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간 존나 부럽네.
“시X, 도대체 방어력이 얼마나 되기에 졸라 쳐 맞고도 멀쩡한 건데.”
공격하고 있는 플레이어가 진혁의 방어력에 기가 질린다는 듯 욕설을 내뱉으며 검을 휘둘러 진혁의 전신을 타격하고 있지만 진혁은 자신의 단단한 방어력으로 이들의 공격을 몸으로 때우며 버티는 중이었다.
소환한 스켈레톤 병사, 구울 병사들은 이미 이들에게 모두 부서진 상태였고, 스켈레톤 나이트와 키메라들은 부서지면 다시 제작해야 함으로 부서지기 전에 소한해제를 시켜 다시 제작하는 사태는 방지할 수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전투에 큰 도움이 되었던 피란체바 역시 마법사를 비롯한 플레이어들의 파상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어둠의 공간으로 돌아갔고, 진혁 혼자만이 남아 케빌로스 길드와 아틀란티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과 싸우는 중이었다.
사실 진혁도 귀환스크롤을 이용해서 마을로 귀환하면 되는데 자신이 목표로 한 플레이어를 죽이기 위해서 버티는 중이었다.
“나도 그게 미치겠다. 랭커란 놈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는 나 하나 못 잡고 빌빌거리고 있으니. 저기 지켜보는 사람들이도 기가 차겠다. 안 쪽팔리냐?”
진혁은 말을 하는 도중에 날아오는 검을 보고 허리를 숙여 피하며 발바닥에 힘을 주어 앞으로 점프를 하였다.
그러면서 두 팔을 뻗어 자신을 공격한 플레이어의 허리를 잡으려고 할 때, 그 역시 점프를 높게 하여 진혁의 공격을 피한 후에 몸을 비틀어 다시 한 번 검을 휘둘렀다.
“소드 임팩트 클러쉬!”
강력한 스킬이 진혁의 등을 향해 날아가 강타하였고, 그 힘에 이기지 못한 진혁은 밀려나가며 앞으로 굴러 넘어졌다.
슈우우우웅, 퍼어어어어엉.
십 수발의 화살 스킬이 진혁이 넘어진 곳으로 날아와 강타하였다.
“커어어억!”
진혁은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화살 십 수발을 두들겨 맞았는데 그로 인해서 체력이 순식간에 절반이나 내려갔다.
-체력포션을 사용합니다.
그럼 진혁의 인벤토리에 있는 체력 포션이 자동으로 사용되면서 내려간 체력을 채우며 어느 정도 유지를 해 주었다.
“다크 힐링!”
진혁은 자신의 힐링 마법으로 체력 포션으로도 채우지 못한 체력을 온전하게 채움으로 처음과 다름없는 온전한 상태로 인상을 쓰며 투덜거리며 일어났다.
“시X, 졸라게 아프네.”
그런 진혁의 모습에 그와 싸우는 플레이어들은 기가 질릴 정도였다.
“시X, 플레이어가 무슨 보스 몬스터냐고!”
이들이 입장에서는 아무리 두들겨 패도 체력이 깎이지 않으니 그리 오해를 할 법도 하였다.
“시X, 그걸 어째 알았냐? 내가 몬스터라는 거.”
전투도 전투지만 이제는 욕설도 난무하였다. 그만큼 케빌로스 길드와 아틀란티스 길드 플레이어, 즉 랭커들도 진혁과 싸우면서 서서히 두려움을 느끼는 중이었다.
지금이야 이렇게 함께 싸우니 어찌어찌해서 이길 수 있다고 하지만 따로 떨어져 홀로 싸우게 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장담을 할 수 없다.
이 싸움으로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이들이니 앞으로 고레벨의 사냥터에서 자주 마주치게 될 것은 분명할 터!
랭커들은 확실하게 밟지 못하면 사냥터에서 자신들이 밟힐 것이라는 걸 은연중에 느끼고 있어서였다.
“파이어 블레스트!”
마법사의 화염 마법이 진혁을 향해 날아오자, 진혁은 주먹을 쥐고 화염 마법을 향해 휘둘렀다.
“오러 피스트!”
진혁의 주먹을 통해서 빠져 나온 마력의 주먹이 화염 마법을 힘으로 눌러 버리며 소멸시켰다. 이 틈을 노리고 쌍단검을 든 플레이어가 진혁의 등 뒤로 돌아가 양손의 단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난검!”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진혁의 등을 난도질하는 쌍단검의 플레이어는 자신의 공격이 완벽하게 들어갔지만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뒤로 물러났다.
한 번의 공격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앞선 경험을 통해서 체험을 해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진혁 역시 마찬가지!
그가 뒤로 물러날 것이란 걸 계산하고 움직였다.
“블링크!”
공격을 당한 진혁은 쌍단검을 든 플레이어의 이동 반경까지 생각하여 움직였는데 그 동안 두들겨 맞으면서 몸으로 경험한 실전감각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번만큼은 잡을 것이라는 의지가 강렬했는지 진 진혁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고, 그의 움직이는 곳으로 진혁이 이동할 수가 있었다.
“허엇!”
자신이 물러나는 곳으로 진혁이 나타나자, 쌍단검을 든 플레이어가 놀라 방향을 비틀었지만 진혁의 손이 조금 더 빨랐다.
그의 팔목을 잡고 자신을 향해 당기며 유도의 업어치기 기술로 그대로 넘겨버렸다.
쿠우웅!
바닥이 크게 울릴 만큼 강력한 업어치기와 동시에 자신의 체중을 실어 넘어지면서 놈의 가슴을 팔꿈치로 찍어버렸다.
“커어억!”
연속해서 크게 들어오는 대미지에 쌍단검을 든 플레이어의 체력이 순식간에 내려갔다.
“놈을 잡아!”
다른 플레이어가 외치자, 일제히 진혁을 공격하여 쌍단검의 플레이어와 떨어 뜨려 놓으려 하였고, 마법사는 힐링 마법으로 내려간 체력을 보충해 주었다.
하지만 진혁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기로 하였다.
“때릴 때는 좋았지. 시X아, 너 하나 잡으려고 내가 지금까지 버텼다. 이 새끼야. 이제 존 나게 쳐 맞아 봐라.”
진혁은 쌍단검의 플레이어 배 위로 올라 탄 후에 얼굴을 향해 무차별 폭격을 가하였다.
퍼어어어엉!
그러는 사이 진혁을 향해 공격했던 플레이어들의 강력한 공격이 진혁을 강타하였고, 이를 악물고 버티는 진혁은 자동 포션 사용으로 인해서 또 간신히 버틸 수가 있었다.
진혁은 누가 이기나 하는 무식한 방법으로 쌍단검의 플레이어를 향해 주먹으로 내리쳤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런 진혁을 죽이기 위해서 공격을 퍼부었지만 끝내 진혁이 먼저 쌍단검의 플레이어를 먼저 쓰러뜨릴 수가 있었다.
진혁은 그를 쓰러뜨린 후에 몸을 앞으로 굴러 다른 플레이어들의 공격을 피한 후에 다크 힐링과 서몬 힐을 동시에 사용하여 자신의 체력을 채웠다.
이것이 히든 클래스로 분류된 듀얼 클래스의 장점이기도 하였다.
쌍단검의 플레이어가 죽어 리스폰이 되었고, 그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챙기며 히죽 웃는 진혁은 자신을 둘러싼 플레이어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시X, 이제 어떤 놈을 보내줄까?”
그 외침이 너무도 당당하여 이를 지켜보고 있던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은 진혁이 괜히 멋있어 보였다.
또 한 명의 플레이어가 아이템을 떨어뜨리고 리스폰이 되자, 랭커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시X, 졸라 멋있다.”
“일단 걸리면 죽는 거네. 말로만 듣던 전설의 17대 1의 싸움이 이런 거냐?”
“야, 17대 1이 아니라 24대 1일이야.”
“난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몽크 흑마법사 님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 대박이다. 1대 1로는 몽크 흑마법사 님을 이길 수 있는 플레이어가 없을 것 같은데.”
“그건 모르지. 랭커들이라고 해도 만 명에 포함된 플레이어들이니까. 톱1,000에 드는 플레이어들은 또 다르겠지.”
“그렇겠지. 그래도 저리 당해도 버틸 수 있는 건 몽크 흑마법사님 밖에 없을 것 같아.”
쌍단검의 플레이어가 죽은 후에 잠시 눈치를 보자, 진혁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생겼다.
“시간 주면 나야 좋지. 레이즈 구울 폰!”
진혁은 구울 병사를 소환하였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죽어 있는 몬스터들에게 언데드 마법을 걸어 스켈레톤 병사들까지 다시 소환을 하자, 플레이어들은 기가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X, 원래 흑마법사가 이런 거였어? 우리 길드에 있는 흑마법사랑은 완전히 다르잖아.”
진혁은 언데드 병사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린 후에 자신의 인벤토리에 있는 포션을 확인하였다.
‘체력 포션 300개 중에서 10개 밖에 안 남았네. 이대로 싸운다면 한 놈 정도는 더 데리고 갈 수 있겠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
목적을 달성했으니 굳이 자신이 죽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하였다.
진혁은 인벤토리에 쌓여 있는 아이템들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언데드 병사와 싸우는 플레이어들을 보았다.
“동동삼, 동동사, 동동오 소환!”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소환되자, 진혁은 인벤토리에 있는 아이템을 장착시켜 주었다.
“이거 입고 오랫동안 버텨야 한다.”
싸움을 구경하는 플레이어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대박, 소환수들에게 유니크, 전설 아이템을 장착시키는 거 봐.”
“저러니 소환수들도 안 죽지.”
“저게 다 랭커들을 죽이고 얻은 아이템들이겠지.”
“아무렴. 부럽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면 몽크 흑마법사 님처럼 강해질 수가 있을까?”
지켜보던 플레이어들은 부럽고 샘이 나는지 저마다 한 마디씩 했다.
“시X, 내가 몽크 흑마법사님의 소환수보다 못하다니.”
온라인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시간과 돈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할 때가 많다.
오랜 시간 동안 플레이 하면서 레벨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거나 직장이나 사업 등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시간이 없는 이들은 돈으로 아이템을 사서 높은 사냥터에서 효율적인 사냥을 하여 아이템을 얻거나 레벨을 올리는 것은 비슷하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돈을 투자해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때가 많다.
만약 결과물이 시간을 투자한 사람보다 못하다면 그건 투자한 돈이 부족하니 그러한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지금 진혁을 바라보는 플레이어들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진혁이 많은 돈을 투자해서 유니크 아이템, 혹은 전설 아이템을 구해서 착용하고 높은 등급이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다가 아이템을 얻고 그러다 운이 좋아서 고대급 아이템을 얻어 지금처럼 강해졌다고 믿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다 되었다. 아이템 입으니 때깔 나네.”
진혁은 소환수들에게 아이템을 장착시킨 후에 근사한 이들의 모습을 보고 활짝 웃은 후에 소환해제 하였다.
이제는 굳이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고, 또 피곤하기도 하여 마을에 가서 쉴 생각이었다.
“야, 이 새끼들아! 나도 마을 가서 정비하고 올 테니까 딱 기다리고 있어. 다녀와서 다 죽여 줄 테니까.”
진혁은 인벤토리에서 귀환 스크롤을 꺼내어 찢어버렸다.
“어어엇!”
진혁이 귀환 스크롤을 이용해서 얀쿤 영지로 귀환해버리자, 랭커들은 멍한 표정들을 지었다.
이는 지켜보고 있는 플레이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앗!
그런데 진혁이 사라진 후에 피란체바가 허공에 나타나더니 천장이 닿을 만큼 높이 올라가 떠 있었다.
진혁이 마을로 귀환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언데드 군사들이 유지되고 있으니 랭커들은 환장하고 미칠 지경이었다.
“시X, 소환한 주체가 없으면 이놈들도 사라져야 하는 거 아니야?”
흑마법사들의 소환수는 흑마법사의 마력을 공급받지 못하면 소환해제 되는 것이 당연한 데 진혁의 언데드 군사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랭커들을 향해 죽기 살기로 공격하는 중이었다.
“저기 봐!”
한 플레이어가 허공에 떠 있는 피란체바를 발견하고 말하였다.
“몽크 흑마법사 님의 정령 같은데.”
“정령이 있으니 언데드 군사들이 사라지지 않나 봐.”
“그런 가 본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5서클 이상의 흑마법사는 상상을 초월한다더니 완전 대박이네.”
“일단 놈들을 부셔. 그런 후에 놈을 기다린다.”
피란체바는 허공에 떠 있으면서 하품을 길게 하더니 더 높이 올라가 천장에 거꾸로 매달렸다.
꼬리가 천장에 붙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 원숭이가 꼬리를 이용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모습과 흡사하였다.
“자나 본데.”
“그러게 싸울 생각은 없는 모양이네. 아마 언데드 군사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몽크 흑마법사 님이 정령을 소환해 놓고 귀환한 모양인데.”
“그런데 정령도 소환자를 따라 귀환하는 거 아니었나?”
“그러게. 저건 어떻게 설명을 하지?”
“최상급 정령은 소환자와 떨어져 있어도 자신의 의지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데요.”
최상급 정령이라는 말에 모두가 천장에 매달려 꾸벅꾸벅 조는 피란체바를 보았다.
“최상급 정령이면 4차 전직자 아니야?”
아직까지 4차 전직자가 나왔다는 말은 없었다. 랭킹 1위도 4차 전직을 하려면 100레벨 이상을 더 올려야 가능한데 아무리 몽크 흑마법사라 할지라도 4차 전직을 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을 하였다.
“4차 전직자가 아니라면······ 설마, 말로만 듣던 엘리멘탈 정령?”
엘리멘탈 정령이라는 말에 플레이어들은 일제히 피란체바를 바라보았고, 그제야 자신을 알아보았느냐고 핀잔을 주듯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플레이어들을 바라보다, 곧 눈을 감고 다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였다.
“몽크 흑마법사 님이니까 어둠의 정령인가?”
인더스 월드에는 빛, 어둠, 숲, 별, 동물 이렇게 다섯 종족의 엘리멘탈 정령이 존재하는데 흑마법사가 데리고 다니는 정령이니 이들은 어둠의 정령이라 생각을 하였다.
“어떻게 한 사람이 직업을 3개나 가질 수가 있지?”
“그러게. 정령, 몽크, 흑마법사, 남들은 하나만 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클래스가 3개니 하나를 하는 것보다 쉽지. 저 소환수만 소환해도 사냥은 자동으로 되겠구만.”
“그러네. 소환수 소환해 놓고 정령보고 지키라고 하고 자신은 마을에서 시간을 보내어도 레벨은 올라가는 거 아니야?”
“접속해제해도 되겠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하지마세요. 엘리멘탈 정령도 정령이니 소환자의 마나가 필요한 법인데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소환자의 마나 공급이 안 되면 소환해제 될 텐데 사냥은 무슨······.”
한 플레이어가 핀잔을 주자, 투덜거리는 플레이어들이었다.
“하여간 존 나게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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