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 변하지 않는 가치3
경호원의 안내를 받은 추상희가 선물을 가져 왔다.
이동식 병원 침대 위에 선물을 놓고 포장이랍시고 천으로 가려뒀다.
두근거리며 선물 포장을 풀라는 건가.
“오랜만에 뵙습니다. 회장님.”
국정원 요원이 공손히 인사를 하는데 내가 70대 노인이 된 기분이다.
“예. 뭐. 똑같죠. 저게 그건가요?”
“예. 첩보망에 잡히면 회장님께 흠이 될 수 있을 수도 있으니 가려뒀습니다.”
그렇구나.
선물이라고 포장한 줄 알았네.
전 재산을 내놓기로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난 세계 최중요 인사다.
나에게 고정해놓은 위성도 여러 대 있을 테고 지금도 북한산 어딘가에서 망원경으로 감시하고 있을 것이며 매일매일 드론이 집 주위를 배회한다.
“네. 알았어요. 그런데 어쩌다가 잡았습니까?”
“예전 대통령이 탄핵될 때 북당에서 회장님께 협상카드로 쓰려고 숨겼었습니다. 사용하지는 못했고요. 그러다 현 대통령과의 협상카드로 썼고 이렇게 받아왔습니다.”
“머... 그 비용을 달라는 겁니까?”
“아닙니다. 순수하게 선물로 드리는 겁니다. 체포기록 없고, 본인확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깔끔하게 신원미상의 인물입니다.”
흠. 순수한 선물이란 말을 믿어야 하나.
아니어도 상관없나.
전 재산을 내놓았으니 딱히 걸릴 것도 없고.
“경호팀 오셔서 천만 들어주세요. 키 높이까지.”
내 말을 이해한 경호팀 네 명이 선물포장지의 네 귀퉁이를 잡고 들어올렸다.
지붕처럼 가렸으니 외부에선 못 보겠지.
천 아래에는 환자가 누워있었다.
미쳐서 김상철을 찔렀을 때 모습 그대로.
입과 다리가 돌아간 그대로.
얼굴과 몸이 뒤틀린 환자가 침대에 꽁꽁 묶여 있는데 더없이 비참해 보인다.
그 모습을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저 놈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던가.
고작 유흥비를 빼돌리려고 아버지 회사를 망하게 한 놈.
그로인해 가족 모두가 힘들게 고생하다가 떠났고, 인생 막장을 경험했다.
예하는?
아예 성폭행용, 협박용 회사를 만들어 여자들의 인생을 지옥으로 떨어뜨렸다.
예전 삶의 예하는 데뷔도 못하고 어둠 속에서 자살했거나 성노예로 살았겠지.
너무도 죽이고 싶었던 그놈이 눈앞에 있다.
막아둔 입에선 침이 질질 흐르고, 팔다리가 이리저리 뒤틀린 채 꿈틀거린다.
초점 없는 눈엔 광기가 번들거리고, 끊임없이 중얼거린다.
갯지렁이 같은 모습조차 화난다.
저 따위 놈 때문에 그런 고통을 겪은 게 화가 난다.
맨 정신의 놈에게 제대로 공포를 안겨주며 고문하고 싶은데 저래선 가슴속 화가 풀릴 것 같지 않다.
“고칠 가능성은 없나요?”
국정원 요원 추상희가 신병처럼 또랑또랑하게 대답했다.
“의사의 소견으로는 신경 일부가 끊어졌고, 뇌 일부가 손상되었다고 합니다. 현대의학으로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이다.
“뭐라고 웅얼거리는데 입 좀 풀어보세요.”
“예? 그건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신병 같던 추상희가 처음으로 반론을 제기했다.
슥 보니 추상희가 예하의 눈치를 본다.
내 뒤쪽에 있는 예하에게 돌아섰다.
“예하야. 너에 대한 욕을 하는 거 같은데 들어도 될까? 힘들면 방에 들어가고.”
“나... 나도 들을래. 나도 들을 의무가 있어.”
예하가 겁나는 걸 참고 답했다.
눈치를 보던 추상희가 조승학의 입마개를 풀었다.
미쳐버린 조승학의 목소리가 들렸다.
“으흐흐. 즉윴따. 재씨내끄. 개뜨믁으 즐르. 으흐흐. 즈긌따. 재씨.”
추상희가 눈치껏 다시 입을 막았다.
따로 통역을 하지는 않았다.
“담당 의사의 소견으로는 자기만의 환상에 갇혀있다고 합니다. 회장님...을 죽였고 제시님을 성폭... 네. 그런 환상이 1분마다 반복된다고 합니다.”
“하. 졸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네.”
내가 몇 년간 고생하는 동안 조승학은 가장 행복한 상상 속에 살았구나.
그것이 거짓이어도 본인이 느끼기에 참이면 그게 참된 행복이겠지.
날 망치고 가족 모두를 지옥에 처넣은 놈. 이유는 고작 유흥비.
아무 죄 없는 예하를 집요하게 노렸고 내 도움이 없었다면 지옥 이하의 삶으로 만들었을 놈.
하지혜씨를 장난삼아 성폭행하고 협박해 자살로 내몰고 그 가족까지 지옥 같은 삶을 살게 한 놈.
그랬던 놈 치고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거 아니야?
화가 나서 머리에 김이 솟는 것 같다.
솔직히 이제는 좀 분노가 가라앉았을 줄 알았다.
예전에나 무서웠지 지금은 말 한마디만 하면 백제그룹 따위는 하루아침에 없애버릴 수 있다.
내가 노는 물이 커졌기에 저 따위 놈은 허허 웃으며 무시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전혀 아니다.
분노의 크기는 똑같고 복수심은 그대로다.
어떻게든 최대한 잔인하게 찢어죽이고 싶다.
“오... 빠...”
예하가 뒤에서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돌아보니 걱정가득한 눈으로 날 본다.
오랫동안 말없이 있었더니 걱정이 되나보다.
“예하야.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어... 나는... 몰라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어. 오빠 마음대로 해.”
없어졌으면 좋겠다라... 소멸시켜야겠군.
“나비서님. 도사장님 불러주세요. 고문기술자 데려오고 의사도 섭외해요. 최대한 오래 최대한 고통을 줄 수 있...”
“야.”
가오리가 내 말을 막았다.
“막지 마라. 넌 모른다.”
“니가 얼마나 화났는지 난 모르지. 그래도 니가 직접 할 필요는 없다는 건 알아.”
가오리가 추상희를 힐끔 거리며 말했다.
쓰읍, 하. 쓰읍, 하.
흥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쓰읍, 하.
이 호흡법도 오랜만이네.
맞는 말이다.
내가 직접 손을 쓰지 않아도, 내가 누군가에게 직접 지시하지 않아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직접 살인교사를 해서 족쇄를 달 필요는 없다.
화나지만.
후우우.
같은 결과.
후우.
“가오리놈, 고맙다. 추과장님? 차장이었나?”
“차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네. 추차장님. 선물은 고맙게 받았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이건 가져가세요. 전 이런 거 말고 조승학을 원해요. 조승학이 고문기술자에게 끝없는 고통을 받기를 원하고 오래오래 고통스럽길 원하고 그러다 죽길 바래요. 어쩌다 정신을 차리면... 그때는 보고 싶네요.”
“네.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이 신원미상의 남자는 회수해 가겠습니다.”
경호원들이 천으로 덮었고 선물은 처음 모습 그대로 포장되었다.
속 시원한 장면을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결과는 같다.
국가가 정신이상자의 인권을 위해 나에게 거짓말 하지는 않겠지.
화나지만, 이 정도면 됐다.
후우우.
“그리고 추상희씨.”
“네.”
“한 잔 해요. 수고했어요.”
나름 큰 뜻을 갖고 국정원에 남은 인물이고 나와의 연결고리 덕에 혼란 속에서 출세가도에 오른 인물.
이 선물을 직접 갖고 온 건 정부쪽에서 나와의 인연을 중시한 거겠지.
부탁하는 입장에서 소주 한 잔을 따라줬다.
“그리고요.”
“네. 말씀하세요.”
“백제그룹 2세의 범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승학의 범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그... 그게.”
“권한이고 뭐고 그런 거 떠나서 그냥 생각을 묻는 겁니다. 예전에 그냥 생각을 터트렸던 것처럼 대화하죠.”
눈치를 본 비서진과 경호팀이 물러나니 정자에는 우리와 추상희만 남았다.
주위를 둘러본 추상희가 작게 말했다.
“죽일 만 합니다. 사형시켜야죠. 하지혜씨나 다른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죽여야 옳죠.”
“그렇죠?”
“네.”
“백제그룹. 시총 20조가 안 되는 작은 회사이며 오너 일가가 일 년에 100억도 못 쓰는 가난한 회사. 그 집 아들놈은 일 년에 1억도 못 쓰는 가난뱅이. 고작 그 정도 놈이었습니다.”
고작 그런 놈이 아버지가 받아야 할 정당한 자금을 가로챘다. 술값을 만들기 위해.
고작 그런 놈인데, 나와 가족의 인생을 망쳤고, 예하의 인생을 망쳤고, 하지혜의 죽음을 이끌었다.
고작 그깟 놈한테.
누군가는 고통 받고 인생이 망가진다.
“생각할수록 화나네요. 쥐꼬리만한 권력인데 그런 권력을 휘둘러 남의 인생을 망치고 재미로 사람을 죽이고. 죄가 밝혀져 도망치는 와중에도 반성은 전혀 없이 나에게 복수심을 갖고. 정말 화나네요.”
“제대로 처리하겠습니다. 만족하실 수 있도록...”
“아뇨. 그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조승학에 대한 처분을 국정원에 맡긴 순간 머리가 차가워졌다.
복수심은 그대로지만 했던 말을 돌릴 생각은 없다.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사람은 매순간 최선의 선택을 한다.”
“예. 저도 들어봤습니다.”
“그럼 알겠네요. 조승학은 최선의 선택을 한 겁니다.”
“네... 네?”
추상희가 얼빠진 대답을 했다.
주위를 보니 가오리만 내말을 알아들은 것 같다.
“조승학은 제 아버지가 받을 돈을 가로채 저희가족 모두를 위기에 빠뜨렸죠. 저희는 인생이 비참해질 정도로 큰일이었지만, 조승학에게는 별일 아니었을 겁니다. 성공하면 돈을 갖게 되고, 실패하면 바지사장이 수배될 뿐 조승학에겐 문제될 게 없었죠. 조승학 입장에서는 어떻게 되든 이득이 되니 그냥 도둑질을 한 거죠.
예하의 약점을 잡으려 한 것도 같죠. 조승학에겐 위험부담이 없었으니 그런 짓을 했죠.
하지혜씨를 자살로 몰고 간 일은? 똑같죠. 잘못 되도 감옥에 갈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그런 놀이를 한 거죠.
나 정도로 힘 있는 이가 전력을 다해 공격했으니 망한 거지, 내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떵떵 거리며 잘 살고 있었겠죠. 조승학 입장에서는 매순간 최선의 선택을 한 겁니다. 자기보다 약자를 괴롭혀도 문제될 일 없으니 재밌게 인생을 즐겨온 겁니다.”
부익부빈익빈.
법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적용되는 비용이 다르다.
군대 면제 브로커 의사를 데려오면 브로커 의사가 신체검사를 한 후 플랜을 짜 준다.
이빨을 뽑거나, 과체중을 유도하거나 아니면 온갖 희귀병을 적용해 합법적 면제를 받아낸다.
법은 공평하기에 가난한 이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브로커를 고용할 돈이 없으니 군대에 끌려갈 뿐이다.
조승학은 사고 쳐도 감옥에 가지 않을 확신이 있었기에 마음껏 인생을 즐겼다.
자기 나름대로 가장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하며 살았을 것이다.
“죄지은 자가 감옥에 가지 않으면 더 큰 죄를 지어요. 난 그게 싫네요.”
“예? 예. 위에 말씀 전달하겠습니다.”
“나먕유업 불가리 사건 아세요?”
“네? 네. 알죠.”
“그 며칠 전 주가는 기억하세요?”
“아... 그게.”
“불가리가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거짓 발표 전, 4거래일동안 나먕유업의 주가가 올랐습니다. 누가 봐도 작전세력의 매집이었죠. 거짓발표로 개미들이 달라붙고 상한가를 찍자 작전세력은 모든 물량을 처리해 30% 이상의 차익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처벌받았습니까? 대놓고 매집하고 대놓고 처분했는데 몰수했습니까?”
“에... 제가 잘.”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인과관계를 확정지을 단서가 부족하다며 기소조차 하지 않았죠.”
“예... 그렇군요.”
“죄 지은 자가 처벌받지 않으면 더 큰 죄를 지어요. 작전세력은 나먕유업을 갖고 대놓고 사기를 쳤는데 아무도 벌 받지 않았네요. 그렇다면 계속 반복하겠죠. 10억을 넣어 3억을 버는 훌륭한 사업이네요.”
“예... 위에 말해서 꼭 처벌하도록 건의를...”
“주공 직원. 개발정보를 이용해 땅투기 한 게 밝혀졌죠? 친척명의, 가족명의도 아닌 본인 명의로 땅투기를 했죠. 그래서 처벌받았습니까?”
“그... 못 했습니다. 인과관계 때문에.”
“예. 그렇다면 주공직원들은 어떤 행동을 할까요?”
“앞으로도 영원히 개발정보를 이용해 땅투기를 하겠죠. 자기명의로 투기를 해도 처벌하지 않는 걸 학습했으니 더 열심히 땅투기를 하겠지요. 그게 그들의 삶에 최선의 선택일 겁니다.”
“정확해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아시겠어요?”
“최대한 빨리 모두 처벌할 수 있도록 위에 말씀 올리겠습니다.”
추상희가 신병처럼 대답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포장된 병원침상을 한 번 보고 말을 꺼냈다.
“다시는 조승학 같은 놈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이순간도 누군가 조승학처럼 패악질을 부리며 누군가를 자살로 몰아가고 있겠죠.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해요.”
“철저히 수사하고 엄벌에 처해 그런 일이 없도록...”
“그런 입에 발린 말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
추상희의 입이 다물어졌다.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교화목적의 형량을 정합니다. 미국은 징벌목적의 형량을 정하고요. 이건 아시죠?”
“예.”
“옛날에는 사람들이 법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도 없었을 테니 초범들에겐 감형이나 집행유예를 통해 모르고 한 실수를 봐주려던 성격이 옳았겠죠.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잖아요. 이제 징벌목적의 형을 집행해도 되지 않을까요? 형량이 강해지면 조승학같은 쓰레기는 줄어들지 않을까요? 죄 지을 엄두도 못 내게 법을 고치면 억울한 피해자가 줄어들지 않겠어요?”
“아. 이해했습니다.”
“위에 말해보세요. 가해자의 즐거움보다 피해자가 고통 받지 않을 권리가 더 크지 않을까요?”
“예. 꼭 고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쉽지 않을 거다.
교화목적의 형량을 징벌목적으로 바꾸려면 모든 형법을 다 고쳐야 한다.
나이 지긋한 법피아들이 일 할 리가 없다.
그래도 고쳐야 한다.
잘못된 것을 그대로 놔뒀기에 피해자가 생긴 것이다.
“고친다면... 공개적으로 칭찬 한 번 할게요.”
SNS에 참 잘했어요, 라고 한 마디 해주면 되겠지.
내 말에 추상희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그 말씀 꼭 전하겠습니다. 위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리서치 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나를 적극 지지하는 이가 천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나이제한만 풀어준다면 난 언제든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런 내가 누군가를 지지하는 순간 대권의 향방이 바뀐다.
어쩌면 ‘기호 9번 신앙으로 대동단결’ 같은 걸 지지해도 대통령이 될 지도 모른다.
내 칭찬 한마디가 정치인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된다.
“조승학 같은 놈이 싹 다 죽었으면 좋겠네요.”
“반드시 그렇게 될 겁니다.”
추상희가 관운장처럼 소주 한잔을 비운 후 씩씩하게 병원침대를 끌고 갔다.
조승학.
이렇게 처리하는 게 옳겠지.
후우우.
예하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왼손은 여전히 내 옷섶을 쥐고 있는데 만져보니 땀이 흥건하다.
“괜찮아?”
“어? 몰라. 모르겠어. 진짜... 미워...”
복수를 해도 미움이 가시지 않는다.
고문을 해도 똑같았겠지.
그러니 잊고 용서하고 허허 살라고? 누구 좋으라고?
죽인다.
피해자로서 가해자에게 바라는 건 죽음뿐이다.
피해자가 느끼는 복수의 허무함은 죽인 이후에 얻으면 된다.
법이 제대로 바뀌길 바란다.
“이야. 대단하네. 이제 돈 없어도 더 강해진 거 같아.”
가오리가 중얼거린다.
“돈을 포기하고 영향력을 채운거지.”
법체계 전체를 징벌목적으로 바꾼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하다.
커다란 그릇에 가득찬 돈을 비우니, 빈자리에 영향력이 들어찼다.
“그래. 잘했네. 어차피 그 많은 돈 제대로 다 쓰지도 못할 텐데 이렇게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어. 이정도 영향력이면 돈이야 언제든 필요한 만큼 벌 수 있으니까. 이게 가장 편한 삶이야.”
“축하한다. 이뤄냈구나.”
조승학에 대한 복수.
내 회귀한 인생의 목표.
그걸 영향력 하나만으로 이뤄냈다.
현상금을 걸어도 잡지 못하던 걸 영향력이 올라가니 자동으로 끌려온다.
“그래. 이제 편하게 놀며 살 거야. 마음대로.”
“최고의 인생이네.”
“어. 그렇지.”
짠.
복수를 이뤄내서인가.
소주가 달다.
- 작가의말
쓸데없는 사족 : 하지혜란 캐릭터는 영남제분청부살인사건 피해자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범죄 내용보다는 남겨진 부모의 고통에 초점을 맞춘 캐릭터여서 그대로 이입했습니다 어... 누군가 알아챌 줄 알았는데... 슬프네요. 희생자가 잊혀지고 남은 가족이 영원히 고통받는 게 잊혀진다는 게...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