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엔쿠라스 477화-

벤하르트는 레니아가 연결해준 실과 연결되어 있는 도적과 뒤에서 자신을 추격하는 추격대의 실력에 놀라고 있었다. 자신이 달리고 있는것은 전력이라고 까지는 말할수 없었지만, 확실히 힘을 주고 있다고 생각할정도로 빠른 움직임이었다. 숲이라는것을 무시하다 싶을 정도로 그의 움직임은 재빨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나는 도적과의 간격은 메꿔 지지 않았고, 추격대도 떨쳐 낼수 없었다.

"쉽게 흘러갈수는 없겠군."

벤하르트의 눈앞을 한명이 가로막았다.

'세명중 하나다.'

분명 벤하르트는 넷의 움직임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느샌가 그는 벤하르트의 눈앞을 막고 있었다. 인식하고 났을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네가 그 도적이라는 녀석인가?"

"아니 그렇지는 않은데,"

"얼굴에 복면을 덮어 두고도 잘도 그렇게 말하는군."

남자는 훤칠한 키에 상당히 마른 체구를 하고 있었다. 턱하나 만큼 차이가 날정도로 큰 키와 허릿춤에 있는 벤하르트의 검보다 배는 더 길어 보이는 장도를 가지고 있는 사내였다.

"어쨋든 부인을 하던 수긍을 하던 입장상 우리들은 너를 데려갈수밖에 없지만,"

검집을 흔들다 긴 장도는 어느샌가 그의 손에 걸려 있었고, 그와 동시에 벤하르트가 느꼈던 세명의 추격자도 자리에 도착했다.

"이녀석인가? 확실히 쿤타보가 당할만한걸."

세명중 한명은 여자였고 남은 둘은 남자였는다. 말을 한것은 여자쪽으로 푸른 머리에 다소 차갑게 보이는 인상을 풍기는 여자였다. 여자가 말한 쿤타보는 레니아의 감시를 맡았던 용병을 말하는것이었다.

"어이 소부 섵부르게 덤비지 마라."

다른 한명은 중년의 남자로 장도를 들고 있는 남자에게 주의를 주었다. 마지막 한명은 흑발의 남자였는데, 날카로운 외모로 아무 말도 없이 벤하르트에게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장난이 아니군.'

"일단 묻겠는데, 순순히 잡힐 생각은 있는가?"

"없습니다만,"

"그렇다면 어쩔수 없군."

넷은 벤하르트를 포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벤하르트도 섵부르게 그것을 당할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들이 벤하르트를 포위하려고 하는 움직임에는 언제나 벤하르트가 1:1의 상황을 만들수밖에 없는 곳으로, 벤하르트가 그렇게 조율하고 있었다. 즉 벤하르트를 포위하기 위해서는 어느 누군가가 1:1로 벤하르트와 맞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현실적으로는 무리였다. 네명은 분명 뛰어난 실력이었고, 모두 호락호락할정도의 실력자가 아니었지만, 벤하르트가 그들보다 위라는것은 넷 전부가 깨닫고 있었다. 상대의 수준을 읽고 행동하는것은 그야말로 일류라 할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나가다가는 끝도 없을것이라는것도 명백한 사실이었다. 되려 힘이 한명에 집중되어 있는 벤하르트쪽에게 기회를 너무 주게 되면 불리한것은 추격자쪽이라는것을 어렴풋하게 느끼던 중년의 남자는 혀를 차며 벤하르트에게 돌진했다.

되려 모든 몸을 지키는 공격이었다면 짧은 틈이라고 해도 벤하르트는 확실하게 그를 제압할수 있었겠지만, 그는 벤하르트에게 달려드는 그 순간 중년의 용병이 내건것은 자신의 '팔 하나'였다. 명백하게 내어주는 팔 하나의 공격은 아무리 벤하르트가 용을 써도 얻어 낼수 있는것은 팔 하나에 한정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다. 본래대로라면 팔 하나는 그야말로 치명상이나, 다른 용병들이 존재하고 있기에 팔하나로 벤하르트를 붙잡을수 있는것은 싸게 먹힐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행동한것이다.

그는 벤하르트를 도적으로 상대적인 적으로 판단하에 자신의 팔이 나가 떨어질것을 감안한채 움직인 것이었지만, 정작 벤하르트는 다르다. 그는 도적이 아닐뿐만 아니라, 선천적으로 확실한 상처를 주는것에 익숙치 않았다. 그때 그가 행동한것은 무의식중에 팔을 공격하던 자신의 공격을 회수한 것이었고, 그것은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내었다.

본래 공수라는것은 누구에게나 한번의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선택권은 다른 선택권에 의해 막히는것으로 서로간에 공격만을 선택하게 되면 그만큼 서로간에 상처도 늘게 될테고 한쪽이 공격 한쪽이 수비를 선택하게 되면 그만큼 공방의 교차가 일어나게 되고 양쪽이 수비를 택하게 된다면 서로간에 상처는 그다지 늘지 않는것이 평범한 서로간의 같은 조건일때의 양상이었다. 즉 최소한 선택하고 있는 것 자체의 주어진 기회는 '사용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벤하르트는 확실하게 내주었던 기회를 노리지도 못하고 그 기회대신 막는것도 선택할수 없었다. 회수한 공격의 간격에 세명의 각각의 절기가 쇄도했다.

애초의 격의 차이가 없었다면 확실하게 분시를 당해 죽어버렸을 공격이었지만 벤하르트는 격의 차이는 물론이고 그의 특수한 움직임에 피해를 최소화 시켰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많은 상처를 입고 거리를 벌렸다.

'공격은 확인했지만,'

셋이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는 확인했다. 벤하르트에게 있어서 한번 본 기술에 대한 내성은 일반인들과는 비교할수도 없었을 테지만, 그는 다시 공격이 온다고 한다면 막아낼 자신은 별로 없었다. 어디까지나 상대도 굉장한 실력자로 한번 보고 막아내기 위해서는 그만한 몸상태가 필요한 것이었다.

'위험한데,'

하지만 정작 정말로 위험한것은 그 일이 아니었다.

"그런가.."

중년의 용병은 미소를 지었다. 방금전 자신의 각오를 다진 일격으로 그는 벤하르트라는 남자를 얼마간 알수 있었다.

'필시 강한 힘을 가지긴 했으되, 그 힘을 온전히 사용하지는 못한 모양이군. 자신의 뼈를 깍을수는 있어도 남의 뼈는 보아 가면서 깍는 방식으로,,'

수백번도 더한 전투. 마수와도 싸운 적이 있었고 인간과도 싸운적이 있었다. 죽고 죽이는 것은 그의 일상이었고, 그런 와중에 벤하르트와 같은 이단 적인 부류를 보지 않은것도 아니었기에 그는 합리적인 경험에 비추어 벤하르트를 빠르게 파악할수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 생각은 분노에 미쳤다.

'괘씸한 놈.'

즉 벤하르트는 자신의 목숨이 오갈 정도의 순간에 자신의 몸을 위해주었다는 것이 된다. 그것이 습관이던 신념이던 스스로가 살아야 된다는 본능적 욕망을 억제하면서 까지 행할정도로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한것이다. 그는 단검을 고쳐잡고 생각했다.

'하지만 확신은 없지. 뭔가 다른 것을 예상했을지도 모르는일이니, 일단 확인부터 해보도록 할까.'

그는 벤하르트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손짓을 했다. 한명만 후위를 부탁한다는 것에 두말할것 없이 여자는 무기를 잡고 그의 뒤에 섰다. 이번 그가 내건것은 똑같은 팔. 벤하르트가 그에게 공격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오로지 그의 팔을 쳐내리는 수밖에는 없었고, 사실상 팔을 쳐내리는것은 용병이 선택한것만큼 쉽기 그지 없다 할수 있었다.

하지만 벤하르트가 행한것은 그의 공격을 회피한 것이었다. 중년 외의 다른 용병들도 수많은 전투를 펼친 용병이었기에 곧 그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것인지 알아 차릴수 있었다. 당연히 벤하르트도 방금의 공격이 자신을 떠 본 공격이라는것을 알았다.

[바보 같기는 여유부릴때야?]

"아니지."

그 뒤로 부터 오는 공격은 넷 전부가 전력을 10으로 기준을 놓았을때 공격에 9 수비에 1의 힘을 준 공격들 뿐이었다. 설사 벤하르트가 자신들에게 공격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죽음이나 불구의 공격은 아니었다. 거기에 기절을 시킬수 있을 정도의 공격을 가하는것도 현실적으로 벤하르트의 몸상태와 상대의 실력을 볼때 무리였기에 벤하르트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쉽사리 벤하르트가 밀리지 않은것은 순전히 '유려의 움직임'과 전력으로 수비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음!?"

레니아는 도적을 쫓던 도중 벤하르트의 위험 신호를 알아 차렸다. 다른 방향으로 쫓고 있던 그녀는 벤하르트의 의견에 동의해 벤하르트가 용병들을 막아줄것을 전제로 쫓고 있었지만, 연결된 마력의 실에서 전해져 오는것은 벤하르트의 위기였다. 상당히 각도를 벌려 놓고 쫓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벤하르트와 그녀의 거리는 굉장히 멀었다. 숲이라는 제약때문에 레니아는 벤하르트보다는 상대적으로 처진 위치에서 도적을 쫓고 있었다.

'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도적이 퀘이소를 이어 라프라에게 중요하다고 해도 무시할수 없었다. 그녀는 마력의 실을 따라 지금껏 유래없던 전력으로 벤하르트에게 내달렸다.

'레니아의 도움을 받는건 무린가.'

수비에 집중 한다 해도 벤하르트의 상처는 점차 가중 되었다. 만약 용병들이 그의 여력 때문에 힘을 수비에 집중하면서 싸웠다면 그런 일이 일어날 턱이 없었지만, 애석하게도 용병은 벤하르트의 생각을 전부 꿰고 있었다. 어떤 공격을 해도 즉사는 없다는 자신감은 필요 이상의 공격을 그런 안전을 의식한 공격은 평소 이상의 실력을 만들어 내었고, 아무리 유려의 움직임으로 수비에 집중한 벤하르트라고 해도 한계를 넘어서는 공격을 막을수 있을리는 없었다.

'도망도, 칠수 없어.'

도망을 치려고 하면 그자리는 언제 비어 있었냐는듯 처음에 자신의 앞길을 막았던 소부라는 남자가 막아냈다.

'그런 능력인건가?'

벤하르트가 멈칫한 사이 소부는 굉장한 속도의 공격을 감행했다. 보통때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그 공격은 벤하르트의 허리를 향했지만, 그 허리는 벤하르트의 팔이 가로 막았다.

"읏!"

설사 예상했다고 해도 벤하르트의 뜻대로 공격을 한 이상 그에 따른 후속의 공격도 예상한대로 흐르지 않는것은 당연한것으로 소부는 벤하르트의 다음 공격에 쓰러졌다.

"그으으.."

소부는 기절은 하지 않았지만, 벤하르트도 더 봐줄수 없었기에 꽤나 있는 힘을 다해 가격한 참이어서 몸을 가눌수는 없었다.

"그러게 방심은.. 물론 소부만 탓할것도 없지만, 어이 네녀석. 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한데?"

중년의 용병도 만약 소부가 나서지 않았다면 공격을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벤하르트의 유도는 의심한다면 두번은 걸리지 않을 수단이었다. 애시당초에 너무도 공격적인 수단을 펼치지 않았다면 이정도 되는 수준의 실력자들에게는 먹히지도 않을 행동이었지만, 너무도 공격중시로 나서고 있었기 때문에 도리어 막을수 없었던 것이다.

'여러가지 배우는군, 보이는 수 외에도 일부러 저렇게 활용할수도 있다니, 하지만 어찌되었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이지 않았다는건.'

벌써 의심은 걷힌지 오래였지만, 방금전의 공격은 벤하르트의 방법이 아니었다면, 언제라도 목숨을 앗을수도 있을정도의 공격이었다.

"대답조차도 않는건가.."

"잠깐."

중년의용병이 한걸음 걸어서는것을 처음으로 과묵한 남자가 막았다. 벤하르트의 거리는 꽤나 멀었음에도 그의 배는 옅게 배여서 피가 세어 나오고 있었다.

"고맙다. 세이스."

'그걸 알아차리다니,'

이런 일획적인 기습적 공격은 두번은 통하지 않는다. 각기 다른적에게 한번, 많아야 두번이 적기, 세번부터는 어떠한 수단이라고 해도 예상하거나 대비하기 마련인 것이다.

"이제부터는 쉽지 않을거다."

셋은 다시 벤하르트에게 달려들었다. 확실히 소부가 있었던 방금까지의 공격보다 배는 더 버거워진것이 느껴졌다.

'원인은 저 녀석 때문인가!?'

세이스라고 부른 남자의 공격은 실로 날카로웠다. 네명중에서도 이질적일 정도의 실력이었는데, 벤하르트가 놀란것은 그런 진면목의 실력을 한창 싸우고 있을때에도 예상하지 못했다는것에 있었다. 그것은 얼마든지 기습적인 일격이 가능하다는것을 뜻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레니아는 빨리 와주지 않으려나,,'

도망치지 못한것은 분명 상대의 실력이 예상보다 위였던 탓이었지만, 사실 그는 위기의 가운데에서 죽는다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레니아의 보조만 있다면 이런 몸이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감당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예상보다도 레니아는 더 멀리에 있었다.

"잡았다."

짧지만 냉랭한 그 소리를 벤하르트는 확실히 들었다. 순간 막을 틈도 없이 그의 배는 제대로 베여 나갔다.

"크윽."

"어디까지나 생체로 잡아야 하는것이니까 너무 심한 공격은 하지... 커."

중년의 용병은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이제야 온건가.'

중년 용병이 쓰러지기도 전에 바로 여자 용병은 말할것도 없이 습격자를 향해 공격을 가했지만, 회심의 필사의 일격은 덧없이 허공을 내지르고 곧장 당해 버렸다. 우지끈 거리는 뼈가 아작나는 소리에 벤하르트는 눈을 번쩍 뜨고 고개를 올렸다.

"복면..?"

그의 앞에는 여자 용병을 쓰러뜨리는 복면인이 있었다.

작가의말

아주아주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틀전에 시험이 끝났습니다. 하여간 길기도 깁니다.
그간 이런 저런 일들도 많았고, 했는데, 더 미뤘다가는 연참대전까지 미룰것 같아서 버스 안에서 자기위해? 늦은밤 글을 써보았습니다.
역시 공백기란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 다시 쓰려고 하니 5천자를 쓰는데도 버겁네요 ^^; 조금 전투에 대한 비중을 높혔는데, 저는 이런 묘사를 좋아해서요. 아마 이전에도 몇번인가 이렇게 쓰곤 했었죠. 같은 방식도 많이 나오고,,
내일은 할아버지 생신잔치를 위해 상경하겠네요. 그리고는 알바를 구하게 되겠지. 우어엉... OTL..
다음 화는 빠른 시일 내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쿠어킹]

오!!! 무지 반갑습니다!! 시험기간이 끝나서 올라오지않으려나
은근히 기대했는데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선생]

드디어.... 올라왔군요!
기다렸습니다!
건필하세요

[꼬메내요]

메리크리스마스~~

[betray]

크리스마스이브인데 처량하네요 ㅠㅠ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앤드류]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곧... 군대 가는데 몇년간 읽지 못하게되니 아쉽네요

잘 읽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은하계]

덴기 레이나에게 그리 혼나고도 못고치다니
간큰 남자로쎄
그리고 혹시 트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