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2부 27화(581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이마에 작은 뿔이 달려 있는 한 소녀가 벤하르트를 맞았다. 벤하르트가 찾은 곳은 가렌더 부크의 중앙 도서관이었다. 가렌더 부크의 도서관은 세계를 잇는 중심지 답게 굉장히 많은 방대한 양의 자료가 있었다.
벤하르트는 철편수의 이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몰랐기 때문에 그 정보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온 것이었다.
"철편수에 대해서 찾아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만,"
"아. 음? 그런데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기분 탓이시겠죠. 그런데 철편수는 어디에?"
"그거라면 절 따라오세요."
사방이 책들로 가득한 도서관에서 망설임 없이 소녀는 벤하르트를 데리고 구석으로 들어갔다.
"철편수라며 여기에 정리 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벤하르트는 책을 꺼내들고 잠시 철편수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강도는,, 마계에서도 손을 꼽는 마수. 그 절대적인 방어력 때문에 공격력마저도 높은 마수이다. 서식지는 마계 제 4지역 호루탈 숲."
"흐음 4지역이라.."
일단 마계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 가렌더 부크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몇가지 방법이 필요했다. 첫번째는 가렌더부크로 돌아올 수 있는 귀환서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것의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마계인들에게도 가렌더 부크라는 곳은 미지의 세계이자 장소. 누구나가 들어갈 수 있을정도로 녹록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가렌더 부크의 귀환서는 굉장히 비싸고 까다롭게 관리 되고 있었다. 무리를 한다면 사는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크레노트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에 귀환서를 사용하기는 상당히 아까운 일이었다.
보통 가렌더 부크에서 사는 자들은 마계에 여행을 할때 귀환서를 이용했다. 하지만 귀환서는 엄중하게 관리가 되고 있었고, 마계에서도 충분히 '강함'을 보장 받는 자들에게는 일반적인 귀환서를 사용해는 것이 허용 되었지만, 강함이 보장 되지 않은 자들에게는 별도의 추가적인 돈을 더 내고 '자신만' 사용할 수 있는 귀환서로 바꾸어 마계를 다닐 수 있게 했다. 그 강함의 기준이란 수마행의 탑을 통해 가렌더 부크에 올 수 있느냐 없느냐 였다.
두번째 방법은 이전에 벤하르트가 이용했던 수마행의 탑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보통 마계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지만, 가렌더 부크에서는 수마행의 탑을 이용해서 다닐 수 있도록 수마행의 탑 쪽의 귀환서를 팔고 있었는데, 이것도 나름대로는 비싸지만 가렌더 부크로 즉시 오는 귀환서보다는 비싸지 않았다.
세번째로 가렌더 부크와 연결된 상태로 강제로 마계로 전이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특정 위치를 통해 다시 가렌더 부크로 돌아오는게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여황 에시오르의 허락을 받은 자들 뿐이었다.
마계는 굉장히 넓었다. 벤하르트가 사는 인간계와 비교해보면 100배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거대한 세계였다. 그렇기에 구역을 나누는데 한 구역만 해도 벤하르트의 한 대륙만한 크기인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알아보지 않고 마음대로 마계로 가는건 위험한 일이었다.
'4지역이면 생각보다 수마행의 탑과 멀지 않군. 그나저나 크레노트에게 보수를 좀 많이 받아 둬야 겠는걸. 하긴 티온도 이제 이곳에 머물게 되니 그것에 대비한 돈을 모은다고 생각하면 좋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 그는 박차고 일어나 마계의 문쪽으로 향했다.
마계의 문의 문지기 병사가 벤하르트를 보고 바짝 긴장하며 말했다.
"아 벤하르트님 아니십니까?"
"혹시 지금 마계의 문을 이용하는게 가능한가?"
"가능은 합니다만, 무슨 일로?"
"잠시 제 4지역에 들르려 하는데,"
"혹시 귀환서를 가지고 오셨습니까?"
"아니 그런건 없지."
마계의 병사는 놀라며 물었다.
"그러면 마계에 맨몸으로 가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 4지역은 수마행의 탑과 별로 멀지 않아서 별다른 일이 없다면 귀환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대단하십니다."
병사는 감동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는가 싶더니 그는 머뭇 거리다가 조심스레 벤하르트에게 말했다.
"저 괜찮으시다면 제가 귀환서를 하나 빌려 드릴수도 있습니다만,"
"음? 나야 상관 없지만 왜?"
"아 개인적으로 벤하르트님을 존경하고 있어서,"
'존경?'
벤하르트는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나한테 귀환서를 준다고 해도 돌아오는 건 없을텐데,"
"상관 없습니다. 그저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좋습니다."
벤하르트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 마음은 고맙지만, 이번에 수마행의 탑을 들렀다 와야 할 목적이 있기 때문에 마음만 받도록 하지."
벤하르트의 변명에 병사는 의심도 없이 꾸벅 인사를 하고 벤하르트를 마계의 문으로 안내했다. 일전에 벤하르트는 마계의 문의 결계가 깨져 강제적으로 마계로 빠지게 되었었지만, 본래 마계의 문은 가렌더부크에서 이용하는 마계를 잇는 차원문중 하나였다. 가렌더 부크는 인간계의 육계(六界)와 더불어 마계 그리고 시간이 왜곡 마저도 가능하게 해 시간과 공간을 잇는 도시였다. 시간은 불안정 해서 봉인한 상태지만 인간의 여섯 세계와 마계의 차원문은 가렌더 부크를 전설과 환상의 도시로 만들어주는 이유중 하나였다. 마계는 그중에서도 가렌더 부크와는 가장 가까운 세계중 하나였다.
때문에 좌표를 정확하게 맞추어 두고 간다면 마계의 대부분의 지역을 단번에 도착하는게 가능한 것이었다. 병사는 다른 병사들에게 벤하르트를 자신의 일처럼 기분 좋게 소개하면서 마계의 문으로 향했다.
마계의 문 앞에 서자 한 중후한 수염을 기른 남자가 벤하르트를 맞았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번쩍번쩍한 갑옷과 나이에 걸맞지 않은 수염 범상치않은 기운을 풍기는 남자였다.
"벤하르트님 아니십니까?"
"아.. 음.."
벤하르트는 남자가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해 당황해했다.
"하하 저같은 녀석 이름을 기억 못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저는 란파파라고 합니다. 벤하르트님이 예의 그 임무를 실행하기 시작할때 쯤에는 저녀석과 같은 병사의 위치에 있었지요."
"아 기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니 말 놓으십시오. 어디 벤하르트님과 제가 비교나 되겠습니까. 벤하르트님이야 유명인사 아닙니까. 하하. 그나저나 여긴 무슨 일로?"
란파파의 물음에 벤하르트는 제 4지역으로 가고자 함을 밝혔다.
"제4지역입니까. 무슨 볼일이신지?"
"그저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그렇군요. 귀환서는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병사들에게 귀환서가 있는지 없는지 묻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가렌더 부크의 귀환서는 가렌더 부크에 사는 시민들이라면 구하기 어려운 물건은 아니었다. 비싼 값이기는 해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구할 수는 있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귀환서는 굉장히 엄중하게 다루어 졌다. 귀환서라는 것은 결국 누가 사용해도 귀환서 마계에서도 가렌더 부크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귀환서를 노리기 일수 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귀환서가 타인에게 넘어가게 되면 가렌더 부크의 입장은 썩 좋지 않았다. 세계를 잇는 끈 여섯 세계와 마계 그리고 수많은 시간과 공간의 중심에 위치한 환상의 도시 가렌더 부크는 환상으로 남을때 그 가치가 빛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귀환서는 굉장히 엄중하게 다스려 지는 것이다.
마계의 문의 수비총괄자라고 한다면 그 실력은 굉장할 것이 틀림 없었다.
"하기사 벤하르트님 정도라면 충분하겠지요. 가렌더 부크에 오실때에는 수마행의 탑을 이용하실 생각이신가 봅니다?"
"그렇습니다만,"
"아 그러면 참고해두십시오. 요즘 마계에서 가렌더 부크의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지, 조금 실력 쓴다 하는 녀석들이 도전을 하도 해대는 지라, 층수를 좀 더 올려 버렸다고 합니다. 때문에 요즘은 마계로 향하는 자들이 조금 줄어 들어 있습니다."
"참고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제4지역이라고 하셨었죠. 좌표는 어떻게 되십니까?"
"음 좌표는 모르겠고, 여기 호루탈 숲으로 가야하는데,"
"아 알겠습니다. 자 어이."
란파파는 병사에게 명령했고 병사는 바로 대답한뒤에 좌표를 맞추었다.
"그럼 다녀오십시오!"
벤하르트는 마계의 문에 몸을 맡겼다.
- 작가의말
더 쓰고 싶었는데 어쩔수가 없군요.
으으.. 댓글난무에 힘입어 열심히 쓰고 싶었는데, ㅠㅠ..
역시 한시간만에 쓰는건 한계가,,
역시 글쓰는 사람을 춤추게 하는건 댓글이죠. 더 버닝하도록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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