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저렇게 해야 하는데.
오십 마리가 넘는 진혁의 언데드 부대는 엄청난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은 난폭하고 흉포한 기세를 앞세워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과 싸웠는데 플레이어들에게도 밀리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몰아붙이는 중이었다.
진혁과 피란체바의 버프를 받은 언데드 군대는 거침이 없는 무적의 군대처럼 보였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그저 감탄만 할 뿐이었다.
“형님, 누나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몽크 흑마법사의 언데드 군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골빈 놈들이 아닙니다. 골이 꽉 찬 놈입니다. 저기 보십시오. 두들겨 맞아도 안 부서집니다. 정말 대단한 방어력이지 않습니까?”
진혁의 언데드 군대와 케빌로스 길드의 플레이어들과 싸우는 모습을 촬영하는 플레이어는 진혁을 따라 다니면서 영상을 녹화하였는데 전투의 상황을 설명해 주며 사람들이 녹화 영상을 보더라도 이해가 쉽도록 즉석에서 도움이 될 만한 멘트를 섞어 가며 촬영을 하였다.
지금은 이렇게 혼자 주절거려도 나중에 영상을 편집을 할 때, 대본을 작성하고 더빙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혼자서 과장된 표정, 말투로 녹화를 진행하였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자신을 바보 같고, 실없이 보아도 나중에는 이게 다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는 괘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소환수는 소환자의 스탯에 영향을 받습니다. 보통의 흑마법사들은 체력이랑 물리 공격력이 잼병이라 언데드 병사들을 소환해도 딱밤 한 방에 부서질 정도로 약해서 속이 비었다는 뜻으로 골빈 놈이라 부르는데 몽크 흑마법사 형님은 몽크라는 직업도 가지고 있는 듀얼 클래스이기 때문에 형님의 소환수들은 몽크 클래스의 영향을 받아 어지간한 300레벨의 플레이어들은 그냥 씹어 먹어버릴 수준으로 강력합니다. 저기 보십시오. 온갖 욕을 치면서 도망중인 플레이어가 있지 않습니까?”
플레이어가 설명을 하는 도중에 진혁이 허공으로 도약하여 케빌로스 길드의 소속 플레어들을 향해 공중에서 발차기를 여러 번 한 후에 바닥으로 내려섰다.
“우와, 멋있다.”
이를 본 플레이어들은 감탄하며 넋을 놓고 진혁이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방금 보셨습니까? 공중에서 육연타 발차기를 하고 내려 왔습니다. 이건 와이어를 달고 액션을 해도 어려운 일인데 우리 몽크 흑마법사 형님은 너무 예술적으로 잘하지 않습니까?”
순식간에 여섯 명의 플레이어들이 진혁의 발차기 공격에 당해 뒤로 물러났다.
진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발 회전축 돌려 차기를 연속적으로 사용하였다.
한 발을 디딤 발로 사용하여 허공으로 도약하여 몸을 비틀어 돌려 찬 후에 다시 한 발로 내려서고, 그 반발력을 이용하여 다시 뛰어올라 몸을 비틀어 돌려차기를 반복하면서 뒤로 물러난 플레이어들을 공격하여 그들에게 대미지를 주었다.
영화에서 합을 맞춰서 이렇게 하라고 해도 하지 못할 만큼 완벽한 발차기였고, 또 그 발차기에 어김없이 당해 비틀거리는 플레이어들이었다.
“다크 스피어!”
허공에 어둠의 창이 생성되자, 곧장 비틀거리는 플레이어들을 향해 사방으로 날아가 가슴을 때리자, 큰 충격에 뒤로 날아가 바닥에 나뒹굴었고, 결국 플레이어들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아이템을 남기고 죽은 후에 얀쿤 영지로 리스폰이 되었다.
진혁은 그들이 죽은 후에 떨어뜨린 아이템을 챙긴 후에 또 다른 플레이어와 싸우기 위해서 움직였다.
*
크로만 후작령의 광장은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해적들의 소굴에서 몽크 흑마법사에게 죽은 케빌로스 길드 소속의 플레이어들과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길드에 온 고레벨의 플레이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들이 인원이 오십 명이 넘었다.
많은 인원이 동시에 말을 하니 광장은 몹시 시끄러웠고, 가판을 열고 장사를 하는 플레이어들은 이들의 행패에 짜증을 내었다.
그랬거나 말거나 이들은 자신들이 할 말을 끝까지 하였다.
“다들 파티 플레이 잊지 말고 혼자서 뛰어나가지 말고 약속된 플레이를 하여 놈을 잡아야 해.”
“어서 가자고. 그 놈 도망치면 아이템 찾을 수가 없으니까.”
죽어서 아이템을 떨어뜨린 플레이어들은 어서 가자고 재촉을 하였고, 일부 고레벨들은 자신의 통제에 따라 움직이라고 소리치는 등 모인 이들은 엉성한 조직력을 보였다.
‘저것들도 몽크 흑마법사들에게 다 털리겠네. 저런 조직력으로 무슨 싸움을 한다고······.’
가판을 열어 장사를 하는 플레이어들은 머지 않은 미래의 모습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저들이 어떻게 망하는지 궁금해졌다.
‘따라가서 구경이나 해 볼까?’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이 워프를 타고 얀쿤 영지로 이동을 할 때, 일부 플레이어들도 따라 얀쿤 영지로 이동을 하였다.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은 워프를 이용해서 빠르게 얀쿤 영지에 도착하여 곧장 해안가로 이동하여 만나는 몬스터를 사냥하기 보다는 그냥 지나쳐 해적소굴로 향했다.
그런데 크로만 후작령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뒤를 따르고 있었는데 리스폰 지역을 얀쿤 영지로 설정을 한 플레이어들은 진혁에게 죽어서 얀쿤 영지에서 리스폰을 하였고, 이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합류하여 함께 해적소굴로 향했기에 이들의 수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대부분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이지만 일부 플레이어들은 소문을 듣고 싸움을 구경하기 위해서 온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이들은 곧장 해적들의 소굴로 들어와 해적들과 싸우고 있는 플레이어들을 사냥터에서 쫓아내는 작업부터 하였다.
“해적소굴 통제합니다. 지금부터 30분의 시간 드립니다. 30분 안에 해적소굴을 안 나가시는 분들은 저희 길드에서 어떠한 불이익이 가더라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들은 외치기 시스템을 이용하여 해적소굴에서 사냥하는 플레이어들에게 경고를 한 후에 처음 말한 30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 주었다.
“쪼잔 하기는.”
다른 사람이 외치기 시스템으로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지 말고 안으로 들어와. 왜, 사냥하는 플레이어들을 사냥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거야? 나 잡으러 왔으면 내성으로 들어오고, 아니면 그냥 돌아가.”
이들과 싸우고 있는 몽크 흑마법사인 진혁의 목소리였다.
이들은 진혁의 목소리를 듣자, 얼굴이 붉어졌다.
“안으로 들어간다.”
이들 중 가장 레벨이 높은 자가 결정을 내리자,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은 내성으로 향해 움직였고, 구경을 하러 온 플레이어들 역시 이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뒤를 따라갔다.
이들이 내성으로 들어가고, 두 사람이 남아 내성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플레이어들을 막았다.
“돌아가라.”
“우리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 우리에게도 사냥터에서 사냥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죽고 싶어? 무한 척살 해 줄까?”
“무한 척살 지랄하네.”
한 플레이어가 다짜고짜 욕설을 퍼붓고는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안 그래도 메인 퀘스트 때문에 짜증이 났는데 잘 걸렸다. 이 새끼들아!”
다른 플레이어가 앞으로 나와 또 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하면서 2:2의 싸움이 일어났다.
두 플레이어는 케빌로스 길드와 아틀란티스 길드의 연합과 싸우고 있는 중소길드의 연합인 혈맹 길드 쪽 플레이어들로 지금 베로니카 후작령에서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인데 사사건건 연합 길드와 대립하고 충돌을 일으키고 있고, 싸움이 끊이지 않아 삼자의 입장에서는 이 또한 재미난 구경거리이기도 하였다.
이들이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을 공격하자, 그들은 당황하였다.
시비로 몇 마디 나누다 결국 이들이 돌아갈 것이라 생각을 하였는데 이렇게 공격을 해 오니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다.
체에에엥!
얼떨결에 공격을 막긴 하였지만 기세에 밀린 두 플레이어들은 금방 수세에 몰렸고, 혈맹 쪽의 두 플레이어가 스킬을 사용하여 강력한 대미지를 넣고, 추가적으로 검을 휘둘러 대미지를 주니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졌다. 넘어진 놈들을 향해 검으로 강력하게 내려쳐서 연속해서 대미지를 주니 결국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X밥 같은 새끼가 길드 믿고 쳐 깝치고 있어.”
내성의 입구를 지키던 두 플레이어를 죽인 후에 지켜보고 있던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말했다.
“안으로 들어갈 사람은 들어가고, 혹여 케빌로스 길드의 보복이 두려운 사람은 그냥 외성에 있으세요.”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잠깐 동안 고민을 하던 플레이어들 중 몇 명은 따라 들어갔다.
“우리도 안으로 들어가서 구경이나 한 번 해 봅시다. 몽크 흑마법사가 케빌로스 길드의 길드원들을 신나게 박살내고 있다고 하는데 대리만족이라도 해야 속이 풀릴 것 같으니 말입니다.”
한 플레이어가 선동하듯 말을 하자, 다른 플레이어들도 동의를 하며 내성으로 들어갔다.
내성으로 들어가니 이미 몽크 흑마법사와 케빌로스 길드 소속의 플레이어들과 싸움이 진행 중이었다.
“형님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게 언데드 군대의 무서움이 아니겠습니까? 죽어도 소환하니 우리 몽크 흑마법사 형님의 언데드 군대는 무적의 군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몽크 흑마법사 진혁과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과의 싸움을 녹화하는 플레이어가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이들의 싸움을 중계 중이었다.
“다크 스피어!”
허공에 어둠의 창이 생성됨과 동시에 한 플레이어를 향해 날아갔고, 진혁을 그를 향해 내달리며 어둠의 창을 피해 움직이는 쪽으로 도약을 하였다.
부부우웅!
“아, 나왔습니다. 슈퍼 플라잉 니킥입니다. 가까이에서 도약해서 공격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 가속도를 붙여서 공격하니 그 대미지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격을 당한 플레이어의 뚝배기가 박살난 것 같습니다.”
진혁은 플라잉 니킥으로 공격을 하고 바닥으로 내려 선 후에 손을 움직여 멱살을 잡고 자신 쪽으로 잡아당기며 주먹으로 턱을 가격하였다.
빠아악!
둔탁한 타격음과 동시에 고개가 크게 돌아가자, 진혁은 다시 한 번 주먹을 휘둘러 그를 날려 버렸다.
“이놈이!”
동료가 당한 후에 나서려고 하는데 중간이 동동일이 끼어들어 진혁을 보호하였다.
“형님, 누나들 저기 보십시오. 조금 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저 소환수가 입고 있는 방어구가 전설 아이템입니다. 무기 또한 전설 아이템으로 우리 몽크 흑마법사 형님께서는 소환수들에게도 전설 아이템을 장착시키는 대범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라면 당장이라도 팔아먹었을 텐데 말입니다. 형님, 누나들, 이런 저를 불쌍히 생각해 서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세트로 한 번 날려 주시면 더욱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플레이어의 설명을 듣고 있던 다른 플레이어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진혁의 소환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X, 졸라 불공평하네. 누구는 소환수에게도 전설 템을 입히는데 나는 유니크도 못 얻어서 레어 템을 착용하고 있으니.”
“님은 레어 템이라도 하고 있으니 다행이네요. 전 일반 템이에요.”
“저도 일반 템이에요. 인더스 월드에서 레어 템도 귀한 템이긴 하죠.”
구경하는 이들이 아이템을 가지고 투덜거리고 있을 때, 진혁은 한 플레이어를 쓰러뜨리고 아이템을 챙겼다.
진혁의 소환수가 공격을 받아도 자신이 공격을 받는 것으로 판정이 되니 일부러 소환수들을 먼저 공격하도록 유도한 다음 정당방위가 성립이 되면 그때부터 플레이어들을 공격하여 쓰러뜨린다.
먼저 공격을 받았기에 진혁이 상대를 쓰러뜨릴 경우 패널티로 인해서 떨어뜨리는 아이템의 개수도 많아 진혁에게 있어 지금의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은 아이템 랜덤 박스나 다름이 없었다.
특히 케빌로스 길드와 아틀란티스 길드의 가입 조건이 300레벨 이상에 유니크 아이템을 착용해야 하니 이들이 죽어 떨어뜨리는 아이템도 유니크 아이템이라 줍는 재미도 쏠쏠하였다.
“이야, 오늘 우리 몽크 흑마법사 형님은 복권에 당첨되는 날입니다. 앞전에 싸우면서 얻은 아이템과 지금 줍는 아이템을 합치면 20개가 넘는데 케빌로스 길드의 가입 조건이 유니크 아이템이라 저 형님이 주운 아이템 중에서 최소 10개 이상은 유니크 아이템이 아닐까 합니다.”
유니크 아이템 하나 이천만원 정도 잡아도 최소 10개면 2억이었다.
이 짧은 시간에 2억이라는 돈을 벌었으니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로또나 다름이 없었다.
“지금 메인 퀘스트 때문에 진짜 고레벨의 플레이어들은 베로니카 후작령에 가 있을 테니 저들 중에서는 우리 몽크 흑마법사 형님을 이길 수 있는 플레이어는 없을 듯합니다.”
혼자서 흥이 나서 주저리하는 플레이어의 말에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다른 플레이어들도 공감을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게임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저런 동작들이 가능하지. 그것도 실전 싸움에서 말이야.”
패턴이 일정한 몬스터도 아닌 플레이어와의 싸움에서 고난이도의 액션은 동작이 큰 만큼 빈틈도 생겨나기 마련인데 진혁은 아크로바틱을 베이스로 동작이 큰 액션을 하면서 군더더기 하나 없이 빈틈은 찾알 볼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동작들로 케빌로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을 한 명씩 쓰러뜨려 나가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엄청 난 거지. 저번에는 아틀란티스 길드의 플레이어들이 싹 털렸다고 하잖아.”
“저 플레이어는 정말 게임을 잘 한다. 플레이어들에게 민심도 잃지 않고, 자신이 챙길 거 다 챙기고. 초기 자본은 어느 정도 들어간 것 같지만 그 동안 케빌로스 길드와 아틀란티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의 아이템을 벗겨 먹었으니 벌써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테니 말이야.”
“진짜, 멋있다. 게임은 저렇게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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