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471화-
도시의 안으로 들어오니 왠지 내부는 평소보다 더 소란스러웠다. 벤하르트가 그 이질적인 분위기를 확실하게 감지할수 있었던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고수가 주변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보통은 자신의 실력을 감추기 마련이었다.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는것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위협받을수 있는 사안이었기 때문에 숨기는게 보통이었고, 때문에 벤하르트도 이전에 별로 고수다운 고수를 제대로 찾지 못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당장 눈에 들어오는 실력자들만 대여섯명. 하나같이 꽤나 강한 부류였기에, 본래 그런 부분에는 다소 둔한 레니아도 그 분위기를 읽어냈다.
"무슨 일이 있나?"
벤하르트는 웅성이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벽에 붙혀진 방문을 보았다. 방문의 내용은 얼마전 잡힌 퀘이소를 훔쳐가겠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당당하게 의문의 도적이라고 써놓은 방문에는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
"뭐야 저건.."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고한다. 이 글을 쓴 녀석을 본적이 있는 사람은 고발해라. 그것이 사실이라면 30마크닐이라는 돈을 주겠다! 단 후에 허위 정도라는게 발견될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도 치뤄야 하겠지만,"
척 보기에도 험상궃게 생긴 사람의 말에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에 레니아는 혀를 차며 말했다.
"저렇게 나오는데 잘도 고발하겠다.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해도 나설지 안나설지 모를 판국이구만,"
"이야기를 잘못 한것 같군. 어디까지나 이건 허위 정보를 막기 위함이다. 확신이 있다면 언제든지 찔러도 좋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정보를 뿌려서는 곤란하지. 확신이 있는 사람만 나와서 이야기해라. 그것만으로도 1마크닐은 주도록 하지. 몇명을 받겠다. 단 공통 되는 의견이 없을 경우에는 조금 각오해두는게 좋을거다."
1마크닐이라는것은 엄청난 거금이었다. 사실의 진의를 불문하고 그러한 돈을 준다는것은 날파리들이 끼일 위험을 다분히 포함하고 있는 것이었다. 때문에 그런 날파리들에게 돈을 주는 사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남자는 필요 이상의 위협을 가한것이다. 그런 위협을 뚫어서라도 신청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만큼의 신뢰성을 가질수 있을것이고, 사실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해도 남자에게는 손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뒤엣말을 듣고 레니아도 그의 의도를 파악해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도 나서는 이는 없었다. 밑져야 본전의 이야기였지만, 남자는 꽤나 아쉬워하며 성질을 부렸다.
벤하르트는 사람들을 피해 레니아와 라프라를 불러들여 말했다.
"그런데 이래선 곤란한데, 필요 이상으로 경비가 삼엄해지잖아."
"우리 외에 퀘이소를 노리는 녀석들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지."
레니아도 이 상황이 답답하긴 마찬가지 였다.
"아까 입구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던 사람들 봤어?"
"그래. 나는 너만큼 실력을 읽는건 못하지만, 확실히 까다로울것 같더라, 그건 어떤 무언가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었어."
"이 도시는 마수 사냥을 하고 있으니까, 마수라는것을 사냥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니 필요 이상의 실력을 갖출 필요가 있었겠지.
"그나저나 어쩔 셈이야?"
"아까 봤어? 날짜는 내일 밤이라고 했어. 꽤나 K와 비슷한 부류인것 같아. 자신이 갈 날을 미리 말하다니 말야."
"듣고 보니 그렇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조금 달라."
"뭐가 말야?"
벤하르트의 반문에 레니아는 특유의 가르치는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갈 날을 미리 말하는게 아닐수도 있다는 이야기지. 내일 간다고 말하면서 실상은 오늘밤에 온다거나 하는 일도 예상할수 있다는거야."
"그럴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벤. 우리는 절대 오늘 갈수 없어. 오늘 퀘이소들을 구하러 간다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까워. 사실 보고야 안건데, 전에 했던 말은 취소해야 할것 같아. 만전인 상태라고 해도 도로호우이보다 힘들지도 몰라."
도로호우이의 용병들은 확실히 약하다고는 할수 없었고, 개중에는 강한 사람들도 더럿 있었지만, 분명히 수준 이하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다. 무리를 이루어 그 안에서 콩고물을 얻으며 돈을 버는 사람도 분명 없다고는 할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사냥꾼들은 근본적으로 그 질이 달랐다. 한명 한명이 에린델에서 자라 마수들을 확실하게 포획할수 있을정도의 능력자들로 구성 되어 있었으니 그 개개인의 실력은 도로호우이와는 비교할수 없었다.
이런 와중에 기를 거의 사용할수 없는 벤하르트가 오늘 작전을 실행한다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나도 알고는 있지만, 만약에 오늘이라면,,"
그 말에 라프라도 불안한 얼굴이 될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벤하르트와 레니아를 믿고 있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손을 쓰기 전에 당하게 되면 벤하르트와 레니아가 어떤 고수라고 해도 일을 완료할수는 없게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점은 괜찮아. 이번에는 완전히 무력화 해서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무능한 벤 너를 대신해서 내가 나서줄테니까 말야."
"뭘 나서겠다는거야. 거기에 강조는 한번만 하라고."
"네게 쓴 실 있지?"
"그래."
"그건 감각 연결이라고 하는 실이어서 몇가지 복잡한 술식을 섞어야 하는것이지만, 그게 아닌 단순한 상대방의 위치를 알수 있는 끈을 만드는건 어렵지 않아."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레니아는 실실 웃으면서 다소 거만한 태도로 벤하르트에게 말했다.
"나도 덴과 함께 하면서 놀고만 있었던것은 아니거든. 1초도 안되는 사이에 일어나는 공방에서 중요한건 편의성이라는것을 뼈저리게 느꼈지. 주문을 외우는 것을 한없이 응축화 시키고 생각하는것을 간결화 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여러가지로 모색했다 이거야."
"그렇게 말해도 뭘 말하고 싶은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잘 봐. 벌써 묶여 있지?"
"어? 뭐야 이건."
"집중 하고 잘 봐둬. 단순하게 위치 파악을 하기 위한 마력의 실을 연결하는것은 찰나의 시간에 한치의 방심정도면 충분하다는거야."
레니아의 손끝에서 나가는 실은 그야말로 전광석화같은 빠르기였다. 설사 100기아를 떨어져 있다고 해도 1초는 우스울 정도의 빠르기로 붙을수 있을정도의 빠르기였다.
"남에게 해를 끼치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정도의 빠르기로 붙히는게 가능한 것이지만, 이거라면 설사 오늘 소란이 일어나 퀘이소들을 도둑 맞는다고 해도 붙혀내는데에는 무리가 없지. 심지어 벤 너조차도 눈치채지 못했잖아?"
그녀의 실은 벤하르트와 연결 했을때 처럼 굉장히 가늘고 얇아서 집중하지 않으면 거의 알아 차릴수 없는것이었다.
"하지만 위험해. 의심스러운 사람을 잡는데 혈안이 되어 있을텐데,"
"헛소리 하지 마. 무능력한 주제에, 반대로 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뭘 어떻게 할 참이야? 네가 나서서 자살행위라도 하려고? 아니면 운에 맡긴채 퀘이소들을 포기할까? 괜히 강조한게 아냐. 최소한도 벤. 네가 그런 이야기를 할거라면 지금 현재 그럼 빌빌 거리는 꼴을 해서는 곤란해. 그렇게 무능하고 무력한 상태로 대책도 없이 나에 대한 안전을 걱정한다? 적당히 좀 하라고! 나는 네가 보살펴야할 어린애가 아냐!"
마지막은 감정이 조금 격해져서 레니아는 진심을 담아 그렇게 이야기했다.
"다른 의견이 있다면 말해도 좋아. 타당하다면 내 의견은 접어둘게."
"아니.. 없어. 하지만 약속해줘. 위험해지면 바로 달아나는거야."
"걱정 마. 난 너랑은 달라서 무모한 짓은 하지 않으니까 말야. 앞뒤 안보고 돌진하는건 네 특기잖아? 나는 어디까지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게 움직일테니까 말이지."
"레니아 언니."
라프라도 걱정스런 눈으로 레니아를 바라보았다.
"아 정말. 이놈이고 저놈이고, 내가 그렇게 못미더운거야? 벤 너보다 훨씬 더 일처리를 잘할테니까 걱정 마. 딱 부러진건 나의 장점중 하나란 말야. 우유부단한 벤과 비교당하는것도 서러운데 왜 그렇게 못믿는거야."
라프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먹을 살짝 쥐면서 레니아에게 응원을 보냈다. 레니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럼 일단은 정보를 알아 둬야 하니까 그 거지를 찾으러 가볼까?"
도시의 남동쪽은 상대적으로 빈민층이 살고 있는 거주지였다. 빈민이라고 해서 완전 거지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다른 구역보다 못사는 느낌이 확 와닿는 구역이었다. 때문에 거지를 발견하는것은 쉽지 않았다.
"음 역시 같이 몰려 다녀서는 쉽게 찾을수 없겠는데, 자.."
레니아는 마력으로 다시 끈을 만들었다. 하나는 벤하르트에게 하나는 라프라에게 던졌다.
"흩어져서 찾자. 만약에 찾으면 조금 강하게 생각을 해."
"강한 생각이라는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거지?"
"음.. 어려우면 그냥 아무 벽이나 골라 잡고 때리던가..? 그러면 최소한의 신호가 될테니까 말이지."
"레니아 참 이걸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굉장히 편리한것 같아."
"편리하지 않으면 애초에 만들지도 않았어. 덴이 그러더라. 마법은 본래가 인간이 편해지기 위해서 만들어낸 것이었다고, 하지만 역시나 마법을 공격적으로 사용하는것은 참 인간다운 발상이야. 더 편하게 더 강하게 더 높은곳에 이르기 위해서, 편해질수 있는 수단으로 마법을 선택한것 말야. 인간의 그 탐욕은 사실 굉장히 극과 극을 달리지. 좋은쪽으로도 나쁜쪽으로도 인간은 대단하다고 봐."
"요즘 널 보면 참 인간에대해 높이 사는것 같아."
레니아는 그 말에 의외로 간단하게 수긍하면서 말했다.
"한창 여행을 다녔잖아. 내가 그 좁은 레니아에서 느끼던 인간상과 지금의 인간상은 많이 달라졌지. 그때는 정해진 틀에서 인간을 한정적인 존재로 보고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조금 많이 달라졌어. 하지만 그게 꼭 좋게만 본다는것은 아냐."
"그렇겠지."
레니아는 신이었던 자로써 사물을 객관적이게 보는 성향이 짙었다. 지금 당장에 인간을 높이 산다고 해도 바로 다음날에 인간을 쓰레기 취급하는것도 서슴치 않는 것이다.
"그런데 언니는 신일때 어떤 느낌이셨어요?"
라프라의 물음에 레니아는 살짝 놀라며 생각했다.
"음 어떤 느낌이었을까, 아 그래.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았어. 이런느낌 알아? 작은 틀에서 내가 바라는것은 모든게 이루어지는것 말야. 그건 과연 즐거운 일일까?"
"즐겁지 않아요?"
"즐겁지 않아. 그건 그저 나쁘지 않을 뿐이지. 생각해봐 작은 방에 갇혀서 모든 자신이 원하는것을 주는것의 어떤 부분이 즐거울까? 하지만 원하는것을 얻을수 있다는건 나쁜것은 아니니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자극없는 일상을 살아왔던 거지."
"잘 모르겠어요."
라프라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뭐, 배부른 소리라는건 확실하지만 말이지. 어쨋든 흩어져서 찾도록 하자."
"네!"
셋은 흩어져서 거지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이 거지지 실상 빈민가인 이곳에는 상당한 수의 거지가 있었다. 빈민가라고는 해도 다들 먹고 살만큼은 살수 있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그 거지들은 '고용당한 거지'였다. 도시의 정보상에게 고용 받아 스스로가 거지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의외로 받는 돈도 꽤 많아서 그 거지의 일을 원하는 사람마저 있을 정도였다.
"뭐야! 퉷."
개중에는 진짜 거지가 없는것도 아니어서 상스러운 말이나 투박한 말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었다.
'꽤 많은걸. 트레이야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아니라고 했었지. 그렇다면 이것을 찾는것을 어렵게 만들어 놓은것도 시험이겠군. 조금 사기 치는 느낌인데,'
벤하르트가 그렇게 생각하는것도 무리가 아닌것이 그들은 거지가 인간이 아니라는것도 암호가 있다는것도 심지어는 암호가 어떤것인지도 전부 알고 있었다.
'어?'
순간 벤하르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것이 있었다.
'반응이다. 이쪽인가.'
"여기요 여기!"
라프라는 열심히 손을 흔들어 벤하르트와 레니아를 불러 들였다. 라프라의 앞에 있는것은 마치 진짜 사람인것처럼 생긴 거지였다.
"이야 잘도 찾았네. 그럼.."
"잠깐 그전에 라프라 손 줘봐."
"예? 아 예."
"이 바보 같은 녀석. 그건 그냥 예시였는데, 하여간에,,"
조금 벌겋게 달아 있는게 레니아가 벽을 치라고 해서 진짜로 벽을 친 모양이었다.
"생각이면 충분했다고, 뭔가 너도 벤하르트와 닮아가는거 아냐? 안좋은 쪽으로 말야."
"헤헤."
"칭찬이 아니야!!"
레니아의 치료가 끝나고 그들은 거지의 앞에 섰다.
"이게 인형이라고? 어.. 우와.."
"왜그래?"
"아니 이 인형 말야.. 기로 움직이는것 같은데?"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는 벤하르트나 레니아가 아니면 볼수 없을만큼 정교하게 마치 사람처럼 몸에 인식되어 있었다. 그런게 아니었다면 그 거지가 인형인지 사람인지 판독하기란 굉장히 어려울것이 분명했다.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암호를 말해야 하나?'
벤하르트가 망설이고 있는 사이 레니아가 말했다.
"조금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필요한 물건이라면?"
"암푸누 라고,,"
"....."
인형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이 마치 사람과 같아서 도저히 인형이라고는 생각할수가 없었다.
"따라와라."
"벤 저게 정말 인형일까? 기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인간이라면 본래 기가 나오는거야 당연한거잖아. 사실은 기를 무의식적으로 다룰수 있는 인간이라던가 그런게 아닐까?"
레니아는 벤하르트에게 작게 속삭였다.
"하지만 트레이야가 그렇게 말했잖아. 이런 일로 거짓말을 해야 할 이득이 있는거야?"
"아니 없겠지. 하지만 인형 답지가 않은데, 라프라 너는 어떻게 찾았어?"
"저는.. 두분처럼 '그런것'을 잘 못하니까요. 살짝 후각만 빌려서 냄새로 찾아 봤어요."
후각만 다른 마수의 능력을 빌린 것이다.
"냄새?"
"저 사람의 몸에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냄새가 났거든요. 음. 뭔가 이상한 냄새였는데, 조금 더 둘러 봤는데 유독 저 사람에게서만 냄새가 났어요."
"대단한데, 그런 방면으로도 접근할수 있는거구나. 아니 뭐 나도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겪으니 느낌이 색다른데,"
"그러냐."
레니아의 변명하는듯한 말에 벤하르트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수 있는 좋은 방법은 있는데,"
레니아는 아쉽다는듯 말했다.
"그게 뭔데?"
"암호를 일부러 틀리는거야. 그렇게 되면 자폭하게 될것 아냐?"
"아서 아서! 네 호기심 때문에 꼭 그렇게 난장판을 만들어야 겠냐. 트레이야의 말투를 미루어 생각해볼때 말야. 적어도 여기서 퐁 하고 터지는 수준은 아닐게 분명해. 그렇다면 도시의 사람들을 불러들일 위험성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가뜩이나 이렇게 뒤숭숭할때에 꼭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이지."
"꽤 정리를 잘하는걸."
확실히 벤하르트의 말 대로라 레니아는 입맛을 다시며 인형을 따라 걸었다.
인형이 간 곳은 서쪽의 벽이었다. 인형은 삐걱삐걱 거리더니 그자리에서 폭삭 가라앉았다.
"정말 인형이었네."
"쓸데 없는 실험을 안해서 다행이지 않냐."
끼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인형은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암푸누가 서쪽으로 가며 취하는 행동은 무엇입니까?"
"수도루."
레니아가 암호를 말하자 인형은 재빠르게 벽을 몇번 두드려 비밀 통로를 열었다.
'대단하다.'
그가 그렇게 느낀것은 인형의 움직임 때문이었다. 수없이 많은 곳을 찌르는데 수백번을 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해야 몇십초에 불과했다. 벤하르트는 움직임을 봐도 기억하지 못했고, 레니아는 기억은 하되 움직임을 전부 파악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럼.. 이만."
인형은 차갑게 이야기하고 다시 제자리로 걸어갔다.
"이건 예전에 있었던 가렌더 부크를 떠올리게 만드는걸."
"그것도 그렇네. 가레더부크의 그건 정말 최악이었어."
질색하며 말하는 레니아의 의견에 동감하며 벤하르트가 말했다.
"동감이다."
"그럼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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