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or 몬스터.
진혁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한 후에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제법 모였겠지. 어쩌면 원정대가 출발했을지도 몰라.”
진혁은 고요한 샘의 지하3층 던전을 클리어하기 위한 원정대가 얼마나 모였나 기대를 하고 게임 포유 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의 게시글을 찾아 댓글을 쭉 읽어 보았다.
왈가왈부하는 말은 많지만 원정대를 만들자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들은 단 세 명뿐이었다.
“레벨이 낮아서 그런 건가?”
나는 고요한 샘의 지하3층을 클리어하기 위해서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진혁은 칼로파에게 잡히기 전의 스탯과 아이템을 착용한 후의 능력치까지 감안하여 칼로파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 150레벨이 되어야 한다고 써 놓았다.
-발린칸 산맥에 150레벨의 사냥터가 있었나요?
-있을 수도 있죠. 인더스의 몬스터 분포는 레벨 구간의 사냥터가 많은 곳에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잖아요.
-그래도 초보 마을에서 발리칸 산맥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잖아요.
-발리칸 산맥은 아직 30% 밖에 개방되지 않았는데요. 그리고 이번에 찾은 고요한 샘도 새로운 사냥터이니 그걸 감안하면 충분하죠.
플레이어들까지 정말 150레벨의 사냥터가 ‘있느냐.’, ‘없느냐.’하는 논쟁은 있었지만 원정대를 꾸며서 출발한다는 말은 없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진혁은 다시 게시글에 글을 올려놓고 인더스에 접속을 하였다.
인더스에 접속한 자신은 여전히 칼로파의 주술에 속박당해 있었고, 그의 거처를 지키고 있었다.
“하아······.”
진혁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칼로파의 서재로 갔다.
이곳에서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서재에서 책을 읽은 것으로 무료함을 달랬다.
그곳에는 많은 책들이 있었고, 책을 보면 지혜가 올라가니 자신의 마나에도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능력치를 올리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시간을 보내던 진혁을 책을 읽는 것 외에도 체력을 단련하고 칼로파가 만들어 놓은 키메라와 싸우면서 그놈들을 박살내는 것으로 분풀이를 하였다.
진혁은 키메라와 싸우면서 자신의 능력치가 개조를 당하기 전보다 어마무시하게 올라갔음을 체감할 수가 있었다.
단순히 숫자로 ‘아, 얼마 올라갔구나.’ 이런 것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엄청 강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자신이 칼로파의 수족이라 그를 공격하거나 죽일 수는 없지만 만약 지금의 능력치로 칼로파와 싸워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의문이 들었다.
“설마 자신보다 강하게 만들지 않았겠지? 아니야. 그래도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유니크 대작이라고 했으니 어쩌면 지금의 능력치로 내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공격력과 방어력은 물론 모든 스탯들이 거짓말처럼 늘었기에 어쩌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래. 졸작이나 평작이었다면 내가 이정도로 강해지지 않았겠지. 칼로파도 그 정도는 예상하고 만들었는데 뜻밖에 유니크 대작이 나왔으니 나의 능력치가 분명이 높을 거야.”
명작조차 제대로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칼로파였으니 대작, 그것도 유니크 대작인 자신의 능력치는 그를 웃돌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럼 나의 기준이 아닌 조금 더 기준을 약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진혁은 다시 게시물을 작성하였다.
이번에는 조금 더 자세하게 조금은 거짓말을 섞어서 마치 사냥에 성공을 했을 뻔 한 것처럼 적어 게시물을 올린 후에 인더스에 접속을 하였다.
*
“왜, 여기를 못 찾는 거지.”
진혁은 칼로파의 거처에서 단순하게 시간을 보내니 인더스에 대한 흥미가 점점 떨어졌다.
그래서일까?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시간이 더 늘어났고, 그 모습을 보는 관장 최달수는 만족하는 미소를 지었다.
“당장 챔피언과 붙어도 될 것 같은데.”
하지만 누구하나 진혁과 붙으려고 하지 않았다.
페더급이라고 해도 피지컬은 그 위의 체급과 비슷하니 마주서면 상대 선수들이 진혁에게 주눅이 들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진혁은 신체적인 장검을 살려 타격도 수준급이었고, 유도 세계 챔피언 출신이라 그라운드에서의 그래플링 능력 또한 뛰어났기 때문에 당장 시합이 급한 신인 선수나 혹은 의욕이 앞선 선수들이 아니면 진혁은 시합할 선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통관문!
아시아 격투기 단체인 더 원에서는 진혁을 통관문이라 불렀다.
그와 얼마나 화끈하게, 혹은 대등하게 싸우느냐에 따라서 더 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하여 붙어진 별명이었다.
일단 이 통관문을 통과하면 승승장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우연이겠지라고 생각했던 몇몇 선수들이 진혁에게 도전하여 무참하게 패배를 당한 후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기에 챔피언뿐만 아니라 페더급 10위 안에 선수들도 이러한 이유로 진혁과의 대결을 기피하는 중이었다.
이기면 승승장구하겠지만 패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져서 다시 자신의 있었던 위치까지 올라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어쩌면 영원히 올라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고 있어 진혁과의 대결을 피하는 중이었다.
진혁은 간혹 잡히는 시합으로 인해서 열심히 훈련을 소화하지만 자신의 갈증을 풀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고, 진혁은 습관적으로 인더스에 접속을 하여 체력 훈련과 칼로파의 키메라를 상대로 한 바탕 싸운 뒤에 서재로 가서 책을 읽었다.
진혁이 서재 있던 모든 책을 읽었을 때, 알림 메시지가 떠올랐다.
-지혜 1이 올랐습니다. 마나의 총량이 10이 늘어납니다.
-지혜가 50이 되었습니다.
-듀얼 클래스의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듀얼 클래스?”
클래스, 소위 전사, 마법사, 피스터, 등등의 이러한 클래스를 두 가지를 선택하여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그런 클래스로 대표적인 듀얼 클래스로는 마검사가 있다.
“음······.”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올 때, 몽크 마스터 마르테우스의 일기를 읽으면서 자신은 피스터로 전직을 하였다.
“두 번째 장을 찾으면 특수 직업인 마나 피스터로 전직할 수 있다고 그랬지.”
진혁은 혹시나 하여 칼로파의 서재에서 자신이 안 읽은 책들을 훑어보았다.
“1층을 통과했다면 2층에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진혁은 꼼꼼하게 찾아보았지만 두 번째 일기장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칼로파의 거처에 침입자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알림메시지가 떠오르자, 몸이 먼저 반응을 하였다.
서둘러 서재에서 나와 칼로파의 거처로 들어올 수 있는 입구로 향해 가니 침입자들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지만 멀리서 칼로파의 키메라들과 침입자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왔다. 이게 몇 달 만이냐.”
진혁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그런데 난 죽으면 어떻게 되지?”
잠깐 생각하고 있을 때, 칼로파가 만든 키메라들이 모험가, 즉 플레이어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돌발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퀘스트: 플레이어들을 물리쳐라. (반복)
설명: 당신은 칼로파의 수족으로 칼로파의 거처를 침입한 플레이어들을 물리쳐 합니다.
보상: 성공시 칼로파에게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실패시 죽음과 동시에 1레벨다운,
칼로파의 질책과 고문으로 인한 능력치 하락.
진혁은 퀘스트를 보고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만약에 저들이 칼로파를 이기지 못하면 나는 레벨다운은 물론이고, 능력치도 하락한다는 말이지?”
음······.
플레이어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대형을 갖추고 천천히 접근해오고 있었지만 진혁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다.
“칼로파의 레벨이 정말 150레벨 정도 될까?”
고민하고 있는 진혁 앞에 플레이어들이 대화를 나누며 도착하였다.
그들은 모두 다섯 명으로 기본적인 파티를 이룬 팀이었다.
탱커 한 명에 딜러 두 명, 힐러 한명, 그리고 보조 탱커와 보조 딜러 역할을 하는 스위치까지!
키라메들과 싸우면서 이곳까지 왔음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조심해. 심상치 않아 보인다.”
플레이어들은 진혁을 보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진혁은 현재 칼로파의 수족으로 키메라가 되었기에 같은 플레이어이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플레이어로 인식되지 않았다.
진혁 역시 마찬가지!
그렇기에 이들이 싸워도 PVP의 요건은 성립되지가 않았다.
“생긴 것부터 X나 강해 보이는데.”
진혁은 일단 이들과 싸워 본 후에 결정을 하기로 하고 움직였다.
진혁이 움직이자, 플레이어들 역시 자리를 잡고 진혁의 공격에 대비를 하였다.
자신의 레벨에 비해서 엄청나게 높은 스탯으로 인해서 진혁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 할 수가 있었다.
한 번의 도약으로 방패를 든 탱커를 향해 주먹질을 하였는데 탱커가 휘청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시바, 이거 너무 센데.”
방패로 막아도 대미지를 입자, 힐러가 급하게 힐을 해 주며 체력을 채워주자, 진혁은 본능적으로 탱커가 아닌 힐러를 공격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어딜. 전사의 분노!”
진형이 힐러에게 움직이려고 할 때, 탱커인 플레이어가 몬스터 도발 스킬을 전사의 분노를 사용하여 자신에게 어그로를 끌었다.
힐러를 향해 움직이던 진혁은 순간 몸을 돌려 탱커에게도 향했다.
‘아, 이건 몬스터처럼 반응을 하는구나.’
진혁은 플레이어들과 싸우면서 자신은 지금 시스템 상 몬스터처럼 반응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싸우는 건 나의 능력이고.’
진혁은 플레이어들과의 싸움에서 자신의 상태를 확실하게 파악을 하였다.
‘그리고 나를 이길 수 없는 자들은 칼로파를 이기지 못한다. 그게 내가 문지기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진혁은 플레이어의 전력을 알아보고 대충 상대하려고 했던 마음을 고쳐먹었다.
‘인더스라는 게임은 정말 대단하다.’
인더스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떠나려고 할 때,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된 진혁은 다시 불타올랐다.
“해보자!”
자신이 해 보자고 소리쳤지만 플레이어들에게는 몬스터가 괴성을 지르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내가 붙을 테니 너희들이 대미지를 넣어. 제이는 힐러에게 어그로 튀지 않게 중간에서 차단하고.”
“오케이!”
플레이어들 역시 심기일전하여 진혁을 공격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
“클클······.”
칼로파는 기분이 좋은지 활짝 웃으며 진혁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거처에 침입을 한 용병들을 가볍게 물리쳤기 때문이었다.
NPC들 입장에서는 플레이어들은 용병들로 인식을 한다. 일부 플레이어들은 기사로 인식을 하지만 그건 몇몇 소수의 플레이어들이고, 대부분은 용병으로 인식을 하였다.
“기분이 좋아. 잘 했어. 약한 놈들이라 네가 이길 수 있었을 거야. 그러니 조금 더 강해지면 더 좋겠지.”
진혁은 칼로파의 말을 듣고 보상을 이런 식으로 주는 구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마법··· 마법······.”
진혁은 자신의 지혜가 50이 넘으면서 듀얼 클래스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마법을 익혀 격투마법사인 마나 몽크가 되고자 하였다.
“마법? 오호, 그거 좋은 생각이로구나. 그래. 그럼 마법을 익히도록 하자.”
칼로파는 자신의 방 책상 뒤에 책장에 진열되어 있는 책을 손가락으로 쭈욱 훑더니 히죽 웃으며 한 권의 책을 빼어서 진혁에게 주었다.
“이것부터 이해를 하도록 하여라.”
진혁은 칼로파가 준 책의 표지를 읽어보았다.
‘마나입문서?’
진혁은 책을 받아들고 혹시 몰라 아이템 확인을 해 보았다.
‘아이템 확인!’
아이템: 마나입문서(레어 아이템)
설명: 명상을 통해서 마나를 모으고 회복할 수가 있다.
초당 10의 마나를 회복한다.
단 움직이면서 사용할 수는 없다.
진혁은 또 하나의 레어 아이템을 획득하고는 활짝 웃을 수가 있었다. 그러다 진혁은 자신의 칼로파의 서재에서 한권의 책을 발견하였다.
‘마르테우스의 두 번째 일기장!’
진혁은 칼로파의 기분을 살피며 일기장을 달라고 하면 자신에게 줄까? 하는 고민을 하였다.
‘기분이 수시로 바뀌는 놈이니까 일단 여기서 물러나자, 그리고 다음에 플레이어들이 오면 그들을 처리하고 마르테우스의 일기장을 달라고 해 보자.’
분명 퀘스트는 반복된다고 했으니 침입자가 올 때마다 같은 퀘스트가 주어질 것이다.
‘정통 마법이 아닌 흑마법, 그 중에서도 리치의 마법을 익히는 것도 재미가 있을 거야.’
진혁은 플레이어의 성격도 띠고 있지만 칼로파의 수족으로 NPC의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
마법을 익히는데 있어 NPC처럼 시간을 들여서 익히는 것이 아니라 습득을 함으로 마법을 익힐 수가 있었다.
-마나입문서를 익혔습니다.
-마나입문서를 익혀 마나 홀 만들 수가 있습니다.
마법을 익히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마나 홀을 만들어야 하고, 두 번째로 마나 홀에 마나서클을 만들어야 비로소 마법사용이 가능하였다.
‘그럼 마나 홀을 만들어 볼까?’
진혁은 NPC와 달리 원한다면 곧바로 마나 홀을 만들 수가 있었다.
-마법사들은 왜, 마나 홀을 심장에 만드는 걸까?
마나 홀을 만들려고 하는 순간 마르테우스의 일기장의 내용이 생각났다.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진 기사들이나 몽크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마나홀을 만들지 않았을까?
“그만 나가 보아라.”
칼로파의 목소리가 생각을 깨웠다. 칼로파에게 고개를 숙인 후에 그의 방을 나온 진혁은 잠깐 동안 생각을 하다 마나 홀을 만드는 걸 잠깐 동안 보류하기로 하였다.
“칼로파의 두 번째 일기를 읽어 본 후에 결정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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