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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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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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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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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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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05-1

DUMMY

율리아의 표정에서 핏기가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는 아까처럼 그 사실을 부정하지 못했다. 뭔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그런 율리아를 보면서 황후 마마의 말씀이 이어졌다.

 

“안나 황녀님의 상태는 명백히 안좋으셨다. 평소에 그렇게 건강한 편이 아니셨던 그분은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스스로 끔찍하고 계셨다. 그래서 머리를 마구 쥐어 뜯으며 자신의 몸에서 저주받은 아이를 지워달라고 소리치고 있었지. 그리고 자기 자신도 삶을 연명하고 싶지 않다고 곡기를 끊으신 상태였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그녀는 거의 죽음만을 남겨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근위대장은 어떻게든 뱃속에 아이만이라도 처리해야 황녀님이 안정을 찾으시고 두라초로 가는 피신을 시작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의사를 요청했던 것이었다.

 

상태가 좋지 않은 산모에게 강제로 낙태를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었지만, 그때 황녀님의 상황을 보면 어떻게든 황녀님만이라도 살리지 않으면 큰일이 나겠다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먼 피신행을 고려하면 만삭의 임산부를 데리고 이동하는 것이 위험천만하기도 하였다. 그때는 내전이 한창이던 시기여서 언제 어디서 공격을 당해도 이상할 것이 없던 시기였으니깐. 그리고, 황녀님 본인도 강렬하게 그것을 원하셨다. 그래서, 갈레노스 경은 내키지 않는 심정으로 황녀님의 낙태를 시행하려 하였지. 하지만 그때 그것을 결사 반대한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을 옆에 있던 갈레노스가 이어받았다.

 

“그때, 그 아기님을 이렇게 장성해서 다시 뵙다니. 역시, 그때 니키의 말을 들은 것이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드는 군요. 하지만 몸의 상처를 보니 얼마나 심한 고초를 겪으셨는지 짐작할 것 같군요.”

 

“갈레노스 경이 말한 그대로다. 그래, 바로 니키가 그것을 반대했다. 니키의 주장은 단순했다. 아무리 원치 않는 아기라고 할지라도, 그 어떤 사람도 태어날 권리조차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산모를 데리고 이동하는 위험천만한 여행길에 대해서도, 자신이 책임지고 모두를 안전한 곳으로 안내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리고 지금 그런 일을 저지르고 나서 나중에 그것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냐고 안나 황녀님에게 직설적으로 물었지. 그렇게 니키는 그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그래, 니키가 그랬단 말이다. 바로 태어나기도 전에 죽을 너를 구한 것은 황제 폐하시다. 알겠느냐?”

 

황후 마마의 말에 사람들은 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아니, 상황을 보아하니 충동적으로 결정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걸 저 머저리가 한 이야기에 다들 설득되어 버렸다고? 그래서 나는 물었다.

 

“그··· 그게 어떻게 가능하셨죠? 황제 폐하께서는 그때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계시지도 않고, 설득력도 부족한 이야기로 보이는데요?”

 

“간단해. 안나 황녀님이 빵 터지셨어. 위에 저 말을 하고선 덧붙인 말이 되게 한심했거든. 자기 같은 쓰레기도 이 세상 잘 살고 있고, 자기가 영업사원 하면서 뚫은 개구멍만 수백개라고 하고, 자기가 맨날 술마시고 후회하는 일이 수만가지라는 말에, 절망하던 안나 황녀님이 어이가 없어서 빵 터지셨거든. 겨우 미소를 되찾으시더군. 그리고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고 빠지라고 말하는 게오르기우스 근위대장에게 꼬우면 자기 두들겨 패고 내보내라고 했고, 정말로 겁나게 두들겨 맞고서도 안나가고 버티는 걸 보고 결국 안나 황녀님이 마음을 돌리셨지.”

 

아, 씨··· 이 황제 양반은 뭘 해도 개그야. 진지한 상황에 분위기 깨고 있어. 그리고 황후 마마의 말씀이 이어지셨다.

 

“그래서, 니키의 설득 덕분에 안나 황녀님은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시며 삶의 의욕을 되찾으셨지. 그리고, 자신의 몸에 깃든 생명도 받아들이기 시작하셨고. 그리고 겁에 질려 아기를 죽이려고 했던 일을 후회하며 용기를 내어 뱃속의 아이를 돌보기 시작하셨다. 그렇게, 안나 황녀님이 기운을 차리시자 우리는 두라초로 향하는 피신행에 올랐지. 안나 황녀님의 오라비였던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가 보낸 군대의 추격을 여러 번 아슬아슬하게 넘기면서, 목숨을 건 도주가 시작되었다. 근위대 일부와 시녀들과 궁전의 사용인들만 가득한 행렬은 항상 위기 속에 움직여야 했지.

 

하지만, 그런 위험한 여정이었음에도 우리의 기억 속에 그것은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있다. 왜냐하면, 항상 니키가 우리의 길잡이로서 길을 안내하면서 우리 모두를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였고, 여정의 중간중간에 시덥지 않은 익살을 떨면서 모두에게 헛웃음을 짓게 만들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우리는 전설로 남을 위대한 여정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 니키와 나와 갈레노스, 게오르기우스, 아가사. 이렇게 다섯명의 이름이 발칸반도 서쪽에서 뒷세계에 몸담은 자들 모두가 다 경외하는 전설로 남았지. 그리고 두라초에 무사히 도달하자 마자, 바로 네가 태어났다.

 

갈레노스 경이 너를 받았다. 아가사 수녀가 너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였고, 게오르기우스가 너에게 충성의 맹세를 했지. 그리고, 니키가 너의 세례식에서 너의 대부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우리 다섯이 너와 안나 황녀님을 영원히 보호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였다. 네가 가지고 있는 그 문서가 그날 니키가 대부로서 너의 보호를 약속하며 썼던 세례증명서였던 것이다. 여기 모인 우리는 너의 보호자였다.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지만, 터무니 없는 망상으로 억지를 주장한다면 그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율리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리고 그는 울컥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그렇다면 왜···? 대체 왜 우리를 지켜주지 않았어!!! 왜 나와 어머니를 버려두고 가장 절박한 순간에는 아무도 없었던 건데? 약속했잖아!!! 지켜주기로 했다면서!!! 그리고, 당신이 당신의 주장처럼 내 친부가 아니라 대부라고 해도··· 곁에서 지켜줄 수 있었잖아. 왜 떠난거야!!! 왜 나와 우리 엄마를 버린건데?!!!”

 

그런 율리아의 절규에 대답한 것은 황제였다.

 

“황녀님이··· 보내셨다. 집으로 돌아가라고 명하셨다.”

 

“뭐? 뭐라고? 어째서···?”

 

“내 불찰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었다. 절망에 빠진 황실의 마지막 황녀를 도와주는 평민 청년. 그런 역할에 도취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분에게 과하게 익살을 떨고 즐겁게 해드렸지.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고 일행을 인솔하며 고비들을 넘겼고. 그것이 그분으로 하여금 나에 대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감정을 가지게 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알았다면··· 그분의 앞에서 황후와 티격태격하며 내가 황후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을 자제했을 것이다. 하지만, 황녀님은 그것을 보고 알게 되셨지. 자신의 마음이 긍정적인 대답을 받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친구를 배신하고 싶지도 않았던 황녀님은··· 일을 마친 우리들에게 귀환을 허락하셨다. 의뢰로 시작된 관계였으니 의뢰를 마치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잡으시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분은 그러시지 않으셨어. 게오르기우스 형님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하셨지. 그래서, 우리들은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언젠가 다시 찾아뵈도 어색하지 않게 핑계로서 호밀 영업권을 얻고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돌아온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일들도 평범한 것들은 아니었지. 내전의 절정이었고, 우리 역시도 고비를 여러 번 넘겨야 했으니깐.

 

그래서 안나 황녀님과 네가 그 일을 겪었을 때는 우리도 고향을 떠나 먼 곳으로 피신을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참 나중에 두라초에서 벌어진 일을 듣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망연자실 하는 것 밖에 없었지. 그래도 뒤늦게라도 부랴부랴 두라초로 가려고 하던 차에 황도의 내전에 복잡하게 휘말려서 나는 황위에 올라야 했다. 그리고 다시는 그곳을 돌아보지 못했다. 내가 저지른 죄의 대가에서 억지로 시선을 피하듯이··· 그곳에 대해서 외면해 버렸다. 그것이 내가 너와 너의 어머니에게 지은 죄다.”

 

율리아의 표정은 점점 더 참담하게 무너져 갔다. 차라리 비정하게 처형을 명하는 폭군이었다면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황제와 황후 마마가 들려주는 그 진실에 율리아는 질식할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자신이 증오하던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들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의 절망은 아직 더 남아있었다. 그가 물었다.

 

“그럼··· 대체 나는 누구의 자식이란 말인가? 당신이 정말로 나의 아버지가 아니라면··· 내 친부는 누구란 말이야? 대답해 줘!!! 당신들은 알고 있지?”

 

그의 질문에 황제는 흠칫하였다. 그리고 황후 마마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황후 마마는 단호한 표정으로 마찬가지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황제는 시선을 떨궜고, 황후 마마가 말씀하셨다.

 

“너의 부친은··· 네가 당한 그 고통이 증거다. 생각해 보거라. 네가 정말 니키나 다른 남자의 아들이었다면, 너의 정통성은 한없이 미미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너의 정통성은 지독하게 확고했고, 그래서 너는 후계자로서의 자격을 강제로 상실할 수 밖에 없는 강제 거세를 당했던 것이다. 너의 기습을 의뢰했던 네 숙부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는 자신보다 더 황위 계승권이 확고한 너를 어떻게든 그런 방식으로라도 제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말도 안돼!!! 내가 그 당시에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보다 계승권이 더 높다니? 그게 말이 돼? 그는 팔라이올로구스 선황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손자였어. 내 어머니가 설령 선황에게 후계자로 지명을 받았다고 해도, 어머니도 아닌 나에게 그 정도의 계승권은 없어.”

 

“아니, 있다. 제 아무리 선황의 손자라고 해도, 선황의 자식에 비하면 계승권을 논할 것이 아니지. 그래, 표정을 보아하니 이제 짐작한 모양이구나. 그래, 바로 네 짐작대로다. 너의 부친은 안나 황녀의 조부였던 선황,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다. 너는 선황이 자신에게 반항하던 자식과 손자 대신에 자신에게 순종하던 손녀를 범해서 태어난 아이인 것이다. 선황과 지명된 후계자의 사이에서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가장 고쥐하면서 가장 저주받은 계승자, 그것이 바로 너인 것이다.”

 

황후 마마의 말에 우리 모두는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맙소사··· 그렇게 된 거였어? 저 말이 사실이라면, 모든 일에 아귀가 맞아들어간다. 왜 그가 강제로 거세당해야 했는지, 왜 황제가 만난 안나 황녀가 절망에 빠져 있었는지, 왜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가 율리아를 죽이려 발광을 했는지··· 모든 것이 명쾌하게 해명되었다. 그는··· 말 그대로 공황위 시대 이전 마지막 제국의 황제였던 요하네스 팔라이올로구스의 가장 정당한 후계자인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카르브나 황조와는 전혀 무관한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존재였고.

 

하지만, 황후 마마의 그 충격적인 진실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에 다들 얼어붙어 있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나는 왜 황제가 그 사실을 율리아에게 말하기를 꺼려했는지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우리가 얼어붙어 있는 정적을 깬 것은··· 역시나 율리아였다.

 

“으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 그래··· 그런 거였어!!! 그랬던 거였어!!! 크아아아악!!! 나는 그 빌어먹을 요하네스 황제의 자식이었던거야. 크하하하··· 황제, 당신의 말을 거짓이라 매도한 것을 사과하지. 나는··· 나는 당신의 자식 같은 것이 아니었어. 나는 자격을 빼앗긴 자가 아닌, 원래부터 아무것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던 자였던 거야. 더러운 근친상간으로 저주받으며 태어나서, 모친에게 외면당하고, 당신에게 겨우 삶을 연명하고선, 큰 착각에 빠져 살다가, 거세당하고 지옥으로 떨어지고, 의미없는 복수에 미쳐서, 그것을 이뤄내지도 못하고, 지금 이렇게 벌거벗겨져 채찍보다 가혹한 진실에 내동댕이쳐질 버러지였던 거야.

 

나는··· 애초에 태어나서는 안될 존재였던 거야. 그리고 사는 것을 허락받을 수도 없는 존재지.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시궁창의 더러운 창부가 내게 허락된 유일한 정체성이었던 거야. 크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 후손을 남기지도 못하고, 반려를 만날 수도 없고, 남자도 여자도 아닌 괴물. 그리고 지금 제국과 카르브나 황조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존재이며 씻을 수 없는 반역죄를 지은 존재. 그런 나에게··· 더 이상의 생은 차라리 희극적인 형기에 가깝겠지. 나는 더 이상 남들의 눈에 보기에는 우습기 짝이 없는 그 광대짓을 더 이어갈 자신이 없어. 그러니··· 그만 두겠어.”

 

그리고 율리아는 고개를 들어 당황해하는 바실을 보며, 왠지 처연한 모습으로 간청하듯 말했다.

 

“바실. 네가 끝내줘.”

 

“네··· 네? 하, 하지만···”

 

“자비를 베풀어줘. 바실··· 네가 좋겠어. 나를 이기고, 나를 정복한 카르브나의 계승자여. 너라면 후회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너를 매도하고 괴롭힌 것에 대해서 사과할게. 그리고, 나를 대등한 존재로 대해준 것··· 감사해. 그러니, 너의 검으로 나를 끝내줘. 너는 승자고, 그럴 권리가 있어.”

 

바실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래서, 바실은 황제와 황후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후계자의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암묵적인 종용이자 허락이었다. 그리고, 안드로니쿠스는 말없이 율리아의 족쇄를 풀어주었다. 그러자, 족쇄에서 풀려난 나신의 율리아가 힘없이 바닥에 나뒹굴어졌다. 그리고, 율리아는 주춤주춤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고 앉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긴 머리를 옆으로 넘겨 뒷목이 드러나게 하였다. 그러는 사이 안드로니쿠스는 바실에게 검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물러서자 우리들의 시선 앞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율리아와 검을 든 바실만이 남겨졌다.

 

그 모습은 왠지 모르게 선정적인 느낌을 주었다. 평소처럼 율리아가 요사스러운 색기를 부리지도 않았고, 바실 역시도 내가 아는 평범한 시골 소년 바실이었다. 하지만, 내 시선에는 둘의 모습이 마치, 지상으로 떨어져 더럽혀진 여신과 그 여신의 숨통을 끊으려는 신화 속 영웅처럼 보였다. 그 비장함과 선정적인 모습이 나에게 복잡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율리아가 살 길은 없다. 그를 살려주기에는 이미 그는 선을 넘어 버렸다. 그리고, 저지른 행동이 아니라 그의 존재 자체도 살려둘 명분이 없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더는 삶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절망어린 표정으로 마치, 바실의 참수만이 구원인 듯 고개를 길게 뺀 그의 모습은 오로지 죽음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해야 하는 바실의 표정에서는 지독한 감정의 동요가 오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바실이 결심을 하였는지 검을 올려들었다. 그리고 율리아에게 물었다.

 

“주님께 마지막으로 고해 하시겠습니까?”

 

“기도를 들어주지도 않은 자에게, 무엇을 고해할까? 그런 것 없어.”

 

“시신은 어떻게 하기를 바라십니까?”

 

“태워서 마르바라에 뿌려줘. 내버려 두면, 시간 당하기 충분한 몸이라 생각해. 더러운 육신을 태워버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없습니까?”

 

“고마워. 바실···”

 

그리고 바실이 든 검이 맹렬한 기세로 허공을 갈랐다. 나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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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131-1 +10 20.06.19 1,213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1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6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7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6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6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8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59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1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6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2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1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2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0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8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6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2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7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0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1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2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4 60 17쪽
246 117-2 +8 20.04.04 1,337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244 116-3 +56 20.03.21 1,885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2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9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1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4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237 113-2 +19 20.03.14 1,370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1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2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4 56 16쪽
229 110-1 +11 20.02.28 1,559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8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7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6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6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6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59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3 93 14쪽
» 105-1 +16 20.01.12 1,863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3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1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6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3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5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4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89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2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1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2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1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7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6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0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5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1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1 96 16쪽
195 92-1 +15 19.11.15 2,398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2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0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8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4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7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2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2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8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5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5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0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2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0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2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1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3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3 86 17쪽
177 83-1 +17 19.09.01 2,730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4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7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5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19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2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2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4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2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5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7 75 15쪽
166 78-1 +4 19.07.24 2,268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1 80 17쪽
164 77-1 +2 19.07.20 2,390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6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8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2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7 117 20쪽
159 75-1 +21 19.06.21 2,649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0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3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1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5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3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6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2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6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0 96 15쪽
149 70-2 +9 19.06.08 2,650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6 9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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