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 삥2
데이터 이용료?
5G도 안 되면서 5G 이용료 받아먹고, 미래게임즈의 데이터 점유가 많다고 기업에 이중으로 돈을 메기겠다고?
장관님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가뿐히 처리해볼까.
-미래그룹에서 5G 요금제 반환소송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들 테니 거기에 비밀글로 이름과 납부내역을 올려주세요. 모든 소송비용은 미래그룹이 낼 테니 잊고 살다가 나중에 공돈 챙기세요.
통신3사부터 한 대 때리고.
-백제통신 다시 살까? 얼마지? 내가 통신사 운영하면 데이터 이용료 이중으로 걷는 양아치 짓 안 할 텐데. 매년 1조원 영업이익을 거두는 기업이 데이터 이용료를 기업에게 이중으로 받겠다니. 와... 나도 통신기업 운영해야겠다. 내가 1% 영업이익으로 운영하면 이용자들 몰려오겠지.
통신3사를 두 대 때렸다.
새로운 게시판을 만들고 10분 만에 글을 세 개 올렸다.
그 10분 사이에 기사가 떴다.
그리고 5조원에 팔아버린 백제통신이 상한가를 찍었고 통신 3사의 주가가 폭락했다.
와... 나의 영향력이란.
그런데 나 주가조작으로 잡혀가는 거 아냐?
억지로 얽매면 잡혀갈 수도 있는데.
아저씨들 나 백제통신 살 생각 없어. 빨리 내려.
다음날 발등에 불이 떨어진 통신 3사에서 데이터 이용료 받을 생각 없으며 영원한 동반자로써 함께 건설적인 관계를 맺자며 한우세트를 선물로 보내왔다.
한편 글 세 개를 올리고 나자 첫 번째 글에 답변이 달렸다.
-주영혜장관님, 윤동욱입니다
프랑스혁명이 왜 일어났는지 아십니까?
#주영혜 #여성부장관
ㄴ 무슨 말씀이시죠?
못 알아듣는구나.
모르니까 이 지랄을 하지.
글이 기니까 새 글을 파자.
-주영혜장관님께. 프랑스혁명은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세금 때문에 시작됐죠
당시 프랑스 평민들이 해외 식민지 약탈과 학살로 돈을 많이 벌었는데 귀족과 왕이 마음대로 세금을 마구마구 거둬들였거든요
이에 빡친 돈을 많이 번 평민들은 용병을 고용해 프랑스왕의 목을 잘랐고, 이후 나폴레옹 황제에게서 재산권을 보장 받았어요
세금은 헌법이 지정한 것만 걷을 수 있으며 전국민의 합의가 없으면 걷을 수 없다.
국가가 마음대로 세금을 걷지 못하게 한 게 프랑스 혁명의 전부이자 의의이며 민주주의의 시작입니다
조세저항은 프랑스혁명이 인류에게 알려준 소중한 자산입니다
#주영혜 #여성부장관
즉각 답변이 달렸다.
ㄴ지금 저희가 세금을 마음대로 걷는다는 건가요? 목이 잘릴 짓을 했다고 협박하는 건가요? 무섭네요. 협박죄로 고소하겠습니다. 기대하세욧.
장관쯤 되면 어느 정도 똑똑한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는다.
그래도 꼬리 내릴 타이밍을 찾을 지능까진 다다르지 못했다.
ㄴㄴ저희는 헌법소원을 하겠습니다. 게임매출의 1%를 국가가 원천징수하는 게 과연 헌법에 합당한지 알아보죠
ㄴㄴㄴ 당연히 합당하죠.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공부하세욧.
“와... 나 무식하다는 소리 들었어.”
내가 천재가 아닌 건 알지만,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이런 말 할 사람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
“헤헤. 오빠. 무식하대... 아... 웃겨. 이 여자 진짜 웃긴다. 아하하. 앗! 나 막 가사가 떠올라.”
샤샤샤샥.
옆에서 구경하던 예하가 갑자기 예술적 영감을 얻었는지 갑자기 노트에 글자를 적는다.
엄청난 힙합 디스곡이 등장하려나.
드르르르.
전화가 오네.
채인수네.
안 받았더니 삐리리릴 인터폰도 울린다.
“에휴.”
채인수와 통화했다.
티끌하고 싸우지 말라는 채인수의 만류를 들었다.
어그로 끌어서 스타가 되려는 이와 싸워봤자 얻을 것도 없으니 무시하라는 소리.
옳은 말이긴 한데.
심심하잖아.
열 받고.
-주영혜장관님께.
게임사 매출의 1%를 걷어 게임중독 치료에 사용하겠다.
웃기네요.
게임중독보다 쇼핑중독, 카드빚으로 인생 망한 사람이 천 배 많습니다. 이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고 심각하니 이들부터 치료해야 하지 않습니까? 쇼핑기업, 물건생산 기업은 너무 많고 강해서 돈을 뺏지 못하고, 게임산업은 새로 생긴 기업이라 만만해서 돈을 뜯어갑니까?
헌법소원과 별개로 모든 연구소에 연구 의뢰하겠습니다. ‘중독’의 폐해와 정도, 위험성을 수치화하고 어째서 게임산업만 매출의 1%를 빼앗는지, 이게 합당한지 연구하겠습니다
추가로 지난 시간동안 한국 게임산업에서 거둬들인 매출 1%가 게임중독 치료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조사하죠. 누구든 좋습니다. 상금을 걸죠. 자료 조사에 도움을 주신 분께 천억을 나눠드리겠습니다. 그 자금이 어디에 얼마 쓰였는지 100원, 1000원 단위까지 세세히 조사해 주세요. 게임산업계로부터 빼앗은 돈이 제대로 쓰였길 기원하겠습니다
#주영혜 #여성부장관
이 아줌마는 나랑 말싸움해서 화제를 끌어 스타가 되고 싶었겠지.
게임하는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들의 대표가 되려 했겠지만......
아줌마 난 돈밖에 없어요.
돈으로 싸울 거예요.
한참 후 답글이 달렸다.
ㄴ정부의 사업을 방해하면 공무집행방해죄입니다. 개인적 사익을 위해 국정에 끼어들어 농단하면 안 됩니다. 국정내역은 모두 공개되니 국회자료실을 찾아보면 됩니다.
보인다.
흔들리는 게.
지금 엄지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아좆됐네어쩌지’ 이러고 있겠지.
그렇다고 봐줄 수 없다.
누가 날 깨물래.
-주영혜장관님께.
개인이 세금을 내는 이유는 국법이 정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게 일방적이지 않은 게, 개인의 세금을 통해 국가는 개인을 보호합니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국방비를 내고 치안비를 내고 가로등과 도로를 유지하기 때문에 우리는 세금만큼의 편리함과 안전의 혜택을 받죠
개인은 세금을 내고, 국가의 보호를 받는 거죠
게임매출의 1%를 내라 하셨죠? 기존 한국 게임사들은 매출 1%를 이름도 웃긴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 및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 빼앗겨 왔습니다.
그런데 꽤 오래 전부터 중국이 한국 게임을 거부했습니다
별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가며 한국게임의 중국 진입을 막았죠
그 때 국가는 무얼 했습니까?
한국차가 미국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수출이 거부당한다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합니다
한국의 반도체가 일본으로부터 수출이 거부당하면? 정부가 나서서 중재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이게 국가의 역할이고 국가의 책임입니다
세금을 걷어 국가를 운영하는 데는 세금을 낸 주체에 대한 보호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한국 게임을 막는동안 뭐했죠?
매출의 1%를 강제로 빼앗아갔으면서 중국에 항의하고 공정하게 시장을 열라는 소리 했습니까?
중국이 한국게임을 막으면 한국 정부는 최소한의 무역보복으로 중국게임을 막아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하는데 뭐했어요?
아무것도 안했죠?
게임산업은 마약이고 더러운 것이니 지구에서 사라졌으면 좋겠고 거기서 뺏은 돈을 펑펑 쓰며 귀부인처럼 노닥거리고 싶었죠?
위엄있고, 멋진 정부 관료기 때문에 게임산업 따위 때문에 중국과 얼굴 붉히기 싫어서 하하호호 웃으며 세금 내는 주체를 무시하고 중국게임을 무차별로 한국시장에 들여왔죠?
당신들은 세금을 모아 집행하는 정부로써 세금내는 주체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렸습니다
와 쓰다보니 열받네
지금부터 미래IT는 한국에 최대한 절세하겠습니다
애초에 아일랜드에 미래IT를 잡은 이유가 매출1%라는 악법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한국지사에서 발생하는 1%도 아깝네
중국이 미래메신저 끊고 1년 넘게 싸우는동안 한국에선 아무것도 안 했죠? 최소한 미국은 대통령이 나서서 비난했는데 한국은 그냥 구경하면서 매출에 대한 세금 내놔라, 이것만 했죠?
와나.
지금껏 한국에 낸 세금과 한국에 기부한 수십조의 돈이 아깝다
법무팀과 사장단은 즉시 회의를 열어 한국지사가 세금에 대한 최대한의 절세방안을 마련하세요
#주영혜 #여성부장관
채인수한테 전화가 왔으니 사장들도 보고 있겠지.
절세하세요.
한국에 세금 내기 정말 싫어.
글을 올리고 기다리는데 답변이 안 나온다.
대신 기사가 쏟아진다.
[미래IT 탈세 선언?]
[윤회장과 주장관의 키보드배틀? 체통 없는 짓]
[한국이 중국게임을 막지못한 이유]
[1%매출징세? 탄력운영중]
거기달린 댓글들은 날 옹호하는 게 반, 아이들을 생각해 없애야 한다는 게 반이다.
게다가 묘하게 젠더대결로 변질되고 있다.
아 짜증나.
날 물어서 인구의 절반인 여성의 지지를 얻겠다는 속셈이었겠지.
생각대로 되셨네.
인구의 절반에게 지지받으면 그것만으로도 평생 먹고 살수 있겠지.
드르르르.
또인수다.
“예.”
-주장관한테 전화왔다. 살려달래.
“네?”
스피커폰으로 받았기에 옆에서 한창 가사를 쓰던 예하가 눈을 반짝이며 다가와 내 어깨에 턱을 올렸다.
-제발 멈춰달래. 자기가 잘못했대. 사과문은 내일 올리고, 모두 없던 걸로 하겠대.
멈출까?
Love&Peace?
“하지만 어림없지. 조까라고 전해주세요.”
-왜? 어떡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개기면 어떻게 되는 지 보여줘야죠.”
시작하지 않았으면 모르되 시작했으니 끝까지 간다.
전화를 끊고 글을 작성했다.
-주영혜장관님께.
답변이 늦어져서 저 혼자 연속으로 글을 올립니다.
외롭네요.
수다쟁이가 된 것 같지만, 홀로 떠들어봅니다
장관님.
아시다시피 한때 한국은 세계2위의 게임강국이었습니다
이를 잘 키웠으면 반도체에 버금가는 굉장한 먹거리가 탄생할 뻔 했습니다
그런데 셧다운제와 매출1%, 중독방지에 실패할 경우 매출5% 내는 법안이 한국 게임산업을 조졌습니다
게임중독방지? 여성부가 판단하죠? 여성부에서 ‘게임중독 방지에 실패했으니 매출의 5%를 바쳐라,’ 이러면 게임사에서는 고스란히 내야합니다
매출 1%? 궤도에 오른 대기업은 웃으며 낼 수 있죠
문제는 신규개발사들.
신게임을 내기까지 수많은 투자를 하고 월급도 밀려 있는데 매출의 1%를 내야 합니다 중소게임사의 영업이익은 적자거나 0% 근처에서 노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매출을 내라고요?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을? 이런 미친 법안은 세계 어디도 없습니다
중소게임사가 신게임을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법의 규제 때문입니다
한때 게임산업 세계2위였던 국가에서 수많은 시도와 신규게임이 쏟아져 그중 성공하는 기업이 세계를 점유해 가야 하는데 당신들의 삥뜯기 법안 덕에 한국 게임산업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매년 수백조를 벌어다 줄 산업을 당신들이 죽였다고요
셧다운제?
당신들은 쇼핑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무얼 했습니까? 월수익에 맞춰 카드한도를 막았습니까? 한달에 두벌 이상 옷을 사면 안되게 강제했습니까?
중독을 막는 건 가족이어야 합니다.
각자의 가족이 막고 도와서 올바르게 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게임 셧다운? 가족이 막아야죠. 왜 국가가 법으로 막죠? 미치셨습니까? 여기 북한입니까? 아랍입니까?
알콜중독으로 게임중독의 100배 피해가 나는 것 같은데 국가에서 안막냐? 일인당 반병이상 못 마시게 막고 주류회사로부터 매출의 99%를 빼앗아 알콜중독 치료에 써야지 뭐하십니까? 게임만 만만해서 돈을 뜯어냅니까?
너는 게임중독방지에 실패했으니 매출5%를 내거라, 에구 살려주세요, 제발 하느님아버지, 흐흠 그렇다면 성의를 보여라.
너는 게임매출1%를 내라, 아이고 적자입니다 살려주세요, 흐흠 그렇다면 성의를 보여라.
이렇게 갑질하며 행복했죠?
당신들은 한국의 미래먹거리를 무너뜨렸습니다
이건 매국행위입니다
한국을 망친 짓이죠
당신들은 알량한 권력과 애엄마들의 추켜세움에 취해 나라를 망가뜨렸습니다
고소하겠습니다
여성부와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 및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8년간, 그리고 향후 10년간 한국이 획득할 수천조의 수익을 날렸으니 한국의 국민으로써 당신들에게 피해배상을 청구합니다. 수천조를 물어내십시오. 소송대상은 법안 발의부터 지금껏 이용해먹은 당신들이며, 소송의 보상금은 국가 재정에 절반, 지금보다 좀 더 잘 살았어야 할 국민 모두에게 절반 분배하는 식으로 하죠
이번 집단피해배상 소송에 함께 하실분 모으겠습니다.
#주영혜 #여성부장관
더 이상의 답글은 오지 않는다.
채인수와 통화해 법리적 해석을 물어봤고, 승리가능성은 낮다고 들었다.
어차피 승리가 목적이 아니다.
빡친 속을 해소하는 게 목적이다.
주장관님이 데꿀멍 잠수타시니까 기분이 좋네.
다음날 주영혜 여성부 장관님은 사과문을 올리고 국정운영에 혼란을 줬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지.
칼을 뽑았으면 네버스탑.
- 작가의말
단통법도 쓰려고 했는데... 가장 이상하고 비합리적이고 너무 유명하므로 뺍니다.
글 초반에 IT를 아일랜드에 세운 이유가 지금 밝혀지는 매출 1% 세금 때문이었죠.
즉, 이부분을 쓰려고 앞부분을 구상한거죠. 데헷.
이 글로 인해 여성부에 분노하는 건 좋은데 여성 전체에 대한 분노로 옮기지 않으셨으면 해요 글이 진행되면 뻘쭘해질 수도 있어요.
글 속에 넣으면 증거없는 음모론이 될까봐 뺀 게 있는데
매출 1%. 중독방지에 실패하면 매출5%를 여성부에 바치는 조항에는
여성부에서 '재량껏' 비율을 낮춰줄 수 있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리니지 때문에 사람들이 게임에 중독되었다고 여성부가 판단하면 2조의 매출 중 5%를 여성부에 중독피해 치유를 위한 기금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걸 여성부가 재량껏 줄여줄 수 있습니다.
딱 느껴지시나요?
명확한 기준없이 공무원 마음대로 깎아줄 수 있다는 건. 왕과 노예를 만드는 최악의 부패법입니다
뒷돈 10억 받아 5%를 1%로 깎으려 노력해야겠죠
그게 아니어도 열심히 발가락 핥으며 주인님께 잘보이기위해 노예가 되야겠죠
최악입니다.
차라리 정해진 금액을 반드시 내게 만들든가... 누가 봐도 딱 보이잖아 저건
정신나간 악법으로 한국 게임산업을 망친 죄는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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