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들었다.
진혁은 하급전투마족인 벨트루와 옥신각신하는 중이었다.
마족이라 그런지,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성향이 있는 듯 진혁을 금방 죽이지 않고 충분히 가지고 논 후에 재미가 떨어지면 그때 죽이곤 하였다.
“내가 너를 실망만 시키지 않으면 계속 가지고 논다는 거지.”
진혁은 벨트루와 싸우면서 몇 번 죽임을 당했는데 그러는 가운데 그의 오만함을 알 수가 있었다.
“다크 나이트 반데시도 그러더니.”
그 오만함을 이용해 먹기 위해서 진혁은 조금씩 새로운 걸 보여주며 자신을 오랫동안 가지고 놀도록 만들었다.
진혁은 벨트루에게 죽을 때마다 몬스터 만 마리를 죽인 후에 네피럼을 소환하여 놈을 죽이고 던전에 들어와야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몇 번의 레벨 업을 하여 300레벨을 넘긴 상태였다.
원래라면 300레벨에 도달하여 흑마법이 6서클이 되어야 하는데 마력을 사용할 수 없어서 그런지 6서클이 되지 못한 체로 벨트루와 싸워야 헀다.
그래도 네피럼, 벨트루와 싸우면서 자신이 부쩍 성장했음을 알 수가 있었다.
게임 시간으로 9일, 현실 시간으로는 3일 동안 진혁은 벨트루와 싸우기 위해서 하급마족인 네피럼을 4번을 싸워 이겼고, 또 다시 벨트루와 싸우는 중이었다.
진혁은 처음 인더스를 시작할 때, 듀얼 모드에서 최고배속에서 경험하였던 그 기분을 다시 느끼는 중이었다.
그 당시에는 온갖 욕을 하며 버텼지만 지금은 기쁜 마음으로 네피럼과 싸우고, 또 던전에 들어가 벨트루와 싸웠다.
네피럼과 4번을 싸우면서 처음에는 소환수 없이 혼자서 이기기 어려웠지만 이 또한 적응하니 힘들지만 이겨 낼 수가 있었다.
그렇게 진혁은 조금씩 성장을 하는 중이지만 여전이 전투하급마족인 벨트루는 상대하기가 힘들었다.
휙, 휙, 휙!
벨트루의 주먹이 빠르게 날아왔다. 순식간에 네, 다섯 번의 주먹이 얼굴을 향해 뻗어왔고, 진혁은 허리와 고개를 움직여 주먹을 피하였다.
벨트루의 주먹은 오래전 듀얼공간에서 경험하였던 64배속의 빠르기와 비슷하였다.
그 동안 인더스 세상을 모험하면서 비교적 쉬운 상대를 만나 몸이 잠시 잊고 있었던 감각을 벨트루가 일깨워주었다.
진혁은 벨트루의 주먹을 모두 피한 후에 자신도 맞받아치기 위해서 주먹을 휘둘렀다.
다만 진혁은 벨트루의 얼굴이 아닌 복부를 노리고 바디 잽으로 짧게 끊어 치면서 최대한 많은 대미지를 주려고 하였다.
파아아파팡··· 팡··· 팡··· 팡······.
진혁의 주먹이 쉴 세 없이 벨트루의 복부에 적중을 하였다.
“쿠오오오오!”
벨트루가 괴성을 지르며 두 팔을 올려 무방비 상태로 진혁에게 자신의 복부를 내어 주었다.
계속 때려보라는 그런 의미였다.
진혁은 벨트루의 도발에 끊임없이 복부를 공격해 보지만 단단한 벽을 때리는 그런 느낌이었다.
-스탯 적중이 +1만큼 올랐습니다. 스탯 적중은 공격력에 영향을 줍니다.
-스탯 순발이 +1만큼 올랐습니다. 스탯 순발은 공격력과 민첩에 영향을 줍니다.
-스탯 인내가 +1만큼 올랐습니다. 스탯 인내는 방어력에 영향을 줍니다.
스탯이 올랐다는 시스템 알림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참을 맞고 있던 벨트루는 재미가 없는지 두 손을 깍지를 끼고는 위에서 아래로 내리쳤다.
“커어억!”
진혁은 그런 벨트루의 공격에 머리를 맞고 충격에 비틀거리면서 뒤로 물러났다.
다른 몬스터라면 이럴 경우 곧장 달려들어 진혁을 죽이려고 하겠지만 벨트루는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성큼성큼 다가왔다.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자랑하기라도 하는 듯 그의 움직임은 느긋하였다.
손을 뻗어 진혁의 목을 잡으려고 할 때, 진혁 역시 손을 뻗어 놈의 손목을 잡음과 동시에 지면을 박차고 뛰어 올라 허리를 비틀었다.
진혁은 두 발로 벨트루의 어깨와 목을 감은 후에 몸을 비틀어 넘어뜨리려고 하였지만 벨트루는 힘으로 진혁의 공격을 버텼다.
“큭큭!”
벨트루의 비웃음이 귓가에 들려왔다.
‘마력을 사용할 수가 없으니 대미지가 현저하게 줄었어.’
어둠의 짙은 순수한 흑마력에서 태고의 흑마력으로 업그레이드가 되는 과정이었고, 이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마력을 사용치 않고 순수한 육체적인 힘을 가지고 싸우려고 하니 당연히 대미지가 약할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힘든 상대인데 마력까지 봉인되었으니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진혁은 실망하지는 않았다.
벨트루와 싸우면서 인더스 월드에서는 물론 현실에서도 자신의 실력이 상향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어서다.
진혁은 벨트루가 버티자, 계획을 바꾸어 목을 걸었던 발을 풀며 턱을 강하게 차고 바닥으로 내려 선 후에 몸을 돌려 등을 벨트루의 몸에 바짝 붙인 후에 허리와 팔을 잡고 있는 양손을 이용하여 업어치기 공격을 시도하였다.
전광석화가 같은 기술이 들어가자, 벨트루 역시 방어하지 못하고 몸이 허공으로 뜨며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혔다.
진혁은 자신의 업어치기 공격이 성공을 하자, 빠르게 벨트루의 몸을 누르며 조르기를 시도하였다.
종합격투기에서 사용하는 조르기가 아닌 유도에서 사용하는 조르기로 벨트루가 입고 있는 옷깃을 양쪽으로 잡아 당겨 목을 강하게 졸랐다.
그러면서 자신은 벨트루의 옆으로 돌아누워 최대한 웅크렸다.
진혁은 팔의 근력과 등 근육의 힘을 동시에 사용하여 벨트루의 힘껏 목을 조르는 중이었다.
벨트루는 손을 움직여 진혁의 손목을 잡더니 힘으로 조르는 걸 벗겨내었다.
“으으으윽!”
진혁은 이를 악물고 견뎌보려고 하였지만 힘의 차이에서 어쩔 수가 없었다.
벨트루는 진혁의 손에서 벗어나 양 손목을 잡아 당겼다.
“커어억!”
그러자 진혁의 팔이 엑스자로 교차되면 자신의 목을 조르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커어어억!”
진혁은 이를 빠져 나가려고 하였지만 벨트루는 진혁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잡고 당겼다.
“큭큭큭!”
벨트루의 비웃음이 귀에 들려왔다.
-호흡이 곤란합니다. 숨을 쉬지 않으면 초당 10만큼의 체력이 내려갑니다.
진혁의 체력은 40.000으로 초당 10만큼 깎인다고 해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지만 계속해서 싸워 왔고, 아직은 상대할 수 없는 적임을 감안하면 초당 10만큼 체력이 내려가는 부담보다는 초당 10만큼 성급함이 더해졌다.
진혁이 발버둥을 쳐보지만 벨트루는 쉽게 손을 놓지 않았다.
체력포션이 자동으로 소비되어 체력을 회복하였지만 여전히 목이 졸린 상태였다.
정신을 잃어갈 그때였다.
-어둠이 짙은 순수한 흑마력이 태고의 흑마력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시스템 알림이 들려오는 순간 진혁의 눈이 크게 떠졌다.
봉인되었던 마력이 개방되면서 온 몸을 휘감으며 진혁에게 힘을 부여해 주었다.
-태고의 흑마력으로 인해서 봉인되었던 마력 서클이 회전하며 본연의 힘을 찾습니다.
진혁의 몸에서 강력한 빛이 일어나며 주변의 마력을 끌어 당겼다.
이 모습에 벨트루는 위화감을 느끼고는 조르고 있던 진혁의 팔을 놓고 떨어졌다.
-봉인되었던 마법이 풀렸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마법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태고의 흑마력을 얻어 마법의 시전속도, 대미지 상승, 이상상태효과가 소폭 상향이 됩니다.
진혁을 감싸고 있던 빛이 더욱 강력해졌다.
몸속에서 태고의 흑마력이 혈맥을 타고 다니며 원하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는데 일반적인 마력 서클의 위치가 아닌 진혁의 전신에 나누어서 자리를 잡았다.
진혁의 머리와 심장, 단전에 태고의 흑마력이 나누어 자리를 잡더니 촉수를 뻗어 새로운 혈맥을 만드는 것처럼 서로 연결하였다.
-태고의 흑마력을 사용할수 있는 마력기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마력기관은 진혁의 전신으로 촉수를 뻗으며 새로운 마력의 길을 만들었다.
진혁이 일반 플레이어다면 이러한 효과를 얻지 못하지만 몬스터의 속성을 가진 키메라였기에 가능하였다.
-태고의 흑마력으로 만들어진 마력기관이 신체의 전반적인 움직임에 영향을 줍니다.
-마력기간으로 인해 변화한 육체가 반마족으로 진화하여 특성이 추가됩니다.
-반마족 특성 추가로 인해서 신체적인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신체적인 능력 상승으로 인해서 성장시스템에 의한 캐릭터 스탯이 모두 200만큼 상승합니다.
-신체적인 능력 상승으로 인해서 성장시스템에 의한 히든 스탯이 모두 100만큼 상승합니다.
신체적인 변화가 끝나자, 빛이 서서히 줄어들며 진혁의 몸속으로 스며들어갔다.
-300레벨 달성으로 인해서 흑마법사의 6서클에 도달하였습니다.
6서클이 되었다는 시스템 알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알림이 들려오지 않았다.
진혁은 천천히 일어나 숨을 고른 후에 벨트루를 보았다.
벨트루의 당황스러운 얼굴과 함께 자연스럽게 미소가 생겨났다.
“이제까지 가지고 노니 재미있었지. 이제는 좀 싸울 만 할 거야. 그러니 너도 이제 최선을 다해. 안 그러면 나에게 죽을 테니까.”
*
태고의 흑마력으로 인해서 반마족으로 종족 특성이 바뀌면서 하급전투마족인 벨트루와 신체적인 능력치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순수 능력치만 보면 진혁이 더 높았다. 하지만 벨트루에게는 진혁이 가지지 못한 다양한 전투기술들이 있었고, 진혁은 벨트루의 전투기술을 배움과 동시에 자신의 능력치로 부셔버리면서 이전과 다른 싸움의 양상이 진행이 되었다.
마력을 사용할 수 없었던 진혁의 주먹은 솜방망이에 불과하였지만 마력을 두른 주먹은 솜방망이가 아닌 강철주먹보다 더 단단하였다.
진혁은 오른손을 조금 높이 휘둘러 벨트루가 고개를 숙여 피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벨트루가 진혁의 의도대로 허리를 살짝 숙여 피하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손으로 아래로 위로 올려쳤다.
퍼어억!
마력을 사용할 수 없었다면 움직임이 느려 벨트루가 충분히 피할 수 있었겠지만 움직임이 빨라진 진혁의 주먹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얼굴에 적중 당했다.
강력한 대미지에 몸이 허공에 떠오르자, 진혁이 돌려차기로 발을 쭉 뻗어 놈의 복부를 강하게 때렸다.
“커어억!”
허공에 뜬 채로 뒤로 날아가는 벨트루를 보며 진혁은 한 걸음을 내딛어 도약하여 날아가는 벨트루를 쫓아 아래로 떨어지며 놈의 복부를 무릎으로 찍어 버렸다.
쿠우웅!
둘은 지면에 떨어지면서 바닥을 파고 들어가며 사방으로 돌덩이들이 튀었다.
바닥이 거미줄처럼 갈라지며 움푹 들어간 상태에서 진혁이 벨트루의 몸 위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만약 진혁이 이렇게 당했다면 벨트루는 뒤로 물러나 진혁이 일어나서 다시 덤비도록 기다려 주었겠지만 진혁은 그렇지 않았다.
기회가 있을 때, 승부를 내지 못하면 자신이 당할 수도 있는 프로의 세계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온 습관이었다.
진혁이 벨트루의 얼굴을 향해 주먹으로 내리쳤다.
주먹을 벨트루의 안면을 부수고 바닥까지 파고 들어갔다.
한 번 더 주먹으로 얼굴을 내리치자, 더 깊숙하게 파고들어갔다.
진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 동안 당했던 울분을 풀었다.
퍽··· 퍽··· 퍽······.
다른 플레이어들처럼 전투나 마무리가 화려하지 않지만 그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도 있었다.
진혁은 마무리를 짓기 위해서 계속해서 벨트루의 내리쳤고, 얼굴이 완전히 바닥에 파묻히면서 그가 쓰러졌다는 시스템 알림이 들려왔다.
-하급전투마족 벨트루를 쓰러뜨렸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소모된 체력과 피로를 모두 회복합니다.
-보상으로 스탯 포인트 4개가 주어집니다.
-스탯 포인트로 실시간 성장시스템의 스탯을 추가로 올릴 수가 있습니다.
진혁은 시스템 알림을 듣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헉··· 헉······.”
어째든 또 한 고비를 넘겼으니 자신이 성장한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진혁은 벨트루가 사라지기 전에 벨트루의 몸에서 마력기관을 빼어내었다.
“이건 동동이에게 심어줘야겠다.”
진혁이 마력기관을 회수하자, 벨트루가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진혁은 벨트루가 사라진 곳에 남겨진 아이템을 보고 회수하였다.
아이템은 모두 다섯 개로 빛의 강화석 한개, 일반 강화석 한개, 벨트루가 사용하던 권갑, 손목에 착용하는 작은 방패, 마지막으로 신발이었다.
진혁은 아이템을 신발을 먼저 확인하고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세트 아이템보다 옵션이 나빠서 은행에 팔기로 하고 손목에 차는 방패를 확인해 보았다.
아이템: 모나크의 손방패(전설아이템)
설명: 마계의 서쪽 하늘을 다스리는 투왕 모나크가 자신의 수하들에게 하사한 방패.
공격력: 150
방어력: 300
내구력: 500/500
옵션: 막기 확률 30% 상승.
20%의 반사 대미지 효과
공격 성공시 10%의 확률로 스턴 효과 발생.
진혁은 손방패의 옵션을 보곤 착용하고 있는 어둠의 군장과 비슷한 옵션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무엇보다 공격 성공시 10%의 스턴이 걸린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진혁은 조금 기대를 하고 벨트루가 착용하고 있던 권갑을 확인해 보았다.
아이템: 어둠의 격투권갑(고대 C급 아이템)
설명: 마룡 크루세드의 비늘로 만든 격투권갑으로 마계의 마룡장인 런달른이 어둠의 룬어를 새겨 공격력과 방어력을 극대화 한 권갑이다.
공격력: 500
방어력: 300
내구도: 2,000/2,000
제한: 근력 400 이상, 300레벨 이상.
옵션: 근력 +50 상승.
몽크 스킬 효과 20% 상승.
적중 당 체력 10% 회복.
적 처치 시 체력 10% 회복.
*강화석을 이용하여 더욱 강력하게 강화할 수가 있다.
*룬석을 이용하여 등급을 올릴 수가 있다.
진혁은 처음으로 고대 C급 아이템을 획득하였는데 운 좋게 옵션이 4개나 붙어 있어 지금 착용하고 있는 최상급의 전설아이템보다 좋았다.
진혁은 자신의 착용하고 있는 권갑을 벗고 어둠의 격투권갑으로 바꾸어 착용하였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최초로 사냥에 성공해서 그런지 나름 만족하는 성과를 얻었어.”
진혁의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그럼 퀘스트를 마무리하러 가 볼까?”
*퀘스트: 하급마족 네피럼을 소환한 장소를 찾아 소환마법진을 파괴하라.(S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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