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버그를 이용한 이득
그린우드는 진혁이 생각한 것보다 깊고 넓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처럼 몇몇 특정 몬스터의 서식지를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아 그린우드 어디에서든 몬스터와 만날 수가 있다는 것이 다른 사냥터와 달랐다.
“오크와 하피는 서식지가 있지만 다른 놈들은 서식지가 없어. 특히 오우거나 트롤은 숲 전체를 다니면서 입맛에 맞는 놈들을 사냥해서 포식하는 놈이니 더 조심할 필요가 있겠어.”
무기와 방어구를 가지고 있으면서 착용을 하지 않는 것과 아에 없다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이 생겼다.
“일단 서식지가 정해져 있는 놈들부터 사냥해서 필요한 걸 얻어야겠어.”
진혁은 오크의 서식지로 이동을 하였다.
그들에게서 얻어야 할 오크의 심장은 모두 1,000개로 최소 천 마리를 사냥해야 얻을 수가 있었다.
진혁은 지도의 끝에 표시가 된 오크의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였다.
-그린우드의 오크의 서식지를 발견하셨습니다. 지도에 표시된 오크의 서식지 정보와 주변이 밝아집니다.
시스템 알림이 떠오르자, 진혁은 지도를 확인해 보았다.
어둡게 표시되었던 일부가 밝게 보이면서 여러 개의 길이 이정표 표시가 되었고, 어두운 곳과 밝게 보이는 곳 경계에 그린우드의 산장이 희미하게 표시가 되어 있었다.
“오크들을 잡은 후에 하피의 서식지부터 가자. 그런 후에 그린우드의 산장으로 가서 워프게이트를 활성화시키면 오가는데 어려움이 없을 거야.”
진혁은 자신의 계획을 세운 후에 오크의 서식지를 관찰하였다.
오크의 서식지의 내부는 허름한 막사들이 조금씩 떨어져 있었고, 주변에는 사냥한 몬스터의 고기들을 말리는 것처럼 군데군데 걸어 놓았다.
고기를 말린 곳에는 화덕처럼 불을 피운 흔적이 있는 곳도 있었는데 아마도 이곳 오크들은 불을 이용해서 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는 지능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뿐만 아니라 오크들은 조잡해 보이지만 갑옷과 검으로 무장을 하고 있어 지금껏 만났던 오크와는 달리 위험해 보였다.
“들어가서 무작정 싸우는 것보다는 조금은 현명하게 잔머리를 굴려야겠어.”
진혁은 근처 나무 위로 올라갔다.
높은 곳에서 오크의 서식지를 바라보니 안의 내부가 더 잘 보였다.
“우물?”
서식지 가운데 우물이 있는 것이 보였다.
“우물에 독을 타면 놈들의 체력을 어느 정도 떨어뜨릴 수가 있겠지.”
생각해 보니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았다.
“밤이 되면 우물에 포이즌 마법으로 독을 풀고, 아침까지 기다려 보자.”
진혁은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밤이 되자, 진혁은 오크들의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서식지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곳곳에 오크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기에 느슨하다고 하나 조심할 필요는 있었다.
진혁은 군대에서 배운 포복까지 해가며 서식지 중간에 있는 우물까지 이동하는데 성공을 할 수 있었고, 우물에 포이즌 마법을 사용하였다.
-많은 물로 인해서 독이 희석됩니다. 희석된 독의 위력은 급감합니다.
진혁은 시스템 알림을 듣고 인상을 썼다.
“포이즌!”
한 번 더 포이즌을 사용하자, 같은 시스템 알림에 전달되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중첩이 된다는 것이다.
“그럼 계속 사용해서 중첩시켜 놓으면 되겠네.”
진혁은 몇 번이고 포이즌 마법을 사용하였는데 자신의 원하는 만큼 효과를 보려면 날을 세야 할 것 같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일단 최대한 독을 사용해 보자.”
포이즌은 다수에게 사용하는 마법이 아닌 개인에게 사용하는 마법이라 우물에 독을 풀어 효과를 보려면 4서클의 마법사가 되어 메스 포이즌 마법을 배워야 했다.
진혁의 입장에서는 우물에 독을 푸는 것도 일종의 노가다였지만 그래도 오크들에게 둘러싸여 싸우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우물에 포이즌 마법을 사용하였다.
어느 새, 날이 밝아오는 것을 느낀 진혁은 더 이상 있다간 들킬 것 같아 그곳에서 빠져 나왔다.
오크 서식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간이천막을 설치하여 안전지대로 설정한 후에 접속을 해제하였다.
접속을 해제한 후에 진혁은 자신의 시합상대인 누비아 마르틴이 시합을 하는 영상을 찾아보았다.
몇 번째 보는 시합 영상임에도 대충 보는 것이 아니라 집중에서 그의 동작하나, 하나를 분석하는 하였다.
“빠르네. 공수 전환이 빨라. 하지만 빠른 만큼 타격에는 힘이 실리지 않는 것 같은데.”
누비아 마르틴은 타격가가 아닌 그래플러이니 타격가보다는 약할 수가 있지만 그래도 타격에 대한 훈련과 단련하였을 것이고, 힘이 제대로 안 들어간 주먹이라도 턱에 걸리면 한 방에 쓰러질 수도 있음을 진혁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원투 공격을 하면서 시선은 위로 향하고 있지만 언제든 하체를 잡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다.”
-이걸 조심해야 해. 여기를 봐. 시선은 너의 눈을 향하고 있지만 여기 다리는 이미 상대를 붙잡기 위한 동작이 끝난 상태야.
진혁은 최상호가 누비아 마르틴을 분석하여 알려준 내용들을 상기하였다.
-그런데 상대가 그걸 간파하고 뒤로 물러나니까 이렇게 한 발이 앞으로 크게 나오면서 숨겨둔 뒷손 스트레이트가 뻗어 나와.
영상에서는 최상호가 말한 것처럼 진행이 되었다. 상대는 뒷손 스트레이트를 피하기 위해서 중심을 뒤로 옮기자, 여지없이 몸을 숙이며 하체를 잡기 위해서 들어왔다.
-무게 중심이 뒤로 가 있으니 밀고 들어오는 마르틴을 타격할 수가 없지. 이걸 마르틴이 잘 이용을 해. 다음 영상을 봐.
“그러네. 상호 형이 말한 것처럼 두 가지의 옵션으로 경기를 운영하네.”
진혁은 영상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누비아 마르틴의 움직임을 따라 해 보았다.
“이렇게 한 뒤에 시선을 위로 향해 언제든지 위를 공격할 것처럼 안으로 파고들다가 상대가 하체를 방어하려고 하면 뒷손을 뻗어 카운터, 이게 아니면 상체를 숙여 한쪽 발을 노리고 들어가서 잡은 뒤에 밀치기.”
진혁은 이와 같은 공격 패턴을 방안에서 연습을 하였다. 그가 움직이면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이라 상관이 없었다.
진혁은 눈을 감고 누비아 마르틴의 동작을 끊임없이 연습을 하였다.
상대를 파악하기 위해서 가끔은 이렇게 상대의 동작을 따라 하면서 빈틈을 찾아내곤 하였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누비아 마르틴의 두 가지의 공격 패턴을 먼저 몸에 익힌 후에 그에 따른 대비책을 세우고, 빈틈이나 약점을 찾아내는 방법을 택하였다.
한참을 그렇게 집 안에서 홀로 연습을 하던 진혁의 귀에 알람 소리가 울렸다.
“아침이네.”
현실과 인더스의 세상에서 통용되는 시간 비율은 1:3으로 현실의 하루가 인더스의 세상에서는 3일이었다.
즉, 현실의 8시간이 인더스 세상에서는 하루란 뜻이고, 8시간을 나누었을 때, 대략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의 시간이 밤이라고 할 수 있다.
진혁은 인더스 세상의 시간을 알기 위해서 알람시계를 몇 개 준비를 하였고, 각 시간마다 알람을 맞추어 놓고 생활을 하였는데 너무나 효과적이었다.
자신이 접속하지 않아도 알람시계를 보면 대략 인더스 세상의 시간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준비를 하였는데 현실이나, 인더스의 세상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진혁은 알람 소리를 듣자, 훈련을 멈추고 대충 샤워를 한 후에 다시 인더스 세상으로 접속을 하였다.
접속을 하니 안전지대에 깨어났고, 깨어나자마자 시스템 알림이 들려왔다.
-2차 전직을 하지 못하여 레벨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2차 전직을 하지 못하여 그 동안 획득한 경험치를 스탯포인트 1개로 환원됩니다.
-스탯 포인트로 실시간 성장시스템의 스탯을 추가로 올릴 수가 있습니다.
진혁은 시스템 알림에 눈을 깜빡거렸다.
“설마······.”
진혁은 서둘러 안전지대에서 나와 천막을 회수한 다음 오크의 서식지로 향했다.
많은 오크들이 죽어 있었고, 일부 오크들은 쓰러져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대박!”
우물에 독을 푼 것이 오크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진혁이 우물에 독을 풀면서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는데 그건 다름 아닌 진혁의 마력이 사령이 깃든 마력으로 흑마법에 대해서는 30%의 대미지가 상승되는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독을 풀어 물에 중화가 되었지만 사령이 깃든 마력으로 인해서 그 효과는 30% 상승하였고, 이걸 수십 번을 중첩해서 우물에 풀었으니 물에 중화가 되어 효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 효과는 상당할 것임을 진혁이 간과한 것이다.
진혁은 쓰러져 신음하는 오크들의 목을 밟아버리며 그들을 죽음으로 인도하였다.
“심장을 얻어야 한다고 그랬지.”
진혁은 인벤토리에서 추출도구인 칼을 꺼내어 오크의 배를 가르고 심장을 꺼내었다.
“이거 너무 엽기적인데.”
그냥 오크를 사냥하면 자동적으로 심장을 얻게 해 줄 수는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크의 심장을 획득하였습니다.
시스템 알림을 들으며 진혁은 인상을 썼다.
“이건 건의를 한 번해 봐야겠어.”
-빛나는 오크의 심장을 획득하였습니다.
시스템 알림에 눈이 반짝였다.
“‘빛나는.’ 이 단어가 붙으면 고급 연금술이랑 키메라 제작에 도움이 된다고 그랬지.”
진혁은 잡화상점의 주인 데일리의 해 준 말을 떠올리며 이왕이면 빛나는 오크의 심장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진혁은 오크 서식지를 돌아다니며 죽은 오크들의 심장을 추출하였지만 의외로 질 나쁜 오크의 심장이 많이 추출되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네.”
오크들을 모두 죽인 후에 심장을 추출하였지만 쓸 만한 건 150개 밖에 구하지 못하였다.
“리스폰 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니 일단 하피의 서식지에 다녀오자.”
진혁은 우물에 포이즌 마법을 몇 번 더 건 후에 서식지를 나가려고 하는데 오크들이 말리고 있는 몬스터 고기가 눈에 들어왔다.
“가만, 하피들은 저거 먹지 않나?”
하피들이 몬스터 고기를 먹는다는 생각이 들자, 몬스터 고기에 포이즌 마법을 걸어 그들의 서식지에 던져 놓으면 독에 중독되어 오크들처럼 전멸할 것이란 생각이 들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대박. 흑마법사들은 이렇게 사냥하면 완전 날로 먹는 거네.”
하지만 몬스터의 특성이 없는 일반 흑마법사들은 진혁처럼 행동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진혁이 가지고 있는 몬스터 특성으로 인해서 우물도 이용할 수 있고, 오크의 말린 고기도 이용할 수가 있었다.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우물이나 몬스터 고기는 일종의 장식에 불과 할 뿐이었다.
“일단 고기를 챙기자.”
진혁은 오크들의 고기를 챙기면서 포이즌을 걸어 둔 후에 인벤토리에 넣었다.
같은 재료 아이템은 인벤토리에서 겹쳐지기 때문에 오크의 몬스터 고기 역시 겹쳐져 보관이 되었다.
“이런 건 좋네.”
진혁은 오크의 몬스터 고기를 모두 챙긴 후에 하피의 서식지로 이동하였다.
하피의 서식지로 이동하는 동안 리큘로스라는 식인식물을 비롯하여 임프, 라이칸스로프, 드라이어드를 만나 사냥하여 그들의 부산물을 조금 얻을 수가 있었다.
부산물을 추출하면서 얻은 ‘질이 나쁜.’, ‘평범한.’, ‘빛나는.’이 나오는 비율은 5:4:1 정도가 되었는데 부산물을 천개 얻으려면 천 마리보다 더 많은 수의 몬스터를 사냥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쉬운 게 하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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