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최근연재일 :
2022.05.03 18:00
연재수 :
347 회
조회수 :
878,079
추천수 :
30,775
글자수 :
2,219,241

작성
20.04.04 22:00
조회
1,337
추천
52
글자
19쪽

117-2

DUMMY

“네가 나를 네 발로 찾아 왔다고? 하! 별일이네. 왜? 또 무슨 시비를 걸려고 그러시나?”

 

“시비가 아니라··· 제안이 있다. 공조하자.”

 

“뭐? 공조? 지금 네가 나한테 공조를 제안 한다고? 이게 돌았나? 내가 무슨 네 무수리로 보이냐? 안 그래도 전에 그 꼽추 새끼한테 처맞은게 열불나는데··· 지금와서 그게 무슨···”

 

“바실과도 무관하지 않은 일이다. 오피셜한 입장에서 말한다. 군의 참모로서 정보부의 수장에게 공조를 정식으로 요청한다. 이래도 외면할 셈인가?”

 

“······”

 

율리아의 표정이 황당하다는 듯이 변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나는 자초지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명백하게 경계심을 가지고 나를 대했던 그는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더니 조금은 반응이 변했다. 그래서,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경청하더니 조금은 납득이 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군. 확실히 의회 측이 주장하는 헝가리에 대한 취급의 전환은 황실과 군부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 사실이지. 궁극적으로 보면 의회가 차기 후계자인 공동 황제의 업적을 과거의 것으로 희석하려고 한다고 해석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 입만 살아 있는 정치인들이 감히 바실이 세운 위대한 업적을 자신들의 정무적인 잣대를 내세워 혼탁하게 만들려고 하다니. 이것은 황실을 수호하는 우리 리키스카의 입장에서 보면 두고볼 수만은 없는 폭거이다.”

 

“과연, 이해가 빠르니 다행이네. 그리고, 어차피 공조를 제안한 김에 솔직히 까도록 하지. 그의 주장은 우리 본국 헝가리 측에도 곤란하다. 헝가리 내부의 반 제국파가 기세를 부리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헝가리 왕실과 템즈에 제국군의 연결점이 희미해진다면··· 그것은 엄청난 내란으로 이어질 소지가 된다. 너는 좀 고깝겠지만, 우리 헝가리를 위해서도 이 공작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사안이야. 그러니, 정식으로 너한테 제안하는 거다. 공조하자. 그를 꾀어내는 것은 내가 맡지. 그리고 나서 그 자식을 수렁에 빠뜨리는 것을 맡아줘. 너한테는 검술보다도 더 쉬운 일이잖아? 그러니 부탁한다. 사람 하나, 보내줘.”

 

솔직하게 헝가리와도 연관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나한테도 뭔가 사심이 있어서 하는 일이라고 해야, 저 년도 나를 신뢰할 테니. 그리고 효과는 충분했다.

 

“쳇, 빌어먹을 마자르 일당들··· 한때 바실을 공격하던 선봉에 섰다가 이제는 들러붙을 생각만 가득하다니. 뭐, 그래도 너희들 자체가 바실의 트로피와 같은 것이니 배제하는 것도 무리군. 좋아. 좀 찝찝하지만 동의하지. 네가 제안한 공조에 동참하겠다. 그 돼지를 나락으로 빠뜨릴 사람을 보내주도록 하지. 따라와.”

 

그렇게 말한 율리아는 리키스카의 본관 건물에서 어딘가로 이어진 지하로 통하는 통로로 나를 안내하였다. 사업이 너무 번창해서 가게가 아니라 거리가 통째로 그 녀석의 손에 들어온 리키스카는 거리 곳곳을 재정비 하면서 그 지하에는 은밀한 정보 조직이 사용하는 공간도 확충한 모양이었다. 곳곳에서 서류와 기밀 정보를 분석하고 논의를 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득차 있었고, 그 대부분은 여자인 내가 봐도 눈이 호강스러운 미인들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편에서는 마찬가지로 엄청난 미인들이 뭔가 노린듯한 달라붙은 옷을 입고 격투와 무기 훈련을 받고 있었다. 율리아가 말했다.

 

“저쪽은 현장 요원으로 파견하는 임무조들이야. 필요한 정보를 직접 침투해서 가져오거나, 혹은 적성국에 파견하여 현지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맡고 있지. 미모는 기본이고 임무 수행을 위한 전투력을 갖추고 전문 훈련을 받은 아이들이라 믿고 맡길 수 있지. 우스타샤 시절에 내가 두목을 제거하고 조직을 장악할 때도 내 손발이 되어준 애들이었지. 젠장할. 라구사 옥상 전투에서 한심한 사내 녀석들 말고 얘들을 투입했어야 하는 건데.

 

이쪽은 본부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조들이야. 애들 중에서도 최고로 미모에 남자들이 보면 넋을 잃을 녀석들 중에서 머리가 좀 돌아가는 아이들이지. 리키스카에서 취급되는 기밀 정보의 7할은 바로 이 아이들이 빼내오는 것들이지. 단순히 창부로서만 머무르지 않고, 음악이나 회화, 시를 쓰는 일에도 종사하는 전방위적인 예능인들이지. 몇몇은 이미 황도에서도 인기 급상승 중인 가수로 활약하고 있지.”

 

그녀가 소개하는 자신의 조직의 모습에 나는 혀를 찼다. 우와, 이거 정말로 창관에서 운영하는 민간 정보 조직이라고 하기에는 스케일이 너무 큰데? 그리고 상당히 전문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짧은 시간 사이에 어떻게 이런 조직을··· 아니, 그러고 보면 무리가 아닐 수도 있겠구나. 이미 우스타샤를 장악했던 시기에 이와 비슷한 조직을 구성한 경험이 있었을테니깐. 그 조직에서 불필요한 무력은 아예 배제하고, 정보조직만 고도로 강화한다면 이런 모습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았겠지. 나는 내 적수의 진면목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것을 애써 내색하지 않으며 물었다.

 

“흐음··· 둘다 대단한 미인들만 가득하네. 그래서··· 이번 공작에는 어느 쪽을 파견할 생각이지? 임무조? 정보조?”

 

“둘다 아니야.”

 

“응? 그게 무슨··· 둘다 아니라니?”

 

“저 아이들은 우리 조직의 최정예다. 말하자면 우리 리키스카의 1군이라고 할만한 아이들이지. 능력은 확실하지만, 유흥 좋아하는 속물 정치인에게 추문을 만드는 용도로 사용하고 신원이 노출되는 것은 비효율적이야. 그리고, 상대는 아무리 허접해도 제국 의회 의원이야. 의원들에 대한 정보 조직의 공작은 꼬리가 밟힐 경우에 황실에 정치적 역풍을 불게 할 소지가 있어. 그러니, 이런 임무에는 조직의 정예가 아니라 아직 비정규직인 2군들을 파견하는 것이 합리적이야. 임무조나 정보조처럼 전문적인 임무를 맡지 않고, 반쯤 창부로 일하면서 요원으로서의 자질 검증을 하고 있는 2군들. 우리는 통상 포섭조라고 부르지. 그 중에 한명을 파견할 거야. 이봐, 어서 가서 셀레나를 불러와.”

 

흐음··· 결국, 성공하면 그만이고, 들키면 창부라고 우기면 될 수준으로 보내겠다는 말인가? 합리적인 의견이기는 하지만··· 괜찮을까? 아무리 그래도 산전수전 다 겪은 제국 의회 의원인데 최고의 요원을 붙여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은 율리아의 부름에 나타난 셀레나라는 그 아이가 등장하자 더 강렬해졌다.

 

“아웅, 졸린데 왜 부르고 그래? 어제 2차 뛰고선 오늘 비번이라고 했잖아.”

 

“손님이랑 같이 취해서 대머리라고 놀리다 술판 뒤엎은 주제에 입만 살아가지고.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당장, 세수하고 정신차림 다음에 다시 튀어와.”

 

“아우··· 짜증. 고향 떠나서 출세시켜준다고 해놓구선, 굴려먹기는 훨씬 더 굴려먹으면서.”

 

그렇게 말한 그녀는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내 인상을 찡그려졌다. 뭐, 얼굴은 적당히 반반하다. 근데 적당히 라는 말이 딱인 그저그런 수준이다. 그리고, 뭔가 고급 창부로서 필수적인 조건을 요구되는 교양과 지성과 간드러진 태도는 간 곳이 없었다. 고급 창관의 꽃이라기 보다는 시집가라는 말에 빡쳐서 가출한 불량 가출 소녀가 더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아니, 쟤 대체 뭐야? 패티우스 의원이 좀 한심한 속물이기는 해도 저런 걸로 미인계를 쓰자는 말이야? 율리아, 이 년이 지금 나를 먹이려고 작정했나? 그러나 율리아는 나의 그런 눈빛에 정색하고 반응했다.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아. 미덥지 못하다는 말이겠지? 하지만 맹세코 지금 저 아이가 최적의 인선이야. 아까 말한 정치적 부담감을 배제하고서라도 실제로 그 인간을 꼬시는 걸로도 나는 저런 애가 오히려 먹힐거라고 생각해. 생각해 보라고. 향응 제공에 익숙하고, 나름 자기 관리도 잘 안되는 속물이야. 그런 인간한테 최고급 창부가 제공이 안되었다고 생각해? 당연히 그런 경험 있을거야. 최고의 지성과 미모와 교양으로 무장한 여자들 이권 세력에서 많이 들이 밀었겠지. 그래서, 안된다는 거야. 산해진미도 매일 나오면 물린다고.

 

그런 식으로 최고급만 맛보던 자에게 조금 더 나은 최고급을 보내봤자 큰 감흥이 없을 것이 틀림없어. 그러니, 오히려 역발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아. 살짝 싼티나면서 천박한 스타일로 톡톡 튀는 애가 오히려 그 인간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다른 일도 아니고, 바실과 무관하지 않은 일이니 정말로 최고급을 원한다면 내가 직접 나섰겠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보다는 저 아이가 승산이 있어. 이번만은 진지하게 정보부와 군의 공조라는 것을 감안하고 판단한 결정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하아··· 뭐, 그렇게 말한다면야··· 부탁한 입장에서 더 뭐라고는 못하겠지만. 정말 괜찮은 거냐? 저 천방지축으로?”

 

“믿어 보라고. 그리고, 애를 너무 무시하지마. 지금은 저래도 괜찮은 원석이야. 잘 다듬어서 나중에 1군으로 올릴 생각으로 장기 투자하고 있는 유망주라고.”

 

율리아의 말에 나는 여전히 미덥지 못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서도 결국 상황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율리아는 셀레나에게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간단한 훈련과 이후 공작을 설계하였고, 나는 패티우스를 덫으로 유인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눈치 빠른 요하네스가 알아채면 곤란해질 것을 고려해서 상당히 주의를 기울인 사전 작업을 설계했고, 그를 통해 나는 패티우스 의원에게 은밀하게 군사위원회의 일과 관련하여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그에 승낙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나의 회상은 끝났다. 나는 조금 어리둥절하며 권한 자리에 앉은 패티우스 의원에게 말했다.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우선, 숨을 돌리실 겸 식전주를 한잔 하시죠. 저희 헝가리의 최고급 와인인 토카이 스파클링입니다.”

 

“아니, 이 귀한 것을···? 그러고 보니 이 만찬도 뭔가 범상치가 않아 보이는군요. 이거··· 상당히 호화로운 만찬인데요?”

 

“아무렴 의회의 거두이신 패티우스 의원님에게 어설픈 만찬으로 저녁 초대를 했을까요? 부디 여기 제공해드리는 것에 부담을 가지시지 마시고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셀레나 양. 의원님에게 와인을 따라드리세요.”

 

“넹!!! 오늘의 만찬 도우미 셀레나입니다. 우리 의원 오빠, 한잔 받으세요.”

 

“엥? 저··· 저기··· 뭐라고요? 오빠요?”

 

패티우스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마다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느긋한 태도를 보이면서 그를 보낸 용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일단은··· 꽃뱀을 풀 때 풀더라도 나와는 무관하게 엮였다는 걸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으니깐. 그리고 대화의 주제도 명확했다. 당장 그를 이곳으로 불러낸 이유만 가지고도 대화를 하기에는 충분한 소재였으니깐. 나는, 그가 주도하는 의회의 군사위원회가 요구하고 있는 동맹국의 자주 국방권의 문제에 대해서, 군부의 입장을 소명하고 그 입장을 감안하여 주기를 부탁했다. 그리고 그런 나의 부탁에 대해서 그는···

 

“허허허··· 이것 참 곤란하군요. 황실과 군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의견은 단순히 제 개인의 의견이 아닌 의회의 군사위원화의 중론이라서 말입니다. 언제까지 제국이 헝가리의 군사통제권을 쥐고 종속국으로 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저희는 그것이 언젠가 다가올 기정 사실이라면 조금 일찍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조언하고 싶을 뿐입니다. 공녀님의 말씀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의사 결정 이전에 충분한 사전 논의와 숙고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정치인 다운 두리뭉실한 말로 한발 물러섰다. 뻔히 보이게, 자신이 군사위원회의 실세임에도 자신과 무관하다는 식으로 에둘러서 중론을 모아야 한다는 대답은 전형적인 정치인의 그것이었다. 한마디로, 거절과 다름없는 의견이었지만 나는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오늘 내가 그를 이 자리에 불러낸 것은 그를 이런 식으로 말로 설득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니깐. 그래서, 나는 그의 말에 다소 아쉽지만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대답했다.

 

“잘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양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이 될 수도 있는 일을 숙고하지도 않고 결정해 달라는 것은 무리가 있겠죠. 오늘은 그저 황실과 군부, 그리고 저희 본국 헝가리의 입장을 대표해서 그런 의견을 공감하는 것에 만족하도록 하고, 다시 합리적인 제안과 의견을 가지고 뵙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먼저 일어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오늘 준비한 만찬은 부디 계속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먼저 자리를 피해도, 느긋하게 만찬을 즐겨주시죠.”

 

나의 말에 패티우스가 당황했다.

 

“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먼저 자리를 피하시다뇨? 그렇다면 응당 저도 일어서는 것이···”

 

“패티우스 의원님. 괜찮으니 앉으세요. 저희 본국의 성의입니다. 큰 뜻은 없습니다. 이게 뭐 뇌물이라도 되나요? 그저 조금 고급스러운 저녁 식사에 불과하죠. 식사 자리에서 부담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어야, 미식을 좀 더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지 않으시겠습니까? 옛 로마의 명장 로컬루스의 일화로 전해지는 이야기처럼, 오늘은 패티우스 의원님 한분만을 위한 만찬입니다. 소화 불량을 유발하는 방해꾼은 용무를 마치고 사라져 드릴 테니, 정말로 부담을 가지지 마시고 식사를 즐기십시오. 그리고 가능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오늘 제가 상의드린 것을 고려해주시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나의 말에 패티우스는 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뭔가 호화롭게 차려진 진수성찬을 두고 일어서는 것도 살짝 내키지 않은 표정을 보였다. 그래서, 나는 그런 그에게 쇄기를 박듯이 옆에 있던 셀레나에게 말했다.

 

“셀레나양. 그럼 의원님을 잘 부탁드립니다. 의원님, 제가 없어도 오늘의 코스는 이곳 식당의 만찬 도우미인 셀레나양이 안내해드릴 테니 마음 편하게 식사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먼저 일어서겠습니다.”

 

“어, 어, 음··· 뭐 일단 알겠습니다, 공녀님. 제안주신 내역에 대해서는 가능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보도록 하죠. 조심히 돌아가시고, 오늘 제공해준 만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나와 패티우스는 예를 표하고 나는 방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복도 모퉁이를 돌아가자,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벽을 등지고 서있었다.

 

“떡밥은 잘 뿌렸군. 이제 미끼를 물었으니 여기서부터는 우리가 책임지도록 하지. 수고했어.”

 

“뭐, 수고랄 것도 없는 간단한 일이니··· 근데 정말로 괜찮은 거야? 네 말처럼 톡톡 튀는 애는 맞는 것 같은데··· 그것만 가지고 저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을 미인계로 엮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은데? 이런 말 하긴 싫지만, 흔치 않게 차라리 내가 미인계 해도 저거보단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네 미인계에 넘어갈 머저리는, 이 세상에 유일하게 카르브나 깡촌에서 올라온 전능하면서도 모자란 애 한명 밖에 없으니, 그런 걱정은 하덜 마셔.”

 

이 자식이 정말··· 농담을 농담으로 안받고 선을 넘으시네. 그리고 율리아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저 아이에 대한 걱정도 전혀 필요없어. 나름 밑바닥에서 오래 구른 경험과 지혜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다. 칸타쿠제노스 가는 구 귀족들 중에서도 가장 오만하고 완고한 축에 속하는 인간들이지. 그러면서도 욕망에는 또 충실하고. 그런 그들의 일족이었던 저 뚱땡이는 고풍스럽고 우아한 창부들은 많이 경험해 봤겠지만, 저런 애는 아예 처음 볼 거야. 그래서, 먹힐 수 밖에 없어. 사람은 원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과대한 매력과 욕심을 가지기 마련이거든.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어. 으응? 훗! 벌써 반응이 나오는 군.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봐.”

 

그가 몸을 비켜주자 복도의 작은 창을 통해 내가 방금 전에 나온 귀빈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하하하!!! 우리 뚱땡이 오빠! 나랑 같이 러브샷! 러브샷!!!”

 

“우헤헤헤!!! 이거이거, 우리 셀레나양은 과감하군요.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고··· 어이쿠! 실수로 귀한 토카이 와인을 흘려버렸군요.”

 

“뭐가 걱정이에요? 오늘 여기 식사는 다 아까 나간 언니가 낸다고 했으니, 걱정하지 말고 한병 더 시켜드릴게요. 여기 토카이 와인 두병 더!!! 그리고 우리는 다시 러브샷! 러브샷!!!”

 

“우하하하!!! 호탕하니 좋군요. 그럼 건배할까요!!!”

 

창문의 숨은 틈으로 보이는 귀빈실 안의 풍경은 내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뭐야? 저 돼지, 내가 나가자마자 꽃뱀에게 제대로 물린 거야? 그리고 어이없어 하는 내 표정을 보면서 율리아가 자신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표정 보아하니, 영혼까지 털어버리는데 4주면 충분할 것 같군. 오늘 친해지고 연락처 트고. 1주 안에 가게로 발걸음하게 만들어서 신세 한탄. 2주 안에 주머니 털어버리면서 증거 만들고 다리 걸어서 자빠링. 3주 안에 오늘부터 1일이다 선언하게 만들고. 4주 안에 동네방네 저 뚱땡이가 리키스카 거리의 창부랑 내연 관계라는 것을 황도의 시민 대부분이 알도록 해주지. 그것으로 저 자식의 정치 생명은 끝난다.

 

처가인 제노스 분가에 의절당하고, 요하네스가 계파에서 축출해버릴 것이 뻔하니깐. 그러면 명목상의 의원직은 유지해도 사실상 의정 활동에 영향력은 완전히 사라지지. 그나마도 다음 선거에서 니코메데이아 지역구에서 선출될 수 있을 리 없으니 의원직도 날아가고. 그 다음부터는 사실상 없는 사람이 되는 거지. 셀레나는 대충 4주 후에 공작 마치고 나서 저 뚱땡이가 실각하면 그때 복귀시키도록 하지. 후후후··· 우리 리키스카가 주도한 의회에 대한 첫 공작이 너무 순조롭게 성공할 것 같군.”

 

율리아는 강한 자신감과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나름, 전에 요하네스 의원이랑 신경전을 하면서 의회 측에 대해서 감정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황실의 정보 조직을 자처하는 자로서 황실의 정적이라 할 수 있는 의회에 대한 견제를 손쉽게 해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느끼는 걸까? 뭔지는 짐작하기 힘들지만, 아무튼 내 입장에서 보면 본국에서 온 지령을 남의 손을 빌려서 무난하게 성공했다는 점에서 수월한 일처리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흡족해하는 율리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패티우스 의원을 뒤로 하고 리키스카의 고급 식당을 빠져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7 165-2 +27 22.05.03 1,305 43 20쪽
346 165-1 +5 22.05.02 472 24 12쪽
345 164-2 +8 22.05.01 467 25 12쪽
344 164-1 +2 22.04.30 471 27 12쪽
343 163-2 +2 22.04.29 491 28 13쪽
342 163-1 +7 22.04.28 521 28 14쪽
341 162-2 +21 22.04.10 789 40 14쪽
340 162-1 +10 22.04.09 581 34 13쪽
339 161-2 +5 22.04.08 525 27 12쪽
338 161-1 +4 22.04.07 526 32 12쪽
337 160-2 +6 22.04.06 561 32 12쪽
336 160-1 +7 22.04.05 562 38 12쪽
335 159-2 +10 22.03.11 816 40 14쪽
334 159-1 +5 22.03.10 621 42 14쪽
333 158-3 +6 22.03.09 576 36 14쪽
332 158-2 +14 22.03.08 616 33 12쪽
331 158-1 +9 22.03.07 564 29 15쪽
330 157-2 +8 22.03.06 587 34 14쪽
329 157-1 +7 22.03.05 575 43 12쪽
328 156-3 +13 22.02.22 754 39 12쪽
327 156-2 +10 22.02.21 601 35 13쪽
326 156-1 +7 22.02.20 584 35 12쪽
325 155-3 +12 22.02.19 630 37 16쪽
324 155-2 +11 22.02.18 594 35 13쪽
323 155-1 +10 22.02.17 614 35 13쪽
322 154-2 +6 22.02.16 618 32 12쪽
321 154-1 +10 22.02.15 641 39 13쪽
320 153-2 +11 22.02.05 728 48 14쪽
319 153-1 +20 22.02.04 645 38 11쪽
318 152-2 +11 22.02.03 636 38 13쪽
317 152-1 +9 22.02.02 652 41 12쪽
316 151-2 +10 22.02.01 636 35 16쪽
315 151-1 +8 22.01.31 680 34 17쪽
314 150-2 +8 22.01.30 678 39 13쪽
313 150-1 +9 22.01.29 659 38 12쪽
312 149-2 +7 22.01.28 657 35 12쪽
311 149-1 +11 22.01.27 684 34 12쪽
310 148-2 +8 22.01.26 662 35 12쪽
309 148-1 +14 22.01.25 700 41 13쪽
308 147-2 +9 22.01.24 672 43 13쪽
307 147-1 +8 22.01.23 713 37 13쪽
306 146-2 +7 22.01.22 687 36 12쪽
305 146-1 +13 22.01.21 697 41 13쪽
304 145-2 +18 22.01.20 740 45 17쪽
303 145-1 +4 22.01.19 662 33 12쪽
302 144-2 +15 22.01.18 716 45 13쪽
301 144-1 +9 22.01.17 713 38 12쪽
300 143-2 +12 22.01.16 698 43 12쪽
299 143-1 +14 22.01.15 706 31 13쪽
298 142-2 +8 22.01.14 700 36 13쪽
297 142-1 +10 22.01.13 688 35 13쪽
296 141-3 +10 22.01.12 719 36 13쪽
295 141-2 +10 22.01.11 673 35 11쪽
294 141-1 +13 22.01.10 709 34 12쪽
293 140-3 +12 22.01.09 758 40 12쪽
292 140-2 +13 22.01.08 729 38 13쪽
291 140-1 +14 22.01.07 736 37 15쪽
290 139-2 +12 22.01.06 706 35 11쪽
289 139-1 +15 22.01.05 719 37 12쪽
288 138-2 +10 22.01.04 757 38 14쪽
287 138-1 +13 22.01.03 770 38 12쪽
286 137-2 +12 22.01.02 813 45 14쪽
285 137-1 +28 22.01.01 995 63 11쪽
284 136-2 +61 20.06.30 2,572 104 26쪽
283 136-1 +14 20.06.29 1,224 50 13쪽
282 135-1/2 +18 20.06.27 1,180 56 16쪽
281 134-2 +12 20.06.26 1,150 59 12쪽
280 134-1 +7 20.06.25 1,172 55 11쪽
279 133-2 +13 20.06.24 1,268 57 11쪽
278 133-1 +22 20.06.23 1,402 54 11쪽
277 132-2 +16 20.06.22 1,229 50 12쪽
276 132-1 +17 20.06.21 1,215 51 13쪽
275 131-2 +16 20.06.20 1,194 47 16쪽
274 131-1 +10 20.06.19 1,214 45 20쪽
273 130-2 +13 20.06.03 1,282 54 12쪽
272 130-1 +10 20.06.02 1,080 46 15쪽
271 129-2 +12 20.06.01 1,026 50 13쪽
270 129-1 +12 20.05.31 1,047 47 16쪽
269 128-2 +4 20.05.30 1,028 44 13쪽
268 128-1 +5 20.05.29 1,127 46 12쪽
267 127-2 +8 20.05.28 1,164 44 13쪽
266 127-1 +9 20.05.27 1,307 54 17쪽
265 126-2 +15 20.05.22 1,218 59 11쪽
264 126-1 +10 20.05.21 1,232 50 13쪽
263 125-2 +16 20.05.20 1,160 62 12쪽
262 125-1 +18 20.05.19 1,121 57 13쪽
261 124-2 +15 20.05.18 1,106 54 13쪽
260 124-1 +15 20.05.17 1,443 53 15쪽
259 123-2 +9 20.05.16 1,142 55 11쪽
258 123-1 +16 20.05.15 1,303 59 12쪽
257 122-2 +17 20.04.28 1,521 65 12쪽
256 122-1 +11 20.04.27 1,399 58 12쪽
255 121-2 +16 20.04.26 1,368 54 15쪽
254 121-1 +14 20.04.25 1,393 54 14쪽
253 120-2 +16 20.04.24 1,428 54 19쪽
252 120-1 +20 20.04.23 1,481 75 15쪽
251 119-3 +11 20.04.09 1,632 76 18쪽
250 119-2 +18 20.04.08 1,350 67 11쪽
249 119-1 +9 20.04.07 1,313 60 17쪽
248 118-2 +10 20.04.06 1,265 60 14쪽
247 118-1 +16 20.04.05 1,335 60 17쪽
» 117-2 +8 20.04.04 1,338 52 19쪽
245 117-1 +8 20.04.03 1,558 66 22쪽
244 116-3 +56 20.03.21 1,886 96 22쪽
243 116-2 +84 20.03.20 1,803 56 13쪽
242 116-1 +14 20.03.19 1,409 57 12쪽
241 115-2 +13 20.03.18 1,301 56 16쪽
240 115-1 +9 20.03.17 1,195 48 19쪽
239 114-2 +11 20.03.16 1,290 58 20쪽
238 114-1 +16 20.03.15 1,305 50 16쪽
237 113-2 +19 20.03.14 1,370 53 20쪽
236 113-1 +12 20.03.13 1,497 54 23쪽
235 112-2 +13 20.03.05 1,582 70 17쪽
234 112-1 +13 20.03.04 1,421 62 17쪽
233 111-3 +6 20.03.03 1,333 55 13쪽
232 111-2 +7 20.03.02 1,343 58 15쪽
231 111-1 +10 20.03.01 1,427 60 12쪽
230 110-2 +7 20.02.29 1,475 56 16쪽
229 110-1 +11 20.02.28 1,559 61 17쪽
228 109-3 +16 20.02.17 1,719 63 12쪽
227 109-1/2 +13 20.02.15 1,648 61 19쪽
226 108-2 +20 20.02.14 1,643 60 13쪽
225 108-1 +20 20.02.13 1,763 66 16쪽
224 107-2 +19 20.02.08 1,836 78 13쪽
223 107-1 +16 20.02.07 1,807 71 14쪽
222 106-2 +15 20.01.19 2,057 84 14쪽
221 106-1 +14 20.01.18 1,960 88 15쪽
220 105-2 +19 20.01.13 1,994 93 14쪽
219 105-1 +16 20.01.12 1,864 82 16쪽
218 104-2 +14 20.01.11 1,846 78 11쪽
217 104-1 +10 20.01.10 1,858 78 14쪽
216 103-2 +17 20.01.09 1,944 79 17쪽
215 103-1 +14 20.01.08 1,761 83 18쪽
214 102-2 +16 20.01.07 1,734 79 12쪽
213 102-1 +12 20.01.06 1,787 81 13쪽
212 101-2 +8 20.01.02 1,774 70 13쪽
211 101-1 +16 20.01.01 1,771 83 14쪽
210 100-2 +17 19.12.31 1,726 83 15쪽
209 100-1 +8 19.12.30 1,758 68 16쪽
208 99-2 +19 19.12.24 1,825 75 16쪽
207 99-1 +22 19.12.23 1,750 78 14쪽
206 98-2 +38 19.11.28 2,491 90 11쪽
205 98-1 +15 19.11.27 1,913 87 19쪽
204 97-2 +15 19.11.26 1,922 102 11쪽
203 97-1 +15 19.11.25 1,973 83 13쪽
202 96-1/2 +13 19.11.24 1,961 89 21쪽
201 95-1/2 +17 19.11.21 1,929 87 18쪽
200 94-2 +19 19.11.20 2,008 90 12쪽
199 94-1 +17 19.11.19 1,972 85 12쪽
198 93-2 +13 19.11.18 2,087 82 13쪽
197 93-1 +15 19.11.17 2,133 79 15쪽
196 92-2 +23 19.11.16 2,242 96 16쪽
195 92-1 +15 19.11.15 2,400 79 18쪽
194 91-2 +25 19.11.04 2,663 108 16쪽
193 91-1 +21 19.11.03 2,481 104 14쪽
192 90-2 +12 19.11.02 2,329 83 12쪽
191 90-1 +20 19.11.01 2,545 95 17쪽
190 89-2 +34 19.10.20 3,038 115 13쪽
189 89-1 +16 19.10.19 2,473 79 14쪽
188 88-2 +17 19.10.18 2,343 69 14쪽
187 88-1 +15 19.10.17 2,399 83 15쪽
186 87-2 +12 19.09.16 2,487 89 14쪽
185 87-1 +17 19.09.15 2,246 81 13쪽
184 86-2 +14 19.09.14 2,202 84 12쪽
183 86-1 +13 19.09.13 2,194 74 19쪽
182 85-2 +16 19.09.12 2,352 77 14쪽
181 85-1 +10 19.09.11 2,503 71 15쪽
180 84-2 +15 19.09.04 2,513 93 16쪽
179 84-1 +10 19.09.03 2,415 72 14쪽
178 83-2 +15 19.09.02 2,595 86 17쪽
177 83-1 +17 19.09.01 2,732 104 20쪽
176 82-2 +20 19.08.09 2,986 111 19쪽
175 82-1 +15 19.08.08 2,899 112 12쪽
174 81-2 +17 19.08.07 2,777 95 11쪽
173 81-1 +15 19.08.06 2,721 97 12쪽
172 80-2 +9 19.08.05 2,564 85 12쪽
171 80-1 +6 19.08.04 2,443 72 12쪽
170 79-3 +24 19.08.02 2,425 93 17쪽
169 79-2 +9 19.08.01 2,283 74 16쪽
168 79-1 +7 19.07.31 2,257 79 15쪽
167 78-2 +13 19.07.25 2,289 75 15쪽
166 78-1 +4 19.07.24 2,270 75 18쪽
165 77-2 +7 19.07.21 2,252 80 17쪽
164 77-1 +2 19.07.20 2,391 71 14쪽
163 76-2 +4 19.07.19 2,478 77 14쪽
162 76-1 +10 19.07.18 3,009 82 16쪽
161 75-3 +15 19.06.23 2,844 104 17쪽
160 75-2 +16 19.06.22 2,749 117 20쪽
159 75-1 +21 19.06.21 2,650 94 19쪽
158 74-3 +17 19.06.20 2,541 93 13쪽
157 74-2 +8 19.06.19 2,454 81 13쪽
156 74-1 +8 19.06.18 2,483 79 12쪽
155 73-2 +4 19.06.17 2,386 74 12쪽
154 73-1 +5 19.06.16 2,465 75 12쪽
153 72-2 +7 19.06.15 2,458 76 16쪽
152 72-1 +5 19.06.14 2,524 88 13쪽
151 71-2 +16 19.06.10 2,617 149 13쪽
150 71-1 +7 19.06.09 2,702 96 15쪽
149 70-2 +9 19.06.08 2,651 96 13쪽
148 70-1 +6 19.06.07 3,018 97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