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가 히든 클래스?
결국 팔로파의 거처를 찾아온 플레어들은 진혁이라는 산을 넘지 못하고 모두 그의 손에 쓰러졌다.
“어?”
진혁은 플레이어들이 사라진 곳에 반짝이는 아이템이 있는 것을 보고 가서 집어 들었다.
“플레이어가 죽으면서 떨어뜨렸구나. 전직한 후에 죽으면 경험치 다운과 아이템을 떨어뜨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이템은 150레벨이 넘어가야 떨어뜨린다고 하던데.”
시스템 알림은 1차 전직을 하면 아이템을 떨어뜨린다고 하였지만 사실 150레벨까지는 경험치 하락만 있을 뿐 아이템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플레이어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또한 150레벨이 넘어도 정말 재수가 없으면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이 한 개 정도 떨어질까? 그렇지 않으면 150레벨까지는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이 잘 안 떨어진다고 여러 실험을 통해서 인더스의 플레이어들이 확인을 한 바가 있었다.
“아이템 확인!”
아이템: +2붉은 산호 반지(레어)
옵션: 마력을 5% 감소.
마법 시전 속도를 5% 상승.
이상상태 저항 2% 증가
“공격력과 방어력은 없지만 마법 옵션이 좋은 아이템이네.”
진혁은 활짝 웃으며 자신의 손가락에 착용을 하였다.
“이런 부수입도 생기도 재미있네.”
게임에서 아이템을 얻는 건 저레벨이나 고레벨이나 신나는 일이기도 하였다.
“또 안 오나?”
진혁은 또 다른 플레이어들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접속을 종료할 때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진혁은 일본의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 일본에 남았다. 그는 쇼핑보다는 가상현실 인더스에 접속하는 걸 택하였다.
진혁은 공식 일정을 제외하고는 밖을 돌아다니지 않았다. 그는 호텔에서 인더스의 세상에 대하여 공부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생각을 하여서였다.
체육관의 선배들이 제발 쇼핑을 가라고 아우성만 치지만 진혁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였다.
진혁은 호텔에서 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올라와 게임 전문 사이트인 포유의 게시판을 살펴보면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얻으며 소화를 시켰다.
“아니, 손가락은 열 개인데 왜, 반지는 두 개밖에 착용하지 못하게 하는 거지? 보스 몬스터들은 반지 여러 개 착용하고 있던데.”
악세서리라 불리는 장신구는 목걸이, 팔찌, 반지 그리고 특수 아이템은 유저들이 만든 브로치, 머리핀 등이 있다.
진혁은 불만을 토로하며 가상현실 인더스의 접속기인 캡슐에 누웠다.
가상현실 인더스 세상으로 접속할 수 있는 고글까지 착용하자, 푹신하고 아늑함이 밀려왔다.
“그럼 오늘도······.”
오늘도 플레이어가 칼로파의 던전을 찾아와 주기를 바라며 인더스의 세상에 접속을 하였다.
*
“뭔, 몬스터가 이렇게 강해.”
“그러게 저놈은 싸울 때, 일정한 패턴 없이 즉석에서 곧장 반응하여 움직이는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몬스터의 움직임에는 일정한 패턴이 정해져 있었다. 이러한 패턴을 벗어난 행동을 하다가도 다시 그 패턴으로 돌아오기 마련인데 진혁은 그러한 패턴 자체가 없었다.
상황에 맞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다보니 플레이어들도 진혁과 싸울 때면 헷깔리곤 하였다.
진혁 역시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몬스터들보다 플레이어들과 싸우는 것이 더 재미가 있었다.
몬스터 사냥에는 능숙하지만 PVP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레벨이 높아도 진혁에서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진혁은 자신보다 레벨이 높고 능력치가 높아도 차근차근 공략하며 상대를 무너뜨리는 반면 상대는 어떻게 해서든 큰 거 방한 먹여서 쉽게 주도권을 잡고 싸우려고 해서였다.
‘이런 건 대회에서 시합을 운영해 나가는 것에 큰 도움이 되겠어.’
격투기 선수로서 진혁이 매 대회마다 TKO승이나 서브미션 승으로 이길 수는 없다. 비슷한 상대를 만나 치고박고 싸우다보면 판정으로 갈 때가 있는데 이 판정에는 때린 횟수와 맞는 횟수, 유효타가 얼마나 많은지, 또 얼마나 적극적으로 시합에 임하였는지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판정을 내리기 때문에 시합의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천천히 공략하는 방법도 대회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우와와아아!”
또 한 무리의 파티를 몰살시킨 진혁은 동굴의 끝을 향해 포효를 하였다.
그 포효에 키메라들이 움찔하였고, 진혁과 시선을 마주치기 전에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진혁은 그런 키메라를 보며 피식 웃고는 칼로파의 거처 안으로 들어갔다.
*
“아니, 저놈이 왜, 저기에 있어?”
인더스를 모니터링 하고 있는 직원들은 인터넷에서 한창 떠들썩한 칼로파의 거처를 지키는 파수꾼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확인을 해보니 파수꾼이 NPC가 아니라 플레이어라는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 표정들을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 사람, 지박령 아닙니까?”
“지박령?”
“왜, 있지 않습니까? 듀얼공간 지박령! 듀얼 공간에서 2년 정도 있다가 나와서 초보마을에서 목재상한 그 미친 플레이어 말입니다.”
“아···, 그런데 그 놈이 왜, 몬스터가 되어 있어?”
“그건 제가 알 수 없죠.”
“기술 지원팀에 연락을 해 봐. 플레이어가 왜, 몬스터가 되었는지 알아 봐. 이게 버그면 저 플레이어에게 손해 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잖아.”
“알겠습니다.”
직원 한 명이 기술 지원팀에 전화를 하여 진혁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잠시만요. 로그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잠시 후, 기술지원팀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플레이어가 몬스터화가 되었을 뿐이라고 이야기를 해 주며 한 마디 덧붙였다.
-그 플레이어는 히든 클래스를 얻었습니다. 개발팀에서 숨겨 놓은 20개의 히든 클래스 중에서 하나를 찾아낸 것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그에 대해서 발설하는 것 또한 내규의 정보누설에 위반되는 것이니 그에 대해서는 함구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직원이 기술지원팀의 해답을 듣고, 팀장에게 가서 이야기를 하였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개발팀에서 숨겨 놓은 히든 클래스 중 하나를 찾는 방법을 그 플레이어가 풀어내었다고 합니다.”
“뭐? 몬스터가 되는 게 히든 클래스야? 별 미친 히든 클래스가 다 있네. 개발팀, 이것들 변태들 아니야?”
“그건 제가 모르죠. 하여간 그렇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 플레이어에 대한 건 일체 발설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정보누설에 걸린다고 말입니다. 걸리면 이거.”
손가락으로 목은 긋는 시늉을 하였다.
“거참, 세상 말세네. 게임이란 세상 안에서 별의 별놈 다 봤지만 스스로 몬스터가 되는 놈은 처음이네.”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볼 땐 저 플레이어가 제정신이 아니죠. 지박령에 목재상에, 이번에는 몬스터까지···, 저런 놈은 관심을 끄는 게 위장에도 좋을 듯합니다.”
“그러게 말이다. 그래도 20개의 숨겨 둔 히든 클래스 중에 하나라고 하니 모니터링은 해야겠지. 박은서!”
“네. 팀장님.”
“네가 저 플레이어 모니터링 해.”
“제가요?”
“그래. 자주할 필요는 없고,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면 될 거야. 아주 미친놈이니까 아마 저곳에서 한 2년 버틸지도 몰라.”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모니터링 하겠습니다.”
“그래. 그보다 성기사 네안데르가 리치들의 학술연구회를 공격하기로 한 것이 오늘 아니었나?”
“그렇습니다. 아마 원정대를 꾸리고 출발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 그럼 그걸 봐야지. 모니터에 연결해봐.”
모니터실 벽에 걸려 있는 대형 모니터에 성기사 네안데르와 신전기사, 신관들이 말을 타고 가고 있었고, 그 뒤에 플레이어들로 보이는 용병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구경하겠네. 이런 대규모 싸움은 맥주 한 잔 하면서 보는 게 최고인데.”
“한 잔 하시겠습니까?”
“좋지. 다들 모여서 저거 보고 일들 해. 그리고 은서는 편의점에 가서 맥주 좀 사오고.”
“네. 알겠습니다.”
팀장은 자신의 신용카드를 박은서에게 주었다.
“은서는 술 안 먹지?”
“네.”
“그럼 너 먹고 싶은 걸로 사고.”
팀장인 최대수는 자신의 팀에게 일은 많이 시키는 편이지만 그에 맞게 직원들이 편의를 알아서 챙겨주고, 자신의 팀에 한정되긴 하지만 불이익을 당한 팀원이 있으면 나서서 바로 잡아주기도 하는 괜찮은 팀장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심부름을 하여도 불만이 생기기 않았다.
“우리 팀은 영화 한 편 보고 마무리하는 것으로, 단! 전투가 끝나기 전까지는 집에 가는 사람은 없기다.”
“네. 알겠습니다.”
*
리치들의 학술연구회가 열리는 곳은 산타나 왕국의 아르헨 자작령 교외에 자리 잡은 오래된 고성이었다. 이 고성의 주인 역시 5서클의 리치로 이 일대에서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산타나 왕국의 대신전 소속인 성기사단과 신관, 신녀들, 그리고 플레이어로 구성이 된 용병단은 리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학술연구회를 노려 기습을 감행하였다.
“공격하라.”
고성이라고 하지만 방어에 중점을 둔 성의 특성상 쉽게 성문이 열리지는 않았다.
“마법으로 성문을 공격해.”
성문을 부수고 들어가기 위해서 플레이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상대는 5써클의 리치마법사들이었다.
“저걸 뚫어야 우리가 활약을 할 수 있을 텐데.”
성문을 뚫기 위해서 잠시 대기하고 있는 전사 계열의 플레이어들은 곧 있을 전투를 상상하니 몸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흥분되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파이어 볼, 파이어 애로우, 파이어 스피어!”
마법사 계열의 플레이어들이 마법으로 성문을 두들기고 있지만 굳게 닫힌 성문은 여전히 건재하였다.
“홀리 어택!”
신성 마법을 사용하는 신관들 역시 플레이어들을 도와 성문을 열기 위해서 노력 중에 있었고, 이 공성대의 대장으로 공성대를 이끌고 있는 네안데르는 성기사들과 플레이어들과 함께 앞서 고성 주위를 지키는 몬스터를 사냥하는 중이었다.
“쏘아라.”
고성 위에서 스켈레톤 궁수들이 화살로 아래의 기사들을 공격하자, 성기사들은 방패를 높이 들어 화살을 막았다.
“성가를 불러라!”
네안데르의 외침에 신녀들이 성가를 부르자, 스켈레톤의 행동이 느려지는 반면 아군의 행동은 빨라졌다.
신성력의 마법 중 하나인 성가의 효과로 인해서였다.
신녀들의 성가 소리가 듣기 싫었는지 스켈레톤은 공격 대상을 바꾸었지만 성기사들의 보호 아래 신녀들은 성가를 끝까지 부를 수가 있었다.
-성가를 완창 하여 효력이 2배로 상승을 합니다.
성가의 효과는 공격력, 방어력, 움직임이 확연하게 상승하면서 원정대가 힘을 더 낼 수가 있었다.
콰아아아앙!
마법사들과 신관들의 마법이 성문을 두들기자, 결국 단단한 성문이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면서 활짝 개방이 되었다.
“진군하라.”
네안데르의 진군 명령에 플레이어들이 열린 성문을 향해 돌진을 하였다. 이들이 진군을 하자, 성문 앞의 땅이 갈라지면서 해골 병사, 즉 스켈레톤 병사들이 일어나 진군해 오는 플레이어들을 막으려고 하였지만 적수가 되지 못하였다.
“어디서 해골바가지를 들이 밀어.”
거대한 철퇴가 스켈레폰의 머리를 박살내버렸다.
스켈레톤 병사가 무너지고, 플레이어들이 성문 안으로 들어가 넓게 포진한 후에 아군들이 안전하게 성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성안은 밖과 달리 칙칙하고 음산하였다.
신관, 신녀들이 성 안으로 들어와 성을 정화하기 위해서 프리피케이션 필드를 사용하였다.
프리피케이션 필드는 어둠의 기운이 깃든 땅을 정화하여 정상적으로 만드는 신성 마법 중 하나로 프리피케이션 지역에서는 성기사 계열의 플레이어들은 약간의 버프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프리피케이션 필드가 신관과 신녀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아놀드, 투산, 바올로! 너희는 이곳에서 신관과 신녀님들을 지켜라. 그리고 용병들 중 10명이 남아 이들을 보호한다.”
“옛!”
“나머지는 나를 따라 내성 안으로 진군해 들어간다. 나를 따르라!”
네안데르의 지휘 아래 이들은 내성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였다.
스켈레톤, 구울, 가고일, 검은 박쥐 등의 몬스터들이 이들의 진입을 막았지만 성기사들과 플레이어들은 힘을 합쳐 놈들을 물리치며 조금씩 내성으로 진군해 들어갔고, 중간 중간 신관과 신녀들이 남아 프리피케이션 지역을 만들고, 몇 명의 성기사들이 남아 그들을 보호하는 식으로 이들의 전투가 진행이 되었다.
네안데르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천천히 보다 확실한 방법으로 리치들의 학술연구회를 망치는 한편 모인 리치들을 일망타진할 생각이었다.
“내성 안으로 들어간다. 케빌로스 길드가 앞장을 선다.”
인더스에서는 각 용병 길드가 있어 정식 길드 창설은 아직 시스템에 적용되지 않고 있지만 곧 정식 길드 창설은 물론 인더스 세계관에서 플레이어들이 조금씩 정치에도 참여하고 있어 곧 플레이어들의 길드가 정식으로 도입 될 것이란 말이 흘러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용병으로 구성이 된 플레이어들은 모두가 케빌로스 길드의 길드원으로 네안데르 역시 케빌로스 길드를 이끌어가는 간부 중 한 명이었다.
케빌로스 길드는 인더스에 길드 시스템이 도입이 된 후, 길드원을 모집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길드라는 이름으로 모여 활동을 하다가 길드 시스템이 도입되면 케빌로스라는 이름으로 등록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함께 인더스의 세계를 모험하며 이런저런 이권에도 개입하는 등 인더스 안에서 나름 활발한 활동을 하는 길드 중 하나였다.
“모두 내성으로 들어간다.”
플레이어들이 먼저 내성으로 들어갔다.
마법사들의 마법이 사방에서 발현되며 내성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탱커들은 자리를 잡고 딜러들은 뒤에 포진한다. 힐러는 탱커들이 체력을 유지시켜주고 천천히 공격대형으로 진군한다.”
케빌로스 길드를 움직이는 자는 케빌로스 길드의 마스터인 니콜라스였다.
길드원은 마스터의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고성 안에 나타나는 스팩터라는 망령들을 처리하며 공간을 확보하였다. 그 후 네안데르에게 연락하여 그가 성기사들과 신관, 신녀들을 데리고 내성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내성으로 들어오자마자, 정화의 마법을 사용하여 성에 깃든 어둠의 기운을 씻어내는 한편 아군에는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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