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종 몬스터
피란체바의 안내를 받아 발견한 잊혀진 사원은 오래 전 마족을 신봉하던 흑마법사들의 사원으로 이곳에서 많은 인체 실험들이 자행 되었고, 그러한 실험들을 통해서 만들어진 키메라들이 득실거리는 그런 곳이었다.
특히 이곳의 몬스터들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마계의 생물, 즉 악마종으로 분류가 되어 있는 몬스터들이었다.
진혁은 그런 개조된 악마종의 몬스터들과 싸우는 중이었는데 조금은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커억!”
일반 몬스터보다 2배는 강력한 방어력과 개조로 인하여 더욱 강력해진 공격력을 지닌 악마종 키메라 데몬들은 진혁을 거칠게 몰아 붙혔다.
이들의 몬스터 레벨은 250레벨에서 270레벨 사이로 추정이 되었는데 많은 레벨의 차이로 진혁 역시 이들을 상대하는 건 쉬지 않을 만큼 강한 놈들이었다.
거대한 몸으로 밀고 들어오는 놈들의 공격은 마치 미식축구 선수가 터치다운을 위해서 내달리는 것처럼 강력하고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서 진혁을 압박하였다.
프로레슬링의 스피어란 기술을 사용하는 것처럼 달려와 몸을 숙이며 양팔로 진혁의 허리를 잡고 당기며 어깨로 가슴을 들이 박는 놈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진혁이 충격에 쓰러지자, 놈들은 쓰러진 진혁을 향해 몰려와 주먹으로 내리쳤다.
진혁은 고개를 돌려 놈의 주먹을 피했지만 그 다음 공격은 피하지 못하고 얼굴을 정확하게 가격당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데몬의 공격 스타일이 진혁과 비슷하였다. 아니 어떻게 보면 종합격투기를 하는 선수들과 비슷하였다.
진혁은 강력한 충격을 받으면서도 옆으로 몸을 둘러 놈들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혹시 몰라 준비 해 온 체력회복 포션을 사용하여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한 진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개조된 데몬들을 바라보았다.
-진혁, 힘들어?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한 번 해 볼만은 한 것 같아.”
-그럼 도망 안 가도 되겠네.
“그래.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싸운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알았어.
진혁은 피란체바에게 도움을 받고자 하는 건 포기를 하였다. 피란체바는 계약자인 진혁의 안위보다는 자신의 즐거움이나 호기심이 우선이었다.
물론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몬스터를 한 마리씩 상대를 해 주고 있으니······.
“쿠오오오!”
괴성을 지르며 육중한 몸을 앞세워 달려오는 놈을 보며 진혁도 마주하고 달려 나갔다.
데몬과 충돌하기 직전에 슬라이딩을 하듯 미끄러지는 진혁은 놈의 한쪽 발목을 잡고 당겼다.
데몬의 한쪽 발이 뒤로 빠지면서 중심을 잃고 몸이 앞으로 기우러지며 넘어졌다.
데몬이 두 팔로 땅을 짚으며 넘어져 큰 충격을 받진 않았지만 진혁이 놈을 공격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벌 수 있었다.
진혁은 넘어진 놈의 발목을 잡고 비틀었다. 강력한 힘이 발목에 전달되자, 데몬이 괴성을 질렀다.
우두두둑!
발목이 비틀려 뼈가 부서지면서 한쪽 발을 못 쓰게 된 데몬은 팔을 뻗어 진혁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그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진혁이 잡고 있던 발을 놓고 뒤로 물러났다.
퍼어억!
등에 강력한 충격을 받고 앞으로 휘청거리는 진혁은 고통에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렸다.
커다란 주먹이 눈에 다가왔다.
진혁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젖혀 주먹을 피하려고 하였지만 너무 빠른 공격에 온전히 피하지 못하고 얼굴을 그대로 두들겨 맞아야 했다.
고개가 크게 휘청거리며 뒷걸음질을 하며 물러났고, 데몬은 그런 진혁을 향해 접근을 해 와 또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진혁은 자신의 오른손 팔뚝을 이용해 놈의 주먹을 막은 후에 몸을 돌리며 왼손 팔꿈치로 놈의 턱을 노리고 공격을 하였다.
UFC 대회에서 가끔 나오는 백 엘보우 공격이었다.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백엘보우 공격에 데몬이 휘청거리며 몇 걸음 물러났고, 진혁은 그런 놈을 향해 몸을 날려 양 팔로 허리를 잡으며 어깨로 복부를 들이 박았다.
“쿠오오!”
데몬이 충격을 받았는지 진혁의 공격에 중심을 잃고 쓰러졌고, 진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놈의 가슴 위로 올라가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리꽂았다.
퍽··· 퍽··· 퍽··· 퍽······.
UFC 선수들은 이런 파운딩 공격에 특화되어 있었기에 진혁은 순식간에 십 수방의 주먹 공격을 쓰러진 데몬의 얼굴에 적중시켰다.
퍼어어억.
“으윽!”
등에 강력한 충격을 받고 앞으로 꼬꾸라지는 진혁이었다. 다른 놈이 진혁에게 접근을 해 와 등을 발로 후려 차 버린 것이다.
‘마나필링으로는 놈들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가 없다.’
진혁은 조금 전에도 이런 식으로 당했다.
이전까지는 마나 필링으로 인해서 접근해 오는 몬스터의 움직임이나 기척을 느낄 수가 있었지만 이들은 그러한 기척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만큼 이들과의 레벨 차이나 마력의 차이가 나고 있다는 말이었다.
‘마나필링에 너무 의존하면 안 될 것 같다.’
진혁은 잊혀진 사원에서 데몬을 상대하면서 큰 교훈을 얻을 수가 있었다.
매섭게 공격해 오는 데몬의 공격을 손과 발을 이용해서 막거나 쳐내며 기회를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빈틈이 드러나자, 곧바로 움직였다.
공격해 오는 팔을 아래로 내려쳐서 방향을 바꾼 후에 손바닥의 뒤쪽 팔목과 연결된 오목한 부분을 이용해서 데몬의 턱을 올려쳤다.
손에 전달되는 둔탁한 느낌은 제대로 공격이 먹혔음을 알 수 있었고, 그런 놈을 향해 발을 들어 발목을 강하게 내리쳤다.
빠아악!
진혁의 강력한 공격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지만 진혁은 놈을 공격하지 않고 자리를 피해 움직였다.
지금까지 만났던 몬스터라면 달라붙어서 순식간에 처리한 후에 다른 상대를 찾았을 텐데 개조된 데몬들은 체력은 물론 방어력까지 어마무시하게 높아 쉽게 끝낼 수가 없었다.
‘서두르면 당한다.’
진혁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확실하게 놈들을 상대하려고 하였다.
‘레이즈 스켈레톤 폰을 사용하려고 서두르면 내가 당한다. 침착하게 놈들을 상대하면 놈을 잡을 수가 있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
그 동안 몬스터와 플레이어들과 싸우면서 얻은 경험으로인해 강한 적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나 역시 신체개조로 인해서 체력과 방어력은 이들 못지않다.’
유니크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고, 또 체력을 채울 수 있는 포션도 가지고 있으니 시간을 두고 싸우면 데몬보다는 자신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을 하였다.
진혁이 서두르지 않고 데몬들을 상대하자, 어둠의 정령 피란체바의 눈이 반짝였다.
피란체바는 데몬 한 마리를 붙잡고 노는 중이었는데 자세히 보면 노는 것보다 데몬이 가진 기술을 훔치려고 하는 듯 놈과 싸우면서 흉내를 내기도 하였다.
피란체바 역시 진혁과 마찬가지로 데몬과 조급하게 싸우지 않고 천천히 상대를 하였는데 사실상 지금 진혁에게는 그의 행동이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커어억!”
데몬의 발차기에 당해 뒤로 넘어지며 바닥을 나뒹군 진혁은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하나 사용하여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였다.
그 순간 피란체바가 진혁에게 날아와 물었다.
-그거 뭐야?
“체력 포션이야. 체력이 떨어지면 포션을 먹어야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거든.”
진혁은 피란체바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체력회복?
“사람은 정령과 달리 체력이 떨어지면 죽어.”
-아, 그렇구나.
“피란체바 물러나!”
데몬이 다가오자 진혁이 피란체바의 앞으로 나서며 데몬을 막았다.
피란체바는 가만히 서서 뭔가를 생각하더니 진혁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진혁의 몸에서 옅은 빛 무리가 생겨났다가 사라졌는데 체력이 모두 회복이 되었다.
-체력이 강하면 안 죽어.
피란체바는 눈을 살짝 좁히더니 표정을 살짝 일그러뜨렸는데 뭔가 생각이 날듯 말듯 할 때 짓는 표정과 흡사하였다.
그러는 사이 데몬 한 마리가 피란체바에게 다가와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이 피란체바의 몸을 통과하였고, 피란체바는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듯 계속 뭔가를 생각하였다.
정령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정령들은 물리적인 공격은 당하지 않는다. 다만 땅의 정령만이 물리적인 공격을 허용할 뿐, 하지만 땅의 정령의 방어력이 다른 정령들에 비해 몇 배는 높아 그런 단점을 상쇄하였다.
어둠의 정령 역시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공격에 대미지를 전혀 입지 않는다. 그렇기에 데몬이 피란체바를 공격한다고 해도 피란체바가 대미지를 입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데몬의 공격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피란체바는 그의 공격을 피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생각해 내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기 위해서 열중하였다.
-그렇지.
드디어 생각이 났다는 듯 피란체바는 진혁을 향해 손을 뻗었고, 진혁의 몸에 옅은 검은 색의 막이 생겼다가 진혁의 몸속으로 흡수가 되었다.
진혁은 데몬과 싸우면서 순식간에 체력이 회복이 되는 것을 느꼈고, 또 자신의 방어력이 순간 올라갔음을 알게 되었다.
‘피란체바가 마법을 사용하였구나.’
피란체바가 자신의 위해서 마법을 사용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피란체바, 고마워.”
-아니야. 진혁은 죽으면 안 돼. 그럼 피란체바는 정령계로 돌아가야 하니까 죽지 마. 오랫동안 피란체바랑 함께 살아.
“그래. 그렇게 하자.”
-나도 열심히 마법을 생각해 볼게.
진혁은 피란체바의 도움에 힘이 났다. 가슴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손바닥으로 쳐서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꾼 뒤에 돌려차기로 놈의 복부를 때리고 뒤로 물러나자 그에게 달려가며 점프를 하여 무릎으로 얼굴을 가격하였다.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한 데몬이 드디어 쓰러졌다.
“레이즈 스켈레톤 폰!”
진혁은 데몬 한 마리가 죽자, 곧바로 소환마법을 사용하였다.
-레벨 차이로 인해서 30%의 확률로 소환에 실패를 하였습니다.
진혁은 시스템 알림을 듣자, 살짝 표정이 일그러졌다.
‘30% 확률이라면······.’
“레이즈 스켈레톤 폰!”
진혁은 다시 소환마법을 사용하였다.
30%의 확률이니 못해도 4번 소환마법을 걸면 한 번은 성공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였다.
두 번째 건 소환마법에 응답을 한 데몬이 스켈레톤 병사로 부활하면서 데몬들을 향해 강력한 적개심을 드러내었다.
‘다른 놈들을 소환할 때보다 마나의 양이 더 사용되었다.’
진혁은 처음으로 자신의 레벨과 몬스터의 레벨 차이로 인해서 소환마법의 마나 소모양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전에 소환하였던 몬스터 역시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들이었지만 지금 상대하는 데몬보다는 레벨이 많이 낮았기에 무리 없이 소환할 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마력이 적지 않음에도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는데 몇 번 실패를 하면 세 명의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는데 마나가 간당간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나의 양도 더 늘려야 해. 다행이 이곳은 사령이 깃든 마력이 넘치는 곳이니 일단 이곳에서 사령이 깃든 마력을 모두 흡수를 해서 마나의 총량을 늘여야겠어.’
진혁은 사령이 깃든 마력이 있는 던전이나 사냥터를 찾아다니는 것도 하나의 숙제가 될 것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스켈레톤 병사가 소환이 되자, 데몬들이 그를 향해 몰려가서는 집중 공격을 하였다.
진혁보다 스켈레톤 병사가 더 위험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움직이는 행동이었다.
“서몬 레지스트, 서몬 라이프 탭.”
진혁은 소환수 버프인 서몬 레지스트와 라이프 탭을 사용하여 방어력을 올려주었다.
서몬 버서커는 공격력을 올려주는 대신 방어력을 깎아 먹는 마법이라 스켈레톤 병사에게 사용하였다간 집중 공격을 당해 순식간에 녹아 버릴까 봐 사용하지 않았다.
방어력이 올라간 스켈레톤 병사가 데몬들과 싸웠고, 진혁 역시 스켈레톤 병사에게 몰려든 데몬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스켈레톤 병사가 탱커가 되었고, 진혁이 딜러가 되어 데몬들을 향해 대미지를 넣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어둠의 정령 피란체바가 활짝 웃으며 다가와서는 진혁과 함께 데몬들을 공격하였다.
그런데 둘의 행동이 너무나 똑같아 마치 진혁의 그림자가 분리가 되어 함께 공격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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