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 그래도 한국2
나는 부자다.
세계 최고의 부자다.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10배 부자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부자.
하지만 한국보다 약하다.
미래그룹은 강하다.
전 세계 기업들을 쇼핑하면서 고용인 900만을 넘겼고, 계속 확장하고 있다.
한국의 모든 상장기업보다 미래IT 자회사들의 시총이 더 크다.
미래 IT를 팔면 대한민국 모든 회사를 전부 살 수 있다.
하지만 한국보다 약하다.
캐쉬카우인 미래게임즈가 올해 40조원 가량 벌 예정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올해 예산이 500조다.
쓰는 돈이 500조.
미래그룹이 벌어들인 돈 모두를 군사비용에 쏟아 넣어도 한국군 60만을 이길 수 없다.
미친척하고 군대가 출동해 날 죽이려 하면 난 죽는다.
그런데 한국에 남아있는 이유는?
그나마 한국이 가장 살기 좋기 때문이다.
국정원이 납치하려하고, 여성부가 삥 뜯으려 하고 각종 사회단체와 교수집단, 의사협회 등 수많은 이권단체가 욕하고 시비 걸지만 그나마 한국이 가장 살기 좋다.
여성부의 시비?
우습다.
폰 로이어.
미래그룹이 최초로 출시한 상품.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정치인을 죽인 상품.
24시간 녹음기에다 녹음 여부를 감춘 상품이다 보니 출시 후 수많은 부정부패와 비리가 밝혀졌다.
수없이 많은 보좌관들이 돈을 대신 받다가 녹취가 공개되어 목이 날아갔고, 보좌관의 배신으로 정치인이 줄줄이 잘려나갔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모든 정치인을 벌벌 떨게 만들었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미래그룹을 싫어하지만, 한국이 덜한 편이다.
전 세계 모든 정치인들이 미래그룹을 싫어한다.
그 나라의 부정부패가 심할수록 많이 잘려나갔고, 많이 폭로되었다.
지금도 미래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 해당국 정치인들의 비리가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있다.
각국 지사에 필터링과 제거를 요청하는 건 당연지사.
각국 지사는 프로그래밍 상 아예 손 쓸 수 없다는 말로 울며 버티고 있다.
이러니 어느 나라로 가도 그 나라 정치인과 싸워야 한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지.
누구도 세상 전체의 이익을 보지 않는다.
각자의 최대 이익이 최우선이고, 나의 최대 이익에 결론을 정하고 결론을 위해 과정을 고친다.
전 세계에서 모든 정치인이 자기 이익을 위해 미래그룹에 전쟁을 걸어온다.
얼마 전 주영혜 여성부장관이 잽을 날린 것보다 열배 백배 강력한 공격이 매일 들어온다.
미래그룹 각국 지사는 방어하느라 바쁘다.
기본 방침은 정부의 뜻에 따르되 민중의 지지를 받는 것.
이걸 조절하느라 각국지사는 밤을 샌다.
현재 미국에서만 1조 달러짜리 소송이 100여개 진행 중이다.
미래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서 살인기술을 배운이한테 살해당한 가족의 1조 달러 소송.
미래블록으로 마약거래한 데 대한 미래그룹에 배상청구소송.
미래게임즈 어나더 어스를 밤새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은데 대한 소송.
독점, 과점에 대한 소송.
별의별 소송이 다 걸려오고 요구하는 배상금은 터무니없다.
만약 법원이 정신 나가서 피해자의 손을 들고 배상하라 하면 그 나라에 저장한 자산이 압류 당한다.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날아온 소송 중 내 앞으로 온 것을 방어하는 것만도 1000여명의 변호사가 달라붙어 있다.
자유의 나라 미국이 그럴 리 없다고?
소송의 나라 미국 몰라?
중국만큼은 아니어도 미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들과 항상 싸워왔다.
어쩌면 진짜 지구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록펠러가 독점금지법 한방에 날아가고 철도 통신등 수많은 글로벌 최고 기업이 독점금지법에 박살났다.
1년 안에 리나 칸 누나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에 정의의 철퇴질을 할 텐데 만약 지금 미국에 갔다가 독점금지법을 얻어맞으면 미래그룹은 공중분해 된다.
그 외에 안전문제도 있다.
한국에서도 저격총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대비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국으로 갈 경우 전신 방탄복을 입고 네버랜드에 틀어박혀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기는 싫다.
미국이 아니라면 다른 나라는?
벨로루시, 타지키스탄같은 3세계 국가를 다 빼고 나면 선택지가 몇 없다.
치안과 복지가 좋은 북유럽 국가들은 부자의 무덤이다.
버는 족족 다 뺏긴다.
1억짜리 차를 사려면 세금 8억을 내야한다.
내가 그 나라로 가서 세금 내고 나면 청소하는 아저씨보다 세 배 정도 잘 사는 걸로 끝.
영국 프랑스?
미국과 마찬가지로 무장단체의 습격이나 저격 때문에 어디 돌아다니기 힘들다.
갑자기 방문해 3,4일 노는 건 괜찮아도 한군데 오래 머물다간 역사적 테러나 납치당할 수 있다.
중국?
웃긴다.
일본?
시간이 멈춘 이상한 나라.
대만? 독일?
그나마 한국과 조건이 비슷한 나라지만 한국보다 못하다.
싱가포르?
가장 좋은 선택지다.
하지만 내수 규모가 작다.
미래그룹 본사라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내수규모에서 수십조 손해를 본다.
한국내수를 잃고 싱가포르 내수를 얻는 것이니.
그보다 미래그룹 본사를 싱가포르에 잡으면 왠지 그 나라가 전쟁에 휩싸일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한국을 떠난다면 그나마 가장 좋은 선택지가 호주, 뉴질랜드다.
그 나라에서 거대한 땅을 사서 사유지 통제를 하며 살아야 한다.
하지만 그 나라라고 해서 한국정도의 견제가 들어오지 않을 리 없다.
현재도 한국에서 날 견제하는 만큼의 견제가 미래그룹에 들어가고 있다.
어차피 정치권과의 싸움은 필수다.
모든 기업이 모든 시대에 모든 정치인과 싸우며 버텨왔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초월기업들도 미국에 매일 얻어맞고 기업해체 하라는 소리를 매일 들으며 버티고 있다.
호주에서 작은 영지를 만들어 고립된 채 살고 싶은 게 아니라면 한국에서 정치인과 싸우며 버텨야 한다.
정치인은 원래 모든 말을 한다.
찬성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찬성을 반대하기 위해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미래그룹의 행보에 찬성하는 정치인이 있고, 그를 반대하기 위해 미래그룹에 돌을 던지는 인간이 있다.
나를 성토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를 까내리고자 나를 찬성하는 정치인이 있다.
정치인이 원래 그렇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짓을 늘상 해낸다.
그나마 한국정치인의 지랄이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축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IT통신망이 가장 잘 설치된 나라고, 지옥 같은 인구밀도 덕에 어디 숨어서 뭐 하기도 힘든 나라다.
게다가 419, 518 등 한국인의 민주화역사를 보면 한국인의 발달된 시민의식을 알 수 있다.
당연히 부정부패와 폭정에 떨치고 일어난 것이지만, 세계 다른 나라는 그보다 훨씬 심한 폭정에도 떨쳐 일어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학살당했다.
매일 폭로되는 정치인의 비리와 정치인 친인척의 비리 덕분에 정신 나간 놈들처럼 보이지만, 이런 견제장치야말로 한국 정치를 깨끗하게 만든다.
전국민이 북당 지지자, 남당 지지자로 나뉘어 손에 녹화기를 들고 허점하나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 덕에 뭐 하나 거하게 해먹기 힘들다.
이런 상황이니 자잘한 짓거리도 다 걸리고 정치인들은 성격이 더러워도 깨끗한 척이라도 해야 한다.
다들 깨끗하다고 상상하는 서유럽 정치인들의 비리를 보면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어차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정부와 싸우는 건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싸워야겠지.
한국인이라서 한국이 좋은 게 아니라 한국에서 싸우는 게 그나마 열성지지자가 가장 많다.
“안녕하세요. 윤동욱입니다.”
채인수와 함께 본관 4층 회의실에서 만났다.
“반갑습니다. 국정원 부장 안재철입니다.”
“과장 류승운입니다.”
악수하고 앉았다.
딱히 할 말은 없다.
채인수는 스마트폰을 꺼내 폰 로이어가 녹음되는 화면을 켠 채 테이블 위에 올렸다.
“허허. 저희끼리 대화할 수 없을까요?”
주위에 경호팀 20명이 둘러싸고 있다.
안재철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했지만, 개뿔.
“안 됩니다.”
채인수가 쿨하게 거절했다.
어차피 이놈과 잘 지낼 생각은 없다.
둘만 남았다가 납치될 수도 있다.
납치가 아니어도 제압당해 마약을 주사하고는 마약사범으로 체포하면?
오다 아저씨가 말하길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은 실현 가능하다.
“혹시 녹음 없이 대화하실 의향은?”
“없습니다.”
“허허허. 알겠습니다. 바쁘실테니 용무부터 보겠습니다. 혹시 조승학이라고 기억하십니까?”
움찔.
제길.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 나왔다.
“기억하시는군요. 현재 저희가 보호하고 있는 환자입니다. 일단 저희가 아는 것부터 알려 드리죠. 윤회장님은 개인적인 복수로 백제그룹을 무너뜨렸습니다. 윤회장님 아버지와 제시님의 원한을 풀었죠. 그 때 조승학을 놓쳤는데 이놈이 글쎄 미래IT 핵심인물인 김상철 사장님을 찔렀습니다. 현장에서 잡힌 조승학을 경찰에 인계하셨는데 미래그룹에서는 어째서인지 그를 변호하며 병보석을 신청했습니다.”
채인수가 말을 끊었다.
“몰랐습니다. 그저 제대로 법의 심판을 받아 김상철 사장의 사고를 책임지도록 미친 걸 치료하려고 했죠.”
“예. 그러시겠죠. 그런데 당시 이곳 무수골 자택에서 경북으로 통화가 20여차례 진행되었습니다. 통화는 병보석 출소한 조승학이 실종된 이후 집중되었고요. 경북에서 통화한 번호는 대포폰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생각했습니다. 조승학이 병보석 된 것은 어쩌면 풀어준 후 법망 밖에 잡으려는 게 아닐까. 사사로이 잡아서 사적 복수를 하려 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재밌군요.”
채인수가 짧게 대답하고 말았다.
국정원 부장 과장은 말없이 내 표정만 바라봤다.
하.
조승학.
우습다.
그놈은 어쩌면 내 원죄 혹은 악령 같은 게 아닐까.
회귀 이후 그놈 죽이는 것만 생각했고, 몇날며칠 밤을 새며 코인을 한 분노의 원동력.
힘을 얻었음에도 잡지 못하고 소세지기계에 갈아넣지 못한 건 뭔가 하늘의 가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존재니까 그 하잘 것 없는 능력으로도 이렇게 끈덕지게 들러붙지.
신발 밑창에 붙은 껌.
기분 좆같고, 신발을 땅에 비벼도 길게 늘러붙고, 휴지로도 잘 안 떼지는 그런 좆 같은 것.
참.
좆같은 새끼.
조승학 생각을 하며 앉아있는데 사방이 조용하다.
채인수는 최대한 짧게 말하기로 했고, 국정원 두 놈은 날 빤히 보고 있다.
내 표정 읽고 있었어?
감히.
기분 더럽네.
책상 위의 핸드폰을 슬쩍 들었다 내려놨다.
“나 바빠요. 3분 후에 가야 해요.”
“핫. 다섯 시간을 대기했는데...... 알겠습니다. 찾아온 용건은 저희가 조승학을 잡았는데 알고보니 윤회장님과 관련 있는 자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처리해 드릴까 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폰로이어가 녹음되고 있는데도 당당하게 말한다.
잡아다가 고문하는 삶을 살았더니 무서운 게 없나.
채인수와 내가 입을 다물고 있자 안부장이 재차 말했다.
“그래서 이 친구를 어떻게 해 드릴지 여쭙고 싶습니다.”
채인수가 물었다.
“선물을 받으면 보답을 해야겠지요?”
“하핫. 딱히 바라는 건 없습니다. 그저 저희 나라를 사랑해 주시면 됩니다.”
“음?”
“미래그룹 자회사들 중 해외에 본사를 둔 자회사들이 한국으로 와준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애국 아니겠습니까? 몇몇 정치인의 일탈로 윤회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 같은데 개인의 폭주에 신경 쓰지 마시고 국가를 위해 조금만 참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부디 구국의 결단을 내려 주시길 바라옵니다. 그리하면 저희도 최대한 교통정리에 힘쓰겠습니다.”
“시간됐네요.”
할 일이 있다.
일어나 내 집으로 왔다.
채인수가 싱긋 웃고 일어났다.
“수십조가 걸린 일입니다. 오늘은 이만.”
국정원 부장님과 만나기 직전에 라면을 주문했다.
집에 가니 딱 도착했다.
다음날 두 놈이 다시 찾아왔다.
비서실에서 한번 기다려보라며 대기시켰고, 끝까지 만나주지 않았다.
니들이 보자고 하면 나가야 해?
다음날도 다음날도 계속 찾아온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콧구멍을 깊숙이 찌르고 대기하게 했다.
기다리다가 밥 먹으러 나가면 다시 콧구멍이다.
- 작가의말
국뽕이 아니라 최대한 담백하게 객관적 사실을 최대한 자세하게 전달하려고 썼는데 ......
그래서 글이 마음에 안 드네요. 이게 소설인지.....
윤동욱 입장에서는 어느나라를 가든 한국보다 낫다고 하기 힘들거에요
트럼프가 페북 때린거나 바이든이 리나 칸 앞장세운거 보면 기업과 정치의 싸움은 전세계에 다 있다고 생각해요
사나노바님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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