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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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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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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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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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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83-1

DUMMY

조지아에서 크림으로 이어지는 뒷목 잡고 싶은 흑해 여정을 마치고 콘스탄틴노플로 귀가했다. 하지만, 벌여놨던 일이 하도 수습불가 수준의 대형사고들이라서 한동안 제국은 물론 나 역시도 그 일에 대한 여파와 수습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우선, 내 개인 신상부터 이야기 하자면, 일단 한동안 나는 공동황제 살해 공모죄로 처벌을 받았다. 선고된 형은 4주 투옥. 투옥 장소는 황궁에 있는 전에 황후 마마께서 베니스 건으로 셀프 폐위하고 틀어박히셨던 그 방이었다.


바실은 그것이 내가 자신을 살리려 한 극단적인 방법이었다고 변호했지만, 나는 그에 대해 죄를 청했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이실직고하고 벌을 받아두는 것이 나중에 뒷탈이 없을 테니. 다행스럽게도 이 정도 엄청난 황실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판사가 나에게 있어서 더 없이 만만하기 그지 없는 사람이어서 나는 차라리 그러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역시 내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판결했다.


“킥킥킥··· 그 녀석 한번 정신 번쩍 들게 해줬다고? 전에 내가 황제되던 시기에 고생했던 거 한번 겪어보고 지 아부지 대단한 거 좀 배우라고 말이지? 잘했어. 암, 그래야지. 그래야 부모 고생한 것도 좀 알지. 응? 그에 대해서 처벌해 달라고? 하이고. 뭘 그런 걸 가지고 처벌까지··· 정 맘에 걸리면 전에 유도가 들어갔던 방에 들어가서 한 석달 쉬고 나와. 출장 다녀와서 수고 했으니 자택 휴가라고 생각하고.”


에휴··· 이런 걸 정말 황제라고. 나는 긴장감 없는 걸로는 아마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최강일 니케포루스 황제의 선고에 할말을 잃었다. 참고로, 전에 황후 마마께서 셀프 감금되셨던 방, 지금 황궁 앞마당 마구간 개조 저택의 내 다락방보다 크고 훨씬 호화롭다더라. 그나마 감금 3개월도 군부에서 크림 사태 이후 현기증 난다고 징징거려서 조기 출소. 제국의 차기 후계자가 죽을 뻔 했는데 겨우 이것만 해도 되는 거냐? 그리고, 그런 황제의 설렁설렁하는 태도는 유목민족들의 원로와 접견을 한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천한 초원의 무리가 감히 제국의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아따, 영감님들 거 허리 아프게 바닥에 비비적대지 말고 퍼뜩 일어나소. 나이도 묵을만큼 묵고선 그카이 안해도 된다 아입니까. 황제고 나발이고 됐고,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믄 밥이나 먹읍시더. 어서 들어보니, 그 동네서 허르헉(보르차를 꿇은 고기국)이 맛이 직인다 카데요? 함 끓이 보소. 맛이나 함 보입시더. 술은 마 내가 낼 테니 영감님들은 국이나 함 끓이보소. 뭐하노? 바실아. 카밀라야. 물 끓이고 술 가져 온나.”


“오오오··· 지고한 제국의 황제께서 우리같이 천한 초원의 백성들을 이리 격의 없이 대해주시다니. 아들 황제께서 위엄과 용기가 있으셨다면, 부친 황제께선 소박함과 인자함이 있으시도다. 마치, 한고제의 풍모와도 같으시군요. 그런 황제 폐하를 섬기게 된 것이 우리 일족들에게는 크나큰 복이옵니다. 저희들을 받아주셔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성은은 무슨. 그런 말 집어치고 마 퍼뜩 국이나 함 끓이보소. 음, 근데 그카고 보니, 영감님들 일족들 총체적으로 부를라면 뭐라고 부르면 좋겠소? 계속 유목민족이니, 초원의 백성이니, 말에서 내리지 않는 자니 라고 부르는 것도 그렇고··· 다 모아서 부를 이름이 좀 있어야 할 것 같은디. 그러고 보니, 원래 거기 사람들 타타르라고 마이 부르지 않던가?”


그러자 황제의 말에 장로들은 조금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서 잠시 후 그들이 대답하였다.


“황공하오나 황제 폐하. 타타르라는 이름은 현 시점에서는 킵차크 칸국의 주도권을 손에 넣은 무슬림 투르크 계열들을 부르는 이름이옵니다. 그들에게 박해 받아 추방당한 우리를 그렇게 부르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들과 구별되는 다른 이름이 필요할 듯 하옵니다. 더 이상 그들에게 얽매이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를 명명할 새로운 이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황제 폐하께서 저희에게 이름을 하사해주실 순 없으실지요?”


“흠. 그럼 뭐, 킵차크에 얽매이지 않는 자라는 의미로 카자크(Qazaq)라고 부릅시더. 크림과 우크라이나에서는 거기 발음으로 코삭이라고 부를라나? 뭐, 암튼 그 이름은 어떻겠소?”


“황제 폐하께서 하사하신 그 이름이 이제 저희들의 이름입니다. 이제 저희는 카자크입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국의 간은 어느 정도로 맞출까요?”


“구수하게 함 해보소.”


그렇게 킵차크에서 추방된 유목민족들은 황제의 성의없는 작명 센스로 지어진 이름을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삼았다. 음, 그런데 대충 성의없이 지은 이름 치고는 뭔가 되게 뒷맛이 심상치 않은 기분이 드네. 뭔가, 역사적으로 되게 유명해질 것 같은 이상한 기분도 좀 들고. 아무튼, 그런 나의 기분과 무관하게 그들 유목민족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새로 정립하고, 제국이 세운 그들의 특기를 군사 분야가 아닌 민간 인프라에 활용한다는 지침에 따라 순식간에 제국 전역으로 거주 환경을 넓히고 퍼져나갔다.


그래서, 그 많은 백성들이 한꺼번에 제국에 몰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군부에서 흡수한 그들의 전력은 3만 이하. 그나마도 단일 편성은 별로 없이 몰다우와 크림의 곳곳에 요충지에 기병 전력 지원을 요구하는 곳에 흩뿌려놔서 가시적으로는 전력의 증강이 미미할 정도였다. 병력 증강이 두드러진 곳이라고 해봤자 왈라키아와 몰다우를 장악한 왈라키아 테마군 정도? 그래서, 블라드 대공은 본국에서 보내준 전력 증강에 대한 감사와 합류하게 된 카자크 인들에 대한 환영의 편지를 보내었다.


“황혼보다도 빨리 초원을 가르는 자여. 내 몸에 흐르는 사냥꾼의 피보다 더 사냥에 능숙한 자여. 위대한 제국을 세운 그대의 이름을 걸고 나 여기서 제국에 맹세한다. 우리의 앞을 가로막은 모든 제국의 적들에게, 그대들과 내가 힘을 합쳐 위대한 제국의 힘을 보여줄 것을. 드래곤··· 이 아니고, 카자크 경기병대!!! 웰컴 투 왈라키아!!!”


뭔가, 붉은 머리 여자 마법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고 갔다나. 이런 내용은 왜 보고서에 적힌 거야? 아무튼 그렇게 카자크로 명명된 초원 백성들의 제국 합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초기에는 과거 로마가 겪었던 고트족과 반달족에 의한 서로마 멸망을 연상하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의회에서 황실파가 다수가 되어 그 견제를 방어하고, 과거와는 달리 철저하게 그들을 민간 부문으로 수용한다는 황후 마마와 7개 악마의 정책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분산과 흡수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흡수된 카자크인들의 제국 내에서의 생활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빠른 기동력과 강한 생활력, 그리고 목축에 대한 전문 지식과 고유의 문화는 제국 내부에서도 상당한 내적 역량을 향상시켰고. 행정 조직은 전에 조반니 도리아의 말처럼 그들을 혹사에 가깝게 적극 활용하였고, 그들도 제국 내에서 빠른 기반 마련을 위해 성심성의껏 일했다. 그리고, 기존에 경제적 영역과 겹치지 않는 그들의 특기를 통해 만들어진 분야는 제국에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그러한 카자크인들에 의한 제국의 사회 변화는 일종의 트렌드가 되어 그것에 대해서 역사는 이렇게 기록하였다.


“이전에 유럽의 경제가 붉은 바다(홍해)에서 온 유태인들에 의해 주도되었다면, 새로운 유럽의 경제는 푸른 늑대의 바다에서 온 카자크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제 붉은 바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푸른 바다, 블루오션의 시대다.”


역시나 뭔가 되게 앞서가는 단어 사용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뭐, 그런 사소한 일은 하도 바빠서 나는 머리 속 저 편으로 치워두기로 결정했다. 그거 말고도 신경 쓸 일은 많았으니깐. 왜냐하면 그들의 편입이 다 좋은 결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상황도 벌어졌는데,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역시 크림에서 제국 측에 합류를 거부한 자들이 동쪽으로 길을 떠나다 일부가 조지아로 향했고, 거기서 결국 무력 대결이 벌어진 것이었다.


전체 인원의 2할 정도여도, 사나운 장정들의 구성비가 높은 무리여서 초기 보고에서는 제국은 상당히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 다른 곳도 아닌, 반란을 진압하고 방어선을 체첸까지 확대한지 얼마 안된 조지아였으니깐.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그들의 상황은 전화위복이 되었다. 조지아는 크림 라인보다 더 무시무시한, 카프카스 산맥 방어선을 무기로 삼아 그들의 공격을 방어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그들의 공세에 얼마 전 반란을 진압당해 통합의 진통을 겪고 있던 현지 병력들은 강한 단결의 계기를 만났다.


최초 공격의 목표가 된 체첸의 방어를 위해 포로가 된 체첸인들을 석방하였고, 그것을 테마군과 항복한 해방군, 알라니아 기병대와 본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있던 베오울프까지 힘을 합쳐 대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들 제국에는 어이없는 상황들로 인해 털리기도 했지만 용맹함과 사나움을 갖춘 그들의 공동 대응으로 조지아에 침공한 카자크인들의 분파는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런 조지아 방어전에서 가장 크게 활약한 것은 의외로 타마르 여왕이었다.


“끼요오오오옷!!! 전부 나를 따라서 우익으로 파고든다! 조지아 테마군 소속 구 조지아 해방군, 신 바그라티온 근위연대!!! 나를 따라서 적의 측면을 공격하는 거다. 이것으로 승리는 우리 쪽으로 넘어온다. 다들 돌격!!! 이 공격이 성공하면 앙리님이 우리를 인정해 주실거야. 아앗!!! 저기를 봐. 앙리님의 부대도 도착했어. 꺄아아아악!!! 앙리님이 날 보셨어. 오늘 밤 나를 침대로 인도해 주실꺼야!!! 8중대! 8중대!!! 나를 따르라.”


그렇게 타마르 여왕은 카자크 분파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큰 공을 세워서 지난번 벌인 반란에 대가를 청산하고, 신변과 권리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것을 돌려받는데 성공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타마르 여왕은 그보다는 다른 잿밥에만 환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조지아는 승리 후에 상당히 정국을 안정시키는 것에 성공하고, 엄청난 무훈을 세울 수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앙리 콰지모토는 더 크게 분노로 날뛰면서 나를 향해 통렬한 저주를 날렸다고 한다. 내 탓 아니라고, 망할 꼽추 색꺄!!!


아무튼 그런 결과로 인해 카자크에서 분리된 분파에 대한 우려도 종식되었다. 대부분의 분파는 조지아에서 포로로 잡혀 종군형을 받고 군에 흡수되거나 제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사회 인프라 인력으로 흡수되었다. 뭐, 대우는 먼저 귀순한 쪽보단 훨씬 나빴지만. 그래도 퉁기스 장로와 바이갈 경이 다시 한번 고개를 조아리며 선처를 구한 덕분인지, 포로로 잡힌 그들은 큰 불만을 드러내지는 않고 얌전히 제국에 순종하기로 한 모양이다. 덕분에 조지아에서도 상당한 전력 보강과 정국 안정이 이뤄졌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크림은 원래대로라면 자신이 누렸어야 할 대승의 영광을 조지아가 누리는 것을 보고 완전히 망연자실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동시기 본토의 조사관들이 현지 은닉 재산을 몰수하는 것을 보았다. 거기다 카자크 경기병대가 주요 요충지에 배치되고, 일부는 크림 라인 너머 드네프르강 초원 지대를 점거하려 전진배치되는 걸 보며 제대로 환장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네 목숨줄이 걸려있는 에스크로우는 결국 봉인은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고스란히 담긴 채로 귀중품 상자에 보관되서 황궁으로 보내지는 것을 망연자실하게 볼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속에 열불이 나고 환장할 것 같은 기분임에도 그걸 누구한테 내뱉지는 못하고 끙끙 앓다가 홧병으로 세상을 뜨는 사람들도 상당수 나왔다나 뭐라나. 그리고 아마도 이구동성으로 누군가에 대해 악랄한 저주가 퍼부어 졌을 것이라는 것은 듣지 않아도 확실해 보였다. 요새는 왠지 동쪽에서는 내 뒷다마만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야. 아니, 기분이 아니고 현실일지도.


아, 그리고 내 주변에 있었던 일 중에서는 또 한가지 특기할만한 것도 있었다. 그건 바로, 쿠타이에 대한 처우 문제였다.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바실은 그 아이를 황실에서 받아들이기로 하며 동생으로 삼았다. 왠지 상황은 다르지만 인질이라는 관점에서 나와 크게 입장 차이가 없어서인지 나도 그 아이에게는 연민이 갔고, 그리고 나름 살가운 태도로 나에게 영문 모를 존경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오는 아이가 싫지 않았다. 그래서, 바실처럼 동생으로 대해주기로 마음 먹었는데, 그러려고 하니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유도키아 황후 마마. 황궁에서 볼모로 데리고 있던, 동생으로 데리고 있던, 아이를 데리고 있으려면 황후 마마의 허락을 받아야 할텐데, 전에 내가 겪은 황후 마마의 까칠한 시험을 생각해보면 그 아이가 과연 괜찮을지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황후 마마는 바실이 그 아이를 허락도 없이 동생으로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를 곱게 듣지 않으셨다.


“누구 마음대로 부콜레온 황궁에 사람을 들이는 걸 제 맘대로 결정해!!! 그 녀석이 누구야?!! 당장, 데리고 와서 내 눈앞에 대령해.”


그리고 곧 쿠타이는 황궁으로 부름받아 황후의 앞에 대령해야 했다. 수많은 바랑기안 근위대원들이 도열한 살벌한 분위기에 서슬퍼런 황후 마마께서 무시무시한 태도로 기다리는 자리에 말이다. 많이 익숙해졌지만 그럼에도 적응이 되지 않는 그 상황을 보며 나는 마음 속으로 행여나 쿠타이가 졸도하지 않을까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쿠타이는 조금 놀란 표정이지만 홀로 황후 마마를 알현하는 곳에서 침착하게 행동했다.


“황후 마마를 뵈옵습니다. 쥬르첸족의 쿠타이라고 하옵니다.”


“네가, 바실이 어미의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거둬들인 아이더냐? 나는 유도키아 황후다. 사람들은 나를 베니스의 독거미니 사탄의 아내 리리스라 부르지. 그만큼, 괴팍하고 잔혹하며 무자비한 것이 바로 이 몸이니라. 사람들은 나를 로마 제국에 있었던 그 어떤 황후보다도 악독한 황후라고 부르지. 네가 감히 이런 나의 황궁에서 내 법도에 따라 사는 것을 감당할 수 있겠더냐?”


명백하게 추방에 가까운 황후의 협박이었다. 그 서슬퍼런 이야기에 나조차도 오한이 들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런 황후 마마의 말에 쿠타이는 조금 떨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대꾸하였다.


“감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옵니다. 이곳 콘스탄틴노플에 와서 보니 백성들의 삶이 윤택하고 활기가 넘쳐보였고, 도시의 곳곳에 풍족함이 넘쳐남을 보았습니다. 스승님께서 가르치시길 혹독한 정치는 호랑이보다도 무섭다고 하였는데, 이곳의 백성들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보아, 황후 마마의 성정은 혹독함이 아닌 엄격함이오, 무위의 정치가 아닌 법가의 규범을 따름이라 사료되옵니다. 그렇다면, 그런 정치를 펼치신 황후 마마를 감히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합니다.


얕은 배운 바에 의하면 한나라의 여후는 그 독한 성정으로 세상에 물의를 만들었으나, 사마천이 이르기를 그 시기 백성들의 삶은 평안하고 윤택하였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목특의 조롱도 감수하며 전쟁을 피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곤궁함을 겪지 않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유생이 아닌 위정자의 관점에서 보면 여후는 성군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여후마저도 존경할 바가 있는데 지금 눈앞에 번영을 만드신 황후 마마는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어린 몸이지만 감히 황후 마마의 그 큰 성정을 홀로 감당할 수 있고, 도리어 깊이 배우고 많이 존경하며 널리 찬양함이 옳다고 생각하옵니다.”


하! 이 녀석은 한족 스승한테서 사회생활만 배웠나? 생각치도 못한 황후의 업적에 대한 칭송에 도리어 할말이 없어진 것은 황후 마마였다. 그래서 황후마마께서 할말을 잃으신 사이에 그 녀석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황후 마마를 가능하면 가까이 뵙고 부모처럼 섬기고 모시길 바랍니다. 저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었습니다. 금나라 완안 황실의 출신이시던 제 어머님은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제가 어린 시절에 돌아가셨죠. 어린 제 기억 속에서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 있는 저의 어머님이 조금만 더 오래 살아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했었죠. 지금 뵈옵는 황후 마마를 보면 왠지 일찍 돌아가신 저의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제가 못다한 한을 담아 황후 마마를 어머님처럼 섬기고 모셔서 다시는 그런 후회를 하지 않고자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흠··· 네 모친이 일찍 세상을 떴다니, 그것에 대해서는 애도를 표하노라. 하지만, 네 모친의 모습을 나에게 보는 것은 그리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만··· 인종부터 다른데···”


“아, 네 솔직히 조금 의아한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 도무지 이해가 잘 안가기도 하고요. 황후 마마께서 바실 폐하의 어머님이시라고 들었습니다만··· 도저히 연세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20대로 밖에 안보이시는 황후 마마께서 대체 언제 바실 폐하를 낳으신 건지요? 도저히 계산이 맞지가 앉는데요?”


“아니, 얘는··· 애가 못하는 말이 없어. 야, 나 마흔 넘겼거든. 무슨 애가 이렇게 사람 나이도 제대로 모르고··· 저렇게 철이 없어서 어디 이 험한 세상에서 잘 살수 있으려나 몰라.”


말은 핀잔 같아 보였지만, 표정은 아주 그냥 입이 귀밑까지 찢어 지셨다나. 황후 마마. 황제랑 너무 오래사신 것 아니십니까? 왜 갈수록 부창부수가 되어가고 있어? 아무튼, 그래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화기애애하게 변했다고 한다. 근위대들 치우고 다과가 나온 다음에 먹으라고 권하면서 얘기가 이어졌다.


“뭐, 정 그렇다면 널 황궁에 두는 것을 허락하마. 방도 많으니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고. 널 따라 온 수행원 격인 너의 스승과 시녀들이 기거할 곳도 황궁 외곽 가까운 곳에 따로 알아봐주도록 하지. 하지만, 궁에서 살려면 최종적으로 한가지 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곳 황궁에서 놀고 먹는 사람은 없다. 네가 이곳에서 기거하기 위해서는 네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입증하여야 하는···”


“고기소를 반죽으로 감싸 만든 음식으로 이름은 교자라고 합니다. 과거 무후께서 사람의 머리를 본따 만들었다고 하죠. 서방에서는 라비올리라는 비슷한 것이 있다면서요? 그리고 이건 간장과 암염으로 간을 한 양꼬치고요. 살짝 구워서 드시면 풍미가 좋죠. 본식으로 우육을 곁들인 면을 준비했습니다. 의외로 면은 휴대하기 좋아 초원의 백성들도 선호하는 음식이죠. 유목 생활은 신분고하가 없이 다들 자신의 몫을 해내지 않으면 살수 없습니다. 거기서 배운 것을 황후 마마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너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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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145-2 +18 22.01.20 739 45 17쪽
303 145-1 +4 22.01.19 662 33 12쪽
302 144-2 +15 22.01.18 715 45 13쪽
301 144-1 +9 22.01.17 713 38 12쪽
300 143-2 +12 22.01.16 697 43 12쪽
299 143-1 +14 22.01.15 705 31 13쪽
298 142-2 +8 22.01.14 700 36 13쪽
297 142-1 +10 22.01.13 688 35 13쪽
296 141-3 +10 22.01.12 718 36 13쪽
295 141-2 +10 22.01.11 673 35 11쪽
294 141-1 +13 22.01.10 708 34 12쪽
293 140-3 +12 22.01.09 757 40 12쪽
292 140-2 +13 22.01.08 729 38 13쪽
291 140-1 +14 22.01.07 736 37 15쪽
290 139-2 +12 22.01.06 706 35 11쪽
289 139-1 +15 22.01.05 718 37 12쪽
288 138-2 +10 22.01.04 756 38 14쪽
287 138-1 +13 22.01.03 770 38 12쪽
286 137-2 +12 22.01.02 812 45 14쪽
285 137-1 +28 22.01.01 994 63 11쪽
284 136-2 +61 20.06.30 2,571 104 26쪽
283 136-1 +14 20.06.29 1,224 50 13쪽
282 135-1/2 +18 20.06.27 1,179 56 16쪽
281 134-2 +12 20.06.26 1,149 59 12쪽
280 134-1 +7 20.06.25 1,171 55 11쪽
279 133-2 +13 20.06.24 1,268 57 11쪽
278 133-1 +22 20.06.23 1,402 54 11쪽
277 132-2 +16 20.06.22 1,229 50 12쪽
276 132-1 +17 20.06.21 1,214 51 13쪽
275 131-2 +16 20.06.20 1,193 47 16쪽
274 131-1 +10 20.06.19 1,213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1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6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7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7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6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8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59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1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6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2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1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2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0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8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7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2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8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0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2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2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4 60 17쪽
246 117-2 +8 20.04.04 1,337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244 116-3 +56 20.03.21 1,886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2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9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1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4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237 113-2 +19 20.03.14 1,370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2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2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4 56 16쪽
229 110-1 +11 20.02.28 1,559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8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8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6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6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6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59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3 93 14쪽
219 105-1 +16 20.01.12 1,864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4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1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6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4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5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4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89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3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1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3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1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8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6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0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5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1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1 96 16쪽
195 92-1 +15 19.11.15 2,398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2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0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8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4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7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2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2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8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5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5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0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2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0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2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2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4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3 86 17쪽
» 83-1 +17 19.09.01 2,731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5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8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6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19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2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2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4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2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5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7 75 15쪽
166 78-1 +4 19.07.24 2,268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1 80 17쪽
164 77-1 +2 19.07.20 2,390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6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8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2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7 117 20쪽
159 75-1 +21 19.06.21 2,649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0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3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1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5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3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7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2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6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1 96 15쪽
149 70-2 +9 19.06.08 2,650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7 9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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