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 미래 항공
이 글은 100% 픽션이며 당신이 살고있는 현실과 전혀 관계 없는 판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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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화로 매수, 매도 주문을 하고 손으로 주식증서를 적어 현금과 교환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지역마다 따로 관리를 해야 했다.
뉴욕 거래소는 뉴욕 거래소에 상장한 회사들을 감시감독하고 나스닥 거래소는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를 관리 감독해야 했다.
통신 시설의 미비.
물리적 거리의 제약 등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했고, 인터넷, 통신 능력이 달라졌다.
하나의 주식 계좌로 모든 거래소 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달라졌으면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미래증권.
미래거래소.
뉴욕거래소나 시카고거래소처럼 미래블록을 베이스로 한 주식거래소를 만든다.
과거 수기 시대 전통을 아직도 유지하는 고리타분한 옛추억을 버리고, 조작이 불가능한 투명하고 깨끗한 거래소를 만든다.
이는 시대의 흐름이며 기술의 외침이다.
“한국에서 허가했어.”
채인수가 웃으며 말했다.
“허가했다고요? 검토가 아니라?”
“현재 대통령 대행이 허가했다. 바로 착수하래.”
아니 거래소 만드는 게 동네 빵집 여는 것과 차원이 다른 일인데.
말을 꺼낸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국무총리였던 대통령 대행도 여당 대표로 출마하잖아. 네게 협조할수록 지지율이 오른다는 거 아니까 급하게 시행한 거지.”
“검토할 시간도 부족 했을 텐데.”
“검토도 안 했을걸? 졸속행정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잖아. 위에서 결론지으면 밑에선 결론 먼저 쓰고 거기 맞춰서 서술하는 거지. 공무원 사회가 원래 그래.”
그래서 비리가 많은 거고요.
“허가받았는데 왠지 기분 나쁘네요.”
“정치가 원래 그런 거지. 국민들이 미친 거 아니냐고 들고 일어나지 않는 한 좋게 좋게 넘어가는 게 세상사는 이치지.”
“우리라도 다시 검토해 보라고 해봐요.”
“그래. 공무원들이 놓친 거 잡아줘야지. 그리고 엘살바도르도 허가했다.”
“뭐... 어디 있는 나란지도 모르는데. 뭐 나쁘진 않네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미래거래소를 연다.
국가라는 울타리를 넘어선 진정한 탈중앙화 거래소가 목표다.
그를 위해선 모든 나라가 허가하고 국가마다 다른 금융규제를 완화시켜야 한다.
사실 과반수만 열어도 나머지 나라들은 발맞춰 열 수 밖에 없지.
한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미래거래소와 미래증권을 허가하라는 국민의 압력이 있으니 결국엔 될 것이다.
“그리고 엘살바도르에서 제의가 왔는데 자국 법정화폐를 포기하고 미래블록을 법정화폐로 쓰고 싶대.”
아.
기억난다.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썼던 나라.
역사가 바뀐 이유는 미래블록의 안정성과 가치가 비트코인보다 낫기 때문이겠지.
“잘 됐네요. 그러라고 해요.”
“그런데 시스템 구축 비용으로 1조원만 차관해달래.”
“싫으면요?”
“비트코인하고 스트라티스 코인하고 미래블록을 저울질 하고 있어.”
“꺼지라고 해요. 돈 줄 생각 없고, 법정화폐로 쓴다면 해당국 계좌에 세금추적 시스템 정도는 만들어 준다고 하죠.”
“어. 그렇게 할게. 그리고 엘살바도르의 말을 듣고 몇 몇 국가에서도 자국화폐로 검토한다더라.”
“짐바브웨 같은?”
내 말에 채인수가 웃었다.
“어. 짐바브웨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파나마 북한 등등등.”
“북한도요?”
“거긴 완전 망했잖아. 걔네 화폐시장 완벽히 무너져서 달러로만 거래하는 나란데 뭘.”
귀축영미를 부르짖는 나라에서 법정화폐로 달러를 쓴다.
세상에서 가장 모순된 나라 북한의 현실이다.
“아니 핸드폰이 있어야 미래블록을 쓰죠.”
“고위층만 미래블록으로 거래하지. 어차피 핸드폰 없는 사람들은 달러도 없어. 굶어죽고 있지.”
북한은...
나라가 아니다.
참 신기하다. 북한 사람들은 인내력이 인류역사상 최강인가.
어떻게 아직도 무너지지 않았는지.
“다음 소식. 산은이 아시안 항공을 한국항공에 주기로 했다.”
“결국 그렇게 됐네요.”
“어. 시작할 거지?”
“준비는요?”
“다 끝났어.”
“조져요. 갑시다.”
“그래. 시작할게.”
둘은 마주보고 음흉하게 웃었다.
미래그룹의 확장 정책은 작년에 시작되었고, 조선, 해운, 원자재, IT, 통신등 뿐만 아니라 항공에도 발을 넓혔다.
코로나로 휘청이는 항공사 9개를 인수해 통합했고, 세계 6위의 수송력을 갖췄다.
미래항공은 한 발 빠르게 여객을 포기, 수송에 올인하면서 본전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적자나지 않는 것만 해도 대단한 거지.
우리가 사려는 목표엔 한국항공이나 아시안 항공도 있었지만, 지난해 날 길들이려던 정부의 방해로 끝내 인수하지 못했다.
두 개 뿐인 국적항공사를 국제여객사인 미래항공에 매각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결국 인수는 실패했고, 대신 지분 30%대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관리하던 아시안 항공 인수를 끝까지 반대하던 놈들이 그 항공사를 한국항공에 팔아넘기겠다고 한다.
나는 이 매각 반대한다.
싸운다.
다음날 뉴스가 떴다.
-이번 산은의 결정은 위법이며 국민의 세금을 개인에게 건네주는 최악의 비리입니다. 국민 혈세를 활용한 장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그 숨겨진 본질이며...
라고 떠드는 한국한공의 전무.
내가 웬일로 뉴스를 딱 꼬집어 챙겨보자 곁에 붙어있던 예하가 어깨를 톡톡 치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 어? 나 알아. 저 언니 알아.”
“응? 누군데?”
“땅콩언니 아니야?”
“어. 맞아. 땅콩회항.”
“와... 아직 살아계시는구나.”
“오래 살걸. 욕 많이 먹었으니.”
“게다가 전무래. 세상에.”
“암만 미친 짓을 해도 로얄패밀리는 태생이 다르니까. 그래서 다들 재벌을 욕하는 거고.”
“어... 그런데 뭐라고 떠드는 거야? 뭐가 비리라는 거지?”
예하와 떠드는 사이에도 뉴스에서는 땅콩전무가 계속 떠들고 있었다.
-산업은행의 자금 선집행이라는 유례없는 지원은 장 회장이 한국항공 경영권 방어는 물론, 돈 한 푼 내지 않고 무자본으로 아시안 항공을 인수하게 해 세계 7대 항공그룹의 회장으로 만드는 것이며 더욱이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신고 등의 절차가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산업은행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는 선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목청도 좋네.
회항하라고 할 때도 시끄러웠겠어.
“어... 한국항공 경영권 분쟁 알아?”
“몰라. 헤헤헤.”
그래.
넌 예쁘니까 더러운 거 보지 말고 깨끗한 것만 보며 살아.
“한국항공 전임 회장님이 돌아가셨어. 그날 한국항공 주가는 상한가를 쳤지. 죽어서 기쁘다는 게 아니라 경영권 분쟁이 예측되어서 오른거야. 대상은 큰아들인 장원태와 둘째인 땅콩누나. 둘이 한국한공 회장이 되기 위해 싸울거라고 예측한 거야.”
남매의 난의 시작.
“어..... 그런데?”
“작년 주주총회에서 장원태가 이겨서 회장이 되었어. 그런데 땅콩은 물러나지 않고 아군을 모았지. 유명 사모펀드와 건설사를 끌어들여서 삼자연합을 만들었고, 33%의 지분을 모았어. 회장인 장씨는 우호지분이 30% 정도고. 역전했지? 이번 주주총회에선 회장이 바뀔 게 거의 확실시 되고 있어.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 지분을 더 산다?”
“그치. 그런데 시장에 나온 매물이 거의 없어. 미래펀드가 25% 들고 있거든. 나머지는 한 주 두주 들고 있는 개인주주인데 그분들도 안 팔지. 팔 사람은 이미 털었고, 버틴 사람은 더 오를 게 뻔한데 왜 팔아? 게다가 회장쪽은 돈도 얼마 없어. 도전자인 3자연합 쪽은 돈이 많고, 시장에 나오는 대로 3자연합이 사들이고 있어.”
“헐. 대박. 결국 오빠가 어디 손을 잡아주냐의 문제인거야?”
“그렇지. 그렇지만 우리는 중립을 선언했었어. 차익 목적의 단순투자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기권할 거라 말했지. 즉, 우리 지분은 없다고 생각해야 해.”
“어...... 음... 그래서 뭐가 문제라는 거야? 땅콩 언니가 이기고 있잖아. 그럼 한국한공 자기꺼 되는 거고. 아시안 항공까지 손에 쥐면 더 대단한 회장 되는 거 아니야?”
“그치. 그게 상식이지. 그런데 봐봐. 산업은행에서 아시안 항공을 한국한공에 주겠다고 했어. 매각대금은 3조야. 그런데 상속세 내고 난 장남에게 3조가 어디 있을까? 지금 경영권 지키려고 자사주 죽어라 매입하고 있는데 돈이 어딨다고 3조원을 들여서 매입을 할 수 있을까? 코로나로 매출 박살나서 회사에 돈도 없는데.”
“에... 몰랑.”
예하가 배시시 웃으며 몰라 외치는데 심장이 덜컹 한다.
자기도 지가 이쁜 줄 알아서 끼부리는 거지.
“산업은행이 내놓은 방안은 3조원에 아시안 항공을 넘겨주되 이를 빚으로 넘기는 게 아니라 한국항공 주식 25%를 신주발행해서 제3자배정으로 받아가겠다는 거야. 이렇게 하면 아시안 항공의 주인은 한국항공이 되고 한국항공 총 주식은 25%늘어나고, 새롭게 뛰어든 25%의 지분은 산업은행이 갖게 되지.”
“어...... 뭔 소리야?”
“한국항공에서 공짜로 아시안 항공 먹게 된다는 소리야.”
“헐. 그래도 돼?”
“말도 안 되지. 역대급 사기야. 자세히 파보면 산업은행장부터 시작해서 위로 쭉쭉 타고 올라가서 탄핵당한 대통령까지 엮여 있을 걸. 세금을 한국항공 회장한테 주겠다는 소리잖아. 열심히 경영해서 그 돈 갚으면 된다고? 국가에서 제철소 세워서 개인에게 주는 것과 똑같은 짓이지.”
“에에. 왜 그랬대.”
“산업은행은 기존회장 편이야. 현재 회장과 협상했으니까. 즉, 장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데 돈이 없었어. 그런데 산업은행이 세금을 들고 와서 지분 25%를 획득해 장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로 한 거야. 회장은 돈 한푼도 들이지 않고 25% 지분을 산 효과를 얻었어.”
“와...... 그럴 수도 있구나.”
“아니야. 불가능해. 미친 짓이야. 일단 국내 1, 2위 항공사가 합치는 것부터가 무리야. 독점이잖아. 게다가 조건을 봐봐. 한국항공은 한 푼도 내지 않고 전액 대출로 2위항공사를 사는 거야. 말도 안 되지. 같은 조건으로 다른 회사에 판다면 한국에서만 1000개의 기업이 자기들이 사겠다고 나설걸? 그런데 이런 악조건을 다 씹고 1위 항공사에 팔아서 항공독점회사를 만들어 버렸어.”
“왜 그랬대? 감옥 가는 거 아니야?”
“인생은 도박. 인생은 한방. 이런 기분이겠지. 거부할 수 없는 돈을 약속받았겠지. 걸리면 좆 되지만 웬만해선 걸리지 않을 것 같고 성공하면 10억 정도 받겠다... 그런 계산이 섰으니 저런 짓을 했겠지.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자기 돈이 아니라 세금으로 투자하는 거니까 별 고민 없었을 테고, 이정도면 은행 윗선, 저어기 엄청 높은 분이 지시했으니까 따랐겠지.”
“어...... 못 됐다.”
“그치? 만약 소설에서 저런 식으로 기업을 인수하면 개연성 없다고 쌍욕을 먹을거야.”
“그런데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헤헤헷.”
“어. 그래서 혼내주려고.”
“아. 그럼 오빠는 땅콩언니 편이야?”
“나? 왜?”
“오빠가 그쪽 손잡으면 이기는 거 아니야?”
“그럴리가. 땅콩이가 뭐가 예쁘다고 도와줘? 난 아시안 항공이나 먹을 거야.”
미래영상 실시간 뉴스엔 땅콩언니의 핏발선 연설이 끝나고 채인수가 등장했다.
- 작가의말
판타지소설입니다 너무 몰입하셔서 착각하시면 안 돼요
산은이 같은 조건으로 나한테 아시아나항공 주면 되게 행복하겠다, 백수에서 회장님 되는거네 에헿헿
미국에서 이런 딜을 하면 독점으로 박살나고 산산히 쪼개져요 현기차같은 경우도 미국이었다면 진작 3등분 되었겠죠
그래서 미국에 본사를 두지 못하는 거구요
키리취님 연속후원으로 호구왕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ㅜㅜ부담돼 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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