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481화-
류누와 스크루를 프쿠타에게 맡기고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도시로 돌아왔다.
"빨리 가는게 좋을거야."
마지막에 말한 트레이야의 말에 대한 진의가 무엇인지 벤하르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파악할수 있었다
"경계가 삼엄해."
벤하르트의 주변을 살피는 능력은 타인과는 이질적일 정도로 남달랐다. 그것은 그의 신중하다기 보다 조심스러운 그의 성격과 상황에 기인하였다는건 두말할것도 없는 노릇이었다. 벤하르트가 기를 다루는 능력보다 레니아의 마법을 다루는 능력이 더 효율이 좋은데도 레니아가 벤하르트 만큼의 탐지를 해내지 못하는것은 그러한 이유가 깔려 있었다. 벤하르트에 비해 그녀는 위험에 대해 인자한 편이었다. 무료한 생활 그 때문에 바랬던 엔쿠라스 그리고 적당한 위기는 그녀에게 있어서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신에게 재미를 주는 원동력과도 같았다.
무엇이든지 자신의 뜻대로 되는 그런 재미 없는 삶보다도 사실은 스스로의 힘으로도 되지 않을 지도 모르는 그런 모험을 원하고 있었던 레니아였기에, 위험을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위험 자체가 오는 상황은 은연중에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차이는 점점 벌어져 레니아도 나름대로의 감지는 할수 있었지만, 벤하르트만큼에는 도무지 이르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
"아마도 지금 도시로 들어오는 사람은 전부 의심스러운 사람으로 잡아낼 생각인것 같아. 거의 빈틈이 없는것 같은데,"
"그렇다면 여기서 머뭇머뭇 거릴 시간은 없지 않겠어?"
"어째서?"
"그 말대로라면 지금 이 시점에 도시 내에 있는 여관이나 기타 집들에 '없는' 사람이 곧 의심스러운 사람이 되는 거니까, 선결지는 아마도 여관이 될텐데?"
실로 레니아의 말 그대로였다.
"그래서 트레이야는 여관을 잡지 않았구나."
"무슨 뜻이야 그건?"
"아마도 트레이야와 제네스는 몇일 전부터 여관을 나섰을거야. 이런 상황을 그 둘이 이해하지 못했다는건 말이 안되니까 말야. 그러니까 아까 그런 말을 했겠지. '빨리 가는게 좋을거다' 라고 말야. 이런것 그 둘에게는 의미가 없는데 말야. 여관은 이미 오래전에 비워둔 채인데다 그 둘은 돌아올 생각도 없지. 이미 머물곳도 정해져 있는 그들을 상대로 이런 조사따윈 사실상 무의미 한것이지만, 우리에게는 그게 아니거든."
벤하르트는 홀로 머무르고 있는 라프라를 떠올렸다.
"서두르자."
"나 참 잡을수 있을때 잘 잡을 것이지. 이제 와서 무슨.."
"그러게 말이다. 이런짓을 한다고 해도 돌아오겠느냔 말이지."
"도적이라는 놈들도 저런 숲에 들어갈 생각을 하다니, 이 근처에 머물 곳이라고는 여기 밖에 없는데, 숲에서라도 살고 있나?"
"하하 설마. 주마의 숲까지는 아니어도 일전에 조사차 나가본적이 있는데, 저 숲 근처는 마력석의 설치를 하는것 조차도 위험할정도로 무서운 곳이라고 하더라, 우리야 이 근처에서 경비만 하면 되니 상관 없겠지만, 깊숙한곳은 무시무시하다던것 같던데,"
두명의 병사가 주절주절 거리고 있을때 그 빈틈을 찔러 넣는것은 벤하르트에게는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이미 용병같은 실력자들 조차도 틈을 보이면 순식간에 제압당한 마당에 에린델의 병사라고는 하지만 일개 병사가 벤하르트의 공격을 막을리 만무했다. 그림자처럼 이동한 벤하르트의 얼굴을 확인하기 전에 한명은 정신을 잃었고 그 모습에 소리를 치기도 전에 다른 한명이 사로잡혔다. 벤하르트는 뒤에서 한 팔로 병사의 양팔을 묶고 한손으로 병사의 입을 막았다.
"웁 우웁."
어찌나 쥐어 잡은 손이 억세고 강력한지 병사는 손을 물려고 했지만,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벤하르트의 얼굴이라도 확인하려고 눈을 한껏 옆으로 돌렸지만, 뒤에 붙어있는 벤하르트가 보일리 만무했다.
사뿐히 성벽을 넘은 '누군가'가 있다는것을 깨닫고 눈을 돌리려 했지만, 그 순간 그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백지화 되었다.
"음 내가 여기서 뭘하고 있었지? 어이! 젠센 너 왜 자고 있는거냐!"
"으음.. 머리가 울리는데, 어? 음.."
둘은 서로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곧 그들은 자신들이 도적을 찾고 있었다는것을 깨달았지만, 왜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있었는지는 정신을 잃고 있었다는것조차도 잊어 버리고 말았다.
"레니아 그렇게 마법을 사용해도 괜찮은거야?"
"내가? 아니면 그녀석들이?"
"양쪽다. 삭제같은 거잖아?"
"대답하자면 괜찮아. 쉬운 마법은 아니지만 말야. 학습이랄까 아니면 요령이랄까 생겨 버려서 말야. 별로 타격은 없을거야. 단기기억을 조율한거거든."
"단기기억?"
"그러니까, 최근에 있었던 어떤 한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없는 거야.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큰 굴레가 있다면 떠올릴수도 있겠지만, 그럴만한 조건은 저들에게는 없으니까 괜찮아. 내가 저들의 기억에서 없앤것은 우리들을 만났다 라는 기억을 통째로 없애고 시간차로 그 기억이 없었던 시간의 기억을 없앴어."
"아까 마지막에 숨어서 무언가를 한게 그거 였구나."
레니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만약에 그들이 우리와 관련된 어떤 기억이나 혹은 습격자와 관련된 무언가 연관되어진 기억이 연결 되어 있다면 기억은 되살아날수 있을 정도로 느슨한 마법이니까, 정신에 이상은 없을거야.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 필요한 연결된 기억은 저들에게는 없어. 벤 네 얼굴을 보인것도 아니고 내 얼굴을 보인것도 아니니까, 우리들을 보지도 못하고 우리들에 대한 기억을 잃었지. 그리고 그 잃은 기억의 시간도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면 위험할수 있지만, 그 기억을 잃은 시간 조차도 없애 버렸으니까, 왠만해서는 자력으로 깨닫지 못할거야."
"그렇다는건 타인의 힘을 빌리면 가능하다는거야?"
"그렇겠지. 내가 건 마법은 굉장히 얕은 마법이니까, 사실 난 아무래도 상관 없는데 말이지."
"그래 상관 있는건 나지."
"그 생각 자체에는 공감하고 나도 그런 네 심정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에 정말 위험을 피하고 싶다면 여기서는 조금 강한 마법을 걸어 두는게 정답이었어. 그것만은 명심해둬."
"알고 있어."
둘은 감시 하고 있는 사람들을 요리조리 피해 여관으로 향했다. 상대는 벤하르트의 움직임을 알수 없지만, 벤하르트 쪽에서는 상대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깨칠수 있다는 점은 굉장한 이점이었기 때문에 들키지 않고 돌아가는건 무리가 아니었다.
"잘됐다."
"뭐가 말야?"
"아직도 감시를 하고 있다는 점이 잘 됐어."
벤하르트의 말에 레니아는 살짝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물었다,
"어째서?"
"이정도의 수가 감시를 하고 있다는건 아직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점검도 하지 않았다는게 되니까 말야."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벤 왠지 요즘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하는거 아냐? 왜 따로 할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선결점이 여관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조사를 하고 있는 도중에라도 조사할수 있다는걸 뜻하고 있는거잖아."
"그렇군. 이라고 말하기 전에 요즘 내가 이렇게 된건 간접적으로는 네탓이라고,"
"왜?"
"잘 생각해봐라. 옛날에는 내가 생각하는것에서 의견이 절충 되었지만, 요즘은 점점 사회를 알아간 네쪽이 연달아 정답을 뽑아내니까 이쪽은 어찌 해야 될지를 모르겠단 말야. 어줍잖은 생각을 굴리면 굴릴수록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꼴이 되어 버리잖아. 어느순간엔가부터 네 의견 일변도라는걸 왜 잊었다는듯이 말하는거야! 알고 있잖아 너 정도면,"
"그야 뭐,, 잘 생각해보니 지금껀 확실히 어줍잖은 생각이었어. 옛날에는 저런 의견도 인정하고 넘어갔다는 건가. 나도 참 어렸군."
"어리기는."
벤하르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레니아를 보며 더욱 미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나저나 뻔데기 앞에서 주름이라니, 비유 하고는."
"지극히 옳은 비유였다고 생각한다. 어쨋든 빨리 들어가자고,"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라프라는 번개같이 창을 열어 주었다. 그리고 두명의 그림자가 잽싸게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
"오빠! 언니!"
"잘 있었어?"
"아니.. 그게.. 아까 전에 주인 아저씨가 올라 왔었어요."
"그래?"
"다 있는지 물어 보길래, 저는 목소리를 바꾸어서 있다고 말씀 드렸어요."
"어? 아 그렇구나. 우리로도 변할수 있는 거구나."
"네. 일단은요. 너무 급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리고?"
라프라는 붉게 물든 얼굴로 이리 저리 눈을 굴리다가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그 모습에 레니아는 뭔가 있다고 짐작해 게슴츠레한 눈으로 라프라를 보자 라프라는 말을 돌렸다.
"아니 아니에요. 그나저나 저희 동족은 구했나요?"
벤하르트도 무언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른척 그녀의 말돌림을 받아 주었다.
"그래 혹시 류누와 스크루라고 하는 퀘이소를 알고 있어?"
"아 네. 알고 있어요."
그 목소리는 왠지 침울해 보였다.
"그 둘이었군요. 그렇다면 저는 이제 그들과 같이 가는 거에요?"
"일단은 우리와 같이 주마의 숲을 지나갈거야. 퀘이소가 머무는 곳이 주마의 숲을 통과한 곳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일단은 위험하고 하니 동행하기로 했어."
"그래요?"
라프라는 살짝 웃어 보이며 말했다.
"어쨋든 정말 피곤한 밤이었다."
"그러게."
"라프라 우리는 조금만 쉴게."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 작가의말
간신히 4천자를 넘었네요. 이거참 야간이 꽤나 힘드네요. 소설쓰기도 애매 모호하고,,
어쨋든 연참대전 시작입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타이틀을 제작해주신 처럼님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멋져요. 저도 이제 타이틀 가진 글쟁이가 되었습니다. 너무 멋진 타이틀에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소설을 쓰게 하는건 간단합니다. 제가 소설을 쓰는건 머릿속에 있는것을 적는것이라서, 지금도 뒷뒷뒷 이야기까지 이미 머리로 만들어 둔 채 입니다. 힘들때가 있다면 그 뒷이야기에 알맞는 소 이야기를 생각하는것이지만, 앉아서 한시간정도 고민하고 설정을 잡으면 잡히는것이기에, 실상 소설을 쓰기 위해 앉으면 언제든 쓸수 있다는게 맞는 말이지요.(말은 이렇게해도 가끔은 정말 안쓰일때가 있습니다. 엔쿠라스를 쓰면서는 한 열번정도는 있었던것 같아요. 죽어라 안쓰여질때,,)
때문에 쓸 의욕만 있으면 대체적으로는 쓸수 있습니다. 추천을 받았다거나(추천을 쓰실때 혹시라도 꼭 한편 적어달라고 쓰면 새벽에라도 씁니다. 그게 아니면 봐가면서 필을 받으면 무조건 쓰곤 하지요.) 혹은 댓글이 7~8개 이상이 되어서(+연중모드일때 한편 써달라거나 하면 거의 무조건) 평상시보다 많을때 혹은 옆의 이번편만 추천이 10개 이상정도가 되어서 기분이 푸근해질때, 대체적으로 눈이 높아지지 않는한 저정도 조건이면 소설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지요. 물론 바쁠때는 현실적으로 무리긴 합니다만은,
다만 저런것을 눈으로 보이면 너무 노골적인 요구 같아보여서 쓰고 싶지는 않았는데, 혹시라도 다음편이 빨리 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은 그냥 참고만 해주세요. 근데 지금은 연참대전이니까, 아무래도 상관 없습니다. 왠만하면 20일여는 계속 연참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다시한번 처럼님 무한히 감사하고 보물로 여기겠습니다.(첫 소설의 첫 타이틀인 만큼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려주신 Jeuskan님도 정말 감사하고
제 소설을 봐주시는 분들도 물론 감사하고요.
저는 다시 야간알바 하러 가겠습니다. ㅠㅠ;;;
연참대전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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