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최근연재일 :
2022.05.03 18:00
연재수 :
347 회
조회수 :
877,751
추천수 :
30,775
글자수 :
2,219,241

작성
20.03.14 22:00
조회
1,369
추천
53
글자
20쪽

113-2

DUMMY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해안가에 아직 밀려오지는 않고, 해상에 떠있는 허연 물체. 왠지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바다에 뛰어들어 그곳으로 헤엄쳤다. 아직 먼 해상에 떠있었기에 한참 후에야 나는 그것을 붙들고 해안가로 끌고 나올 수 있었고, 해안가에 도착해서야 그것이 몸에 부목을 묶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닭았다. 그리고 허연 차림은 드레스였고, 그래서 그 사람이 여자라는 것을 깨닭았다. 하지만, 그 몰골은 엉망이었다. 선상 교전에 휘말려서 상해를 입었는지 여기저기 부상 투성이에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바다물과 피에 젖은 머리칼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의 머리칼을 치우고 얼굴을 확인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숨을 가늘게 쉬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사실보다 나를 당황하게 만든 것이 있었다. 그것은···

 

“뭐, 뭐야? 이 여자는···? 하늘에서 떨어진 천사인가?”

 

내가 아는 여자들 중에서 클라라는 가장 예쁜 여자일 것이다. 그런데, 내 손에 구해진 그 여자는 그런 클라라 정도는 하녀 취급할 정도의 미인이었다. 마치, 전설 속에 나오는 위대한 영웅들이 구해내는 공주님들처럼 말이다. 그것은, 특히나 그녀의 얼굴에 배여있는 기품있는 모습과 고급 드레스를 보니 더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대체, 어쩌다 이런 미인이 여기에 홀로 흘러 들어온거지? 그리고, 그때 머리 속에서 퍼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 배에는··· 헝가리가 지난 번에 제국에 패전하고 종속된 다음에 그 대가로 보낸··· 아르파드 왕실의 공녀가 타고 있다는 소문이야.’

 

설마··· 마리오의 말이 사실이란 말인가? 그리고 이 사람이 혹시? 나는 그 생각을 하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달은 밝았지만 해변가에는 아무도 없었다. 정신을 잃은 그녀와 나 밖에는.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같이 흘러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유류품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안아 들고선 서둘러서 내 거처로 그녀를 옮겼다. 그러면서, 마음 속으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어쩌면··· 이것이 항상 마리오가 쫓아다니던 인생의 한방일지도 몰라. 그래서, 나는 어쩌면 내 인생을 뒤바꿀지도 모를 존재를 누구에게 들킬세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거처에 내 낡아빠진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아직도 출혈이 있는 곳이 보이는 그녀의 상태는 심상치 않았다. 당장, 치료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물에 젖어 달라 붙은 옷이 방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마음 속으로 이것은 전적으로 응급처치를 위한 것이라고 되뇌이며, 칼로 그녀의 옷을 찢어 벗기고 치료를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고귀한 혈통치고는 건강한 편으로 보였다. 그래서, 치명적인 부상들만 붕대로 감아주며 긴급하게 조치를 취했다. 특히 머리에 가격당한 것으로 보이는 부상은 나중에 후유증이 없을지 걱정스러웠다.

 

그렇게 한참을 그녀의 응급처치를 마친 나는 이불을 덮어주고, 의식을 잃은 그녀의 체온이 정상이 되기를 바라며 침대 가에서 기다렸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뭔가, 이 누추한 곳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의 그녀. 그녀는 정말 마리오가 이야기 한 헝가리의 공녀일까? 만약에 그렇다면··· 나에게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전설 속의 영웅과 같은 기회가 주어지는 걸까? 뭔가 내 눈앞에 벌어진 비현실적인 상황에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머리 속이 복잡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나도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내 잠을 깨운 것은, 새소리나 아침햇살이 아닌 예상치 못한 비명 소리였다.

 

“꺄아아아악!!!”

 

“어? 어어어··· 깨어나셨군요. 괜찮으신··· 히익!!! 이봐요, 아가씨. 진정해요!!!”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정신을 차린 그녀는 황급히 한손으로 이불을 감싸 앞을 가리고, 다른 한손으로 응급처치에 사용하던 단도를 쥐고, 벽에 등을 재고 나를 겨누면서 비명을 질렀기 때문이었다.

 

“여긴 어디야!!! 그리고 당신은 누구야!!! 지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녀가 경악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그녀는 붕대만 감고 있는 알몸 상태였으니깐. 그래서 분노해서 나를 노려보며 단도를 겨누는 그녀에게 나는 양손을 들고 그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옷을 벗긴 건 용서하세요. 하지만, 딴 뜻은 절대 없었어요. 부상이 심해서 급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안되서 그랬어요. 주님에게 맹세코, 아가씨에게 아무런 짓도 안했어요. 그냥 치료만 했습니다. 맹세합니다. 그러니, 부디 진정하세요. 단도는 가지고 계셔도 괜찮아요. 하지만, 필요없으실 거에요. 저는 당신에게 아무런 위해를 끼치지 않을 테니깐요. 안심하세요. 저는 당신에게 위험한 사람이 아닙니다.”

 

“······”

 

내가 그렇게 맹세하자, 그녀는 조금 미심쩍은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도, 살짝 긴장을 누그러뜨렸다. 그리고 그것을 본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저는 바실입니다. 안치오의 해변 경비원이고요. 이곳은 안치오의 해변 경비소입니다. 아가씨는 누구시죠?”

 

“으윽··· 모··· 몰라.”

 

갑자기, 나의 질문에 그녀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붕대로 감은 머리를 부여쥐고 대답했다. 그것을 들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비밀로 하시고 싶으시다면 그래도 괜찮습니다. 고귀하신 분이신 듯 하니 신분을 숨기셔야 할 이유도···”

 

“아니에요. 신분을 숨기려는 것이 아니에요. 정말로 몰라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요. 나는··· 대체 나는 누구죠?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죠?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치 일부러 지워진 것처럼 기억이 아무것도 나지 않아요.”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의심하기에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 당황스러웠다. 스스로도 자신의 상황에 놀라고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 표정이나 태도가 절대 장난이나 거짓이 아니었다. 나는 당황하는 그녀에게 용기를 내서 슬며시, 침대 곁에 앉으며 말했다.

 

“일단, 진정하세요. 당신은 아직 환자에요. 그러니 지금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그러니, 떠오르지 않는 기억을 억지로 떠올리지 말고 우선 침대에 누우세요.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안정을 취하세요. 그리고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나는 것이 없나요?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을 말해 보세요.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 볼까요? 이름이 뭔가요? 혹시 그것도 기억이 나지 않나요?”

 

나의 말에 그녀는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았지만, 그래도 침대에 몸을 뉘이고 이불을 끌어올리며 나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제 이름만은··· 기억나요. 유일하게···”

 

“다행이군요. 혹시 알려줄 수 있나요? 당신의 이름을?”

 

그리고 한참 더 그녀의 고민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다른 지워진 기억 속에 유일하게 기억하는 그녀의 이름을···

 

“아그네.”

 

 

잠시 후,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안치오 시가지로 가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그녀의 이름을 되뇌였다. 아그네. 아그네라고 했지?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름과 조금 전에 보았던 이불 틈으로 보이는 그녀의 실루엣이 왠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뭐지, 이 기분은? 내 집안에 대박이 났다는 것으로 인한 흥분감인가? 나는 그것을 애써 자제하며 아직 혼란스러워 하지만, 조금 진정한 그녀에게 잠시 안정을 취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필요한 것들을 구해서 오겠다고 말하며, 방 안에서 문을 걸쇠로 잠그고 있으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말에 안심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나름 그녀가 어디 도망가지 않고, 조용히 머무르게 할 생각이었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나까지 포함해서 주의할 것을 알려준 내가 조금 신용이 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조금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는 안치오 시가지의 가게들을 들려서 필요한 것들 것 구했다. 그 동안 모인 푼돈을 다 털어 제법 좋은 치즈와 빵을 사고, 그녀가 입고 있던 것에 비하면 조잡하지만 대충 걸칠 옷가지도 구했다. 원래 마을의 자질구레한 심부름을 하는 일을 자주 해왔던지라 여자 옷을 사는 수상한 행동을 의심없이 할 수 있어서 안도했다.

 

그리고 약방에 들려서 부상을 치료할 약과 붕대를 구매했다.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서,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초로의 약방 주인에게 물었다.

 

“자기 이름만 빼고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있냐고?”

 

“아, 네 뭐···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제가 건너건너 아는 친구가 그렇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냥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실제로, 그렇게 기억이 완벽하게 지워지는 경우도 있을까요? 그냥 좀 궁금해서요.”

 

“물론 있지. 아니, 제법 흔한 편이야.”

 

“네? 흔한 편이라고요? 어떻게 그럴수가요? 저는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요.”

 

“아니, 자네도 경험했을걸? 용병 출신이지 않은가? 전쟁터에서 오래 굴러먹거나, 큰 부상이나 격전에 참여한 고참들 중에 평소 행동이 이상한 친구들 없었나?”

 

“아! 그러고 보니 좀 있었죠. 단추를 미친듯이 모으거나, 밤에 잠을 못자고 웅얼거리거나, 계속 누가 공격한다고 말려도 쉬지 않고 경계를 서거나.”

 

“기억 상실도 빈번한 편은 아니지만 그런 고참병들에게 종종 발견되는 증상이네. 참전 사실이 확실함에도 그걸 까맣게 기억하지 못하는 친구를 실제로 봤지. 알고 보니, 그 전쟁이 너무 참혹하고, 자신의 전우들이 다 죽고 자기만 살아 남는 바람에 그 사실을 너무 괴로워했다고 하더군. 자신이 끔찍하게 여기는 상황이나 기억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이 어떤 계기로 이루어져 버리는 거지. 그래서, 마치 일부러 도려낸 것처럼 원하지 않는 기억을 선택적으로 상실하게 되는 거지. 이 나이를 먹다보면 그런 절박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을 종종 보곤 하더구먼.”

 

그게 의외로 흔한 증상이라고? 뭐, 확실히 미로크슈의 악몽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긴 하지. 그렇게 생각하자 나는 다시 떠오르는 의문이 있었다.

 

“그럼, 그런 전쟁터와 전혀 무관한 사람이 그런 현상을 보일 수도 있나요? 그 친구는 그런 곳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친구인데.”

 

“그야 알 수 없지. 그건 개인차니깐, 어떤 상황을 회피하고 싶은 끔찍한 상황으로 여기는지는 저마다 기준이 다르지 않겠나? 확실히 전쟁터의 후유증이 가장 흔하기는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상황을 그보다 더 끔찍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법이지. 다른 사람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말이야.”

 

“예를 들면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나의 질문에 약방 영감님은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살짝 농담처럼, 그리고 그것이 내 얘기라고 생각한 듯 대답했다.

 

“집에 좀 가고 싶은데, 갈수 없는 상황이어도, 그럴 수는 있지 않을까?

 

약방 영감님과의 용무를 마치고 나니 문득 단골 퍼브가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 궁금해졌다. 지금 내 거처에 있는 여자. 정황상 마리오가 얘기했던 일과 관련이 된 것은 거의 틀림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일은 생각보다 빨리 벌어진 것이고. 나는 그 일에 대한 동향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발걸음을 퍼브로 옮겼다. 그리고 항상 익숙한 그곳에 들어갔는데,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을 보았다.

 

“이··· 이게 무슨 소란이야?”

 

퍼브의 안에서는 평소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우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부분 낯이 익은 이곳 사람들이 아니라, 타지 사람들이었다. 거기다 뭔가 심상치 않은 녀석들로 보였다. 평범한 퍼브의 손님으로 가장하고는 있지만, 옷속에 고급 무기들을 숨기고 있는 것이 어딜 봐도 평범한 놈들이 아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런데 그때 퍼브의 구석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마리오였다. 나는 그 녀석에게 다가가 옆에 앉으며 물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란이야? 저 타지인들은 또 누구고? 그리고 넌 왜 여깄어? 지금쯤 폰차로 달려가서 기웃거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얌마. 말도 마. 지금 난리가 났어. 이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한 모양이야. 지금 폰차에 기웃거릴 강심장은 여기 아무도 없어.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거기 비상이야. 제국군이 안치오에서 거기로 가는 길목에 출입을 통제하고, 폰차 일대에서 어마어마한 인력이 집결해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고. 그래서, 지금 육로는 물론 해상으로도 그 일대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지금 저기 있는 타지인들··· 다들 반 제국 진영이나 신성동맹 측의 요원들이야. 아니, 저 사람들은 아마 우리 제노바 쪽 사람으로 보이네. 그리고 저 사제는 아무리 봐도 교황청 소속으로 보이고. 아무튼, 지금 그곳에 제국이 무서운 태도로 출입 통제를 하는 바람에, 그곳에 가려던 각국의 군과 정보부 요원들이 가지 못하고, 지금 여기 안치오에서 머물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양이야.”

 

“엥? 갑자기 그게 무슨 일이야? 설마··· 폰차에서 어제 네가 얘기했던 일이?”

 

“아무래도 그런가 봐. 우리가 들은 소문보다 조금 일찍 교전이 벌어진 모양이야. 들은 소문에 의하면 베니스 해방 조직 사략함대가 추격하던 배를 따라잡아서 나포하려고 하니깐, 그 배가 급하게 도망치다가 암초를 들이박았고, 그래서 배가 좌초해 버렸나 봐. 그래서, 전투가 벌어졌는데 때 마침 시칠리아에서 출동한 제국군 함대가 도착해서, 그걸 본 베니스 해방 조직 함대는 그대로 도주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제국군 함대가 그 배를 구출하고 대부분의 탑승자들을 확보했다고 하더라고. 그게 어제 밤에 벌어진 상황이었나 봐.”

 

“것참··· 역시 소문이 우리한테 도착할 때면 이미 너무 늦을 수 밖에 없으려나. 응? 근데 좀 이상하네. 만약 어제 벌어진 일이 그런 상황이었다면, 이미 상황은 종료된 거잖아? 배의 탑승객들은 대부분 구출했다면서? 근데, 왜 제국군이 갑자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폰차 일대를 통제하고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리고 여기 모인 요원들은 대체 뭐고? 이미 다 끝난 상황에 굳이 이 난리를 치는 이유가 뭐야?”

 

그러자, 마리오는 마치 대단한 비밀이라도 이야기하는 듯이,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다가오게 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니야. 상황은 종료되지 않았어. 되려 대형사고가 터졌어. 그 배에 탑승객들은 대부분 구출하고 사상자의 신원도 확보했지만, 거기서 가장 중요한 인물의 행방이 묘연한가봐. 바로, 내가 얘기했던 헝가리의 공녀. 그녀가 교전 중에 실종된 모양이야.”

 

“······!!!!!!”

 

마리오의 말에 나는 소리를 지를뻔한 것을 자제했다. 마리오는 그 모습을 보며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내가 놀라는 포인트는 마리오가 생각한 것과는 달랐다. 서··· 설마? 지금 내 거처에 숨겨둔 기억을 잃은 아가씨가 정말로 헝가리의 공녀라고? 나는 내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리오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근거로 생각해 보면, 다른 경우의 수는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하! 그게 정말이라고? 하긴, 확실히 그 미모나 차림을 생각해 보면 그녀가 공녀라는 것을 의심하기는 힘들다. 당황하는 나에게 마리오가 이야기 했다.

 

“지금 그래서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야. 전에 내가 이야기 했던, 해전 후에 굴러들어오는 해변가의 유류품 수거 정도의 일이 아닌 것 같아. 지금, 우리 같은 잔챙이들은 엄두도 못낼 심각한 상황인 모양이야. 저기 모인 사람들 봐바. 하나하나가 다 고도로 훈련된 자들임에 틀림없어. 저런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서 폰차 일대에는 진입을 못하고 있으니 여기 안치오에 몰리는 거지. 왠지 평소보다 퍼브가 차가운 기분이 들지 않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미 여기저기서 각 열강들의 요원들이 암투를 벌이면서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사상자들이 속출하는 모양이야. 그래서, 평소 같으면 목에 힘주고 돌아다니며 자기 구역에 들어온 타지인들에게 시비를 걸 루카도 지금은 조용히 시선을 아래로 깔고 있잖아.”

 

마리오가 가리킨 곳에 정말로 평소라면 퍼브를 전세낸듯이 굴었을 루카가, 오늘만은 자신들의 부하들과 함께 조용히 구석에서 와인을 홀짝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왠지 부상을 당했는지 붕대를 감은 모습으로 시선을 내리깔고 이를 갈고 있었다. 그것을 보는 나에게 다가와 나지막하게 말한 것은 클라라였다.

 

“새벽에 소문 듣고 서둘러 폰차로 갔다가, 제국군 통제 지역에서 제대로 혼쭐이 나고 온 모양이더라. 적당히 윽박지르고, 몇푼 쥐어주면 들여보내줄 거라고 생각했나봐. 근데 제국군이 다짜고짜 창으로 찔러 버렸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변명할 여지도 없이 제국군이 순식간에 달려들어서 패거리의 부하들 몇명에게 중상을 입혔나 봐.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데. 심각한 분위기로 엄청나게 분노한 제국군의 모습이 아무리 봐도 평범한 상황은 아니었나봐. 뭔가 제국군에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말이야. 그 모습에 부하들 수습하지 제대로 못하고 저렇게 도망쳐서 여기서도 기가 죽어서 처박힌거야.

 

꼴좋다. 만만한 여자들한테나 침대에서 폭군처럼 굴더니, 정작 자기보다 강한 사람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는 못쓰는 주제에. 제국군도 차라리 저 자식까지 팍 찔러 죽였으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가능하다면, 곤경에 처한 여자를 구할 용기도 없으면서, 거기서 기웃거리며 한탕만 할 생각에 가득한 놈팽이 자식도 같이 죽여 버리고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단골 놈팽이 새끼들아?”

 

그녀의 말에는 명백하게 가시가 돋아 있었다. 그리고, 그 말에 마리오는 고개를 숙이고 시무룩해지며 말을 잃었다. 나도 그녀에게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러면서 머리 속으로 드는 생각이 있었다. 곤경에 처한 여자를 구할 용기도 없는 논팽이 새끼?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그리고 그건, 클라라 뿐만 아니라 어쩌면 다른 여자의 경우에도 해당될지도 모르고. 나는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흠칫하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여자? 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뭔가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정신 차려, 바실. 이제부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 지금, 내 거처에 굴러들어온 내 팔자를 바꿔줄 존재를 나는 절대 놓쳐서는 안돼. 헝가리의 공녀가 지금 내 손에 들어왔다. 그것도 기억까지 상실한 상태로. 나 같은 하층민들이 귀족들의 세상을 잘 모르니, 그녀가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제국군이 저렇게 경기를 일으키며 수색을 하고 있다면, 그녀의 가치는 결코 낮은 것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든 그녀를 잘 보호해서, 나에게 득이 되도록 해야 해. 그녀로 하여금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게 해서 한몫을 잡지 않으면 안돼. 어쩌면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다짐하며 나는 퍼브를 나왔다. 그리고 내 거처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7 165-2 +27 22.05.03 1,303 43 20쪽
346 165-1 +5 22.05.02 470 24 12쪽
345 164-2 +8 22.05.01 466 25 12쪽
344 164-1 +2 22.04.30 470 27 12쪽
343 163-2 +2 22.04.29 490 28 13쪽
342 163-1 +7 22.04.28 521 28 14쪽
341 162-2 +21 22.04.10 789 40 14쪽
340 162-1 +10 22.04.09 581 34 13쪽
339 161-2 +5 22.04.08 523 27 12쪽
338 161-1 +4 22.04.07 525 32 12쪽
337 160-2 +6 22.04.06 560 32 12쪽
336 160-1 +7 22.04.05 561 38 12쪽
335 159-2 +10 22.03.11 815 40 14쪽
334 159-1 +5 22.03.10 620 42 14쪽
333 158-3 +6 22.03.09 576 36 14쪽
332 158-2 +14 22.03.08 615 33 12쪽
331 158-1 +9 22.03.07 564 29 15쪽
330 157-2 +8 22.03.06 586 34 14쪽
329 157-1 +7 22.03.05 574 43 12쪽
328 156-3 +13 22.02.22 753 39 12쪽
327 156-2 +10 22.02.21 601 35 13쪽
326 156-1 +7 22.02.20 584 35 12쪽
325 155-3 +12 22.02.19 629 37 16쪽
324 155-2 +11 22.02.18 593 35 13쪽
323 155-1 +10 22.02.17 613 35 13쪽
322 154-2 +6 22.02.16 618 32 12쪽
321 154-1 +10 22.02.15 641 39 13쪽
320 153-2 +11 22.02.05 728 48 14쪽
319 153-1 +20 22.02.04 644 38 11쪽
318 152-2 +11 22.02.03 635 38 13쪽
317 152-1 +9 22.02.02 651 41 12쪽
316 151-2 +10 22.02.01 636 35 16쪽
315 151-1 +8 22.01.31 679 34 17쪽
314 150-2 +8 22.01.30 678 39 13쪽
313 150-1 +9 22.01.29 659 38 12쪽
312 149-2 +7 22.01.28 657 35 12쪽
311 149-1 +11 22.01.27 683 34 12쪽
310 148-2 +8 22.01.26 661 35 12쪽
309 148-1 +14 22.01.25 699 41 13쪽
308 147-2 +9 22.01.24 671 43 13쪽
307 147-1 +8 22.01.23 713 37 13쪽
306 146-2 +7 22.01.22 686 36 12쪽
305 146-1 +13 22.01.21 696 41 13쪽
304 145-2 +18 22.01.20 739 45 17쪽
303 145-1 +4 22.01.19 662 33 12쪽
302 144-2 +15 22.01.18 715 45 13쪽
301 144-1 +9 22.01.17 713 38 12쪽
300 143-2 +12 22.01.16 697 43 12쪽
299 143-1 +14 22.01.15 705 31 13쪽
298 142-2 +8 22.01.14 700 36 13쪽
297 142-1 +10 22.01.13 687 35 13쪽
296 141-3 +10 22.01.12 718 36 13쪽
295 141-2 +10 22.01.11 673 35 11쪽
294 141-1 +13 22.01.10 708 34 12쪽
293 140-3 +12 22.01.09 757 40 12쪽
292 140-2 +13 22.01.08 728 38 13쪽
291 140-1 +14 22.01.07 735 37 15쪽
290 139-2 +12 22.01.06 706 35 11쪽
289 139-1 +15 22.01.05 718 37 12쪽
288 138-2 +10 22.01.04 756 38 14쪽
287 138-1 +13 22.01.03 770 38 12쪽
286 137-2 +12 22.01.02 812 45 14쪽
285 137-1 +28 22.01.01 994 63 11쪽
284 136-2 +61 20.06.30 2,571 104 26쪽
283 136-1 +14 20.06.29 1,224 50 13쪽
282 135-1/2 +18 20.06.27 1,179 56 16쪽
281 134-2 +12 20.06.26 1,149 59 12쪽
280 134-1 +7 20.06.25 1,171 55 11쪽
279 133-2 +13 20.06.24 1,268 57 11쪽
278 133-1 +22 20.06.23 1,401 54 11쪽
277 132-2 +16 20.06.22 1,229 50 12쪽
276 132-1 +17 20.06.21 1,214 51 13쪽
275 131-2 +16 20.06.20 1,193 47 16쪽
274 131-1 +10 20.06.19 1,213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1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6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7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6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6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7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59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1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6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2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1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2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0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8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6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2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7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0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1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2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4 60 17쪽
246 117-2 +8 20.04.04 1,337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244 116-3 +56 20.03.21 1,885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2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9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1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4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 113-2 +19 20.03.14 1,370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1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2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4 56 16쪽
229 110-1 +11 20.02.28 1,559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8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7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6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6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6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59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3 93 14쪽
219 105-1 +16 20.01.12 1,863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3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1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6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3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5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4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89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2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1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2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0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7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6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0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5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1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1 96 16쪽
195 92-1 +15 19.11.15 2,398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2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0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8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4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6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2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1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8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5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5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0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2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0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2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1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3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3 86 17쪽
177 83-1 +17 19.09.01 2,730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4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7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5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19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2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2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4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2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5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7 75 15쪽
166 78-1 +4 19.07.24 2,268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1 80 17쪽
164 77-1 +2 19.07.20 2,390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6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8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2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7 117 20쪽
159 75-1 +21 19.06.21 2,649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0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3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1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5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3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6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2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6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0 96 15쪽
149 70-2 +9 19.06.08 2,649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6 97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