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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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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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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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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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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75-1

DUMMY

며칠 후 항복한 조지아 병사들과 섬멸한 체첸 병사들을 수습하고, 왕궁의 난장판을 정리한 바실은 감금된 타마르를 만나러 우리 일행과 함께 내려갔다. 유감스럽게도 앙리는 그 자리에 없었다. 뭔가 칭찬받을 거리가 생긴 마리아 부인 덕분에 반쯤 송장이 되서 나자빠졌다고 전했다. 나는, 왠지 피부에서 광까지 나는 듯한 좋은 컨디션으로, 아침에 신나게 알리 집사의 지도로 줄넘기를 하는 마리아 부인을 보면서 앙리에게 깊은 동정심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우선이겠지. 나는 바실을 따라 타마르가 감금된 방으로 향했다. 타마르는 트빌리시 왕궁에 나름 좋은 방에 귀빈 자격으로 감금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방에 탈주를 못하게 설치된 철창이 되려 어색해 보일 지경이었다. 그 철창 너머에서 타마르는 분노한 표정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바실이 그녀의 앞에 철창 너머에 서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승리의 희열에 가슴이 뿌듯한 모양이지, 바실? 그래, 칭찬받을 만 하기는 했지. 부상병과 하인들 300명을 데리고 다섯배나 많은 병력을 상대로 방어전을 완벽하게 지휘하다니. 제국의 군신이나 혈태자라는 별명이 카드쳐서 따낸 건 아닌 모양이네.”


“아, 네··· 그거 카드가 아니라 선짓국 끓이다···”


다행스럽게도 타마르는 바실의 한심한 말을 듣지 않고 바로 자기 말만 이어갔다.


“하지만, 아직 승리했다고 희희낙낙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그래, 나는 패배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해방군이 다 패전한 건 아니야. 아직, 체첸과 알라니아는 우리 영역이고, 거기에는 전에 후방으로 뺀 다비트 숙부가 이끄는 알라니아 기병대가 있어. 그러니, 아직 조지아 해방군은 패하지 않았어.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그 험준한 캅카스 산맥을 배경으로 비정규전을 치를 각오는 되어있겠지? 제국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그곳에서 너는 처절한 고통에 몸부림치게 될거야. 전쟁 아직 끝나지 않았어. 나를 그토록 모욕 준 대가···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야.”


그녀의 말에 바실은 잠시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바실은 그녀에게 깊이 고개를 숙인 다음 말했다.


“우선 여왕님에게 사과드립니다.”


“모욕에 대한 사과라면 이미 늦었어.”


“아뇨, 모욕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협상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입니다. 울프스턴 경 모시고 들어오세요.”


“뭐? 협상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라니? 그게 무슨··· 어? 다··· 당신은 다비트 숙부님?!!! 당신이 왜 여기에?!!!”


타마르는 울프스턴의 손에 떠밀려 들어오는 다비트 대공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그리고 울프스턴 경과 바실은 대단히 민망한 표정으로 서로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울프스턴 경이 돌아오셨군요? 갑자기 무슨 일이십니까? 제가 조지아와의 협상 조건에 의거하여 후방에서 대기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갑자기 거기서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나요? 왜 연대장님과 소수 병력만 트빌리시로 돌아오신··· 에엥? 같이 오신 분은 설마··· 타마르 여왕의 숙부인 다비트 대공이시잖아요? 아니, 울프스턴 경 뭐가 어떻게 된 일이신가요?”


“그건 제가 묻고 싶습니다, 태자님!!! 대체 왜 대기 장소를 여기로 지정하신 겁니까?!!! 전선 후방에서 대기하라면서요? 그리고 대기 장소는 기밀로 유지해야 해서 지도에 찍어주신다고 하셨고. 그래서, 지도를 펼쳐보니, 왜 대기해야 하는 장소가 도착해보니 캅카스 산맥 동북쪽에 그로즈니 인건데요? 적진 한복판이잖아요? 그것도 경로도 되게 복잡하게 그려놔서, 절벽에서 뛰어내려야 도착하는 기상천외한 길로 가게 만들어 놓고!!! 개고생해서 험준한 산악지형을 돌파했더니, 난데없이 적진 한복판에 한밤중에 떨어지는 바람에, 사정을 이야기할 틈도 없이 교전이 벌어졌고, 애들도 흥분해서 통제가 안되서 죄다 박살내고 거길 점거해 버렸단 말입니다.”


“에엑? 지금 그럼 그로즈니를 점거하고 거기 주둔하고 있던 알라니아 기병대를 섬멸시켜 버렸다는 말씀이세요? 아니, 그거 완전 협상 부속조건 위반인데? 이걸 어쩜 좋아!!! 제가, 언제 그로즈니로 가라고 지시했다고 그러세요? 저는 틀림없이 캅카스 산맥 서남쪽에 트레비존드로 후방 대기하라고 지시했다고요. 지도 보세요. 여기 그려놓은 경로, 틀림없이 캅카스 산맥 서남쪽이잖아요?”


그걸 본 나는 입이 딱 벌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야, 이···


“태자마마. 지도 꺼꾸로 드셨어요.”


“어라? 이거 여기가 위였어요? 왠지 지형이 좀 이상하더라. 그럼 이걸 뒤집어 보면··· 아! 그로즈니네. 이게 왜 여기에 있지?”


다비트 대공의 입에 재갈이 물려있다는 사실에 안도해야 했다. 입을 열수 있었다면 그 입에서 무슨 쌍욕이 나올지 짐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오늘 아침에 체첸을 기습 점거하고, 하는 수 없이 병력을 배치해 알라니아도 점거하러 간 베오울프 연대 덕분에 우리가 트빌리시에서 옥신각신 하는 사이에, 조지아 해방군의 근거지는 이미 털린지 오래였던 것이다. 어흑, 뒷목 땡겨. 바실이 또 바실했어!!! 아무튼, 그리하여 승전은 승전이고, 성실한 바실은 협상의 약속을 깨먹은 것에 대해 타마르에게 정중히 사과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바실의 사과를 타마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망할 자식들!!!!!! 나를 속였어!!! 나를 기만했어!!! 바실, 네가 어떻게 감히 나에게 이럴 수가 있어!!! 그렇게 지독하게 나를 짖밟아야 속이 시원했니? 그래, 이제 완벽한 제국의 승리로 끝났으니 축하해야 겠구나.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으니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그래, 죽여라!!! 나를 죽여서 네 완벽한 승리에 마지막을 장식해라. 조지아의 타마르를 죽여서 역사에 길이길이 기록되거라. 하지만, 절대 잊지 마라. 조지아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내가 너희들을 저주할 것이다. 내가 죽어도 그 저주만은 영원히 남아서 언젠가 반드시 제국을 파멸시킬 것이다. 나의 이름은 영원히 복수의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영원히!!!”


타마르의 지독한 저주에 사람들은 철창 너머에서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 바실은 그녀에게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우리 일행은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우리는 우려하던 고민에 휩쌓였다. 연이어 벌어진 회의에서 군의 참모들과 사절단의 고문들은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였다.


“전쟁으로만 보면 완벽한 승리인데, 정치적으로는 상당히 골치아픈 결말입니다. 현재 제국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결론은 조지아가 협조적인 입장에서 제국의 종속국으로 들어오고, 그에 대한 적정한 자치를 부여해 캅카스 지역를 안정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동 황제 폐하를 포함한 사절단도 파견된 것이고요. 그런데, 지금 이 어처구니 없는 압승의 결과로 적의 전력은 와해시켰지만 되려 정치적으로는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제국의 협력에 주체가 되어야 할 타마르 여왕은 제국에 분노로 길길이 날뛰고 있죠. 그렇다고 정말로 그녀를 제거하고 다른 구심점을 세우려고 해도 조지아인들이 따를리가 만무하죠. 결국 반란이 재개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타마르 여왕을 내버려 둘수도 없습니다. 그녀는 조지아 독립의 상징이자 옛 영광의 후계자이긴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조지아 내부에서 상당한 반감도 산 상황입니다. 지난 전쟁에서 조지아 해방군에 입은 피해 덕분에 제국에 우호적인 인사들은 여왕에게 반감을 가지게 되었죠. 거기에 그녀가 막판에 저지른 트빌리시 방화와 시가전도 그것을 부추기는 것에 한몫했습니다. 그리고 제국에 미끼로 버려진 체첸인들과 베오울프에게 기습당해 와해된 알라니아인들도 여왕에 대해서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그녀의 입장은 조지아에서 마냥 안정적인 것도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그녀를 죽일수도 살릴수도 없는 미묘한 입장에 서있습니다. 죽이면 그녀는 조지아 독립전쟁의 희생자로 영원히 기억되며 반란의 불씨를 계속 남겨두게 될 것이고, 살려도 우리 측에 이로울 것이 없으면서 조지아 내부의 친 제국파 인사들의 반발만 유발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조지아의 혼란은 이어질 것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실은 머리를 쥐어 싸맸다. 그냥 적을 때려잡는 것이라면 상황과 조건에 무관하게 앞장서서 싸움에 임하는 혈태자님이시지만, 이런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역시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바실이 이러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바실이 아니더라도 그 누가 와도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이다. 어떤 선택을 하던 같은 결론이 나오는 상황이라니.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가 궁극적으로 조지아를 안정적으로 제국에 편입하기 위한 것임을 생각해 보면 이 상황은 임무 실패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대체,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할까? 나는 해법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시간만 길어지는 회의를 보며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잠시 머리를 식히면서 기분전환이라도 하면 상황이 나아지려나? 나는 그런 생각이 들어 마리아 부인에게 회의실에 다과를 부탁한다는 요청을 하였다. 마리아는 그런 나의 부탁에 흔쾌히 승낙하면서 직접 티테이블을 가지고 회의실로 들어와 고뇌에 빠진 참모들과 바실에게 안주인으로서 접대를 하여 주었다. 그런 그녀에게 바실이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머리가 복잡해서 잠시 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마침 잘됐군요. 하지만, 하인들도 없이 이렇게 손수 하시는 수고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별 말씀을··· 이곳의 안주인으로서 당연한 도리입니다. 이번 방어전에서 수고해준 하인들은 전부 휴가를 줬으니, 이런 일은 응당 제가 해야 하는 것이 맞겠지요. 근데··· 무슨 고민이 이렇게 여기 오신 손님들을 괴롭게 하시나요?”


“아, 그게 말입니다···”


바실은 마리아의 질문에 차를 들면서 간략하게 우리가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던 마리아는 잠시 뭔가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잠시만요··· 그런데 지금 막 떠오른 생각인데요, 원칙대로 따지고 보면 타마르 여왕의 신변에 대한 결정은 제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원래, 전쟁터에서 포로의 권리는 그 포로를 잡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잖아요?”


갑자기 뜬금없는 마리아의 말에 사람들이 당황하였다. 어라? 그러고 보니··· 그 말이 맞기는 하네. 타마르를 붙잡은 것이 마리아니깐, 엄밀히 말하면 타마르의 처우에 대한 결정권은 마리아에게 있는 것이 맞지. 바실은 머리를 긁적이며 일단 동의를 표했다.


“일단, 그렇기는 하네요. 네, 맞습니다. 타마르 여왕에 대한 권리는 마리아 부인에게 있음을 인정합니다.”


“아, 그런가요? 그렇다면 잘됐네요. 그럼 여러분, 그녀에 대한 일을 저에게 한번 맡겨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제가 한번 그녀를 설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좌중은 다시 한번 당황. 아니, 당황을 넘어서서 황당. 아니, 이 언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지? 미모에 재산에 혈통에 건강에···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머리만은 텅비어서 주님이 진정 공평하심을 증명하신 이 여자가 뭔가 생각을 한다는 사실에 기이함보다 두려움이 앞섰다. 그리고 바실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설득을 하시겠다고요? 뭘 어떻게 말씀이신가요? 지금, 타마르 여왕님의 상태는 상당히 분노하신 상황이라 대화 자체가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닌, 부인에게는 특히 병사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게 만든 일로 더 분노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대화가 쉽지 않으실 것 같은데요?”


“아, 네··· 확실히 쉽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녀는 저뿐만이 아니라, 제 부군에게도 격심한 증오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설득해보고 싶어요. 그녀와 서로 주먹을 맞대면서 알게 되었어요. 그녀가 그렇게 분노와 증오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그녀가 이 세상에 좋은 면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이에요. 그녀는 아직 여왕이라는 무거운 왕관에 짖눌려 허우적 거리면서도 거만한 흉내를 내는 풋내기 소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아··· 대체 왜 모르는 걸까요? 왕위니 황위니 하는 것들은 다 사람에 그리 크게 중요한 것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이 세상은 증오와 분노만을 가지고 누군가와 싸우면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녀가 괴물이라 부르며 지독하게 증오하는 제 부군이 얼마나 멋지고 사랑스러운 사람인지도요. 저는, 그것을 그녀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요. 그녀가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이 세상은 사실 상냥하고 따뜻하면서, 그녀를 사랑으로 감싸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바실의 표정이 뭔가 생선 대가리 스튜라도 본 것 같이 변했다. 그리고 바실 뿐만이 아니라 나를 비롯한 전원이 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여? 나는 중간부터 해석조차 잘 안되는 그녀의 말에 하마터면 찻잔을 떨어뜨릴 뻔 했다. 우와··· 이 여자 머리 속에는 대체 뭐가 펼쳐져 있는 거냐?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그녀의 정신이 꽃밭으로 가는 이야기에 다들 할말을 잃었다. 그러나, 의외로 그녀의 제안을 수용되었다. 어차피, 다른 대안도 없었기에 거절할 이유도 없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왠지 나를 보며 자신이 있다는 듯이 파이팅 포즈까지 한번 해보이고선, 여왕의 방으로 가는 마리아를 보면서 억지로 웃음을 짜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깊은 탄식이 나왔다. 하이고, 이 언니야. 지금 상대는 댁이랑 지옥의 꼽추를 죽이고 싶어서 환장한 캅카스의 암사자라고. 그런 상대 앞에서 그런 이야기가 통할 것 같으냐? 이게 무슨 뜬금없는 그냥 둘이 XX해! ···도 아니고. 여왕을 더 분노하게 만들 것은 확실하겠네. 나를 비롯한 참모들은 다들 비슷한 생각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음날···


“응기이이이이잇!!!, 세상에 이렇게 좋은 것이 있었다니··· 인생 절반 손해봤어!!!!!! 마리아 형님. 세상은 정말로 아름답고,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는 것이었군요.”


“네에. 이제야 눈을 떴군요. 타마르 동생. 거봐요. 내가 분명히 좋아하게 될거라고 했잖아요.”


우리들은, 뭔가 씌인 것을 털어낸 듯 눈빛이 초롱초롱해져서 한결 표정이 화사해진 타마르 여왕이 뭔가 감동한 듯한 표정으로 하늘을 우러러 보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서 그녀와 마치 친자매처럼 다정하게 같이 먼곳을 바라보는 마리아 부인을 보았다. 그리고 조금 거리를 두고 뭔가 반쯤 폭행당한 것 같은 모습으로 바닥에 엎어져 부들거리는 앙리도 보았다. 그리고 도무지 이걸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알수가 없었다. 아니 거의 반쯤 얼어붙어 버렸다. 그리고 골골대던 앙리가 죽을 힘을 다한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야, 이 미친 여편네야!!!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정신 나갔어?!!! 대체, 왜 침대에 저 암캐 여왕년을 들이밀어?!!! 그리고, 깜깜한 곳에서 사람을 다짜고짜 덮치게 교사하냐고?!!!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야!!!”


그러나, 분노로 이글거리는 앙리의 말에 마리아는 오히려 감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아··· 나의 앙리. 그렇게 화내지 말아요. 우리 아기고양이가 겁먹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것이 다 잘되었으니깐요. 우리 타마르 동생을 차분하게 설득하였어요. 무의미한 싸움과 폭력보다는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삶이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제 말에 반발하던 동생이었지만, 제가 끈질기게 마음을 열고 설득하니, 결국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주었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자신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났지요.


저는 그녀의 그런 변화가 너무 대견하고 사랑스러워서 앞으로 서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함께 나누는 자매가 되기로 결정하였답니다. 동생은 저와 자매가 되고 나서, 지금까지 그녀를 저주처럼 붙잡고 있던 전쟁을 포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녀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목표였지만 무의미한 것을 홀가분하게 털어버린 거죠. 대단하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그런 동생에게 부끄럽지 않게 제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동생과 함께 나누겠노라고 약속했어요.”


누구 저 언니가 하는 말 해석가능한 사람 손! 하지만 아무도 들지 않을 것 같기에 나는 물어보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제는 해석불가에 궤변을 넘어서서 광기마저 느껴지는 그녀의 말에, 앙리는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그게··· 나냐?”


“물론이죠. 아아아··· 나의 사랑스러운 앙리. 좋은 밤 되셨나요? 부디 그러셨기를 바래요. 그리고, 동생은 어땠나요? 좋은 밤을 보냈나요? 아직도 동생에게 그 이가 추악하고 증오스러운 괴물인가요?”


“그럴리가요? 그 동안의 제 어리석음에 대해서 너무나 후회가 될 정도에요. 아아아··· 너무나 황홀한 밤이었어요. 이렇게 좋은 것을 여태까지 모르고 살았다니. 정말로 인생을 헛살았어. 그리고, 앙리님. 너무 멋지셔요. 겉모습만 보고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당신을 모욕한 것을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릴게요. 그리고, 이제부터 언니의 말대로 당신을 섬기고 순종하면서 살도록 하겠습니다. 조지아 따위는 알게 뭐야. 그냥 저는 당신만 있으면 충분해요. 이제부터 잘부탁드립니다.”


“자··· 잠깐만.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잘 부탁한다니 뭘? 그리고,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너희 두 년들이 지금 무슨 짓을 벌이려고 하는 거야?!!!”


그리고 창백해진 앙리의 질문에 마리아가 아주 명랑하게 개소리를 지껄였다.


“처첩동맹이요! 데헷, 월수금은 제가, 화목은 동생이··· 그리고 주말은 같이 하기로 했어요. 앞으로는 저와 동생이 같이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어떠세요? 이제 우리 셋이 다같이 행복하게 살아요. 동생, 그렇게 해줄 수 있지?”


“네, 언니 말을 따르겠습니다. 앙리님.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야, 이 쌍으로 미친 것들아!!! 니들 맘대로 장애인 성추행 하지마!!!!!!”


이 끝을 알수 없는 지옥의 현실 구현은 결국 앙리의 절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앙리가 절규를 하든 말든, 척추가 나가든 말든, 쥐어 짜이던 말든··· 상황은 물리적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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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144-2 +15 22.01.18 715 45 13쪽
301 144-1 +9 22.01.17 713 38 12쪽
300 143-2 +12 22.01.16 697 43 12쪽
299 143-1 +14 22.01.15 705 31 13쪽
298 142-2 +8 22.01.14 699 36 13쪽
297 142-1 +10 22.01.13 687 35 13쪽
296 141-3 +10 22.01.12 718 36 13쪽
295 141-2 +10 22.01.11 673 35 11쪽
294 141-1 +13 22.01.10 708 34 12쪽
293 140-3 +12 22.01.09 757 40 12쪽
292 140-2 +13 22.01.08 728 38 13쪽
291 140-1 +14 22.01.07 735 37 15쪽
290 139-2 +12 22.01.06 705 35 11쪽
289 139-1 +15 22.01.05 718 37 12쪽
288 138-2 +10 22.01.04 756 38 14쪽
287 138-1 +13 22.01.03 770 38 12쪽
286 137-2 +12 22.01.02 812 45 14쪽
285 137-1 +28 22.01.01 994 63 11쪽
284 136-2 +61 20.06.30 2,571 104 26쪽
283 136-1 +14 20.06.29 1,224 50 13쪽
282 135-1/2 +18 20.06.27 1,179 56 16쪽
281 134-2 +12 20.06.26 1,149 59 12쪽
280 134-1 +7 20.06.25 1,171 55 11쪽
279 133-2 +13 20.06.24 1,268 57 11쪽
278 133-1 +22 20.06.23 1,401 54 11쪽
277 132-2 +16 20.06.22 1,229 50 12쪽
276 132-1 +17 20.06.21 1,214 51 13쪽
275 131-2 +16 20.06.20 1,193 47 16쪽
274 131-1 +10 20.06.19 1,213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1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6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7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6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6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7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59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1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5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2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1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2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0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8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6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2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7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0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1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2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4 60 17쪽
246 117-2 +8 20.04.04 1,337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244 116-3 +56 20.03.21 1,885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2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8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0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4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237 113-2 +19 20.03.14 1,369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1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2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4 56 16쪽
229 110-1 +11 20.02.28 1,559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8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7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6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6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6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59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3 93 14쪽
219 105-1 +16 20.01.12 1,863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3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1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6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3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5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4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89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2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1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2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0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7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6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0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5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1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0 96 16쪽
195 92-1 +15 19.11.15 2,398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2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0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8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4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6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2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1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7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5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4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0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2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0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2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1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2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3 86 17쪽
177 83-1 +17 19.09.01 2,730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4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7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5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19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2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2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4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2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5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7 75 15쪽
166 78-1 +4 19.07.24 2,268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1 80 17쪽
164 77-1 +2 19.07.20 2,389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6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7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2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7 117 20쪽
» 75-1 +21 19.06.21 2,649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0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3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1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5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3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6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2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6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0 96 15쪽
149 70-2 +9 19.06.08 2,649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6 9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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