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다 죽자
진혁은 피르만 영지에 가 본 적이 없어 일단 그곳까지는 육로를 통해서 가야 했다.
진혁이 페루산디스 백작령을 나와 피르만 영지로 방향을 잡고 소환수인 백호를 부르려고 할 때, 진혁은 위험을 감지하였다.
진혁의 몽크 패시브 스킬이 마나 필링은 자연스럽게 주변에 마나를 퍼뜨려 상대의 움직임이나 마법, 혹은 화살에 대한 위험을 알려주는데 이러한 마나 필링의 도움으로 빠르게 자리를 피해 움직였다.
콰아아아아앙!
순식간에 십 수발의 마법이 진혁이 있던 자리를 폭격하였고, 조금만 늦었더라면 고스란히 마법에 당할 뻔 하였다.
진혁이 피한다고 피하였지만 온전히 피할 수는 없어 피해를 받아야 했다.
-플레이어 체크메이트 님에게 선제공격을 받으셨습니다. 정당방위가 성립이 됩니다.
진혁은 다크 힐로 자신을 치료하기보다는 회복 포션으로 공격에 당해 깎인 체력을 채웠다.
“놈을 잡아.”
외침과 동시에 십 수 명의 플레이어들이 진혁을 향해 몰려왔고, 진혁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눈을 좁혔다.
“케빌로스 길드 놈들인가?”
진혁은 자신을 공격할 플레이어는 케빌로스 길드원 아니면 없기에 그들이라 확신을 하였다.
“마법사와 궁수는 놈이 다른 수작 부리지 못하게 공격을 해.”
진혁에서 한 번 당했던 플레이어들은 진혁이 다른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레인져 클래스와 마법사 클래스에게 공격을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쉽지 않겠는데. 피란체바!”
진혁은 피란체바를 불렀다.
-걱정 마. 마법사와 저놈 둘은 내가 붙잡아 줄 테니까.
“조심해야 해.”
-알았어.
마법과 화살이 진혁에게 날아와 대미지를 주었다. 입고 있는 방어구로 인해서 체력이 그렇게 많이 내려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랑비에 옷이 젖듯 조심할 필요는 있었다.
피란체바가 마법사와 레인져 클래스의 플레이어들을 향해 날아가 공격을 하자, 잠깐 그들의 공격이 끊겼다.
진혁은 이때를 기다려 자신에게 달려드는 플레이어들 향해 움직였다.
“동동일, 동동이 소환!”
진혁은 스켈레톤 나이트 동동일과 동동이를 소환하였다.
바닥에서 마법진이 생성되고, 마법진에서 동동일과 동동이가 나왔는데 해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을 풀 장착한 상태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서몬 버서커!”
진혁은 소환한 두 스켈레톤 나이트에게 각종 버프를 걸어 주었고, 마법사와 레인져 플레이어를 견제하는 피란체바도 잠깐 시간을 내어 서몬 버프를 두 스켈레톤 나이트에게 걸어 주었다.
“둘은 놈들의 공격을 방어하는데 집중하고 무리한 공격은 하지 마.”
스켈레톤 나이트가 강하고, 아이템을 풀장착하고 버프를 받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플레이어를 상대로 싸우면 합공을 당해 부서질 수도 있었다.
진혁은 두 스켈레톤 나이트가 있는 것만으로 플레이어들을 몇 명 어그로를 끌어 줄 터이니 진혁은 자신이 상대할 플레이어의 수가 줄어들어 행동의 제약을 조금이라도 덜 받을 수가 있었다.
“죽어!”
기다란 대검을 휘두르며 진혁의 허리를 공격해 오자, 진혁은 도약하여 놈의 검을 뛰어 넘어 무릎으로 얼굴을 찍어 버린 후에 바닥으로 내려섰다.
그와 동시에 돌려차기로 곁에 있는 자의 턱을 후려 찬 후에 옆에서 찔러오는 검을 허리를 비틀어 피하였다.
“허엇!”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상대는 헛바람을 들이켰고, 곧장 진혁의 팔꿈치가 얼굴을 찍어버렸다.
“커어억!”
충격에 뒷걸음질을 하던 그를 향해 뒤차기로 발을 길게 뻗어 가슴을 차고 공격하고는 한 발로 허공으로 도약을 몸을 옆으로 비틀어 휘둘러 오는 두 개의 검 사이로 통과하며 피하였다.
신기와 같은 몸놀림에 플레이어들은 놀랐지만 이들 역시 경험이 많은 자들이라 곧바로 스킬을 사용하여 진혁을 공격하였다.
“파워 소드!”
“스크라이크 플레쉬!
스턴 공격이 가능한 스킬로 공격해 오는 이들이었고, 진혁은 공격을 피해 움직였다.
“일루젼 스탭!”
최근에 배운 일루젼 스탭을 사용해 순간 자리를 벗어나며 스턴 공격을 피하였다.
“허엇!”
자신들의 공격이 실패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이들은 또 한 번 놀랐지만 시선은 이동하는 진혁을 쫓고 있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들이 레벨만 높은 플레이어들은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였다.
한 스탭을 밟고 몸을 비틀어 진혁이 움직인 쪽으로 검의 방향을 바꾸어 공격하는 두 사람이었고, 진혁은 양손을 가슴 앞으로 당겨 몸을 웅크리며 대미지를 흡수하였다.
“커어억!”
대미지를 흡수하였다고 하지만 충격은 어느 정도 전해졌다.
진혁은 뒷걸음을 치며 중심을 잡으려고 하였고, 케빌로스 길드원들은 그런 진혁의 빈틈을 노렸다.
사람이 많아 그런지 공격의 연계가 그리 매끄러운 건 아니었지만 스킬을 이용한 위협적인 공격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파아앙, 파아앙, 파아아앙!
진혁은 팔에 착용한 팔목보호대와 권갑을 이용해 플레이어들의 공격을 막긴 하였지만 좀처럼 쉽게 풀리지는 않았다.
열다섯 명의 플레이어들 중 마법사와 레인져 클래스의 플레이어 다섯 명을 제외하고 열 명을 한 번에 상대하는 진혁의 입장에서는 위기를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쿠오오오오!”
진혁에게 위기가 오자, 동동일이 괴성을 지르며 진혁을 공격하는 플레이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검에 감도는 붉은 빛의 오러 블레이드가 플레이어를 향해 날아갔고, 진혁을 공격하던 플레이어는 황급하게 날아오는 오러 블레이드를 피해 움직였다.
그 한 타임, 그 찰나의 시간에 진혁은 자세를 잡았고, 주먹을 말아 쥐고 강하게 앞으로 뻗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권풍이 일어날 정도 강력한 찌르기에 플레이어들이 황급하게 뒤로 물러났고, 진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급해진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것들이 작정을 하고 온 것 같은데.’
피란체바를 상대하는 마법사와 레인져들 역시 이전처럼 쉽게 피란체바에게 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란체바가 위태하게 보였다.
-피란체바, 힘들면 정령계로 가 있어.
-아니야. 내가 아직 기억을 다 못해서 그래. 싸우다 보면 내가 더 강해져.
피란체바는 자신의 어려움을 인정하지 않고 플레이어들과 끝까지 싸우려고 하였다.
진혁은 피란체바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백호는 아직 이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다. 그럼 잠깐 시간을 벌기 위해서······.’
“레이즈 구올 폰 소환!”
구울 병사가 땅을 뚫고 나오며 무시무시한 안광을 뿜어내었다.
진혁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패를 모두 꺼내었다. 구울 병사가 소환되자, 플레이어들은 잠깐 당황하였다.
“놈은 흑마법사다. 벨리아 마을의 그 놈이다.”
이들은 구울 병사가 소환되자, 진혁이 누구라는 걸 알고 더욱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시X, 이제 레벨 업 다 했다고 생각해라. 개 새끼야.”
“병신, 날 이기고 그런 소리를 해야지. 혼자서는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놈들이. 놈들을 공격해.”
구울 병사에게 명령을 내리자, 구울 병사들이 플레이어들을 향해 움직였다. 구울 병사들이 플레이어를 이길 것이라곤 생각지 않았다.
구울 병사들은 어디까지나 방패와 같은 역할이었다. 진혁이 한 놈씩 상대할 수 있도록 놈들의 수를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구울 병사가 플레이어들을 공격하자, 그들도 어쩔 수 없이 구울 병사를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
진혁은 전사 계열의 플레이어들은 일단 두고 피란체바와 싸우고 있는 마법사들과 레인져 클래스의 플레이어들을 먼저 공격하기로 하였다.
구울 병사 한 마리를 피란체바가 싸우고 있는 놈들에게 보낸 후에 스킬을 사용하였다.
“그림자밟기!”
상대의 그림자 속에 숨어 접근할 수 있는 스킬로 진혁은 구울 병사의 그림자를 속에 숨어 놈들에게 은밀하게 이동하였고, 구울 병사가 다가오자, 레인져 클래스의 플레이어가 화살로 공격을 하였다.
구울 병사의 체력이 워낙 높은 탓에 화살을 맞아가며 놈들에게 접근을 하였고, 진혁은 그림자밟기의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가자, 다시 한 번 그림자밟기를 이용하여 레인져 클래스의 플레이어 그림자 속으로 이동하였다.
레인져 클래스의 플레이어는 자신의 그림자 속에 적이 숨어 있을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하고 다가오는 구울 병사를 향해 스킬을 사용하여 공격을 하였다.
“강력한 일격!”
레인져 클래스의 플레이어가 구울 병사에 집중하고 있을 때, 진혁이 그의 그림자에서 나와 뒤에서 강력한 일격을 날렸다.
“커어어억!”
순간 고통과 함께 온 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낀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과 함께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 진혁이 서 있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하였다.
“일단 너부터.”
진혁의 주먹이 레인져 클래스 플레이어의 전신을 두들겼다.
복부, 옆구리, 가슴, 얼굴을 차례대로 주먹으로 강타한 후에 발로 허벅지와 종아리를 연속해서 강하게 찼다.
종아리에 큰 충격을 받은 그는 몸이 옆으로 기울며 양발이 허공에 떴고, 진혁은 그런 놈의 얼굴을 손으로 잡아 강하게 바닥을 향해 내리찍어 버렸다.
“크아아악!”
“엄살은······.”
진혁은 놈의 머리를 잡고 일으켜 세운 후에 양손으로 양손으로 놈의 뒷목을 잡은 후에 아래로 끌어 내리며 무릎으로 사정없이 얼굴을 가격하였다.
단단하게 잡고 있는 진혁의 손에 의해서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플레이어는 순간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였다.
‘빌어먹을!’
또 한 번 무릎이 얼굴을 강타하였고, 포션으로 체력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들어오는 대미지가 포션의 효과보다 더 컸다.
‘시X 놈들은 안도와 주고 뭣 하는 거지.’
그는 죽음 앞에서 동료들을 찾았지만 그들도 진혁이 소환한 소환수들을 붙잡고 있었기에 도와주기란 쉽지는 않았다.
“놈을 저지해!”
큰소리로 외치며 진혁을 향해 달려왔지만 진혁의 공격이 더 빠르고 강력하였다.
결국 진혁의 연속된 공격에 견디지 못한 그는 무릎을 꿇었고, 진혁의 발이 얼굴을 강타하자, 죽었다는 알림 메시지를 들을 수가 있었다.
-사망하여 선제공격에 대한 페널티가 적용이 됩니다.
-3레벨 다운과 축적하신 경험치의 일부가 소멸되었습니다.
-착용한 아이템 +7검은 독수리의 깃털가죽옷(상의)를 떨어뜨렸습니다.
-착용한 아이템 +7검은 독수리의 깃털가죽옷(하의) 떨어뜨렸습니다.
-착용한 아이템 +7검은 독수리의 깃털장갑을 떨어뜨렸습니다.
-착용한 아이템 +7검은 독수리의 깃털신발을 떨어뜨렸습니다.
-검은 독수리의 깃털 가죽옷 세트 아이템 효과가 사라집니다.
-10초 후에 설정한 리스 포인트로 이동이 됩니다.
레인져 플레이어들은 알림 메시지를 듣고 또 한 번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시X.’
이런 걸 보면 인더스의 시스템은 플레이어를 먼저 공격한 행위에 대한 패널티가 잔혹할 정도로 확실하였다.
진혁은 레인져 클레스의 플레이어가 죽자, 그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모두 챙긴 후에 구울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놈들이 오지 못하게 막아.”
구울 병사들이 케빌로스 길드의 플레이어들이 진혁에게 가지 못하게 앞을 막았고, 그러는 사이 전사들과 떨어져 있는 마법사 플레이어를 향해 이동하였다.
“내가 말했지. 깡그리 다 벗겨 먹을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아.”
마법사는 진혁의 공격을 피해 움직여 보려고 하였지만 저질 체력의 마법사는 진혁의 손을 빠져 나갈 수가 없었다.
마법사는 도망 대신 공격을 택하였고, 파이어 볼로 공격하려고 하는 순간 진혁의 주먹이 먼저 와서 얼굴을 강타하였다.
뇌가 흔들리는 듯한 강한 충격을 받은 마법사는 순간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잊어버린 듯 하였고, 인간 샌드백이 되어버린 것처럼 가만히 서서 진혁에게 두들겨 맞은 후에 리스 포인트로 리스 되었다.
진혁은 마법사가 남긴 아이템도 모두 챙긴 후에 또 다른 마법사를 향해 움직였다.
“안 그래도 계약 파토나면 위약금 물려줘야 하는데 잘 되었네.”
진혁은 자신을 죽이러 온 플레이어들이 돈으로 보이기 시작하였다.
“일단 다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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