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519화-정보(1)
거대한 문이 열리고 그들은 여왕을 따라 안으로 들어왔다. 내부는 푸르스름한 빛의 벽과 문양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중심에는 백색으로 빛나는 구슬이 있었다. 구슬은 영롱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벤하르트와 레니아가 원하는 정보를 줄수 있는것은 그 구슬이었다.
"저것이 너희들이 원하는 라스펠의 정보의 근원이다."
"대단하군."
벤하르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의 말을 내뱉었다. 주변을 서늘하게 뒤덮어 감싸안는 기운은 기를 다루는 벤하르트는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수 있었다. 수백년 아니 그보다 더한 세월을 축적해 만들어 나간 정보의 보고 그 실태를 벤하르트는 정확하게 알수 없었지만, 막연하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알수 있었다.
"확실히 대단하기는 한데, 저것으로 어떻게 정보를 얻어낼수 있는거지?"
"저것은 내가 하계에 뻗쳐 놓은 정보를 모아놓은 창고면서 그 지식을 모아놓는 공존의 머리이다."
"공존의 머리?"
"레니아 너는머리가 굉장히 좋다고 들었다. 한번 본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고 할 정도라고 했었지? 그렇다면 그 보았던 것을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이루어 지는 것이지?"
"무슨 소릴 하는거야? 그야 기억하고 있는것을 생각해낼 뿐이지."
레니아는 엉뚱한것을 다 물어본다는듯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그 생각 자체를 어떻게 설명할 도리는 없겠지. 이것은 그것과 비슷한 것이다."
구슬끝에 서린 기운이 여왕의 손으로 모여 들었다.
"공존의 머리라고 말한것은 이 지식이 마치 네 기억이었던 것처럼 공존하게 되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이 세계의 정보를 모아놓은 보고는 한번 사용하게 되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을' 마치 자신이 본래 알았던 것처럼 떠올리게 해 주지. 네 생각과 이것은 분명히 다른 것인데도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알게 되는 것이지."
"과연.. 그래서 공존의 머리라고 부른 것이었군."
"생각에 대해서 설명하는게 곤란하듯이 이 정보도 사용해보지 않으면 그 느낌을 알기 어려운 법이지."
"그럼 당장에 사용해보도록 할까."
여왕은 레니아를 가로 막으며 말했다.
"사용하기 전에 명심해둬야 할 것이 있다."
"명심해둬야 할 것? 그게 뭔데?"
"이 공존하는 정보는 그야말로 한 머리에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일단 한번 사용하게 되면 모아놓았던 세계의 정보를 일깨우지 않아도 머리 속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사용하는 머리에는 굉장한 부담이 가게 되지."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사용 했었잖아?"
"그래 그러니 보통의 사람들은 이것을 사용하는것을 년에 단 한번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한번 사용하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곤란해 하고 있을때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곤 하지. 그러니 생각해둘게 있다면 사용하기 전에 미리 결정을 해두는게 좋을거다."
"그렇군.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상관 없을것 같은데,"
레니아는 자신의 머리에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머리에 자신감을 가지는것은 좋지만, 그것이 자만심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그 자신감도 막상 정보를 이용하게 되면 내가 말한게 무엇인지 알수 있게 될 것이야. 지금 내가 말한 것은 그저 단순한 조언이지. 나는 너희들에게 빚을 졌고, 그 빚을 배신하는 행위가 될뻔한 일마저도 했지. 내 본의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이쪽에 과실이 있는것은 사실이지. 그러니 나는 너희들이 확실하게 목적한 바를 이루게 해주고 싶다. 괜히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정보를 이용해먹지 못한다거나 레니아 너 처럼 머리를 믿고 '다음'을 노려서 기회를 놓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아. 그러니 해주는 공짜 조언이다. 들어둬서 나쁠것 없고 안들어서 좋을 것 없는 덤 차원의 조언이지."
여왕은 미안해 한다고 해도 미안함을 내보일수는 없다. 그녀는 고고해야만 하고 절대적인 존재여야만 했다. 보는눈이 있던 없던 그녀는 항상 여왕으로써 존재해야만 했다.
그녀는 벤하르트와 레니아에게 정말로 감사하고 있었다. 자신이 만든 나라이자 전부를 모든 것을 바쳐서 지켜준 은인이나 다름 없는 사람들에게 그녀가 가지는 감정은 아낌없는 감사 뿐이었다. 배신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그렇기에 마누어의 일을 돌려 알려주는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벤하르트와 레니아가 자신들을 배신하려 했다고 생각해도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과를 하고 싶어도 그녀는 여왕이기에 누군가에게 머리를 숙일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할수 있는 것은 줄수 있는 것을 확실하게 그들에게 전해주는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동등한 관계로 그녀가 그들에게 해줄수 있는 선물을 사소한 실수로 망치게 두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거 방법은 까다롭지 않아?"
"미리 생각만 잘 해둔다면 까다롭지는 않아. 할고자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정확하게 잡는다면 어린애라고 해도 할수 있을 정도지."
"그렇게 쉽다면 주의가 필요하지 않은것 아닙니까?"
"그게 또 그렇지가 않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지. '정보'란 곧 힘이지. 돈을 얻는 것도 권력을 잡는 것도 너희들처럼 목적한 무언가를 위해서도 어디에나 정보는 필요하게 된다. 너희들이라고 해도 목적하는게 령 만은 아닐터, 하지만 바로 그 '조금'이 위험한 것이거든. 경험해보면 알겠지만, 알고 싶은것을 머릿속에 그리는 동시에 정보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처음부터 네가 알고 있었던 것처럼 기억할수 있게 된다. 그 시간은 한없이 짧아서,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게 되지."
감각적으로 그들은 여왕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느낄수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본래 목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필요한' 무언가의 정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고 결국 목적했던 정보를 못 찾고 돌아가는 사람도 이전에는 부지기수였다. 그 정보 조차도 '좋은 정보'라는것은 두말할 것 없는 사실이지만, 자신이 얻고자 하는 정보는 아니었지. 하지만 이미 놓치고 나면 다음 기회는 없는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잘 생각해두고 그 목적에서 흔들리지 않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야."
"그렇군 확실히 욕망을 부추길만 한걸 그래? 네 말대로라면 목적한정보만을 얻을 것인가. 아니면 여러가지 목적하지는 않았지만, '알면 좋을 필요한 정보'를 많이 잡아갈 것인가 고민할만 한걸. 자 그러면 어떻게 이 정보를 사용할수 있는지 알려줘. 사용하게 되면 알게 된다고 하지만 그 시작을 아직 못들었잖아?"
"이 구슬을 손에 쥐기만 하면 된다. 명심해. '정보의 보고'는 시간을 알려주지 않아. 일정 시간이 지나게 되면 자동으로 끊어 지게 되어 버리니까,"
"염려 마. 네가 말하려는 건 이제 무엇인지 알았으니까,"
레니아는 곧장 구슬에 손을 가져갔다. 구슬은 부드럽게 레니아를 푸른 기운으로 감싸 안았다.
"어? 레니아!"
"이미 동조 되었어. 해제 되기 전까지는 외부의 이야기는 들을수 없어."
벤하르트는 공중에 떠서 푸른 기운을 두르고 마치 신들린 것처럼 보이는 레니아의 모습이 왠지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했다.
'음 머리야. 여기가 바로 정보의 보고 라는 곳인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아무것도 없는 그 방대함에 놀라 말문이 막혀 있을 것이었지만, 레니아는 이미 이런 광경은 굉장히 친숙했다. 마법을 만들거나 정신을 간섭할때와 비슷한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친숙함 속에서도 레니아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여왕이 말한 대로 생각하는것에 끝이 없을 정도로 뻥 뚫려 버린것처럼 무한하게 죄여오는 '무언가'의 정보에 그녀는 공포마저도 느낄 것만 같았다.
'확실히 두번 연달아는 무리겠군.'
그녀는 주변을 살짝 두르고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최단 식으로 그녀가 지금까지 생각했었던 알고자 했었던 정보를 하나 하나 알아내 나간다. 없는것은 치우고 있는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속도로 기억해 나갔다.
그녀는 정보의 보고의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손놀림이 빠른 도둑과 같았다. 제한된 시간안에 가져갈수 있는 만큼 가져가라고 해도 보통의 사람들은 그 억의 하나 정도를 건져갈 뿐이었지만, 레니아는 달랐다. 보통의 사람들보다 뛰어난 머리로 보통의 사람들보다 생각하는것을 간략화 하고 보통의 사람들보다 기억하는것을 단축시키는 그녀의 머리는 정보의 보고의 정보를 차곡 차곡 잇달아 훔쳐갔다.
'으으..'
아무리 레니아라고 해도 쌓아져 있는 지식과 정보를 전부 얻어낸다는것은 불가능했다. 고작해야 만에 하나에 불과했지만, 그 정보만으로도 그녀는 머리가 깨질 것만 같은 고통을 느꼈다.
"으아앗!"
"레니아 괜찮아?"
사뿐하게 착지하려고 했지만, 어지러움증에 그녀는 뒷걸음질 치다 벤하르트에 기대어 겨우 몸을 가눌수 있었다. 아직도 머리가 띵해서 기억했던 것조차도 어느정도 잊어 버릴 것만 같았다.
"대단한걸. 한번 본 것은 절대로 안 잊는다고 했었지만, 이번 만큼은 확답하기 어렵겠어."
"무슨 소리야. 원하는 정보는 찾았어?"
"그래. 풍령에 관한 것을 찾았어. 의외로 왜 그런곳에 있는지 모를 장소에 있었는데,"
그녀는 곰곰히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영석 외에도 그녀가 정보의 보고에서 꺼낸 정보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대다수는 그저 사회적 지식에 불과한 내용들이었지만, 그 각지의 내용들을 모아 정리해 그녀는 결과를 도출해 나갔다.
"어디에 있었지?"
"스스로가 확인해 보면 될걸? 말해줘도 상관은 없지만 말야. 아무리 그래도 경쟁자에게 령이 있는 장소를 여기 있수 하고 밝히고 싶지는 않거든."
"하긴 그것도 그렇겠군."
"그럼 레니아. 필요한 정보는 다 얻은거야?"
"글세. 필요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령에 관한 것은 확실하게 알아 두기는 했어. 다른 부분에 대한 것은 확실하게 다 알았다고는 못 말하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검산하고 싶으면 검산해봐도 좋고,"
그렇게 말하고 레니아는 또 곰곰히 생각에 빠져 들었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그녀를 방해하기도 뭐해 그는 여왕에게 말했다.
"저도 한번 이용하겠습니다."
"생각은 다 끝마쳤나?"
"네."
"그럼 손을 구슬로.."
여왕의 인도에 벤하르트는 구슬에 손을 가져갔다. 근처에 다가섰을 뿐인데도 청량한 기운이 가슴속까지 스며드는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한차례 침을 삼키고 그는 정보의 보고에 손을 가져갔다.
- 작가의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내리 한달을 쉬었네요.
사실 이번 연참대전도 워낙에 바빠서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3일전에 참가나 해두고 쓸수 있으면 써보자. 비축분이나 쌓아두고 시작하자 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결국 비축분 없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진짜 바쁘군요.
3년전일이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전공 과목을 덜 들어서 다음 학기부터 완전 전공과목 도배로 고생해야 되고 학점 챙기랴 토익 점수 올리랴 시험 기간때문에 찐 살 빼랴 조금 쉬랴 소설쓰랴..
진짜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게 지나갑니다.
그나저나 얼마전에 댓글중에 보고 깜짝 놀랐었는데요. 댓글 다시는 독자님들중에 탐정이 숨어있는것 같은 느낌입니다. =ㅅ=;;
어쨋든 시작했으니 열심히 해보아야 겠죠..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 기다리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