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 MORTAL JAPAN
이글은 100% 픽션이며 미래 이야기는 아무 근거없는 뇌내망상압니다
읽기 싫으신 분은 후기 먼저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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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열락이 끝난 후 예하는 그대로 엎드려 숨을 다스렸다.
점프하기 전 개구리처럼 다리를 접어 내 위에 엎드린 예하의 부드러운 등을 쓰다듬으며 후희를 한참 즐겼다.
“오빠아. 그런데 흐름이라는 게 있다고 했잖아. 그걸 읽었으면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어차피 일어날 일이라며. 그런데 지금 오빠가 욕먹고 있잖아.”
“어. 하지만 이렇게 해야 세계에 피해가 적어. 가만히 두면 경제대공황 이상의 문제가 생기게 돼.”
“힝. 그래도 오빠가 위험한 건 싫은데.”
“대신 이렇게 해서 더 큰 이익을 보게 돼. 실제로 위험할 건 없어. 조용히 있다가 집에 가면 돼.”
“어... 어... 그런데... 징조가 뭐야? 나도 알 수 있어? 흐름을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국의 주식 열풍 기억나? 상섬중공업 우선주 폭등. 스펙 폭등 같은 이상현상.”
2020년 한국은 IT버블 이후로 20년만의 주식광풍을 맞이했다.
코로나 시국으로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일어난 일이다.
“어..니요.”
“그럼 미국의 실업자 기사. 미국의 실업자가 최저임금 받으며 일하는 것보다 그냥 실업수당 받는 게 세 배 더 받는다는 기사였어. 이것도 강력한 징조였지.”
코로나가 잠시 잠잠해져서 공장을 돌리려 해도 미국 정부에서 뿌리는 돈이 너무 많으니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
실업자 상태로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아 주식에 재투자하는 금융수익이 더 크다.
“움... 몰랑.”
“그럼... 일본이 올림픽으로 시끄러울 때 은근슬쩍 테이퍼링을 언급했어. 그때 일본 주가가 10% 이상 폭락했지.”
“아. 기억나. 그때 오빠가 미간을 찌푸리며 시작됐네. 라고 했어. 완전 멋있었는데.”
“어... 멋있었나?”
“완전. 완전. 그런데 그게 왜 징조야?”
“이해하려면 긴 얘긴데 괜찮겠어?”
“응. 나두 알고 싶어. 오빠 옆에 있으려면 나도 좀 알아야 할 거 같은데. 귀찮지 않으면 알려주세욤.”
예하가 애교를 부렸다.
아직 빼지 않고 연결된 내 작은 아이가 조금씩 자라났다.
예하도 그걸 느꼈는지 얼굴을 붉혔지만 오히려 엉덩이를 내렸다.
“일단 몇 가지 이유가 있어. 그 중 하나가 일본이고. 일본은 예전부터 국채를 굉장히 많이 발행했어. 국채가 뭐냐면 개인이나 회사가 사채를 빌리는 것처럼 국가가 돈을 빌리는 게 국채야. 10년간 이자 1%로 돈을 빌리겠다, 라며 찍어내는 게 국채지. 일본은 이렇게 발행한 국채가 엄청나게 많아.”
“어...... 그런데?”
“정부는 이렇게 빌린 돈으로 철도를 깔거나 항구를 깔아 사람들이 더 살기 좋게 만들어. 그 덕에 기업들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세금이 더 걷히지. 이렇게 더 걷은 세금으로 빌린 돈과 이자를 내면 만사 오케이야. 즉, 미래의 세금을 당겨쓰는 게 국채야. 그런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들어봤지?”
“응. 똥망일본. 알아.”
“국채를 빌렸으니 갚아야 해. 돈을 지불해야 해. 원금에 이자를 내야 하니까 빌린 것보다 더 큰 돈이 나가게 되어 있어. 그런데 일본의 경제는 30년 째 발전하지 않았어. 최근 일본의 무역수지는 제로야. 금융 수익을 제외하면 산업 자체가 하락하고 있다는 거지. 추가로 걷히는 세금이 늘어나지 않아.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 글쎄.”
“일본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추가로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할 수밖에 없었어.”
“어? 카드돌려막기?”
“맞아. 그런 식이지. 카드 돌려막기가 위험한 건 알지? 그런데 일본은 그 짓을 국가 단위로 했어. 무려 30년 동안이나. 그 동안 빚이 점점 쌓였어. 지금 일본의 빚이 얼만지 알아? GDP의 250%를 넘겼어. 대충 일본이 내야 하는 이자 비용만 일본의 정식 세수의 40%야. 일본이 세금을 걷으면 그 중 40%를 이자로 내야 해. 원금은 그대로고. 원금은 어떡하지? 줄어들지 않는 한 매년 40%가 이자로 사라져. 개인의 가계부가 이렇다고 생각해봐. 월급의 40%가 이자로 매달 꼬박꼬박 사라지면 어떻겠어?”
“큰일이네. 그런데 어떻게 버텼대.”
“일본 엔화는 사실상 기축통화라고 여겨져. 그리고 일본 국민의 특이성도 있어.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는 이자율이 매우 낮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국채야. 그런데 일본 국민들이 계속 사줘. 덕분에 계속 국채를 발행하고 계속 이자를 늘려도 되는 단계가 되었어.”
예하가 눈썹을 모으며 내 말을 곱씹는데 그 모습이 참 귀여웠다.
입을 맞추고 싶은데 생각을 방해할까봐 참았다.
한참 후에 예하가 입을 열었다.
“그럼 아무 문제없는 거 아니야? 앞으로도 계속 사줄 거 아니야?”
“만약 어느 순간 일본 국민들이 국채를 사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어... 어떻게 되는데?”
“망해. 일본이 망하고 그 여파로 전세계가 대공황에 빠져.”
“에? 일본 문제인데 전세계에 문제가 퍼진다고?”
“어. 게다가 아베 총리가 더 큰일을 저질렀지.”
“아베 아저씨?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잖아.”
“좋아하지. 일본을 망치는 인간이니까 응원했지. 그 분 덕에 일본의 멸망이 가속화 된 거야.”
“어... 모르겠어.”
“양적완화 들어봤어?”
“응.”
“뭔데?”
“에.... 뭐... 헬리콥터 어쩌고 라던데. 에헤헤헷. 몰랑. 모르겠어.”
“일본이 국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려. 국민들이 사. 그런데 팔리지 않고 남은 건 어떻게 할까? 그냥 취소해야겠지? 그런데 그러지 않았어. 일본의 중앙은행이 나머지 국채를 사. 무슨 돈으로? 새로 찍은 돈으로. 은행에서 새로 찍은 돈으로 국채를 사고 은행에서 새로 찍은 돈을 정부에 주는 게 양적완화야. 즉, 양적완화라는 한자단어가 개떡같이 어려워서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건데 쉽게 말하면 돈 찍어서 정부가 갖는 게 양적완화야.”
“어... 그러면 문제없는 거 아니야?”
“국채는 만기일이 있어. 그 때 정부가 걷은 세금을 중앙은행에 주고 국채를 없애야 해. 이걸 테이퍼링이라고 해. 마음대로 추가한 돈을 회수해 소멸시키는 것이지. 그런데 아까 말했지? 이자만 세수의 40%라고. 국채를 갚을 길이 있을까?”
“어... 어려울 거 같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카드 돌라막기?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야겠네?”
“그래. 모자란 건 추가로 양적완화를 해야 해.”
“그럼 됐네.”
“그치? 그런데 이번에 일본이 테이퍼링을 말한 순간 일본 주가가 폭락했어. 왜 그랬을까?”
“아. 일본은 테이퍼링이 불가능하구나.”
“맞아. 일본은 외통수야. 앞으로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만 하고 앞으로 더 많은 양적완화를 해야만 해. 매년. 영원히. 안 그러면 엔화 경제가 존속될 수 없어.”
“일본이 외통수라고? 살아날 방법은 없어?”
“일본 경제가 열 배 성장해 세금이 열 배 걷혀서 빚을 줄이는 게 유일한 방법이야. 즉, 미국과 중국을 합한 것보다 성장해야만 살 수 있어. 그것도 10년 안에. 그런데 가능할 것 같아?”
“으.... 아니.”
“그래. 일본은 이미 죽었어. 반드시 무너져. 그걸 사람들이 깨달은 거야. 일본이 테이퍼링을 말한 순간 주가가 폭락했고, 신임총리가 그걸 취소하고 양적완화를 더 하겠다고 하니까 주가가 서서히 올라 제자리를 찾았지. 그런데 일부 사람들이 지금껏 생각지 못한 것을 알게 된 거지. 일본은 외통수구나. 계속 찍어낼 수 밖에 없구나. 계속 양적완화를 하겠구나. 그 외엔 방법이 없구나.
일본은 위험하구나.
깨달은 사람들이 일본에 투자한 돈을 빼지. 이 후 서서히 하락하다가 다시 폭락했어. 하나 둘 씩 일본의 현실을 깨닫고 엔화를 빼기 시작한 거야. 일본의 멸망이 시작된 거지.”
“아. 그때 우리가 배를 탔구나. 그때 시작된 거네.”
“그렇지. 일본의 이유 없는 폭락이 가장 큰 징조였으니까. 게다가 일본은 몇 가지 문제를 더 갖고 있어. 지금 일본의 국채 이자는 1%. 물가 상승률을 생각하면 마이너스 금리야. 일본 국채를 사는 건 내 돈이 줄어든다는 뜻이지. 만약 사람들이 사지 않으면 제발 사달라고 국채 금리를 올려야 해. 이익이 있어야 사람들이 사줄 거 아냐? 이해했어?”
“어? 어.”
“그런데 일본이 국채금리를 올리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에... 헤... 몰라.”
“지금 이자 비용만 세수의 40%야. 1% 이자인데도 이정도지. 그런데 만약 2% 이자가 되면? 3% 이자가 되면?”
“어... 우와. 세금 걷히는 것보다 이자가 더 많아지네?”
“그렇지. 이게 진짜 큰일이지.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국채금리를 절대 올릴 수 없어. 그런데 지난 해 전 세계 주식이 다 올랐어. 미친듯이 올랐어. 아무리 일본국민들이 바보같이 국가를 믿고 살아간다 해도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거야. 그렇다면 내 돈이 줄어드는 국채를 사고 싶을까? 아니면 주식을 사고 싶을까?”
“주식! 정답! 딩동댕~”
“어. 결국 일본은 국채를 팔기 위해 국채이자를 올리는 일이 불가능하고, 팔리지 않게 된 빚을 갚기 위해 양적완화를 추가할 수밖에 없어. 다른 방법이 없어.”
“아. 그래서 외통수구나.”
“어. 그리고 또 하나. 예하야. 파라과이하면 뭐가 떠올라?”
“어? 어... 몰라. 모르는 나라야.”
“그럼 프랑스 파리하면 뭐가 떠올라?”
“멋진 나라! 패션 문화의 도시!”
“그치? 그런데 파리가 한국보다 더럽고, 엄청난 수의 살인, 강간, 강력범죄가 일어나는 거 알아?”
“에? 진짜?”
예하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람은 외국을 잘 몰라. 내 먹고 살 일 바쁘니 굳이 신경 쓸 시간이 없지. 가끔 사진으로 본 이미지만 언뜻 기억해. 일본의 이미지도 그랬어. 60년 대 기적의 성공. 80년대 까지 세계 최고 기술력으로 전자제품을 쏟아낸 나라. 스시의 나라. 사무라이의 나라. 게임의 나라. AV의 나라. 이런 식으로 어렴풋이 이미지만 갖고 살아.
그런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사람들은 애매하게 알던 일본을 직시하게 되었어. 관심 없이 살다가 실제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된 거지. 사라진 전자산업. 전자사무의 부재. 50년 전 수준의 하수관리. 매년 수백명의 식중독 사망. 답답한 관료제. 1당 독재. 등등등. 먼나라의 사람들은 이미지로만 알던 일본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거지.”
“일본 올림픽이 망한 거 오빠 때문도 있잖아.”
“아하핫. 그렇긴 하지.”
일본의 올림픽은 원래보다 더 폭망했다.
여기엔 지난 해 열린 메타버스 올림픽이 큰 역할을 했다.
기술과 통신이 발전했고, 이제 세계 곳곳의 경기장에서 인터넷으로 겨룰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 열린 일본의 코로나올림픽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지켜본 이들도 크게 실망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외국에서도 일본의 국채를 사는 걸 망설이게 되었어. 일본? 로봇, 설비 빼고 제대로 하는 거 없는 나라잖아. 자동차 세계 1위여도 미래 자동차에 뺏길 분위긴데? 저 나라의 국채가 과연 안전할까? 돈을 잃으면서까지 배분할 가치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지. 그게 일본의 주가 폭락으로 이어진 거야.”
“어...... 음... 오빠가 유도한 거야?”
사실... 그런 면이 좀 있지.
하지만 내가 일본인을 싫어하는 건 아니란다.
“아니. 내가 아니었어도 결국 무너질 나라였어. 그저 내가 시간을 앞당긴 거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길은 외길.
종착역은 멸망.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전차.
그게 일본이다.
다른 길은 없다.
“그래요. 그럼. 그러니까 일본의 문제 때문에 세계가 다 같이 휘청일 거란 거네. 그... 경제대공항? 그거 이상으로.”
“아니. 일본은 계기일 뿐이야. 세계 전체에 문제가 깔려있어. 일본이 문제를 잘 헤쳐 나가더라도 결국엔 한차례 폭락이 올 수밖에 없어. 일본은 현재의 경제 호황에서만 버틸 수 있어. 세계가 휘청하면 일본은 무조건 무너지면서 사태를 키우는 거고.”
“우이씨... 몰라. 모르겠어.”
예하가 몸부림쳤다.
맞닿아 있는 가슴의 감촉이 너무 좋다.
“그래서 복잡한 문제라고 했잖아.”
- 작가의말
-뭔데 혼자 장문쓰냐? 세줄요약 모르냐?
ㄴ 일본망함
ㄴㄴ 땡큐
글이 지루하셨다면 ㅈㅅ 재밌게 쓸 수가 없네요 도저히 제 능력부족...
일본의 부채에 대한 위기론은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글의 재미를 위해, 미래블록이란 변수를 통해 최악의 가정을 만들었을 뿐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
왜 하필 일본이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라고 봐주세요.
얼토당토하지 않은 일본악역으로 손님끌어 먹고 사는 클리세를 보면서 매우현실적으로일본을까보고싶었던욕망이들어가있습니다
설명 중 잘못된 부분 지적해주시면 다시 공부해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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