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1. 신혼집
스테이블 포기선언 일주일 전.
평소처럼 운동을 하러 본관에 갔다.
트레이너 오한주의 세심한 관리를 받으며 예하와 함께 운동을 했고, 씻었다.
그 후 본관에서 내 집까지 변장한 경호원이 걸어갔다.
나는 세계 최강의 개인이다.
늘 감시당한다.
위성이 날 지켜보고 있으며 각국 정보부가 매 순간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수많은 드론이 수킬로미터 밖에서 무수골 저택을 비추고 있다.
다만 내 심기가 불편할 것을 우려해 과하게 근접하지는 않는다.
미리 준비한 대역이 나와 예하로 분장해 내 방에 들어갔다.
잠시 후 본관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이 한 대 씩 빠져나갔다.
개 중에는 출퇴근 하는 고용인들의 차도 있으며 그 차량들의 트렁크까지 검색하지는 않는다.
당시는 사고치기 전이니까.
예하와 함께 트렁크에 누워 저택을 빠져나왔다.
사용인의 지하주차장에서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고 해안지역 중 인적이 가장 적은 영광 해안에서 쪽배를 탔다.
새벽에 탔으며 거대한 박스에 들어가 탔으니 배 주인은 사람이라고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해상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탔고, 나중엔 잠수함까지 탔다.
그리고 일본 동쪽 태평양 해상에서 미래해운의 화물선에 타 파나마 운하를 건넜다.
한 달에 걸친 여행.
미래경호 사장 도윤정이 준비한 은폐루트다.
도착지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부촌이다.
이곳에서도 당연히 밀입국을 했으며 박스에 들어가 5층 저택에 들어갔다.
저택 외부의 현지 고용인들은 식료품 따위만 사올 뿐 저택 안에 들어오지 못한다.
저택 안에는 나와 예하, 도윤정과 수하 두 명만 존재하며 나와 예하는 지하층에서만 생활한다.
창문하나 없는 지하실.
생활용품은 전부 준비되어 있지만, 절대 나갈 수 없는 감옥같은 삶.
여기서 1년을 살아야 한다.
이런 생활을 예하에게 강요할 수 없었고, 가짜로 헤어져 1년만 떨어져 살자고 했다.
예하는 가짜로라도 헤어지자는 말에 분노했고, 끝까지 함께 하자고 했다.
그래서 데려왔다.
루비는 거절했다.
자기는 미래아트스쿨을 지키겠다며 남았다.
연인이 깨지듯 헤어졌지만,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엇갈린 인연으로 인한 운명이다.
부모님은 차마 모실 수 없었다.
꽤 힘드시겠지만, 건드리지는 못 할 것이다.
모든 키는 내가 갖고 있다.
내가 키를 빼앗기지만 않으면 된다.
달러와의 전쟁.
내가 선택한 전투방식은 숨바꼭질이다.
여기서 버티면 승리한다.
“여기가 우리 집이야?”
“응.”
과거 베네수엘라의 석유재벌이 보유했던 호화저택.
겁이 많던 그는 무시무시한 호화 방공호를 지하에 만들었지만, 돈을 전부 날려 저택을 팔았고, 여러 손을 거쳐 내 것이 되었다.
신의 지팡이나 핵폭탄을 투하하지 않는 한 문을 닫고 버틸 수 있다.
전자제품은 완벽히 구비했다.
러닝머신을 비롯한 운동기구까지 있다.
버티면 된다.
고립되더라도 라면 등 저장식품이 3개월 치 구비되어 있다.
버틸 수만 있으면 된다.
“우와. 오빠. 스파욕조도 있어.”
“어. 가구는 최상품이야.”
“이런 거 사들인 게 걸리면 어떡해?”
“원래 집에 있던 것 옮긴 것 뿐이야. 최신 전자제품은 우리가 오기 전에 넣어놨고. 괜찮을 거야. 무엇보다도 미국의 눈을 피하기 가장 좋은 장소야.”
“어... 어. 여기서 1년간 사는 거야?”
“응.”
“그래... 좋아.”
“응? 좋아?”
“오빠랑 둘이 있잖아. 나쁘지 않아.”
예하가 배시시 웃는데 그걸 보니 제대로 살았다는 보람이 든다.
한 명.
한 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
“헤헤헤. 오빠.”
예하가 안겨온다. 왜?
“도팀장 언니는 안 들어와?”
“방공호 문은 최대한 열지 않기로 했어. 식량 전해주는 일만 하기로 했어.”
“도팀장 언니는 심심하겠다. 5층 저택에 셋만 남으니.”
“더 데려오라고 했는데 아는 사람이 적을 수록 좋다고 하더라.”
“그래. 헤헤. 난 다행이다. 오빠가 옆에 있어서.”
예하가 폭 안기며 고개를 들어 말하는데.
“요놈. 마구니가 끼었구나.”
“에? 헤헤헤. 이러고 있으니까 신혼부부같지 않아? 진짜 우리만의 집이네.”
그래서 신났구나.
“청소나 요리, 빨래, 설거지 전부 우리가 해야 하는데?”
“내가! 내가! 내가 내조할게. 헤헤헹.”
“그럼 어쩔 수 없군. 남편으로서 봉사해야겠어.”
“어. 빨리. 빨리 봉사해.”
어쩔 수 없이 옷을 벗었다.
- 작가의말
이번편 뒷부분은 1도 안야하고 안 봐도 무방한 성인편입니다. 작가 다른글 보기 혹은 벼락부자(19) 검색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못 보시는 아가들을 위해 줄거리를 스포하자면 평범한 섹스를 했다 끝! 입니다.
하루 몇글자나 된다고 두개로 나눠 올리나 싶지만... 어제 공지를 안해서.. 후엥 ㅈㅅㅈㅅㅈㅅ
언제나매일항상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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