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미래 메신저는 파티원 모집중
넷플릭스 한국지사장과 가오리가 악수를 했다.
팥팥팥팥팥팥팥.
엄청난 후레쉬세례.
시대가 어느 땐데 저 올드한 기자놈들은 눈 아픈 후레쉬대포카메라를 들고 다녀서 사람 괴롭히고 지랄이람.
어색하게 웃는 가오리 면상이 웃기다.
“이로써 미래 애니의 뎀마가 넷플릭스와 계약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와아아~
사회자의 선언에 몇몇 관계자가 박수를 쳤다.
미래 애니는 거의 본전만 얻는 저렴한 조건에 넷플릭스에 뎀마를 팔았다.
차후 완결까지 전부 팔아준다.
대신.
“한편 애니메이션 뎀마는 미래 메신저의 동영상송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통한 자동추적 시스템으로 미래 메신저에서 송출된 뎀마는 모두 집계되어 넷플릭스와 미래에 공정하게 분배됩니다.”
미래 메신저에서도 송출할 수 있도록 계약하기 위해서 약간의 이득을 포기했다.
“추가로 넷플릭스의 기존 넘버들 모두 NFT화 되어 미래메신저에 들어옵니다. 미래블록 기반으로 송출되는 모든 영상이 NFT를 통해 저작권료가 분배됩니다. 즉, 넷플릭스는 새로운 시장 하나를 더 얻은 게 됩니다.”
와아아아~
넷플릭스가 미래 커뮤니티 파티에 참여했다.
넷플릭스의 모든 영상은 미래블록 세계에 들어오고 거기서 얻는 수익의 90%를 넷플릭스가 먹는다.
누가 봐도 넷플릭스에게 좋은 계약.
하지만 이건 넷플릭스를 멸망시킬 계약이 되겠지.
한때 아이티 기업의 선두에 섰던 야후는 자신에게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하던 구글에 밀려 몰락하고, 이제는 우연히 투자했던 텐센트의 대주주로만 존재한다.
훗날 넷플릭스는 자신의 모든 기업가치를 잃고, 미래블록 생태계에 저작권을 제공하는 프로바이더로 살게 될 것이다.
가오리놈이 어색하게 웃으며 양작가와 넷플릭스 관계자와 만찬을 하러 갔다.
가오리는 함께 하자고 했지만, 싫어.
어색한 자리 끼고 싶지 않다.
본사 스튜디오로 오니 예하가 한창 준비 중에 있다.
“오랜만이예요.”
전소속사와 계약이 끝나고 홍보팀으로 옮긴 민지민지가 반갑게 인사했다.
“여~”
여러 차례 캠핑을 함께 간 모닥불PD는 손만 슬쩍 들고 만다.
건방져.
“오빠. 오빠오빠. 나 너무 떨려.”
“잘할 거면서. 그냥 하셈.”
“넴.”
예하의 응석도 받아주고.
한쪽에 채인수와 김상철, 유성주도 나왔다.
아직 휠체어에 앉아있는 김상철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상철이형 괜찮아?”
“어. 감염될 염려는 없대. 병원에선 답답해 죽겠다.”
“좀만 기다려요 곧 정신병원...”
“쉿.”
채인수가 끊었다.
“넵.”
킬더 조승학.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사이에 방송 시작 시간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네. 제 남친이요? 에헤헤헷. 아 몰라요. 맘대로 상상하슈. 난 행복하니까 됐어요. 아몰라~ 아몰라~ 자 그럼 방송을 시작할게요.”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미래 메신저가 출시되었습니다.”
드디어 메신저가 공식 출시된다.
이 방송과 동시에 티비광고 신문광고가 도배되고, 100여명의 개인방송을 섭외했으며 1000여명의 인플루언서와 계약을 맺었다.
한국에서만 광고비용 100억이 들어간다.
같은 규모의 광고를 전 세계에 동시에 뿌린다.
시작과 동시에 전 세계를 장악해야 한다.
앞으로 한 달 간 전 세계 모든 곳에서 Future Community만 보게 될 것이다.
“자, 이렇게 설치하시고요. 퓨처 홈이 나오죠? 요길 제 이름으로 바꿀게요. 저희 집 이름은 팬사이트에서 뽑아준... 님아선제시요! 힝. 이건 너무해! 너무해!”
“저도 깔았어요. 우리 집 이름은 민지와쪄염. 이제 전화기를 눌러서 친구를 찾으면 어? 제시님 없어? 우리 친구 아니었어? 자본주의 친구였어?”
“아니 그게 아니라요. 전화번호로 자동등록 안 돼요. 저희는 개인 정보와 사생활 보호에 충실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므로 친구등록을 따로 해야 해요.”
여자 셋이 서로 아이디를 찾아 친구를 등록했다.
귀찮은 과정.
코코아톡에선 전화번호만 저장되어 있으면 자동으로 등록되는데.
코코아톡은 이 기능 하나로 순식간에 한국 메신저 시장을 점령했다.
그런데 이 기능을 모두가 좋아하는 건 아니다.
10대는 윗세대와 단절을 원한다.
자신의 번호 때문에 자동으로 어른들과 연결되는 걸 싫어한다.
화장한 예쁜 사진을 등록하면 부모나 어른들이 본다.
대화명을 ‘사랑해 ㄱㅈㅈ아’ 같은 걸로 적는 걸 부모나 어른들이 본다.
그게 끔찍하게 싫다.
20대도 비슷하다.
본인사진과 대화명을 회사 사람들과 거래처 사람들이 보는 게 싫다.
그래서 10,20대는 코톡 대신 페메를 쓰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
업무용 코톡 따로 있고, 대화용 페메를 쓰는 것이다.
10년이 지난 후 코톡은 노인용, 페메는 젊은이용이 되어 한국시장을 페이스북이 장악하게 만든다.
내가 만약 코톡 사장이라면, 친구리스트를 폴더별로 따로 관리해 폴더마다 내 프로필과 사진 등을 따로 관리할 수 있게 할 텐데.
10대 20대가 이탈하는 걸 보면서도 10년간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지.
난 미래를 아니까 부작용을 미리 차단한다.
“짜잔. 친구등록이 되었죠? 서로 친구가 되었으니 대화가 가능해요.”
제시 : 안녕하세요
민지 : 제하~
모닥불 : 캠핑가고 싶다
제시 : 언니는 진짜ㅋㅋㅋㅋㅋ
여자들이 톡을 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이모티콘을 찾았다.
“어라 꽤 많이 있네.”
“미래가 만든 이모티콘이에요. 개인사업자 이모티콘도 등록될 거래요.”
“그래? 그러면 나 같은 아티스트가 등록해도 돼? 내가 사실 한 그림 하거든.”
민지민지가 되도 않는 개그를 했다.
“돼죠. 누구나 신청할 수 있대요. 게다가 엄청난 장점이 있대요.”
“뭐가?”
“기존 이모티콘은 수익의 30% 가량만 제작자의 회사가 얻는대요. 나머지는 플랫폼과 구글이 나눠먹는데요.”
“헐. 70%를 아무것도 안한 사람이 갖는다고? 완전 도둑이네.”
“그쵸? 너무하죠? 그런데 우리 이모티콘은 10%를 미래가 갖고 90%를 아티스트가 가져간대요. 게다가 비싸게 사는 것도 아니고, 채팅 중에 사용하는 만큼 0.0001미래블록만큼, 영쩜영일원씩 소모된대요. 저렴하니까 쓰기도 부담 없고, 그걸 모으면 제작자에겐 태산이 되고.”
이모티콘 파티 모집 중입니다.
“우와아. 세상에. 돈 방석에 앉겠네. 빨리 만들어서 등록해야겠다.”
어색하다.
끔찍하게 어색하다.
민지민지에겐 연기시키면 안 되겠다.
“수많은 아티스트의 참가를 원합니다. 등록비용 등을 생각하면 미래그룹은 남는 게 거의 없대요. 어서 달려와요. 미래 세상 다 언니 오빠꺼~”
모닥불이 한마디 했다.
“아 닭살 돋아. 니들 연기 진짜 못한다.”
“에헤헤.”
“우이씨. 언니는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난... 일단 미래뮤직과 연동하고, 노래를 틀어야지.”
서정적인 음악이 모닥불의 폰에서 흘러나온다.
“그런데 우리 집에 가장 중요한 게 없네.”
“뭐가?”
“모닥불.”
내심 끄덕끄덕.
“헐. 언니는 방 한가운데에서 모닥불 펴? 정신이 있으세요?”
그러고 보니 그러네.
대본 쓴 작가가 잘못했네.
“몰라. 대본에 그렇게 적혀있어. 일단 방이 너무 휑하니까 가구점에 가자.”
가구점에 가니 이런저런 가구가 있다.
불붙은 벽난로 가구도 있다.
“아아. 방한가운데 모닥불 피우고 싶은데 없어.”
“그것도 누가 등록해주면 된대요.”
“누가? 일반인이?”
“네. 이모티콘하고 똑같대요. 파일 규격 맞춰서 신청하면 등록해준대요.”
“오오오. 온갖 가구가 다 등록되고 그걸 사서 내 방을 꾸미는 거야?”
“그렇죠. 이것도 이모티콘처럼 등록자가 90%의 수익을 가져간대요.”
가구제작 파티 모집.
온갖 기이한 컨셉의 방이 만들어지고 그게 놀이처럼 되면 홍보수단이 되겠지.
“와아.... 제시 너무 홍보에만 열 올린다.”
“히잉. 대본이 그렇게 적혀있단 말이야.”
여자들이 수다를 떨면서 메신저의 기능 하나하나를 설명했다.
기존 메신저들의 장점들을 모아 만든 메신저.
사실 메신저를 만드는 건 쉽다.
메신저마다 기능의 차이도 크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더 힘들다.
후발주자로써 메신저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미래커뮤니티에 온갖 편의 기능을 넣고 거의 모든 수익을 포기했다.
“짜잔! 내방 예쁘지?”
“어? 나 가볼래.”
방문하기 기능을 누르니 벽난로며 이런저런 가구로 가득한 모닥불의 방이 나왔다.
“우와 신기해.”
신기하기는 개뿔.
흔하디흔한 기능인데.
“언니가 틀어놓은 노래 나오네. 제시의 여명. 하아 노래 좋다.”
“친구가 노래를 들으면 저작료가 제시한테 간대. 자동재생이 싫으면 여기 옵션에서 끄고.”
“오올. 제시 부자 되겠네.”
“에헤헷. 다들 내 노래만 들으셈. 아. 노래 한 곡 더 할까?”
예하가 기분 좋은지 노래 부르고 싶어 한다.
예하야 숙제부터 해라.
“여기 언니의 친구 리스트 뜬다. 여기서 제시 방으로도 갈 수 있네.”
“언니언니. 그런데 이러면 기분 나쁠 수도 있잖아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마음대로 찾아올 수도 있고.”
“여기 공개설정 있네. 찐친에겐 모두 공개, 데면데면에겐 일부공개, 잡상인에겐 입구컷. 친구의 범위를 엄청 다양하게 나눌 수 있네.”
“입구컷이래. 꺄하하하하. 어라? 언니방에서 튕겼어.”
“너 잡상인으로 등록했어.”
“하아아앙. 풀어주세욤.”
“대신 이번 주 캠핑방송 합방하기.”
“쳇. 알겠사와요.”
“그리고 상호등록이 아닌 한쪽만 등록하면 방의 모습만 볼 수 있게 되어 있네.”
“그거 페북 팔로우 표절 아닌가요?”
“몰라. 알아서 하겠지. 암튼 나 같은 인기인에겐 300만명이 넘는 친구가 올 거야. 웹 친구들 미안행. 찐친에게만 모두 공개로 해 놓을게.”
서로 말하는 사이에 누가 등록했다는 말이 와르르 쏟아졌다.
집의 사진첩과 다양한 게시판 비디오 플레이어 등을 둘러본 세 여자는 문 밖으로 나갔다.
판자집 하나가 있고, 황량한 벌판이 있다.
“휑해! 여기도 뭘 사서 꾸밀 수 없나?”
“여긴 사서 넣을 수 없대.”
“그럼 어떻게 해?”
“등록 가능한 건물을 보자.”
마을에 배치할 수 있는 아이콘이 있다.
“은행이 있네. 미래블록과 연동해야 하니 은행은 반드시 있겠네.”
멋진 은행 건물이 마을에 생겨났다.
“오페라하우스도 있어요. 이건 미래뮤직이겠다.”
오페라 하우스도 마을에 배치한다.
멋진 오페라하우스를 배치하기 위해서 미래뮤직을 설치하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백화점! 이건 미래쇼핑이네.”
“비디오방! 어라 넷플릭스 전용관도 있엉! 딥따 화려해.”
이걸 보고 넷플릭스가 좋아했더랬지. 에구 미안해라.
“응? 비디오는 내 방에도 있었는데.”
“그건 친구가 볼 때 다르대요. 내 비디오는 내가 업로드한 영상이나 선택한 리스트가 뜨는데 친구 방에 있는 비디오를 누르면 친구가 등록한 영상들이 뜬대요. 마을의 비디오방은 검색해서 돌아다니는 영상들.”
“아하. 이거 완전 유툽 표절 아니니?”
“모닥불 언니. 저기 채사장님이 째려봐요.”
“아하하하. 채변오빠 쏘리염. 빨리 말 돌려야겠다. 방송국도 있네? 설마 라방?”
“맞네. 진짜 라방이다. 이건 완전 인스타. 쩝. 여기서 켜면 방송 되는 거야?”
“되겠지. 친구의 집도 가져올 수 있다. 친구...... 미래그룹도 집이 있구나. 그런데 판자집이야. 모닥불언니도 판자집이고. 어? 제시는 왜 집이 벽돌집이야?”
“네? 아하, 절 등록한 분이 만 명을 넘었어요. 그래서 벽돌집으로 바뀌었나봐요. 등록인이 1억 명을 넘으면 황궁으로 바뀐대요.”
민지민지의 판자집 옆에 제시의 집이 나타났다. 판자집 옆의 아담한 벽돌집.
이게 엄청난 부러움을 자아낸다.
“내 친구들! 우리 친구들 다 어디갔쩌염? 빨리 와염~ 민지와쩌염~ 나 등록해줘. 나 황궁에 살게 해줘!”
“모닥불 300만 캠퍼 다 모여라~ 나 빨리 등록해~”
이 부러움이 스스로 광고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화려한 집 모양이 세계적 스타를 친구로 등록해 자기 집 옆에 배치하게 될 것이다.
- 작가의말
과거의 흐름이 미래로 이어집니다
카톡이 10대 20대를 잡기 위한 무언가를 했음 좋겠어요
카톡 1주 주주로써 강력히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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