 키만한 대검을 뽑아들고 시녀장님의 목에 겨누면서 소리쳤기 때문이었다.


“알현은 끝났소. 당장 나가시오.”


그는 안드로니쿠스 근위대장이었다. 뭐··· 뭐야? 지금 한참 휴가 중이어야 할 사람이 갑자기 왜 황궁의 내 알현실에 나타난 거야? 나는 영문을 알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시녀장님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시녀장님은 갑자기 목에 들이밀어진 시퍼런 칼날에 안색이 창백해졌고, 그래서 알현에 대한 무례고 나발이고 항의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렸다.


“어머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그러면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카밀라 공녀님. 다음에 알현드릴 때까지 강녕하시길···”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알현실에서 도망쳤다. 아니, 이 아줌마야!!! 저만 도망가면 나는 어쩌라고!!! 다른 사람도 아닌 황궁에서 무소불위의 무력 행사가 가능한 근위대장이 칼 뽑아든 이 상황에 나만 남겨두고 가면 어쩌란 말이야!!! 하지만, 이미 시녀장님은 저 멀리 사라져 버렸고, 나는 망연자실하게 근위대장과 알현실에 남겨졌다. 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나는 그래서 덜덜 떨면서도 애써 용기를 내서 그에게 물었다.


“근위대장님. 지금 이게 무슨 짓이세요? 갑자기 알현실에 난입해서 알현을 취소하시다니. 그리고, 지금 어떻게 여기 계신거에요? 지금쯤이면 한참 두라초에서 휴가를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했습니다만···”


“일단, 알현을 취소하고 칼을 뽑은 것은 사과하죠, 공녀. 그리고 지금 휴가 중인 것 맞습니다. 황궁에 내가 돌아왔다는 사실은 근위대 간부 몇 명을 제외하고 아무도 모릅니다. 황제 폐하와 황후 마마도 모르십니다. 공식적으로는 나는 지금 두라초에 있고, 여기에 온 것은 긴급하게 모두에게 기밀로 하고 온 것이오. 지금, 예상치도 못한 긴급 상황이 터졌소. 그리고, 그 상황이 보통 일이 아니라서 나는 독단적으로 판단하는 것조차 엄두가 안나서 긴급하게 공녀를 찾아온 것이오.”


짜증나는 알현을 취소시켜 준 건 정말로 감사한데, 왠지 그는 그 알현 이상으로 짜증을 유발할 것 같은 문제를 들고 온 것처럼 보였다. 망할··· 오늘 무슨 불운이 낀 날인가? 그러면서 나는 조금 진정하면서 머리가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의문이 들었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근위대장이 저렇게 황급하게 휴가도 취소하고 기밀로 황궁에 다시 돌아온 거야? 그리고, 그런 사안을 황제 폐하나 황후 마마가 아닌 나랑 먼저 상의를 하러 오다니. 근위대장 답지 않은 행동이다. 나는 그런 근위대장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끼고, 일단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그리고 차를 마시고 숨을 좀 돌리시고요. 그리고 찬찬히 이야기 해보세요. 대체 무슨 일이길래 긴급 상황이라면서 가장 먼저 저를 찾아오신 거죠? 저는 도무지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겠습니다.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방식입니다. 그 정도의 긴급한 일이라면 당연히 황졔 폐하에게 먼저 보고를 드리심이···”


“그럴수가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황제 폐하와 연결된 일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국의 황위를 흔들수도 있는 엄청난 일이란 말입니다.”


나는 근위대장의 말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뭐··· 뭐라고? 제국의 황위를 흔들지도 모르면서, 황제와 연결된 일이라고? 대체··· 그게 뭐길래?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그에게 침착하게 경위를 물었다.


“듣겠습니다. 말씀해 주세요. 대체 무슨 일인가요?”


“알겠습니다. 말씀드리도록 하죠.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먼저 해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공녀. 공녀는 과거 제국에서 벌어졌던 내전에 대해서 얼마만큼 아십니까?”


그의 질문에 나는 의아함을 느꼈지만, 궁금함을 억누르고 아는 선에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자, 그가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부연 설명을 담아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과거 앙겔로스 황실이 불러온 4차 십자군의 콘스탄틴노플 공격으로 인해 시작된 내전은 오랜 시간 제국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제국은 거의 수십년간 유력한 명가들에 의해 주도된 내전으로 갈기갈기 찢어지고 몰락의 길을 걸었죠. 앙겔로스 가문, 두카스 가문, 콤네누스 가문, 라스카리스 가문, 바타체즈 가문, 칸타쿠제노스 가문 등의 유력한 명가들은 저마다 자신의 근거지에서 군을 일으켜서 제국의 제위를 노리고 싸웠고, 서로 죽고 죽이는 내전이 계속 이어졌죠.


그런 내전은 결국 제국 황위에 대한 권위도 바닥으로 떨어뜨렸죠. 그래서, 초기에는 자신의 가문에서 황위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던 내전이, 말기에는 이미 공녀가 들은 것처럼 황제가 주간 단위로 바뀔 정도로 혼란스러워 지며 더 이상 가치없는 자리로 전락해 버렸죠. 그래서, 내전 말기 정도로 가면 각 명가의 수장들은 더 이상 황위를 욕심내지 않고, 그건 그저 형식적인 자리로 치부하고 자기 가문의 근거지에서 실질적인 왕으로 군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아, 네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기에 수십명도 넘는 황제들이 나왔다죠. 하지만, 그들을 정통 황제라고 할 수는 없는, 사실상 황위가 비어있는 시기라고 하여 내전 말기를 공황위의 시대라고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혼란을 종식시키고 제국의 안정과 황실의 권위를 다시 찾은 것이 바로 황제 폐하와 근위대장님이셨죠. 그리고 제국에 카르브나 황실이 자리잡고선 다시 한번 중흥의 시대가 시작되었고요.”


“뭐, 치하는 감사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공녀가 말씀하신 대로 현재 카르브나 황실은 오랜 시간 황위가 비워진 것이나 다름없는 주간 단위로 황제가 바뀌는 공황위의 시대를 거친 다음에 각 대가문들의 할거를 진압하고선 제국을 안정시켰죠. 그래서, 그 공적에는 그 누구나가 다 부정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수의 여론에서는 그런 과정을 통해 과거 정권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황위를 이어받지 못한 카르브나 황실에 정통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잔존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이 그런 망언을 지껄였는지는 둘째치고,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카르브나 황실이 전대 황가에서 황위를 형식적인 절차라도 거친 다음에 넘겨받는 것이 말입니다. 이미 말씀하셨다시피 공황위의 시대를 한참 겪은 후에 들어선 카르브나 황조입니다. 전대 황가라는 것을 언급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하찮은 인물들이 황위를 오고갔습니다. 그런 자들에게서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있을리가 없지 않습니까.”


“네, 맞습니다. 공녀의 말이 정확하죠. 하지만··· 항상 사람들은 꼬투리를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죠. 그런 카르브나 황실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 역시도 공황위 시대의 황제들을 황제로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공황위 시대가 벌어지기 전에, 그나마 각 대가문들이 황위를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기 위해 노리고 투쟁을 벌이던 시기에, 마지막으로 제국의 황위가 권위가 있던 시절에 재위했던, 마지막 황제에게는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을 하죠.”


“마··· 마지막 황제요? 그··· 그게 누군데요? 아니, 이 경우에는 누구냐보다는 어느 가문이냐가 중요한 걸까요?”


“네 맞습니다. 어느 가문이냐가 중요하죠. 제국의 황위가 그나마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던 시절에 재위를 차지했던 가문. 한때 제국의 마지막 황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들었던 가문. 그 가문은 바로 팔라이올로구스 가문입니다. 그리고,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가 실질적인 공황위 시대 이전에 마지막 황제로 여겨지죠. 그리고 제 아버지 게오르기우스는 그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 황제의 근위대장이었습니다.”


안드로니쿠스의 말에 나는 조금 할말을 잃었다. 확실히··· 정통성의 문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설령 선거로 왕을 뽑는 국가에서도, 선출된 왕이 선왕에게서 왕위를 이어받는다는 의식은 어김없이 치뤄져야 한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새로운 왕은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영주들의 공격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설령 무력으로 왕위를 빼앗은 개자식이라고 할지라도 빼앗은 왕위에 그것을 이어받는다는 형식적인 의례는 치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카르브나 황실은 그런 과정이 없었다. 바로 앞에 공황위의 시대라는 선대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황위 공백의 시기에 그런 것을 할수 있을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카르브나 황실의 불평분자들의 입장에서는 공황위 시대 이전의 마지막 황제에게서 정통성을 찾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물론, 현실적으로 이뤄질리는 없는 그저 바램이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데 근위대장의 말이 이어졌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바로 그 요하네스 황제와 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 황제는 오랫동안 제위에 있으며 제국의 내전을 종식시키려 노력하였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제 아버지는 황제의 명으로 필사적으로 황실과 제국을 위해 싸웠지만 대가문들이 위협에는 한계가 있었죠.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요하네스 황제는 말년에 다른 대가문도 아닌 자신들의 일족에 손에 황위를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자신과 같은 이름의 손자 요하네스가 조부인 황제를 향해 반기를 들었던 거죠. 그 팔라이올로구스 황실 내부의 내전은 결과적으로 황위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팔라이올로구스 가문의 몰락과 공황위의 시대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조부를 공격하던 손자는 결국 조부에게서 승리를 거두지만, 분노한 조부는 자신의 손자를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고, 대신에 손녀인 안나 팔라이올로구스가 후계자라고 선언하였죠.


그에 격분한 손자 요하네스는 자신의 여동생을 죽이려고 하였지만, 그 뜻을 이루진 못했습니다. 너무 막나간 그를 그의 후원자였던 칸타쿠제노스 가문이 배신해서 제거하였던 겁니다.. 그렇게 손자를 제거하고 조부도 병사한 이후 팔라이올로구스 가문은 몰락했고, 칸타쿠제노스 가문은 황위에 미련을 두지 않고 자신들의 가문이 아닌 만만한 쭉정이를 불러다 앉혔습니다. 그렇게 공황위의 시대가 시작된 거죠. 제 아버지는 그런 황제를 모시는 근위대장으로서 견디기 힘들었던 고난의 시기를 겪으셔야 했습니다.”


“아버님이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듣는 것만으로도 짐작이 가네요. 그럼 병사하셨다고 들으신 아버님은 설마 그때?”


“아뇨, 아버지는 그때 죽을만큼 괴로워 하셨다고는 그때 돌아가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아버지에게는 할일이 남아 있으셨습니다. 그건, 바로··· 선황이신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가 죽기 전에 지목한 정통 후계자, 바로 안나 팔라이올로구스 황녀를 지켜야 할 의무셨죠. 그래서, 아버지는 황녀님과 남겨진 팔라이올로구스 가문의 일원들을 데리고 과거 팔라이올로구스 가문의 옛 근거지였던 곳으로 피난하는 작전을 수행하셨습니다.


그곳이 바로, 제가 이번에 다녀온 두라초입니다. 옛날에는 디라키온이라는 이름으로 팔라이올로구스 가문이 시작된 오래된 거점이었죠. 칸타쿠제노스 가문에 의해서 제국 황위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황제인 요하네스가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안나 황녀는 황위 포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입지가 위태로웠죠. 그래서, 아버지는 그분을 내전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두라초로 피신시켰던 겁니다.


그리고 그 시기에 당시에는 카르브나 지방 호밀조합의 직원이었던 니케포루스 황제 폐하와의 인연도 깊어진 모양이더군요. 아니, 그 당시에는 저도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 잘 몰랐는데, 황제 폐하께서는 그 당시에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아버지에게 조력을 하시며 팔라이올로구스 가문이 피신하는 것을 도우신 모양입니다. 제가 이걸 어떻게 알게 되었냐 하면··· 이번에 두라초에 가서 우연하게 손에 넣게 된 이 물건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근위대장은 나에게 낡은 수첩 같은 것을 건내주었다. 그것은 일지였다. 그것도 그의 부친인 게오르기우스 경이 생전에 남긴 일기였다. 그것을 건내받은 나는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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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138-1 +13 22.01.03 770 38 12쪽
286 137-2 +12 22.01.02 813 45 14쪽
285 137-1 +28 22.01.01 995 63 11쪽
284 136-2 +61 20.06.30 2,572 104 26쪽
283 136-1 +14 20.06.29 1,224 50 13쪽
282 135-1/2 +18 20.06.27 1,180 56 16쪽
281 134-2 +12 20.06.26 1,150 59 12쪽
280 134-1 +7 20.06.25 1,171 55 11쪽
279 133-2 +13 20.06.24 1,268 57 11쪽
278 133-1 +22 20.06.23 1,402 54 11쪽
277 132-2 +16 20.06.22 1,229 50 12쪽
276 132-1 +17 20.06.21 1,215 51 13쪽
275 131-2 +16 20.06.20 1,194 47 16쪽
274 131-1 +10 20.06.19 1,213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2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7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8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7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7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8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60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1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6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2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1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3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1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8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8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3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8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1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2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3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5 60 17쪽
246 117-2 +8 20.04.04 1,337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244 116-3 +56 20.03.21 1,886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3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9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1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5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237 113-2 +19 20.03.14 1,370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2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3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5 56 16쪽
229 110-1 +11 20.02.28 1,559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9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8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6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7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7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59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4 93 14쪽
219 105-1 +16 20.01.12 1,864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4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1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7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4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6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5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91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3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2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3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1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9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8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2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7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3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2 96 16쪽
» 92-1 +15 19.11.15 2,400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3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1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9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5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8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3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3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9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7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6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2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3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2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3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3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5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5 86 17쪽
177 83-1 +17 19.09.01 2,732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6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9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7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21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4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3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5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3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7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8 75 15쪽
166 78-1 +4 19.07.24 2,270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2 80 17쪽
164 77-1 +2 19.07.20 2,391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8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9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4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9 117 20쪽
159 75-1 +21 19.06.21 2,650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1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4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3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6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5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8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3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7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2 96 15쪽
149 70-2 +9 19.06.08 2,651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8 9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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