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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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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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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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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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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2쪽

116-3

DUMMY

“네에? 못찾았다고요?”

 

“그러게요.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바실의 말에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머리 속에 떠올렸다. 일의 시작은 정말로 오랜만에 알현실을 찾아온 누군가로부터 시작되었다.

 

“헬레나 시녀장님!!! 정말 잘 오셨어요. 얼마나 보고 싶었다고요. 엉엉엉!!!”

 

“뭐? 뭐야? 얘가 갑자기 왜 이래? 너 무슨 일 있었니?”

 

네 있었어요. 어느 성별도 불확실한 변태한테 죽을 것 같은 기분을 현실에서 겪으면서 살고 있어요. 오죽하면, 시녀장님이 그나마 나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나의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아줌니가 나를 찾아온 일이 호락호락한 일일리가 결코 없으니 말이다.

 

“뭐, 뭐라고요? 공녀님이 실종되었다고요? 그게 무슨 소리세요? 바이에른에 가신 카밀라 공녀님에게 무슨 일이 생기신 거에요?”

 

“아니, 우리 카밀라 공녀님 말고. 아르파드 왕실의 페스트 분가에 계신 아그네 공녀님이 실종되셨다.”

 

에엥? 이건 또 무슨 말이야? 그리고 시녀장님이 하는 이야기는 이랬다. 신성동맹이 주도한 십자군 전쟁이 미로크슈에서 제국의 손에 박살이 난 다음에, 카밀라 공녀가 이곳에 온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어느 머리 나쁜 근위대장이 저지른 실수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지만, 결론적으로 우리 조국 헝가리는 제국에 공녀를 바치고 종속국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헝가리와 아르파드 왕실의 처사에 헝가리 내부에서 상당한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십자군 전쟁을 지지했던 강경파들에게서 그런 반발이 심했는데, 그들 반 제국 성향의 인사들은 헝가리가 제국의 종속국이 되자 조국을 버리고 망명한 이들도 다수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상당히 유력한 귀족들도 헝가리를 떠나 신성동맹에 망명 생황을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아르파드 가문의 페스트 분가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제국에 의한 헝가리에 대한 잔혹한 수탈을 예상하고 그 저항을 위해 떠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 버린 것이다. 제국의 헝가리에 대한 취급이 시간이 갈수록 좋아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종속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내정간섭이나 수탈은 전무했고, 오히려 교역의 혜택과 외교적 수혜를 받는 동맹국으로 우대해준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제국의 우호적인 태도의 원인이 바로 제국에 보내진 템즈의 공녀 때문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지 뭐. 생각해 보니 내가 저지른 짓들이 뭔가 도미노처럼 연쇄 효과를 일으켜서, 제국에서 보면 큰 업적을 이루게 한 것이니깐. 어흑, 내 뒷목!!! 근데, 그런 나의 참담함과 무관하게, 그런 소문이 퍼지자 헝가리 내부에서는 묘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예전에는 제국에 종속된 상황을 야기한 기존의 헝가리 왕실과 그런 왕실을 지지하는 템즈 공작가가 만인의 지탄의 대상이었는데, 제국의 종속으로 인해 오히려 내정이나 민생이 나아지고 외교적 대우도 좋아지자 왕실과 템즈 공작가가 이제는 선망의 대상이자 권력의 중심처럼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사실, 결코 제국에 종속될 마음은 없고, 가짜 공녀인 나를 보낸 공작님 입장에서 보면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만, 헝가리 내부에서 친 제국파로 분류되는 공작님의 입지는 강화되었다. 물론, 내부에 반 제국파도 세력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제국을 등에 엎은 것으로 보이는 왕실과 템즈에게 대항할 엄두는 감히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어느 세력이 입지를 강화하면, 그것에 군침을 삼키는 존재도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해외에 망명했던 귀족들은 그런 반응을 강하게 드러내었다고 한다.

 

처음에 신념을 가지고, 반 제국의 기치를 들고 망명길에 오른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영지와 세력을 다 버리고 떠난 망명길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쉽지 않았고, 자기 구역이 아닌 곳에서 보내는 뜨내기 생활은 순식간에 그들을 궁핍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신념이나 종교 따위가 귀에 안들어 올 정도로 가난에 시달리던 무렵에 전해진 헝가리 왕실과 템즈가 제국에 우대를 받고 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그들로 하여금 배가 아프게 만들었다. 그들은 이전에 저지른 어리석은 돌출 행동을 후회하고, 제국에서 떨어지는 떡고물을 독차지하는 왕실과 템즈의 먹이를 탐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이전에 반 제국을 외쳤던 것이 무색하게, 순식간에 돌변하여 친 제국의 기치로 바꿔타고 슬금슬금 헝가리로 돌아올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왕실과 템즈에서는 어이없어 했지만, 어찌되었건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대외적으로는 자신들과 코드가 동일한 친 제국 정서였다. 그것은 헝가리 내부에 왕실에 반기를 드는 반 제국파와의 세력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 이들의 헝가리 복귀를 동의하였는데··· 그런 자들 중에서 욕심을 더 크게 낸 사람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페스트 분가였다.

 

한때, 템즈 분가와 경쟁 관계에 있었던 페스트 분가는 갑작스러운 템즈의 부상에 배를 심하게 아파했다. 그리고, 대체 어떻게 템즈가 그런 성공을 거두었는지 시샘을 하면서 분석하였다. 그리고 답은 이내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공녀의 존재였다. 정황은 불확실하지만, 템즈에서 보내진 공녀의 존재는 제국으로 하여금 헝가리와 템즈에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었다. 그것을 알게 된 페스트 분가의 당주는 자신들도 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 방법을 따라하기로 한 것이다. 바로, 자신들의 분가의 공녀를 제국에 보내기로 한 것이다.

 

마침, 페스트 분가에는 나와 같은 이름의 아그네라는 아가씨가 있었다. 그 아가씨는 페스트 분가가 헝가리를 도망쳐 망명할 때 같이 영지를 떠나 정처없는 망명 생활을 시작했는데, 오랜 객지 생활에 너무 궁핍한 시간을 오래 보내다 보니 여러모로 분가와 같이 피폐한 삶을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페스트 분가가 모국으로 돌아간다고 하자 뛸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페스트 분가는 모국으로 귀환하지만, 자신은 제국에 공녀로 보내진다는 말에 거의 실신하였다고 한다. 놀랍게도··· 바실이 머리에 뿔달린 괴물이라는 썰이 신성동맹에서는 아직도 기정 사실인 모양이다.

 

그녀는 울고불고 가기를 거부했지만, 페스트 분가는 그녀의 의사를 무시하고 제국 측에 공녀를 보낸다는 의사를··· 헝가리 왕실과 템즈에는 통보조차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강행했다. 그리고, 그 통보에 대해서 제국의 공식적인 답변은 당연히 거절이었다. 페스트 분가는 당황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여러 번 제국 측에 자신들이 공녀를 보내겠다는 의견을 보냈고, 그때마다 제국은 번번히 거절했다. 그리고 그런 요청이 반복되자, 짜증이 난 제국 측은 더 이상의 질의를 하지 말 것을 통보했고, 더 이상 그런 의견을 보내면 그것은 제국을 기만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런 과정에서 아그네는 심적으로 심하게 마음 고생에 시달린 모양이다. 무리도 아니겠지.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는 기분이었을 테니. 그리고, 그런 제국의 강경한 입장은 페스트 분가로 하여금 포기가 아니라 오기를 가지게 만들었다. 그들은 제국의 그런 반응에 뭔가 대단한 것이 있으니 저러는 거라고 판단하고, 제국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아그네를 공녀로 보내버린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페스트 분가와 제국의 실랑이가 너무 길어져서, 그 소문이 주위에 퍼지고 마침 신성동맹에 망명 중이던 페스트 분가의 특성 덕분에 그 사실은 곧바로 베니스 해방 조직에까지 알려진 것이다.

 

베니스 해방조직은 헝가리 망명 세력이 제국과 주고받는 공녀의 발송에 대한 내역이 모호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제국의 입장에 먹칠을 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제노바를 통해서 페스트 분가가 억지로 등 떠밀어 보내 출발한 아그네의 배를 해상에서 추격하여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당연히 거절의 입장을 분명히 말했던 제국에서는 그런 방문을 예측할 수 없었으니, 해상 경계가 뚫려서 그 습격을 미리 대비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그 배에 타고 있던 아그네 공녀는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오랜만에 원조 뒷목집의 맛을 제대로 느꼈다. 이건 또 무슨 미친 상황이야!!! 그게 뭐 좋은 거라고 싫다는 애를 억지로 보내? 그리고 시녀장님이 하소연을 하듯이 말을 이어갔다.

 

“왕실과 템즈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공녀를 보낸 페스트의 만행이 용서가 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상황을 방치할 수도 없다. 욕심을 과하게 부리긴 했지만, 페스트 분가는 일단 왕실과 템즈에 우호적인 성향이란 말이다. 그리고, 아그네 공녀님도 나름 카밀라 공녀님에 못지 않은 아르파드 왕가의 고귀한 혈통이시다. 그러니, 반드시 무사히 모셔와야 할 책임이 우리들 아랫 사람들에게 있다. 거기다, 만에 하나 베니스 측이 아그네 공녀님을 먼저 확보할 경우 그들은 극비로 취급되고 있는 바이에른으로 가신 카밀라 공녀님을 인지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로 헝가리에 돌아오게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찾아라. 반드시 그분을 찾아내야만 한다. 네가 사용할 수 있는 제국의 힘을 총동원해서 그분을 찾아라.”

 

내가 정말 짜증이 나는 것은, 차라리 그게 불가능하면 모를까, 지금 내 상황이 그런 막 되먹은 일을 해낼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딱히 부연 설명을 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여러 차례 공녀를 보낸다는 말로 제국을 빡치게 만들어 놓은 상황이라 누구나 다 알고 있었으니깐. 그리고, 방법도 간단했다. 우리 집에는 놀랍게도 제국의 공동 황제 두명이 살고 있었고, 그 중에 한명은 내가 원반을 던지면 물어올지도 모를 녀석이었으니깐. 바실은 나의 부탁에 망설이지 않고 제국군 이탈리아 방면군에 긴급명령을 내려서 폰차 일대의 수색을 시작했다.

 

공포공의 휘하에서 보급 만땅으로 받은 부대의 사기와 기강은 강했고, 그들은 이내 삼엄한 태세로 폰차 일대의 수색을 감행해서, 배에서 사라진 유류품을 못과 밧줄 하나 까지도 빠짐없이 회수했다. 그리고 망명 중이라 어설프게 붙인 경호원과 선원들을 구조하고 사람들의 신변도 확보했고.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거기서 가장 중요한 수색 대상인 아그네 공녀의 신변만은 마치 증발한 듯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 사실에 공포공의 편집증이 극을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색에는 큰 소득이 없자 우리는 그녀에게 무슨 특수한 상황이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뭔가 기억을 잃었다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억류되어 있다거나 하는 등의 가설이었다. 그런 가설은 ,수색을 하고 있는 폰차 일대에 각 열강들의 요원들이 잔뜩 몰려와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결국, 그런 식으로 돌 하나까지 들춰보는 식으로는 그녀의 신변이 더 미궁 속에 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우리는 난관에 부딪쳤다. 그리고 그런 난관으로 고민하던 와중에 한가지 기발한 발상을 해낸 것은··· 다름아닌 내 뒷목 통증의 루키, 쿠타이였다. 그 녀석이 말했다.

 

“문선생님의 수업 시간에 배웠는데, 오래 전 춘추시대 진나라에는 오고대부(五羖大夫) 백리해(百里傒)라는사람이있었습니다. 진의명재상으로진을오패의자리에올린인물인데, 원래그는우나라에서천대받던입장이라고하더군요. 그의재능을우나라에서는알아주지않았던거죠. 그래서, 그를우나라에서는크게쓰지않고진나라로가는 공주의 하인으로 보냈죠. 그에 분노한 백리해는 도망쳐서, 초나라로 달아났습니다. 그런데 진나라에 시집온 일행에서 그가 빠진 것을 알고 진나라 왕이 그에 대해서 물어보니, 그가 우나라의 숨겨진 인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인재에 욕심이 있던 진왕은 그를 진나라에서 기용하기 위해서, 그가 도망친 초나라에 천금을 주고 찾아오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신하들은 왕을 말렸는데, 만약에 그렇게 큰 대가를 부르면 초나라에서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를 기용할 것이 틀림없다고 하였죠. 그래서, 천금을 주고 인재를 구한다고 하는 대신에 염소가죽 5장을 주고 도망친 하인을 벌주게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염소가죽 5장으로 진나라에 송환되었고, 진나라는 그를 재상으로 삼아 강대국으로 성장했죠. 사람들은 그를 염소가죽 다섯장의 재상이란 뜻으로 오고대부(五羖大夫)라고 불렀고요. 이 고사를 응용해 보면 어떨까요?

 

사라진 사람이 고귀한 공녀라면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찾으려 들겠죠. 하지만, 도망친 하녀에게 현상금을 걸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사라진 사람이 도망친 하녀 아그네라고 말하고 사람들의 눈을 속인 다음에 은밀하게 소수의 인력만 파견해서 그 일대를 찾아보도록 하면 오히려 실마리가 잡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 녀석은 어디서 저런 고사들은 듣고 오는 거야? 하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발상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래서, 바실은 제국군에게 수색명령을 철회하고 부대를 복귀시키고, 사라진 하녀 아그네를 찾는다는 수배를 내렸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핵심 요원들과 같이 현장에서 그녀를 찾겠다고 말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나마도 다들 폰차 일대를 뒤지는 와중에 어디서 또 길을 잘못 들었는지 한참 북쪽인 안치오에서 헤매다가 돌아오고 말이다. 결국,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게 거짓 정보를 뿌리고 찾은 수색도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렇게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돌아온 바실은 자신을 마지막으로 다른 수색 인력들도 전부다 철수시키고, 공식적으로 거기서 발생한 모든 수색을 종료시켰다. 최종적으로 그녀는 행방불명이라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버린 것이었다. 나는 속이 탔다. 그러나, 바실은 왠지 말로는 유감스럽다고 하면서도, 뭔가 개운한 표정이었다. 그런 바실에게 나는 항의를 섞어서 투정을 부렸다.

 

“아니, 그렇게 마무리하시면 어떻게 해요? 그래도 저희 왕실의 먼 친척 아이인데. 어떻게든 행방을 포기하지 않고 찾아주셔야··· 이 사실을 저는 본국에는 어떻게 전하라고···”

 

“아,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 수색의 책임자가 저였으니, 헝가리 측에 이 사실을 통보하는 것은 제가 직접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네··· 그렇다면 다행··· 응? 뭐라고요?”

 

그리고 얼마 후, 헝가리에서 온 페스트 분가의 사절은 지독하게 난감한 기분을 느꼈다. 제국 측에서 나온 대화 상대가 제국의 공동 황제일 것이라는 것은 도저히 상상도 못한 모양이었다. 사절은 전신 갑주를 입고 투구도 벗지 않고선, 그 안의 어둠 속에서 눈빛만 빛나는 제국의 군신, 혈태자를 조우했고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혈태자는 투구 속에서 울리는 저음으로 그 수색에 대한 결과를 이야기 했고, 사절은 당황하여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내서 혈태자에게 말했다.

 

“그··· 그런 말씀이 어디 있으십니까? 없다니요? 아그네 공녀님의 행방이 불명이라니요?”

 

“그 말 그대로입니다. 제가 직접 그녀에 대한 수색을 지휘하였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그녀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귀국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그··· 그렇게만 이야기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녀를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정, 제국 측에서 그 수색을 더 할 수 없으시다면··· 저희 쪽에서 사람을 파견해서 찾는 것을 허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에 혈태자는 투구 속에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뒤에 서 있던 파라코이모메노스에게 말했다고 한다.

 

“후우··· 환관장님. 아무래도··· 헝가리 측에서는 제가 하는 해명이 마음에 드시지 않는 모양입니다. 하긴, 무리도 아니죠. 다른 사람도 아닌, 제국의 공동 황제인 제가 직접 수많은 인력을 동원하여 수색을 했는데도··· 성과를 내지 못했으니, 이런 반응을 보이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시겠죠. 그저, 별볼일 없는 제국의 공동 황제가 저 위대한 헝가리의 공녀를 찾아내지 못했으니 저런 책망을 듣는 것도 무리는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제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그렇다면, 마땅히 사죄를 하는 것이 도리겠죠?”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럼, 폐하께서는 어떻게 그 과실을 사과하실 생각이신지요?”

 

“제대로 성의를 가지고 사과드려야겠죠. 제가 직접 가서 사과드리겠습니다. 헝가리의 페스트 분가에 가서, 땅에 머리를 조아리고 고개를 숙여 집안의 따님을 찾아내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원하신다면 과실의 대가로 제 팔이라도 하나 드리고 와야하지 싶습니다.”

 

“진심으로 성의가 듬뿍 담긴 사과시군요.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리고, 제가 거기에 한가지 더 조언드리자면··· 이번, 수색의 실패는 단순히 폐하의 과실만이 아닌 제국군 모두의 과실. 그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한 많은 장병들도 그 사과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발칸 방면군의 여섯자리수의 병력을 전부 데려가서 폐하와 같이 사과하라고 명하십시오. 그 정도는 해야지, 우리가 보내라고 한 적도 없는 공녀를 억지로 내밀었지만, 그것을 잃어버리고 못찾아낸 우리의 과실에 대하여 유가족들에게 자그마한 위로가 되지 싶습니다. 총동원령 바로 내릴까요?”

 

“아닙니다!!!!!!!!!!!!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일은 없었던 일로 하겠습니다.”

 

페스트 분가의 사절은 비명을 지르며 제국 최고 존엄의 성심성의를 다한 사과를 괜찮다고 사양하고 달아났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헝가리 측은 더 이상 제국에 대해 그 어떤 의견도 피력하지 않았다. 아이고, 바실아. 너무 대놓고 협박이잖아. 나도 안내키는 일이었고 시녀장님에게 문책당하는 것이 짜증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걸 이런 식으로 나와 버리면 누가 입도 뻥긋할 수가 있다고? 그리고, 뭔가 심적으로 많이 괴로운 상황에서 사라진 그 공녀가 너무 불쌍하잖아? 하지만, 그런 나의 심정은 무관하게 그 일은 더 이상 언급되지 않고 불문에 붙여졌다. 이거, 이렇게 넘어가도 되는 건가 몰라.

 

그래서, 나는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바실에게 그에 대한 일을 슬쩍 말해보았다. 그리고 그런 나의 말에 바실은···

 

“아마도 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랬으면 시신이 발견되었겠죠.”

 

“그럼, 대체 왜 찾을 수 없었던 걸까요? 그렇게 열심히 수색을 했는데···”

 

“흐음. 글쌔요. 어쩌면 등잔 밑이 어두웠던 것인지도 모르죠. 혹시 알아요? 지금 그녀가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그게 무슨 엉뚱한 말씀이세요? 페스트 분가에서 정략결혼의 대상이 사라져서 아직도 한숨만 쉬는 모양인데. 그녀에 대한 수색에 대해서, 제국의 공동황제로서 너무 건성으로 생각하신 것 아니세요? 혹시나 제가 사라지고, 심신미약의 상태로 실종되어도 그렇게 반응하실 건가요?”


그런데 그 말에 먼저 반응한 것은 바실이 아니라 쿠타이였다.


"에엥? 누나가 심신미약? 울프스턴 경이 배틀해머로 전력을 다해 내리쳐도, 다치기는 커녕 욕이나 한바가지 할거라는 누나한테 그런 일이 벌어질리가 없잖아? 그리고 누나 실종되면 찾는 건 간단하지. 누나가 표류한 곳에서 소동이 안일어날리가 없잖아? 어디선가 불바다가 되었다거나, 지옥문이 열렸다는 소문이 들리면 거기 누나가 있겠지 뭐.


그러니, 그런 걱정은 애초에 할 필요가... 응? 으아아아아악!!! 내 머리! 머리는 제발!!! 우리 유목민족들도 귀화하고 나서는 더 이상 변발 안한다고!!!"


"이 자식아!!! 네 모가지 들고 다닐 손잡이로 딱이니, 닥치고 머리 대!!!"


그렇게 내가 찐동생을 참교육하는 와중에 바실이 지나가듯이 대답했다.

 

“음, 글쌔요. 그 질문에 대해서 제국의 공동황제로서는 확실히 대답하기가 쉽지 않네요.”

 

나는 묘하게 그 녀석답지 않게 현실적인 바실의 말에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그의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바실은 공녀를 지킵니다. 그리고 공녀도 바실을 지키죠. 그것만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절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얘가 뭐래는 거야? 나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바실의 낯뜨거운 이야기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더는 이야기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왠지 바실은 흐믓한 표정으로 제노바 방향으로 누군가를 위해 건배하듯이 잔을 들고선 와인을 마셨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의 옆에서 나와 이름이 같은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어느 공녀님이 어디선가 잘 지내고 계시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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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2화는 한때 악플로 멘붕하던 시기에, 진지하게 고려했던 연중용 엔딩중에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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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155-3 +12 22.02.19 630 37 16쪽
324 155-2 +11 22.02.18 593 35 13쪽
323 155-1 +10 22.02.17 613 35 13쪽
322 154-2 +6 22.02.16 618 32 12쪽
321 154-1 +10 22.02.15 641 39 13쪽
320 153-2 +11 22.02.05 728 48 14쪽
319 153-1 +20 22.02.04 645 38 11쪽
318 152-2 +11 22.02.03 635 38 13쪽
317 152-1 +9 22.02.02 652 41 12쪽
316 151-2 +10 22.02.01 636 35 16쪽
315 151-1 +8 22.01.31 679 34 17쪽
314 150-2 +8 22.01.30 678 39 13쪽
313 150-1 +9 22.01.29 659 38 12쪽
312 149-2 +7 22.01.28 657 35 12쪽
311 149-1 +11 22.01.27 683 34 12쪽
310 148-2 +8 22.01.26 661 35 12쪽
309 148-1 +14 22.01.25 699 41 13쪽
308 147-2 +9 22.01.24 671 43 13쪽
307 147-1 +8 22.01.23 713 37 13쪽
306 146-2 +7 22.01.22 686 36 12쪽
305 146-1 +13 22.01.21 696 41 13쪽
304 145-2 +18 22.01.20 739 45 17쪽
303 145-1 +4 22.01.19 662 33 12쪽
302 144-2 +15 22.01.18 715 45 13쪽
301 144-1 +9 22.01.17 713 38 12쪽
300 143-2 +12 22.01.16 697 43 12쪽
299 143-1 +14 22.01.15 705 31 13쪽
298 142-2 +8 22.01.14 700 36 13쪽
297 142-1 +10 22.01.13 688 35 13쪽
296 141-3 +10 22.01.12 718 36 13쪽
295 141-2 +10 22.01.11 673 35 11쪽
294 141-1 +13 22.01.10 708 34 12쪽
293 140-3 +12 22.01.09 757 40 12쪽
292 140-2 +13 22.01.08 728 38 13쪽
291 140-1 +14 22.01.07 736 37 15쪽
290 139-2 +12 22.01.06 706 35 11쪽
289 139-1 +15 22.01.05 718 37 12쪽
288 138-2 +10 22.01.04 756 38 14쪽
287 138-1 +13 22.01.03 770 38 12쪽
286 137-2 +12 22.01.02 812 45 14쪽
285 137-1 +28 22.01.01 994 63 11쪽
284 136-2 +61 20.06.30 2,571 104 26쪽
283 136-1 +14 20.06.29 1,224 50 13쪽
282 135-1/2 +18 20.06.27 1,179 56 16쪽
281 134-2 +12 20.06.26 1,149 59 12쪽
280 134-1 +7 20.06.25 1,171 55 11쪽
279 133-2 +13 20.06.24 1,268 57 11쪽
278 133-1 +22 20.06.23 1,402 54 11쪽
277 132-2 +16 20.06.22 1,229 50 12쪽
276 132-1 +17 20.06.21 1,214 51 13쪽
275 131-2 +16 20.06.20 1,193 47 16쪽
274 131-1 +10 20.06.19 1,213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1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6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7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6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6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8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59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1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6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2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1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2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0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8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6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2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7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0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2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2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4 60 17쪽
246 117-2 +8 20.04.04 1,337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 116-3 +56 20.03.21 1,886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2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9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1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4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237 113-2 +19 20.03.14 1,370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2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2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4 56 16쪽
229 110-1 +11 20.02.28 1,559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8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7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6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6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6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59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3 93 14쪽
219 105-1 +16 20.01.12 1,864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4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1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6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3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5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4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89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2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1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3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1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7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6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0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5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1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1 96 16쪽
195 92-1 +15 19.11.15 2,398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2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0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8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4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7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2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2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8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5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5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0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2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0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2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1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3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3 86 17쪽
177 83-1 +17 19.09.01 2,730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5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8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5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19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2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2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4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2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5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7 75 15쪽
166 78-1 +4 19.07.24 2,268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1 80 17쪽
164 77-1 +2 19.07.20 2,390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6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8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2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7 117 20쪽
159 75-1 +21 19.06.21 2,649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0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3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1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5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3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7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2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6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1 96 15쪽
149 70-2 +9 19.06.08 2,650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6 9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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