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보다 더 쓰고 싶었던 후기 및 반성문
글의 구상은 재작년부터였습니다
역사소설을 쓰면서 못 다루는 부분을 쓰고 싶었고, 범위를 좁혀 경제에 포커스를 맞춰 근미래 예측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양적완화의 문제를 알리는 걸 핵심으로 잡고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결론을 먼저 구상하고 뒤에서 앞으로 퍼즐을 맞추는 식이었죠
목표독자는 앞으로 주인공이 될 10대 20대였고, 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사전지식을 앞부분에 깔았습니다
미래를 살아갈 10대 20대 주인공들이 사전지식없이 쭈우욱 읽는 것 만으로 가까운 10년까지 대략적인 방향을 잡는 소설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게 목표였습니다
근미래의 변화에 대해 말하기 위해 미래그룹을 설정했고, 하나씩 테크를 꺼냈습니다
메신저 - 쇼핑 - 온라인 결제 - 게임 등 순서대로 사업확장을 하며 각분야 대표기업들과의 분쟁을 통해 요게 왜 대단한 건지 설명하려 했죠
글 시작할때만 해도 게임을 5000조 규모로 설정한 게 개연성 없다고 욕먹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메타버스 단어가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개연성이 해결된 건 자랑임!
한국의 컨텐츠역량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고, 그 핵심을 웹툰과 결합한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오징어가 터져서 한국의 드라마 컨텐츠가 성장한건 안자랑!
그리고 사실은 2부가 준비되었었습니다
'경제대통령 윤동욱'이 1부 5챕터였고, 구성상 1부에 들어가기 힘든 내용들을 따로 빼서 '세계대통령 가오리' 2부 3챕터를 구상했는데 중간에 포기했습니다
싼샤댐붕괴를 쓸때였네요. 개연성을 지키면서 쓰자니 댐붕괴말고는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고, 결국 전작을 자기복제했죠
그 순간 2부를 포기하고 1부에 우겨넣었습니다
그래서 2부의 주요캐릭터로 키우던 가오리, 한민선, 차정미, 공은진 등이 붕 떠버렸죠.
조승학도 1부와 2부를 연결하는 주요캐릭터, 돈으로 해결 안되는 악역이기에 가오리가 각성해 정치계에 뛰어들게 하는 계기로 준비했는데 포기하고 대충 죽였답니다.
지난 몇화에서 가오리가 하려던 걸 허겁지겁 마무리한 느낌이... 크흑
너무 목표를 높게 잡은 것 같기도 하고, 회귀 외엔 아무런 치트키도 없이 성장하려다보니 개연성 문제로 할 수 없던 것도 많았고, 과격한 사건구성도 불가능했고, 구상단계에서 할말을 잔뜩 준비해 놓았다가 조립을 못해서 지루한 연설문만 반복된 것 같기도 하고, 쓰다가 잊어버려서 중복글을 올리기도 하고 아주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고 자꾸 다 갈아없고 처음부터 쓰고 싶기도 했고 자가복제를 피하기 위해선 한동안 글을 쓰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막 그랬어요
죄송해요 ㅜㅜ
한동안 현대소설은 쉽니다
하고싶은 말은 전작과 이번작으로 다 쏟아냈으니 이제는 욕심 버리고 개연성 버리고 클리셰 팍팍 넣어 오직 재미만을 위한 소설을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음작은 야설입니다
남녀평등과 죄의가격 이라는 목표가 있긴 하지만 오직 재미만을 위한 야설 쓸래요
야설이므로 문피아에는 올리지 않습니다 조아라와 노벨피아에 올려서 성별이 다른 두 독자층의 반응을 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캐릭터 잡는 법 연습하다가 자신감이 생기고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그때 현대소설로 돌아올게요
다음에는 더 재밌고 더 편하게 읽히는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갈아엎거나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순간마다 댓글과 후원이 절 잡아줬습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완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 완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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