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최근연재일 :
2022.05.03 18:00
연재수 :
347 회
조회수 :
878,085
추천수 :
30,775
글자수 :
2,219,241

작성
20.02.28 22:33
조회
1,559
추천
61
글자
17쪽

110-1

DUMMY

“예가체프 커피의 가격이 너무 오른 것 아닌가요? 좀 깍죠.”

 

“하! 평소에는 맨날 당했지만 오늘은 안 통해. 어디 마음에 안들면 다른 가게 가봐. 유통기한 한참 넘어서 말라 비틀어진 것이 아니라면, 이 가격보다 싼 물건 절대로 못 구할걸?”

 

“흠··· 확실히 그렇긴 하더군요. 여기가 세번째인데 다 똑 같이 이야기 하더군요.“

 

“다, 돌아보고선 그런 거냐? 여보셔, 부인. 어느 집 살림꾼 마님이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너무하는 거 아냐? 그렇게 싼 걸 사고 싶으면, 예가체프 대신에 모카를 사면 되잖아? 맨날 그렇게 한푼이라도 못깍아서 난리라니. 같이 오신 따님들 보기 창피하지 않으쇼?”

 

“예가체프여야 해요. 아비시니아 산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요. 그렇게 모카에 관세를 많이 적용했는데도 아직 예가체프보다 싸다니. 시세를 다시 한번 봐야 할 것 같군요. 아, 신경쓰지 마세요. 혼잣말이니. 그리고 뭐라고요? 따님들? 얘네들이요? 아니, 얘네는···”

 

그런데 그때 황후 마마의 말씀이 끝나시기도 전에 난입하는 놈이 있었다.

 

“어머나, 너무 그러지 마셔요. 저희 집에 식구가 늘어서 어머님이 요새 살림살이가 신경 쓰이셔서 그러시는 거니깐요. 이 가격으로 구매할게요. 저한테 건네 주세요. 어머님, 흥정은 이 정도로만 하시고 그만 가시죠. 집에서 장봐오는 거 기다리고 계시는 바깥 주인님 챙겨드려야죠.”

 

황후 마마의 앞이 아니었다면 다시 한번 그랜드바자 한복판에서 저 요물과 머리 끄댕이를 잡고 뒹구는 장면을 연출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황후 마마 보다도 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베일을 쓰고 시장에 따라 나온 나는 그런 난동을 부릴 수 없었다. 그래서, 저 요물이 며느리 흉내를 내며 황후 마마의 팔짱을 끼려 하고, 그것을 황후 마마도 얼굴이 일그러지며 슬금슬금 피하시는 것을 그저 지켜만 볼 수 밖에 없었다. 아오, 내 일상이 망가져 간다. 예전에는 제국의 황후가 시장을 보는 것을 기이하다 여겼는데, 지금은 그냥 그 시절이 너무나 평온한 일상의 풍경이었던 것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뭔가, 황후 마마와 나만의 시간이었던 것을 방해 받은 것 같은 묘한 기분을 느끼며, 나는 울컥하는 기분을 억누르며 황후 마마의 시장 보기를 따라다닐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제국에서 가장 고귀한 자리에 있으시면서도, 현실 감각을 잃어서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항상 황실 가족의 장보기는 직접 챙기시는 황후 마마의 거동에 동행하는 사람은 저 웬수 녀석을 포함한 세명으로 늘어났다. 나는 장바구니를 받아 들고 뭔가 해맑은 표정으로 뒤로 돌아온 환관장을 째려보면서 쏘아붙였다.

 

“너 내 인생에 자꾸 끼어들면 끝장 보는 수가 있다고 했지? 네가 언제부터 시장 보는 것까지 했다고 자연스럽게 황후 마마께서 하시는 일에 끼어들고 난리야? 가서, 네가 해야 할 일이나 제대로 하시지?”

 

“어라? 그건 또 무슨 어이없는 소리? 황실 가족의 수행과 의전이 환관장의 본업 맞거든? 그러는 누구야 말로, 군부의 인사자문관이 할 일은 농땡이치고, 여기서 왜 설치시는지 모르겠네? 어서 군사령부에 출근이나 하시지? 아, 사실 그것도 아닌가? 사실 본업은 내가 사모하는 카밀 공자님이신가나?”

 

“이 년이 죽고 싶냐!!! 지금 황후 마마 들으시면 누구 죽는 거 보려고!!!”

 

“네가 먼저 시비 털었거든!!! 불만 있으면 베일 벗고 한판 뜨던가!!!”

 

그렇게 내가 그 웬수와 아옹다옹하는 하며 황후 마마를 따라가던 중이었다. 갑자기 황후 마마의 발걸음이 멈춰지셨다. 우리는 그분이 멈춰 선 것에 의아해 하며 황후 마마의 시선이 닿아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그랜드바자에 군데군데 연결된 어느 광장이었고, 그 광장에서는 군중들이 잔뜩 몰려서 뭔가 공연 같은 것을 보고 있었다. 대형 극장에서 공연하는 일류 작품이 아니라, 상점가와 연결된 극단이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이벤트로 열리는 공연인 모양이었다. 그래서, 예술성보다는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재미만을 추구하는 작품에 군중들은 흥분하며 열띤 관람을 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와는 달리 그런 시장의 다소 저속하다면 저속한 공연에 관심을 보이는 황후 마마의 처음 보는 모습에 살짝 당황하였다. 대체, 저 공연이 뭐길래 황후 마마의 시선이 머무는 거지? 그래서, 슬쩍 멀리서 그 무대 위를 보았는데 그 상황이 가관이었다. 무대의 한쪽에는 칸막이로 가로막힌 방에서 고대 로마 황제로  분장한 노인이 뭔가 재미없는 연구를 하는 동안, 칸막이 너머의 무대 중앙에서는 반라의 선정적인 모습을 한 여배우가 방으로 들어오는 남자를 보고선 추파를 던지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그대는 이 위대한 로마 제국의 황후가 아니시오? 내가 뭔가 잘못 찾아온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이만 나가도록···”

 

“오오오··· 실리우스님. 그대는 잘못 찾아오지 않았답니다. 저는 로마의 황후가 아닙니다. 제 이름은 리키스카(Lycisca). 이 너저분한 매음굴에서 가장 잘나가는 창부랍니다. 오늘 밤, 그대에게 더 이상 마누라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드리겠어요.”

 

그리고, 뭔가 남자 관객들이 환호하는 선정적인 상황을 은유적으로 묘사하는 장면들이 계속 이어졌다. 그걸 보면서 나는 한숨이 나왔다. 단순한 흥미를 위해 운영되는 거리 공연의 주제는 뻔했다. 액션과 에로, 두가지다. 그래도 평소에는 고대 로마 검투나 기사들의 모험을 다룬 액션들이 많이 공연되었는데, 오늘은 야한 것 차례인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 야한 연극의 주제로 선택된 것은 실제로 유명한 역사 속의 야한 이야기였다. 너무 유명해서,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그 이야기는 바로···

 

“로마 제국의 4대 황제였던 클라우디우스의 황후였던, 메살리나의 이야기네요. 황후 마마께서 저런 저속한 거리 공연에 갑자기 관심을 가지실 줄은 몰랐습니다.”

 

율리아가 말한 것처럼 바로, 로마 제국의 황후이자 그 음탕함으로 아직까지도 창부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메살리나 황후의 이야기였다. 메살리나 발레리아. 율리우스 클라우디우스 황조의 고귀한 혈통으로, 율리아가 말한 것처럼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황후가 되었던 사람. 하지만, 그녀의 명성은 그런 고귀함보다는 그녀가 살아 생전에 저질렀던 음탕하고 황당한 기행으로 더 유명하다. 엄청난 사치를 부리고, 사람들을 무고하게 처형하였다. 그리고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이름을 빌려서 황제 노릇을 하려고 들었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남편인 황제를 무시하고 내연남들과 숱한 간통을 저지른 희대의 탕녀다.

 

특히나 그 음탕함에 대해서는 워낙에 유명한 것이, 황후의 신분을 숨기고 창관에 들어가서, 리키스카(Lycisca)라는 가명의 창부로 수많은 남자들과 간음한 것으로 전해진다. 저 연극에서 나오는 내용은 그 전설로 회자되는 장면을 재연한 것이다. 결국, 그런 그녀의 만행은 도를 넘어서서, 마지막에는 저 연극에도 등장하는 가이우스 실리우스라는 의원과 중혼을 하고, 황제를 몰아내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발각되어, 황제의 측근이던 해방 노예 나르시소스가 보낸 병사들에게 살해당하여 생을 마감한다. 한마디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탕녀이고, 덕분에 메살리나 라는 이름은 정상적인 집에서 딸내미한테 불이지 않는 금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음탕한 명성 덕분에 저렇게 남자들이 열광하는 야한 연극의 소재로는 빈번하게 등장하며,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시대를 초월하며 두고두고 까이는 것이다. 아마, 역사를 다 돌아봐도 문란함으로 이 정도로 심하게 까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런데, 왜 황후 마마께서는 갑자기 저 연극에 시선을 떼지 못하시는 걸까? 그런 의문이 드는 순간, 황후 마마께서 환관장에게 말하셨다.

 

“별일은 아니다. 그저 저 연극을 보고 있자니 조금 복잡한 마음이 들어서 절로 발걸음이 멈춰지더구나.”

 

“아, 황후 마마께서 보시기에는 너무 저속하고, 황실에 대해 불경스러운 내용이신 모양이군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다. 그럴 필요는 없다. 다들 흥분해서 보고 있는 자리에 찬물을 끼얹어 봤자, 반발만 심해질 것이 틀림없지. 저들이 저런 연극을 하는 것은 저들의 자유다.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지. 다만, 저 연극에서 언급되는 메살리나 황후의 이름이 왠지 나에게 무거운 기분을 들게 하는 것은 부정하지 못하겠구나.”

 

황후 마마의 말을 듣고 나는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저 연극은 로마 제국의 황후를 가지고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연극이지? 황후 마마께서는 시민들이 저런 연극을 통해 제국의 황후라는 존재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것을, 내색하지 못하시면서도 불편해하시는 걸까? 그렇다면 그건 과한 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시민들이 개념이 없어도, 지금의 황후 마마를 메살리나와 비교해서 조롱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무너진 제국 행정을 다잡고, 제국 경제를 안정화 시키고, 시민들의 민생 법안인 EB법안을 대부분 만들어내신 유도키아 황후 마마를 감히 메살리나와 비교하다니.

 

아무리 정신줄 놓고 풍자로 밥벌이 하려는 놈들이 있어도 그런 만행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차라리, 황제를 까면 깠지, 황후 마마를 감히 어떻게?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닌 로마 제국 역사 상 최악의 황후로 기록된 메살리나와 엮어서? 그건 말도 안되는 짓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자신있게 황후 마마에게 말씀드렸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감히 누가 황후 마마를 저 더러운 탕녀와 비교하여 불편하게 하겠습니까? 그건 그저 만사에 염려가 많으신 황후 마마의 기우에 불과합니다. 황후 마마께서 저 메살리나 황후의 이름으로 무거운 기분을 가질 이유는 전혀 없으십니다. 저딴 이름이 대체 무엇이길래요? 그냥, 음탕하고, 천박하고, 나라를 말아먹고도 수치스러운지도 모르는 한심한 여자의 이름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그런 더러운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실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엄마 이름인데?”

 

“······”

 

“······”

 

갑자기 썰매 타고 도망치고 싶어졌다. 너무 뜻밖의 발언에 나는 물론 율리아까지도 식겁해서 나랑 같이 사이 좋게 흠칫했다. 뭐라고? 황후 마마의 어머님의 성함이 메살리나라고? 그러면, 바실의 외할머니? 나는 당장이라도 바닥에 엎드려 석고대죄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황후 마마는 딱히 노하시거나 하진 않으신 듯 그냥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베니스 상인과 불가리아 무희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인 것은 전에 이야기 했었지? 그래, 내 어머니의 이름이 바로 메살리나였다. 내가 어렸을 때 돌아가신 어머니라서 나도 자세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마도 창관에서 춤을 추다, 눈에 들어서 아버지가 첩으로 들인, 고아 출신의 창부에게 메살리나라는 이름은 적절한 이름이었을지도 모르지. 실제로, 제법 유명한 창부였다고 하니깐. 그래서, 나완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종종 저렇게 메살리나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눈이 가곤 하더구나. 다소 복잡한 기분과 함께 말이다.”

 

나는 왠지 화가 났다기 보다는 조금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이시는 황후 마마를 보면서 밀려오는 죄책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죄···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어차피 누구나 다 저 이름에 대해서는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을. 네가 사과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때 율리아가 나서며 황후 마마에게 말했다.

 

“그분은 어떤 분이셨나요? 제가 알기로는 메살리나라는 이름은 하도 이미지가 안좋아서, 오히려 창관에서는 예명으로도 잘 안쓰는 이름입니다. 어지간하면 개명을 하고도 남으셨을텐데 그 이름을 계속 사용하셨다니, 어떤 분이셨는지 조금 궁금해집니다.”

 

“어떤 분이냐고 물어봐도··· 나 역시도 어린 나이에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해서 가진 기억이 많지가 않아서 이렇다 하고 해줄 말이 없구나. 뭐, 나중에 들은 것에 의하면 조금 독특하신 분이긴 하신 모양이더구나. 무희 출신의 첩이라는 위치를 생각해보면, 집안에서 본처와 그 자식들과 대립하여 기싸움을 벌일 법도 했는데, 묘하게 그러지는 않고 되려 자신을 많이 낮추고 쥐 죽은 듯이 사셨다더구나. 덕분에 내가 오라비들과 누이들에게 만만하게 보여서 무시를 당하기도 했지만 아무튼 그러셨다고 들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나에 대한 교육은 열심히 시키셨었다. 나름 사생아에 딸이라서 의미도 없는데, 그런 나에게 읽고 쓰는 것을 직접 가르치시고, 경리를 보는 것을 가르치셨지. 아마, 그때 어머니에게 배운 기억 덕분에 내가 상단에서 경리 일에 소질을 보인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창관의 무희 출신 치고는, 춤이나 미용보다도, 읽고 쓰는 것도 가능하고 묘하게 숫자 보는 것도 잘하시는 분이셨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왜 이름만은 그 이름이셔서 내가 어린 시절에도 조롱당하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을 정도니···

 

아, 그러고 보니 언젠가 어렸을 때 메살리나라는 이름의 의미도 잘 모르던 시기에도, 하도 사람들이 그걸로 어머니를 조롱하는 걸 못참고, 어머니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 그때 모후께서는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추승된 것도 없는데 모후는 무슨··· 그때 어머니는 그러시더구나.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아마도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야.”

 

황후 마마의 말씀에 나와 율리아는 조금 당황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황후 마마의 어머님께서는 메살리나 황후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셨었나? 하지만 그 의문을 풀어줄 사람은 없었다. 황후 마마는 말씀하신 대로 그때 너무 어렸고, 그 의미를 알고 계실 그분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시니. 그래서인지 황후 마마는 뭔가 무대 위에서 실리우스와 결혼식을 올리며 클라우디우스 황제를 조롱하는 메살리나 황후의 모습을 보며 조금 씁쓸하게 말씀하셨다.

 

“나도 그 의미는 모르겠구나. 그리고 그것을 확인할 방법도 없고. 이제는 너무 오래된 이야기니깐. 하지만, 종종 이렇게 거리를 거닐다가 내 어머니의 이름을 어디선가 들을 때마다, 그것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메살리나 황후의 이야기라는 것을 어김없이 확인하다 보면 조금은 가슴이 미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더구나. 조금 더 그분과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동명이인이라고는 하지만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항상 보이는 풍경은 문란한 상황과 경멸당하는 장면을 보는 것이, 왠지 모르게 어머니와의 많지 않은 추억마저 더럽혀지는 것 같아서, 종종 발걸음을 멈추게 된단다.”

 

그리고 왠지 그런 처연해 보이는 황후 마마의 모습에 우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왠지 조금 무거운 기분으로 그날의 시장보기를 마친 우리는 황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런 황후 마마의 모습은 황궁으로 돌아와서도 내내 내 마음 속에 걸리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아무리 지고의 자리에 올랐어도, 어린 시절 돌아가신 모친에 대한 그리움은 다른 사람과 다를 바가 없겠지. 그런데 그 이름이 수백년 전에 살았던 어떤 정신나간 여자 때문에 경멸 당하고 있다면, 남겨진 사람은 가슴이 미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지금 가진 권력으로 억지로 금지하거나 묻으려고 하면, 틀림없이 그에 반발하여 더 크게 떠들어 대는 것은 당연하고. 한마디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자신의 모친의 이름이 더러운 이름으로 조롱당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건,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해줄 수 있다면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왠지 밤에 깊은 잠을 이루기 힘들었고, 그래서 밤새 잠을 뒤척이다가 새벽에 일어났다. 그래서, 졸린 눈으로 아침을 보내고 일상 업무를 보러 알현실로 갔는데 조금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었다. 율리아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 작성자
    Lv.51 NeipiEl
    작성일
    20.02.28 22:40
    No. 1

    여기서 탈룰라가?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0.02.28 22:46
    No. 2

    으억!!!!!!!!! 또 다시 막장드라마가!!!!!!!! ㅋㅋㅋㅋㅋ 자! 에이전트 카밀 출동!!! ㅋㅋㅋ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4 MN
    작성일
    20.02.28 23:05
    No. 3
  • 작성자
    Lv.68 레드몬스터
    작성일
    20.02.29 00:13
    No. 4

    장기 또 나오시겠네요. 역사나 신화 비틀기.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28 푸크억
    작성일
    20.02.29 05:57
    No. 5

    지난번에는 율리아때문에 대모험이면 이번편엔 황후님을 위해 율이아랑 대모험인건가요....! 라이벌이 너무 쎄서 바실이 안보여 으으 눈부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청룡파군
    작성일
    20.02.29 06:09
    No. 6

    느낌상, 이번 에피소드는 율리아와 팀을 이루어서 사건을 해결하는 것 같네요. 제 예상이 맞다면 좋은 생각같습니다. 뭔가 작가님의 의도는 율리아를 주인공의 악우정도로.. 서로 싫어하는듯 하면서도 묘하게 호흡이 맞는 콤비로 그리고 싶어하시는것 같은데, 아직까지의 율리아는 비호감 이미지가 좀 강하네요. 율리아가 확실히 우리편이라면 여기서 공녀님과의 협력플레이 한번정도는 보여줘야할것같습니다.

    찬성: 8 | 반대: 0

  • 작성자
    Lv.44 해현
    작성일
    20.02.29 07:07
    No. 7

    율리아 너무 얄미워서 진짜...ㅠㅠ 앞으로도 계속 볼 생각하니 열받네요ㅠㅠ 바실이는 대체 언제 공녀님과 러브라인을 만들어서 율리아 고것이 배아파 뒹굴게 만들어줄까요? 바실아 누나가 너 믿어도 되는거니? 아무리 그래도 아직까지 황실 가족이란 느낌보단 꼽사리 낀 느낌...ㅠㅠ 공녀님과 황후님 둘만의 시간 뺏긴 것도 얄밉고...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44 해현
    작성일
    20.02.29 07:10
    No. 8

    나중에 공녀님 황후되시면 율리아 저것이 공녀님 깍듯이 모시긴 할까요? 한때 죽일 듯 싸운 사이라고 잘 안 모시고 바실이한테만 잘 하면 어떡하죠? 우리 공녀님 황후 후보 맞긴 한 거죠?ㅠㅠㅜㅜㅜ 공녀님 수난시대ㅠㅠㅠ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81 ranger
    작성일
    20.02.29 09:10
    No. 9

    메두사 이야기 재해석하신것같은 내용이 여기서도 나올까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0 두부갑빠
    작성일
    21.07.02 02:52
    No. 10

    마법소년 카밀 출동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jj***
    작성일
    22.02.03 22:59
    No. 11

    율리아가 짜증나는 이유를 알겠음.
    저 캐릭터의 등장으로 작품의 분위기가 처첩간의 기싸움이 주요갈등인 시대에 뒤쳐진 로맨스 작품을 연상시키게 함. 주인공의 기세를 억누를 캐릭터의 필요성은 알겠으나 이렇게 피곤할 필요가 있을까;;
    기대하고 있던 신성동맹과의 전면적인 맞짱은 아직 기미조차 안 보이고 주말드라마의 억척스러운 첫째 며느리 시점을 따라는 것 같아 정신적으로 고단할 지경임

    찬성: 2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7 165-2 +27 22.05.03 1,305 43 20쪽
346 165-1 +5 22.05.02 472 24 12쪽
345 164-2 +8 22.05.01 467 25 12쪽
344 164-1 +2 22.04.30 471 27 12쪽
343 163-2 +2 22.04.29 491 28 13쪽
342 163-1 +7 22.04.28 521 28 14쪽
341 162-2 +21 22.04.10 789 40 14쪽
340 162-1 +10 22.04.09 581 34 13쪽
339 161-2 +5 22.04.08 525 27 12쪽
338 161-1 +4 22.04.07 526 32 12쪽
337 160-2 +6 22.04.06 561 32 12쪽
336 160-1 +7 22.04.05 562 38 12쪽
335 159-2 +10 22.03.11 816 40 14쪽
334 159-1 +5 22.03.10 621 42 14쪽
333 158-3 +6 22.03.09 576 36 14쪽
332 158-2 +14 22.03.08 616 33 12쪽
331 158-1 +9 22.03.07 564 29 15쪽
330 157-2 +8 22.03.06 587 34 14쪽
329 157-1 +7 22.03.05 575 43 12쪽
328 156-3 +13 22.02.22 754 39 12쪽
327 156-2 +10 22.02.21 601 35 13쪽
326 156-1 +7 22.02.20 584 35 12쪽
325 155-3 +12 22.02.19 630 37 16쪽
324 155-2 +11 22.02.18 594 35 13쪽
323 155-1 +10 22.02.17 614 35 13쪽
322 154-2 +6 22.02.16 618 32 12쪽
321 154-1 +10 22.02.15 641 39 13쪽
320 153-2 +11 22.02.05 728 48 14쪽
319 153-1 +20 22.02.04 645 38 11쪽
318 152-2 +11 22.02.03 636 38 13쪽
317 152-1 +9 22.02.02 652 41 12쪽
316 151-2 +10 22.02.01 636 35 16쪽
315 151-1 +8 22.01.31 680 34 17쪽
314 150-2 +8 22.01.30 678 39 13쪽
313 150-1 +9 22.01.29 659 38 12쪽
312 149-2 +7 22.01.28 657 35 12쪽
311 149-1 +11 22.01.27 684 34 12쪽
310 148-2 +8 22.01.26 662 35 12쪽
309 148-1 +14 22.01.25 700 41 13쪽
308 147-2 +9 22.01.24 672 43 13쪽
307 147-1 +8 22.01.23 713 37 13쪽
306 146-2 +7 22.01.22 687 36 12쪽
305 146-1 +13 22.01.21 697 41 13쪽
304 145-2 +18 22.01.20 740 45 17쪽
303 145-1 +4 22.01.19 662 33 12쪽
302 144-2 +15 22.01.18 716 45 13쪽
301 144-1 +9 22.01.17 713 38 12쪽
300 143-2 +12 22.01.16 698 43 12쪽
299 143-1 +14 22.01.15 706 31 13쪽
298 142-2 +8 22.01.14 700 36 13쪽
297 142-1 +10 22.01.13 688 35 13쪽
296 141-3 +10 22.01.12 719 36 13쪽
295 141-2 +10 22.01.11 673 35 11쪽
294 141-1 +13 22.01.10 709 34 12쪽
293 140-3 +12 22.01.09 758 40 12쪽
292 140-2 +13 22.01.08 729 38 13쪽
291 140-1 +14 22.01.07 736 37 15쪽
290 139-2 +12 22.01.06 706 35 11쪽
289 139-1 +15 22.01.05 719 37 12쪽
288 138-2 +10 22.01.04 757 38 14쪽
287 138-1 +13 22.01.03 770 38 12쪽
286 137-2 +12 22.01.02 813 45 14쪽
285 137-1 +28 22.01.01 995 63 11쪽
284 136-2 +61 20.06.30 2,572 104 26쪽
283 136-1 +14 20.06.29 1,224 50 13쪽
282 135-1/2 +18 20.06.27 1,180 56 16쪽
281 134-2 +12 20.06.26 1,150 59 12쪽
280 134-1 +7 20.06.25 1,172 55 11쪽
279 133-2 +13 20.06.24 1,268 57 11쪽
278 133-1 +22 20.06.23 1,402 54 11쪽
277 132-2 +16 20.06.22 1,229 50 12쪽
276 132-1 +17 20.06.21 1,215 51 13쪽
275 131-2 +16 20.06.20 1,194 47 16쪽
274 131-1 +10 20.06.19 1,214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2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7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8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7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7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8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60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2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6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3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2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3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1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9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8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3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8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1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2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3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5 60 17쪽
246 117-2 +8 20.04.04 1,338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244 116-3 +56 20.03.21 1,886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3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9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1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5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237 113-2 +19 20.03.14 1,370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2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3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5 56 16쪽
» 110-1 +11 20.02.28 1,560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9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8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7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7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7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60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4 93 14쪽
219 105-1 +16 20.01.12 1,864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4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2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7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4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6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5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91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3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2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3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1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9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8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2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7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3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2 96 16쪽
195 92-1 +15 19.11.15 2,400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3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1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9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5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8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3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3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9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7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6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2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4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2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3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3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5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5 86 17쪽
177 83-1 +17 19.09.01 2,732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6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9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7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21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4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3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5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4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7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9 75 15쪽
166 78-1 +4 19.07.24 2,270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2 80 17쪽
164 77-1 +2 19.07.20 2,391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8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9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4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9 117 20쪽
159 75-1 +21 19.06.21 2,650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1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4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3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7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5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8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4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7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2 96 15쪽
149 70-2 +9 19.06.08 2,651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8 97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