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똥 손이라고 그래
“헉··· 헉······.”
진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근원석이 있는 제단에 기대어 주저앉아 있었고, 그의 앞에 다크 나이트 알폰소가 쓰러져 있었다.
“힘들어 죽겠네.”
고요한 샘의 3층 던전 네임드 몬스터보다는 알폰소가 더 강한 것 같았다.
같은 200레벨이라고 하여도 상생이 있고, 상극이 있으니 진혁의 입장에서는 알폰소가 더 힘겨운 상대였다.
플레이어들이 사용하는 검술과는 천지차이였다.
다크 나이트 알폰소는 검의 고수가 검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고, 반격을 하려고 해도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상대를 만나면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것을 이전부터 체험을 하였기에 자신의 체력과 방어력, 맷집을 믿고 큰 공격은 피하고 작은 공격은 몸으로 맞아가며 버텼다.
“드라큘라의 손아귀가 아니었다면 진짜······.”
초당 체력회복, 적중당 체력 회복의 옵션이 있는 드라큘라의 손아귀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기사 계열의 놈들과 싸우는 방법을 조금 연구해 봐야 할 것 같아. 플레이어들과 달리 검술이 너무 정교해서 빈틈을 찾기가 힘들어.”
플레이어는 가끔 큰 거 한 방을 노리기 위해서 스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NPC들은 스킬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움직임이 많았다.
물론 스킬이라는 기술을 사용할 때도 있었지만 그건 일종의 패턴과 같은 것이라 헛점을 발견하기 전에는 상대가 스킬을 사용할 땐 쉽게 달려들 수도 없었다.
“그래도 한 번 경험을 해 봤으니 다음에 또 이런 놈을 만나면 지금보다는 쉽게 상대할 수가 있겠지.”
진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벤토리를 채우고 있는 잡템을 몇 개 버린 후에 알폰소가 남긴 아이템을 챙겼다.
룬 석과 갑옷과 검, 그리고 목걸이를 남겼는데 갑옷과 검은 레어 아이템이고, 목걸이는 유니크 아이템이었다.
1, 2, 3층 모두 룬 석을 2개씩 얻어 총 여섯 개의 룬 석을 얻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진혁은 그보다 유니크 아이템인 목걸이를 얻었다는 것에 더 기뻐하였다.
장신구 아이템은 구하기 힘든 아이템이라 가격도 비싸지만 실용성에 있어도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아이템 확인!”
아이템: 검은 흑진주 목걸이(유니크 아이템)
설명: 흑마법사 브렌스피아가 직접 세공하여 자신의 가디언에게 선물한 목걸이이다. 강화석으로 강화를 할 수가 있다.
효과: 사용마력 1%감소
마법시전속도 3% 증가
저주마법계열 대미지 5% 상승
적 처치시 체력 회복 1% 회복
마법 피해 3% 감소
이상상태저항 3% 증가
성장시스템에 의한 캐릭터 올 스탯 +10상승
진혁은 목걸이의 옵션을 보고 대박일 외치며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목에 착용을 하였다.
“나도 이런 득템이 가능하구나. 똥 손이 아니었어.”
목에 착용한 목걸이가 빛이 나면서 옵션들이 적용이 되었다.
베니스 신전 자하를 처음 발견하여 플러스 혜택을 받아 스탯을 올리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런 대박 아이템까지 얻으니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득템, 득템 하는구나. 역시 나는 똥 손이 아니었어.”
진혁은 목걸이를 한 번 더 내려다 보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럼 근원석을 파괴하고 돌아가 볼까?”
진혁은 계단을 밟고 올라 근원석이 있는 곳에 도착을 하였다.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을 발견하였습니다.
-근원석을 파괴하면서 베니스 신전의 지하에 머물고 있던 사령의 깃든 마력이 사라집니다.
-근원석을 파괴하면서 베니스 신전의 지하가 세상에 개방이 됩니다.
-근원석이 파괴되면 베니스 신전의 지하 몬스터의 레벨이 다운 됩니다.
“그럼 내가 개방되는 사냥터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를 사냥한 거네.”
진혁은 근원석을 파괴하기 위해서 손으로 근원석을 집었다.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시스템 알림이 머릿속에 울리면서 눈앞에 텍스트가 보였다.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을 흡수하시면 사령이 깃든 마력의 총량이 늘어납니다.
“어?”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을 흡수하시면 보이지 않는 사령의 깃든 마력의 순도가 높아집니다.
“아, 이건 포유에게 본 적이 있는데.”
같은 마력이라고 해서 위력이 같은 건 아니었다. 마력에도 등급이 있고, 같은 마법을 사용해도 마력의 등급이 높으면 위력이 더 강하다고 설명해 놓은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마법사의 경우, 같은 마법을 사용할 때, 대지미가 높은 순서는 고서클의 마법사가 사용하는 마법이 첫 번째이고, 그 다음이 마력의 순도, 마지막이 일반적인 마력을 이용한 마법이라고 하였다.
“그럼 부수는 것보다 흡수하는 것이 좋겠네.”
진혁은 근원석을 부수기보다는 흡수하는 쪽을 택하였다.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을 흡수합니다.
1%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근원석의 힘을 흡수하는 진혁은 자신의 몸에서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마나 홀에 저장되어 있는 사령이 깃든 마력이 꿈틀거리더니 스스로 마나 홀을 나와 온 몸을 헤집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조금씩 고통이 찾아왔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10분 정도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을 흡수하니 시스템 알림 메시지가 울렸다.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에 담긴 힘을 모두 흡수하였습니다.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이 힘을 잃어 파괴됩니다.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이 파괴되어 베니스 신전의 자하 몬스터들의 힘이 줄어듭니다.
-베니스 신전 자하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집니다.
-퀘스트 ‘베니스 신전 지하의 마물을 처리하라.’를 완료하였습니다.
-파테우스에게 돌아가시면 보상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시스템 알림을 보며 진혁은 자신의 손으로 뭔가 하나를 이루어 내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다.
“보상으로 룬 석을 준다고 그랬지. 그럼 지하에서 6개를 얻었으니 룬석을 보상으로 받으면 7개. 방어구가 7개니까 그걸 업그레이드 시키면 되겠다.”
릭파드의 세트 아이템은 세트 효과가 훌륭하기 때문에 레어 아이템에서 유니크 아이템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서 사용해도 큰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만약에 제한이 없다면 유니크 아이템이나 고대급 아이템을 얻어 등급을 업그레이드 시키겠지만 진혁이 얻은 룬 석들은 레어 아이템을 유니크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룬 석들이라 릭파드의 세트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이득이었다.
“그런데 돌아갈 때는 다시 걸어서 가야 하나?”
3층부터 거꾸로 2층, 1층을 지나서 다시 나간다는 건 시간낭비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 귀환 주문서 있었지.”
혹시 몰라 인벤토리에 귀환 주문서를 하나 가지고 다녔는데 이럴 때 요긴하게 쓰였다.
“일단 귀환주문서를 이용해서 귀환을 하면!”
진혁이 스크롤을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자, 빛과 함께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
-발리칸 산맥에 위치한 베니스 신전의 지하 사냥터가 개방이 되었습니다.
인더스 세상 전체에 베니스 신전 지하 사냥터가 개방이 되었음이 알려졌다.
-베니스 신전 지하 사냥터는 3층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1층은 50레벨에서 60레벨의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 사냥할 수 있는 곳이며 2층은 60레벨에서 80레벨의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 사냥할 수 있는 곳입니다. 마지막 3층은 80레벨에서 120레벨의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 사냥할 수 있는 사냥터로 단독으로 사냥하기보다는 파티 맺어 몬스터를 사냥하기를 권장합니다.
“재미있네.”
진혁은 귀환스크롤을 이용하여 몽크 길드의 2층 휴게실로 이동하였고, 휴게실을 나와 파테우스를 만나러 가려고 하는데 베니스 신전 지하 사냥터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시스템 알림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알려졌다.
한편으로는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아 조금 섭섭해 하였지만 상관은 없었다.
진혁은 길드의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마법진에 올라탄 후에 파테우스가 있는 502호 앞으로 이동을 하였다.
똑똑똑!
502호 앞에서 노크를 하자, 안으로 들어오라는 말과 함께 파테우스가 환한 미소를 머금고 진혁을 반겨 주었다.
“난 자네가 이 일을 해 낼 것이라 믿었네. 장말 잘 해 주었네.”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하여간 수고하였네. 그리고 이걸 받게.”
퀘스트 보상으로 주머니를 하나 받았는데 그 안에는 룬 석이 하나가 아닌 세 개가 들어 있었다.
‘세 개면 무기까지 가능하겠는데.’
“자네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는가?”
“어려운 일이 아니니······.”
진혁은 자신이 근원석을 흡수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랬군. 그랬었군. 정말 대단하네.”
“아닙니다. 그런데 2차 전직을 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진혁의 물음에 파테우스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자네는 이미 나의 시험을 훌륭하게 통과하였다네.”
파테우스의 말이 끝나자, 시스템 알림이 전달되었다.
-파테우스의 시험을 통과한 진혁님께서는 2차 전직의 첫 번째 요건을 획득하셨습니다.
‘아, 나는 흑마법사 쪽도 함께 전직을 해야 한다고 그랬지.’
“감사합니다.”
진혁은 내심을 숨기고 활짝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건 그렇고, 마르테우스님의 마나 이론 말일세.”
파테우스의 말에 진혁은 아직 그와의 거래가 끝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2개가 남았지.’
“네.”
“내가 마르테우스님의 마나 이론을 듣고 생각한 것이네 한 번 들어 보네. 우리 인체에도 각 속성과 비슷한······.”
*
“우와 시X, 여길 도대체 어떻게 찾아 낸 거야. 전에 우물에 내려왔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베니스 신전의 지하 사냥터를 찾은 플레이어들은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만족감을 드러내었다.
베니스 신전의 지하 몬스터들은 모두가 파티형 몬스터로 일반 몬스터보다 경험치를 조금 더 획득할 수 있는 그런 몬스터인데 방어력은 높은 반면 공격력은 일반 몬스터와 비슷하여 처음 파티를 결성해서 이곳에 사냥하러 온 플레이어들은 만족하였다.
“경험치 들어오는 거 봐.”
“그러게 여기서 100레벨 찍고 나가면 되겠는데.”
40, 50레벨의 플레이어들이 베니스 신전 근처에서 사냥을 하다 상급의 사냥터 그것도 사냥하기 손쉬운 곳을 만나니 흥분하는 건 당연지사!
“아이템만 잘 주면 완전 대박이겠는데.”
베니스 신전의 지하 사냥터가 알려지면서 50레벨의 플레이어들이 5명 풀 파티를 맺고 사냥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펠리 전전기지로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적당한 레벨이 되면 다른 영지로 떠나야 할 플레이어들이 남아 몬스터를 사냥하고 부산물을 상인들에게 팔고, 또 필요한 것을 구입하니 자연스럽게 펠리 전진기지의 경제가 활성화가 되었다.
전진기지가 활성화가 되자, 각 클래스 길드에서는 더 많은 퀘스트를 플레이어들에게 주며 발리칸 산맥을 개척하도록 유도를 하였다. 그러면서 플레이어들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퀘스트는 많이 있지만 해결할 능력이 안 되면 퀘스트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일부 플레이어들은 좋은 시절 다 갔다고 하소연 하지만 실상은 그들 역시 이러한 퀘스트를 받아 본 적은 몇 번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였다.
퀘스트를 받기 위해서 시간을 소모하는 것보다 레벨 업을 하여 상급의 사냥터로, 상급의 도시로 가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였다.
“이게 뭐야? 룬 석?”
베니스 신전 지하에서 사냥을 하다 유니크 아이템에 속하는 룬 석을 획득한 플레이어로 인해서 룬 석이 인더스의 세상에 알려졌다.
룬 석의 효능이 인더스의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룬 석을 얻기 위해서 베니스 신전 지하 사냥터를 찾게 되었고, 사람들이 몰리자, 자연스럽게 베니스 신전 지하 사냥터를 통제하기 위해서 거대 길드가 끼어들면서 플레이어들과의 대립이 심화되었다.
“진혁님 같으신 분이 없나? 와서 이 새끼들 아이템 좀 털어갔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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