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신전 지하 3층
베니스 신전 지하 3층은 1층, 2층에서 나오는 몬스터와 전혀 다른 몬스터들이 나왔다.
거대개미, 거대거미, 케빌로스처럼 얼굴이 셋이 달린 몬스터와 자신의 배를 갈라 새끼 몬스터를 토해내는 아무르스라 불리는 악마종의 몬스터, 그리고 스켈레톤의 상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어둠의 병사인 다크 폰이 존재하였다.
진혁은 이러한 몬스터를 상대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움직였다.
3층에는 네임드 몬스터를 포함하여 일만 마리의 몬스터가 존재하고 있음을 시스템 알림이 알려 줬으니 급하게 움직이다 포위당해 어려움을 자초하기보단 조금 늦더라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움직이며 몬스터와의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고 하였다.
거대거미가 엉덩이 부분으로 거미줄을 뽑아내어 진혁을 공격하였다.
거미줄 자체는 큰 위력이 없었지만 끈적끈적 달라는 붙는 접착 성분이 섞여 있어 거미줄에 맞거나, 밟으면 움직임에 제한을 받았다.
거미줄은 독이나, 빙계, 저주와 같은 마법이 아니었기에 이상상태면역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거미줄로 인해 진혁은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이건 짜증이 나는데, 상대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지금은 거미들만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지만 다른 몬스터들과 섞여서 나타난다면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혁의 행동이 느려지자, 거대거미들이 진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컨퓨즈!”
가장 앞선 거미를 향해 저주마법인 컨퓨즈를 걸어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고 공격하게 만들었다.
컨퓨즈에 걸린 거미가 동료들에게 거미줄을 사용하여 행동을 느리게 만든 후에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놈들에게 저주 마법을 걸었다.
“테러!”
진혁은 나머지 몬스터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만드는 저주마법 테러를 걸어 공격하는 거미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어 반항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곳에서 사령이 깃든 마력을 흡수하고 난 후부터는 마법이 더 잘 먹히는 것 같은데.”
진혁은 마법으로 몰려오는 거미들을 서로 상잔하게 만들었다.
“환경과 조건만 맞으면 흑마법이 더 위력적으로 변하는구나.”
진혁은 자신이 익힌 흑마법이 원소마법에 비해서 그리 약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뭐든 마찬가지겠지. 사용하는 환경 조건에 따라 상대의 기술들이 더 돋보일 수도 있으니까.”
거미들이 서로 상잔하고 있을 때, 거미줄에 의한 슬로우 현상이 사라졌다.
진혁은 곧바로 거미들을 향해 뛰어들어 주먹으로 놈들의 몸과 얼굴을 가격하였다.
강력한 주먹에 거미 한 마리가 날아가 벽에 부딪치며 즉사해버렸다.
이미 서로 싸우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한 번의 주먹질에 놈들을 마무리할 수가 있었다.
한 무리의 거미들을 정리한 후에 그들이 남긴 부산물들을 챙겼다.
“금방 인벤토리가 차네. 아무래도 공간 주머니를 하나 들고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은행이 있는 중량, 대량의 공간주머니를 떠올렸다.
“아, 나 3서클이 되었으니 이제 3서클 마법을 익힐 수가 있네.”
흑마법은 3서클부터라는 말이 있다.
3서클부터 소환마법과 독 마법을 배울 수가 있고, 시체를 이용한 다양한 마법도 가능해진다.
“일단 이곳을 클리어하고 나간 후에 잡템 정리하고, 은행에 들러 맡겨 놓은 공간주머니랑 마법서를 가지고 나와서 익히면 되겠다.”
진혁은 이곳을 나간 후 더 강해질 자신을 떠올리며 즐거워하였다.
“그럼 다시 움직여 볼까.”
*
베니스 신전의 지하 3층은 1층과 2층을 합쳐 놓은 것보다 더 넓었다.
3층을 만든 사람도 길을 잃어버려 헤매다 죽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복잡한 구조였다.
다행이 진혁은 플레이어라 지도가 있으니 그나마 길을 찾아 움직일 수 있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갇혀 죽을 때가 헤매고 다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NPC들이 왜, 여길 공략 안 하는지 알겠네.”
3층을 내려온 지 한참이 되었음에도 아직 어두운 부분이 제법 있었다.
피슝!
그 때 파공성과 함께 날아오는 화살 한대가 있었다. 진혁은 소리에 반응하여 바닥을 굴러 화살을 피했다.
스켈레톤 병사의 강화버전인 다크 폰이었다.
다크 폰들은 화살로 진혁을 공격하여 실패로 끝나자, 허리에 찬 검을 빼어들고 돌진해 왔다.
다크 폰이 스켈레톤 병사와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들은 한 가지 공격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활로 그 다음은 도, 검, 창으로 바꾸어 공격하다 손에서 무기를 놓치면 맨손으로 싸움을 하였는데 모두가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들을 가지고 있었다.
다크 폰의 몬스터 레벨이 120레벨인 걸 감안하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었다.
검이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진혁은 고개를 옆으로 틀어 검을 피한 후에 주먹을 크게 뻗었다.
주먹이 다크 폰의 얼굴에 적중을 하자, 쓰고 있던 투구가 날아가며 해골이 드러났다.
스켈레톤과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눈에서 붉은 안광을 발하고 있었는데 강력한 주술에 의해서 만들어진 놈이라는 걸 광고하는 듯 하였다.
진혁은 그런 놈의 얼굴에 주먹을 한 방 더 날려 머리통을 몸에서 분리를 시켜버렸다.
스켈레톤의 경우 머리가 몸통에서 분리가 되면 파괴되지만 다크 폰은 그렇지 않았다.
머리가 몸에서 분리가 되자, 몸의 한 부분에서 옅은 빛이 흘러나왔다.
빛이 흘러나오는 부분이 다크 폰의 급소였다. 리치로 비유하자면 라이프 베슬이나 다름이 없는 곳이었다.
다크 폰은 머리를 잃었음에도 진혁이 어디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공격을 해 왔다.
진혁은 뒤로 빠지면서 허공으로 몸을 띄어 뒤돌려차기를 시도하였다.
검이 진혁의 발 아래로 아슬아슬하게 통과를 하였고, 진혁의 발 역시 다크 폰의 어깨 위를 지나쳤다.
진혁은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놈에게 달려들었다. 머리가 없어도 진혁이 달려든다는 것을 아는지 검을 들어 수직으로 내리쳤고, 진혁을 왼손을 들어 올려 내리치는 놈의 팔을 잡았다.
놈의 공격이 막히자, 멈칫하였고, 진혁은 오른손으로 빛이 흘러나오는 곳을 향해 찔러 넣었다.
오른손이 놈의 뼈를 부수고 들어가 빛을 발하고 있는 놈의 핵을 움켜쥐었다.
진혁이 주먹을 강하게 쥐자, 손아귀에서 핵이 부서지면서 다크 폰도 그 자리에서 허물어졌다.
진혁은 또 다른 놈이 공격을 해 오자, 허물어진 다크 폰의 뼈를 집어 들고 놈을 향해 던졌다.
본 스트라이크란 스킬이지만 그리 큰 위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공격이었다. 하지만 견제를 하는 목적으로는 나름 쓸 만하였다.
날아오는 뼈다귀를 보고 방향을 바꾸자, 진혁은 반대쪽으로 움직였다.
그 자리에서 벽을 향해 도약한 후에 벽을 차고, 한 번 도약해 다크 폰이 모여 있는 곳을 뛰어 넘어 따로 떨어져 활을 들고 있는 놈의 앞에 내려서서 주먹을 휘둘렀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머리를 주먹으로 날려버리고, 몸에서 빛이 흘러나오는 곳을 손날로 찔러 넣어 핵을 움켜쥐고 깨뜨려버리면 맥없이 허물어져버렸다.
“이제 활 든 놈들은 없지.”
진혁은 활을 든 다크 폰이 없음을 확인을 하고, 다크 폰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내달렸다.
진혁이 달려오자, 다크 폰들 역시 손에 든 무기를 들고 진혁을 향해 접근을 하였다.
진혁은 권투의 풋 위크와 상체의 위빙 동작을 하며 그들의 공격을 피하며 주먹으로 얼굴을 공격하였다.
진혁이 놈들을 지나칠 때마다 쓰고 있던 머리가 허공으로 떠올라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들 몸에서 빛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진혁은 심호흡을 하여 놈들이 움직이기는 기다렸다.
그런데 몇 놈은 자신을 향해 움직이는데 다른 몇 놈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진혁은 일단 자신을 향해 움직이는 놈들을 처리하기로 하고 달려오는 놈의 허벅지를 강하게 차서 한쪽으로 중심을 흩뜨린 후에 주먹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곳을 강하게 쳤다. 그러자 뒤로 날아가면서 그 자리에서 허물어져버렸다.
이전이라면 도검이 몸 앞을 스쳐 지나가면 식은땀을 흘렸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
‘몽크는 간극을 어떻게 해서든 최소화해야 상대가 반응하기 전에 반격할 수가 있어.’
몽크의 특징상 상대와 붙어서 싸워야 하니 무기를 든 이들보다는 피하는 간극이 짧아야 했다.
말 그대도 안 맞을 만큼만 피하는 것이 몽크의 최고의 방어기술이자, 또 공격기술이기도 하였다.
왼손으로 놈의 갈비뼈를 움켜쥐고는 자신을 향해 당겨 방향을 바꾸었다.
쩌어어엉!
다른 놈이 내리치는 검을 다크 폰을 이용해서 막은 후에 붙잡고 있는 다크 폰의 핵을 부셔버리고는 갈비뼈를 놈에게 던졌다.
퍼억!
갈비뼈에 맞고 뒷걸음치던 놈을 향해 날아 차기로 가슴을 차고 바닥으로 내려선 후에 다시 주먹을 뻗었다.
120레벨의 다크 폰은 약한 몬스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혁에게는 수수깡으로 만들어 놓은 인형처럼 맥을 쓰지 못하고 쓰러졌다.
진혁은 자신을 향해 움직이던 다크 폰을 모두 처리한 후에 움직이지 않는 다크 폰을 보았는데 그들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떨어진 머리가 자신을 보고 있으면 머리가 몸을 움직일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머리가 상대를 볼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로 하였다.
“아, 이런 단점을 가지고 있었네.”
진혁은 피식 웃었다.
머리가 자신을 향하자, 멈칫하였던 몸통이 움직였고, 진혁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다크 폰의 머리가 자신을 볼 수 없도록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멍청하게 가만히 서 있는 다크 폰들이었다.
머리가 회전을 하면서 자신을 찾았고, 다크 폰이 움직이자, 진혁은 또 반대편으로 이동하였다.
“하하하!”
그 모습에 진혁이 소리를 내어 웃었다. 자신을 찾아 빙글빙글 도는 다크 폰의 머리가 너무나 웃겼다.
“노력이 참 가상하다.”
진혁은 빠르게 내달려 다크 폰의 머리를 발로 밟게 깨뜨려버렸다.
바지직 하는 소리와 머리가 부서졌고, 몸통은 동력을 잃은 기계처럼 멈추었다.
“이럼 쉽게 해결······.”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른 해골 머리에서 붉은 안광을 발하면서 몸통을 움직였다.
검을 들고 사납게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놈을 향해 진혁은 손을 뻗었다.
파지직!
핵이 부서지자, 그 자리에서 허물어졌고, 해골머리에서 빛나는 붉은 안광도 사라졌다.
“일단 핵이 부서지기 까지는 움직이는구나.”
몇 가지의 단점도 알고, 처리할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비슷한 놈을 만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럼 다시 움직여 볼까?”
진혁은 3층의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세 번의 레벨 업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전직을 하지 못하여 스탯을 하나씩만 얻을 수가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3층의 마지막 방에 도착할 수가 있었고, 그곳에 사령이 깃든 근원석이 제단 위에 놓여 있었다.
“저놈이 3층 네임드 몬스터인가 보네.”
그리고 제단 위의 근원석을 지키는 네임드 몬스터 다크 나이트 알폰소가 흉흉한 기세를 뿜어내며 제단 위에서 진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놈이 뿜어내는 기운은 못해도 고요한 샘의 3층 던전의 네임드 몬스터와 비슷한데.”
검은 색의 갑옷으로 중무장을 한 알폰소가 천천히 제단 위에서 내려와 진혁을 마주보고 섰다.
갑옷은 사람의 뼈 모형을 디자인을 한 것처럼 단단하고 날카롭게 보였고, 그의 등에 메고 있는 검조차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제대로 맞으면 아프겠는데.”
진혁은 인벤토리에서 방어구를 꺼내어 착용을 하였다. 무기와 방어구를 모두 착용하자 공격력과 방어력이 대폭 상승이 되었다.
“이 정도면 할 만하지.”
진혁은 다크 나이트 알폰소를 향해 손을 까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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