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2부 25화(579화)-
"가셨던 일은 전부 해결 되셨습니까?"
"그래."
"그런데 그쪽의 여자분은?"
나우스는 티온을 보며 물었다.
"이번 임무에서 어쩔수 없이 맡게 된 아이인데 이제부터 여기서 살았으면 해서,,"
벤하르트는 판치스의 눈치를 살폈지만, 판치스는 의외로 아무런 눈치를 주지 않았다.
"어이 판치스 괜찮아?"
"뭐 괜찮지 않겠어? 주인이 그렇다면야,,"
"뭐야 팔짝 뛰면서 반대할줄 알았는데,"
"흥. 그럴리 있겠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애늙은이 당신은 내 주인님이라고 명령을 한다면 그 수하로써 당연하게 따라야 하는거지. 불평을 하는것과 하지 않는건 다르다고,"
"그럼 명령이 아니라고 한다면?"
"부탁이었어도 받아 들였겠지요. 주인님? 그리고 초면인 아이에게 심한 말을 할만큼 저는 나쁜년이 아니란 말이지."
판치스가 비꼬는 어조로 그렇게 말하자 벤하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아이의 이름은 티온 엔스 라고 한다. 이쪽은 판치스 그리고 이쪽은 나우스라고 해. 자 서로 인사하고 있어라."
"안녕하세요 티온이라고 합니다."
티온은 공손하게 그들에게 인사했다.
"나우스입니다."
"판치스라고 해."
티온은 벤하르트를 툭 하고 쳤다. 벤하르트는 그제야 눈치챈듯 판치스와 나우스에게 말했다.
"티온은 이곳에 온 손님이 아니고, 너희들과 이제 함께 지내게 될 동료이자 친구니까, 그렇게 알고 지내주면 되겠어."
"흐음? 정말 괜찮을까? 애늙은이와는 다르게 이쪽은 정말 어린애 아닌가?"
"그래 아직 8살이지."
"그러면 무리잖아?"
"그렇습니다. 이 마계에서 일을 하기에 8살이라는 나이는 너무도 어리군요. 그건 벤하르트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 내가 참견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나는 이 집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내가 있게 되면 너희도,, 아니 판치스가 조금 불만이 많을거 아냐? 그러니 일단 그 이야기는 일단 셋이서 해줬으면 좋겠는데, 가능할까? 나는 잠시 에시오르를 만나고 올테니까,"
"걱정 하지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직각이 되도록 나우스는 몸을 구부리며 인사했다. 벤하르트는 난처한듯 코를 긁었다. 하지만 벤하르트는 나우스의 그 깍듯한 태도에 의해서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럼 잠시 다녀올게. 조금 이야기라도 하고 있어."
벤하르트가 자리를 비운뒤에 묵묵한 나우스를 대신하여 판치스는 티온에게 물었다.
"애늙.. 아니 주인님과는 어떻게 만나게 된거야?"
티온은 붕화도시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주었다.
"여전하구만 그 성격. 참 답답하다고 해야 되나 무골호인이라고 해야 되나. 아니 그보다 티온이라고 했나? 너를 칭찬해 줘야할지도."
"네 어째서요?"
"주인은 말야. 한없이 무르고 무르고 또 무른 인간이지만, 맺고 끊는게 그래도 나름대로는 깔끔한 편이니까, 네가 그렇게 따라나서지 않았다면, 이곳에 데리고 오지는 않았을거야. 인간이 그런 사람이고, 또 임무덕분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렇게 가렌더 부크에까지 데리고 온 것은 네가 처음이거든."
"아 그렇구나."
"그나저나 말은 놓아도 되겠지? 네가 손님이 아닌 우리의 동료라고 생각한다면 말야."
"네 상관 없어요.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쪽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티온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말했다.
"하지만 아까도 이야기 했듯이 네가 일을 하는건 무리야. 이곳 마계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거든. 아니 애초에 인간계라고 해도 8살인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거의 없지 않겠어?"
"그렇겠죠."
"일은 나와 나우스정도면 충분해 그렇지 나우스?"
"그래. 일은 저희 둘이 해도 먹고 사는데에는 지장이 전혀 없습니다."
"뭐야 그 딱딱한 어조는 어이 티온 얼른 저녀석좀 말려봐. 지금 저녀석은 너를 손님으로 생각하고 있다니까,"
"그래요 나우스오빠. 말 놓으세요."
"아니 저는.. 이쪽이 편합니다."
"아이고 저 답답한 녀석. 저건 뭐 천천히 '개조'해 나가도록 하고,,"
나우스는 판치스의 그 말에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래서 말인데, 너는 '학교'에 다니는게 좋을 것 같아."
"학교요?"
"그래. 사실 나나 나우스는 이곳에서도 나름대로는 돈을 잘 버는 부류거든. 나는 애늙은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사실 나나 나우스 둘다 주인님을 정말 존경하고 있어. 아 이 이야기는 절대로 하면 안돼. 알았지? 꼭이다!"
"네 네.."
티온은 벤하르트를 칭찬하는 이야기를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주인이라고 하면서도 경박하기 짝이 없는 판치스가 사실은 벤하르트를 별로 안좋게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여 기분이 약간 언짢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꽤 강해졌단 말이지. 주인도 지금은 내놓으라하는 강함을 가지고 있고, 덕분에 우리도 순탄하게 돈을 버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는거야."
"음? 그런데 벤하르트를 존경하는 것과 강함이 무슨 관련이 있는거에요?"
"아 그건 말야. 우리의 종족의 특성 때문이야. 우리는 부르딘마스라고 불리우는 종족이거든. 우리는 '주인'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종족이야. 아주 오래전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주인을 위해 싸우는 충복으로써 역사에 이름도 새길정도로 대단한 종족이었다고 하는데, 그거야 뭐 내가 알바는 아니고, 우리 종족은 주인을 만날 수 밖에 없어. 안그러면 죽게 되거든. 그런데 주인이라는게 좋은 주인이 있는가 하면 나쁜 주인이 있는건 당연하겠지? 보통은 나쁜 주인이 수두룩 하지. 나나 나우스를 봐. 어때?"
"아 얼굴요?"
판치스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아주 잘생기고 아름다워요."
"우리 종족은 그래서 여러가지로 이용을 당하지. '명령'에 절대 복종 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도 '따르기 싫은' 명령은 있는 법이거든. 그런 주인에게는 자연히 힘이 떨어지게 되지. 하지만 반대로 주인의 명령을 무엇이라도 들어주고 싶을때는 평소 아니, 한계 이상의 힘을 낼 수 있게 되는거야. 그런고로 최근의 우리들은 상당히 능력이 좋다고 해야하나? 뭐 그렇다는 이야기지."
"신기하네요."
"그 이야기는 이만 하고, 그래서 너를 학교에 다니게 할 생각인데, 보통 인간이 성인이 되는 20세 정도까지는 우리가 지원해주도록 할게. 네가 '일'을 하게 되는건 그때부터인걸로 어때?"
"하지만 괜찮아요? 그건.."
"괜찮아 괜찮아. 우리는 돈도 잘 안쓰거든 이 목석같은 녀석은 둘째치고 나도 그렇게 돈을 헤프게 쓰는 사람은 아니거든."
"다녀도 될까요?"
티온은 태어나서 이렇게 무언가를 받아본 것이 처음이었다. 어째서일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녀는 속에서 무언가 뭉클 거리는가 싶더니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어린나이에 누구도 심지어는 어머니조차 의지 하지 못했던 티온은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
"어 어이.. 울지 마. 나우스 이거 어떻게 해야 돼?"
"글세. 놔두면 되지 않을까?"
"이 바보같은 녀석아. 그럴리가 없잖아!"
그대로 걷어 차는 판치스의 모습에 티온은 희미하게 웃었다.
"울다가 웃으면 뭐라더라? 뭐라 하던데 말이지."
그렇게 나우스와 판치스 티온은 조금 친해졌다.
"아.. 벤하르트님."
경비를 서던 보초는 깍듯한 자세로 벤하르트에게 인사를 했다. 벤하르트는 살짝 인사로 답하고 에시오르의 궁에 들어갔다.
"오 벤하르트."
"요셉."
"그래 이번 임무는 어떻게 되었지? 뭐 보나마나 성공인가?"
"글세요. 그건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하기사 여황님의 명령은 직설적이지가 않으니까, 이번이 몇번째였지?"
"97번째입니다만,"
"처음 만났을때와는 정말 완전히 달라졌군. 그때는 애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말이지."
요셉은 여유롭게 말했지만, 그의 목 뒤에서는 살짝 식은땀이 흘렀다. 제자로 삼은지 고작해야 얼마나 지났던가 그 짧은 사이에 남자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어쨋든 너는 꽤나 위험인물이 되어 버려서 이쪽도 어쩔수 없이 너를 감시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는 것 알고 있지?"
"물론이죠. 가시죠."
요셉을 따라 벤하르트는 에시오르의 방에 도착했다.
"벤하르트."
"에시오르."
"그래 임무는 잘 끝냈나? 그럴리 없겠지?"
에시오르는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미래를 읽는자 벤하르트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명령을 내린 그 순간에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너도 참 답답한 녀석이로구나. 내 명대로 티온을 죽였다면 일을 어렵게 만들 필요도 없는 것을."
"아니 그 건에 대해 후회는 없다."
"정말 그럴까?"
에시오르가 그렇게 묻고 나면 벤하르트는 심장이 죄이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이 일'에 대해 후회가 없을 수 있을까?"
"그래."
그는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네가 그렇다면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겠지. 하지만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내가 한 명령은 어디까지나 티온을 죽이라는 것이었으니까, 그에 따른 벌충이라고 해야 할지. 한가지 내 부탁을 더 들어 줘야 겠어."
"네가 노렸던건 크로세트쪽이 아니었나?"
"맞아 하지만 그 이전에 티온을 없애는 것도 나의 분명한 목적이었지. 그 여자는 말야. 마왕의 모태가 될 정도의 잠재력을 '스스로' 가지고 있는 여자라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인간'이라는 거야. 나는 그래서 싹을 제거해 두고 싶었던 거지."
"티온은 건드리지 마라."
"알고 있어. 그녀석은 이미 네 손에 들어가 버렸으니까 건드릴 생각은 딱히 없어. 하지만 장래를 위해 우리 가렌더 부크는 티온을 최소한도로 보호 할수 밖에 없게 되지. 그만큼 위험인물 이라는거야. 그러니 내 부탁이 하나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되지 않나?"
벤하르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몇번이고 말도 안되는 트집으로 부탁을 들어 준적은 많았지만, 언제나 어쩔수 없었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건 에시오르 쪽이었기 때문이었다.
"알았다. 한가지 더 추가임무를 받도록 하지."
- 작가의말
네이버 웹 소설 공모전을 하네요.
올려보고는 싶지만, 저를 믿어 보고 싶지만,
참 제 소설이 마이너 한 것도 사실이니 손이 꺼려지네요. ‘내 주제에.’ 라거나.. 뭐 이런 느낌이..
하기사 밑져야 본전이니 올려봐도 무방하겠죠. 쓰고 있던 무한공간이나 수정해가면서 올려봐야 겠습니다. 열심히 쓰려면 꽤 벅차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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