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특성으로 인해.....
아틀란티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은 진혁의 아이템을 보자, 욕심이 가득 찬 눈빛을 하고 진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광대한 인더스의 세계관에서는 이제 에피소드가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그 동안은 플레이어들이 에피소드를 클리어하기 위해서 강해지는 단계라면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인더스 세상의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 시점에서 전설 아이템도 아닌 고대급 아이템을 얻을 수가 있다면 자신의 랭킹을 지금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가 있다.
지금 인더스의 세상 안에서는 레벨이 가치의 척도이고, 돈이 되는 세상이다.
지금도 랭킹에 들어가는 플레이어들은 수많은 광고와 협찬을 받으며 게임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부를 쌓고 있는 중이다.
비슷한 레벨들이 가득한 지금의 상황에서 고대급 아이템을 얻어 위로 치고 올라 갈 수 있다면 다른 경쟁자들을 젖히는 건 물론이고 랭킹 안에 들어가 부와 명성을 얻을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사냥터를 선점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또 다른 아이템들을 획득할 수 있으니 자신은 계속해서 위로 치고 올라 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였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활짝 펴게 만들어 줄 아이템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을 하자, 조금씩 팀워크가 엇갈리기 시작하였다.
그 이유는 누구할 것 없이 조급함이 앞섰기 때문이다.
획득하는 아이템의 소유권은 가장 많은 대미지를 넣는 사람, 즉 공적치가 가장 많은 사람이 일순위가 되기 때문이다.
파티 플레이의 경우 파티원들이 동등하게 아이템을 획득할 권리를 가지지만 파티가 아닌 개개인의 플레이라면 대미지를 많이 넣는 쪽이 유리하였다.
벨루라스를 상대하고 있는 길드의 플레이어들이 사냥을 끝내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진혁을 죽여 그가 떨어뜨리는 아이템을 획득해야 했다.
이러한 이들의 조급함은 진혁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었다.
진혁은 이들의 조금씩 팀워크가 깨어지자, 잠깐의 여유가 생겼고, 그 틈을 이용하여 벨루라스에게 서몬 버프를 걸어 주어 공격력과 방어력은 물론 각종 버프까지 걸어 준 후에 마지막으로 서몬 힐을 사용하여 벨루라스의 체력을 모두 복구 시켜 주었다.
“야, 시발 것들아! 열 명이서 한 놈도 못 잡고 뭣들 하는 거야.”
“그 새끼가 벨루라스에게 힐 못하게 막아야 할 거 아니야.”
벨루라스와 싸우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진혁과 싸우고 있는 같은 길드의 플레이어들을 향해 욕설을 날렸다.
그도 그럴 것이 다 잡아 갈 때쯤이면 힐링으로 체력을 채워버리니 답답할 지경이었다.
벨루라스를 사냥하기 위해서 준비해 온 포션도 이제는 다 떨어져가니 한 번 힐링이 들어올 경우에는 벨루라스를 잡는 걸 포기하고 다시 마을에 다녀와야 하니 이들에게 짜증이란 짜증은 다 내는 중이었다.
‘저들의 욕을 해도 아무 말 못하는 것 보니 이들보다는 저놈들의 레벨이 높은 모양이구나.’
진혁은 저들이 나서기 전에 이들을 잡고 영지로 귀환을 할 생각을 하였다.
탱커가 방패로 밀고 들어오자, 진혁은 한 발로 방패를 차서 멈칫거리게 만든 후에 몸을 비틀어 뒤돌려차기로 발을 쭉 뻗었다.
파아앙!
또 한 번 진혁의 발이 강하게 방패를 때리자, 이번에는 힘에 견디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진혁은 이것까지 생각을 하였는지, 그를 향해 달려가며 도약하여 중심을 잡기 전에 양쪽 무릎을 이용해 놈의 어깨위로 올라타듯 찍어 버렸다.
“커억!”
진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팔꿈치로 정수리까지 내리치고는 뒤로 텀블링을 하며 떨어지면서 양발로 가슴을 강하게 밀어 차버렸다.
순식간에 여러 번의 공격을 당한 탱커는 순식간에 체력이 내려갔지만 죽지는 않았다.
체력이 약한 마법사나 정령사, 혹은 레인져라면 이번 공격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가 있었겠지만 탱커는 무리인 듯 하였다.
‘연속기를 더 늘어야 해. 고레벨의 탱커를 잡으려면 못해도 12연타는 넣어야 해.’
가끔 격투대전 게임에서 보면 캐릭터들이 초필살기를 사용하여 연속 공격을 하는 것처럼 자신 역시 다양한 방법의 연속기를 익힐 필요성을 느꼈다.
진혁이 비틀거리며 정신 못 차리고 있는 탱커를 향해 움직이려고 할 때, 중간에 다른 플레이어가 끼어들었다.
“실드 어택!”
또 다른 탱커 한 명이 진혁의 움직임을 차단한 후에 방패와 손에 든 메이스를 이용해서 진혁을 공격하였다.
진혁은 내리치고 휘두르는 상대의 메이스를 피해가며 놈의 빈틈을 노렸지만 한 손에 들고 있는 방패로 인해서 그 빈틈을 찾기가 어려웠다.
‘확실히 팔라딘 계열은 공수 밸런스가 좋아.’
밸런스가 좋다는 말을 달리 말하면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캐릭터란 말이기도 하다.
메인 탱커처럼 방어력이 엄청 높은 것도 아니고, 딜러처럼 공격력도 높은 것이 아니니 언제나 서브 탱커, 혹은 서브 딜러 역할을 맡은 존재이지만 일대일의 대인 전투에서는 팔라딘만큼 까다로운 상대도 없다.
팔라딘 클래스의 플레이어가 중간에서 끼어들어 시간을 벌어 주는 동안 비틀거리는 메인 탱커는 정신을 차리고 체력 포션으로 피까지 모두 채운 후에 다시 진혁에게 돌진을 해 왔다.
“러쉬 어택!”
강력한 어깨 공격으로 스턴을 걸 수 있는 스킬로 진혁은 또 한 번 스턴 공격에 당해야 했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케빌로스 길드 놈들보다는 전투 감각도 좋고 싸울 줄도 아는 놈들이다.’
이런 자들과 오랫동안 싸운다면 자신의 전투 감각도 빠르게 상승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혁은 스턴에 걸려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을 때, 고스란히 대미지를 받고 있지만 다행이 대미지 딜러라고 할 수 있는 마법사와 레인져가 없어 그럭저럭 버틸 만 하였다.
“어택 스매쉬!”
스턴 효과가 사라질 때쯤 팔라딘이 다시 스턴 공격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스턴이 걸리지 않았다.
진혁은 스턴에서 풀려나자,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대미지를 넣고 있던 딜러를 향해 허리를 숙여 어깨로 딜러의 복부를 들이 박으며 타격을 주는 동시에 함께 넘어져 굴렀다.
함께 넘어진 진혁은 곧바로 유도 기술 중 고위험 군으로 분류가 되어 시합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관절기를 사용하였다.
관절기 기술은 브라질리언 주짓수가 대단하고 알려져 있으나 유도의 관절기 역시 브라질리언 주짓수에 못지않았다.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엘리오 그레이시가 일본의 유도 선수인 마에다에게 유도와 관절기를 배워 관절기 기술을 연구하고 연마하여 만들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유도의 관절기 기술은 대단하다고 알려져 있다.
진혁은 쓰러진 상태에서 딜러의 팔을 붙잡아 사정없이 꺾어 버렸다.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팔이 어깨에서 빠져버렸다. 진혁은 몸을 돌려 무릎으로 빠진 어깨의 팔을 누른 후에 강하게 돌려버리자, 팔꿈치가 한 바퀴 돌아가며 팔꿈치도 부셔버렸다.
진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굴러 놈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비틀어 버렸다.
“크어억!”
비명과 함께 딜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탱커와 팔라딘이 그런 진혁을 공격하였고, 진혁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나 그들의 공격을 피한 후에 일루젼 스탭을 사용하여 다시 쓰러진 딜러에게 접근을 하여 다른 한쪽의 발목을 강하게 밟아버렸다.
‘우두두.’하는 뼈의 마찰음과 함께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딜러는 짜증이 나는 듯 진혁에게 소리를 쳤다.
“야, 이 새끼, 너······.”
“인더스가 정말 리얼하지.”
뼈가 부서지고, 인대가 끊어지고 하는 건 NPC들에게 통하고 일어나는 일이지만 플레이어들 역시 유사한 고통을 받게 된다.
스턴처럼 맞고 바보가 되는 건 아니지만 잠깐 동안은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뻐근함을 느낀다.
이 차이는 고레벨들 뿐만 아니라 전투 감각이 뛰어난 플레이어들에게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진혁 역시 마찬가지로 딜러가 움찔, 움찔할 때마다 관절기로 뼈를 박살내버리니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누어있다 당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탱커와 팔라딘이 주는 대미지는 회복포션을 이용해서 메울 수가 있으니 그들에게 몇 대 두들겨 맞으면서 딜러를 마무리 지었다.
딜러는 죽으면서 아이템을 4개나 떨어뜨렸는데 선제공격에 대한 패널티를 받아서였다.
파티를 맺은 플레이어들은 파티원 중 한 명이라도 상대를 공격하면 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죽은 딜러는 떨어뜨린 아이템을 아까워하며 지정해 둔 리스 포인트로 사라졌다.
“이제 둘 남았······.”
진혁이 말을 하려고 하는 순간 하늘에서 화살비가 쏟아져 내렸다.
콰아아아앙!
“한 놈도 처리 못해서 몇 명이나 죽은 거야.”
벨루라스를 사냥하던 플레이어들이 결국 사냥을 포기하고 진혁을 죽이기 위해서 온 것이다.
지금 벨루라스를 상대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단 한 명이었는데 그가 사냥을 위해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붙잡고 시간을 끌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는 사이 이들이 진혁을 처리하기 위해서 합류한 것이다.
화살비가 멈추자, 이번에는 마법들이 진혁이 있는 곳을 강타하였다.
진혁은 미쳐 대비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들에게 당했기에 제법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새끼들, 안 되면 쪽수로 밀어 붙이지.”
진혁은 준비해 온 체력포션을 모두 사용하였기에 이제 미련 없이 영지로 귀환하기 위해서 귀환스크롤을 꺼내어 찢으려고 하였다.
“연사 리볼버 에로우!”
진혁이 귀환스크롤을 꺼내어들자, 레인져 클래스 중 스카우트로 전직을 한 궁수가 스킬을 사용하여 진혁의 귀환을 막아 세웠다.
퍼어어어엉!
여섯 발의 화살이 정확하게 진혁의 가슴을 때렸다.
대미지는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여섯 발의 화살을 고스란히 다 맞았으니 약하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단검을 든 딜러가 진혁을 향해 빠르게 달려와서는 공격을 하였다.
“난도질!”
진혁의 몸에 순식간에 십 수 번의 칼질을 하여 귀환하는 것을 캔슬시켰다.
진혁은 당하고만 있지는 않으리라 의지를 불태우며 손을 내밀어 단검을 사용하는 딜러와 멱살을 잡고 자신을 향해 당겼다.
“어어어······.”
엄청난 공격을 받고 버티는 진혁에게 놀라 당황한 딜러는 진혁의 업어치기 공격에 방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당했다.
진혁은 딜러를 잡고 업어치기를 하면서 몸을 공중으로 점프를 하듯 뛰어 올라 허공에서 상대를 바닥에 내리친 후에 그 위로 떨어지면서 체중을 실어 팔꿈치로 가슴을 찍어 두 번의 대미지를 주었다.
그런 후에 옆으로 굴러 팔을 잡고 비틀어 암바를 걸어 대미지를 한 번 더 주었고, 팔을 한 번 더 비틀면서 일어나 위로 젖힌 후에 팔을 어깨에서 탈골시켜버렸다.
그런 후에 얼굴을 향해 주먹을 연속해서 강하게 내리치며 마무리를 하였다.
단검으로 진혁을 공격한 단검 딜러는 뜻밖의 진혁의 연속 공격에 당해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였다.
자신은 전혀 예상치 못한 죽음이었다.
실시간 성장 시스템의 단점이 바로 이건 것이었다.
인더스의 세상에서는 레벨이 높다고 스탯이 다 높은 것이 아니었다.
혼자서 사냥을 하다보면 맞고, 피하고, 공격하고 하면서 경험치를 쌓으면 성장 스탯을 고루 올릴 수가 있지만 파티를 해서 사냥하는 플레이어들은 레벨은 빠르게 올릴 수 있을지 모르나 성장 스탯은 한쪽으로 치우쳐 올라갔다.
가령 탱커를 하는 플레이어들은 몬스터의 공격을 직접 맞고 견뎌야 하니 상대적으로 맵집, 집중, 인내와 같은 방어력에 관련된 스탯이 많이 올라가면 반면 딜러를 하는 플레어이들은 근력, 적중, 순발과 같은 공격력에 관련된 스탯이 많이 올라간다.
진혁에게 죽은 딜러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격력은 강력하여 순식간에 진혁을 죽음직전까지 몰아갈 수가 있었지만 방어력이 약해 진혁의 강력한 연속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린 것이다.
진혁은 죽은 딜러의 아이템을 모두 챙긴 후에 몸을 돌렸고, 그때 날아온 화살이 진혁의 가슴을 때렸다.
-체력이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음으로 인한 패널티···,
-진혁님의 몬스터의 특성이 발휘가 됩니다.
-상대 플레이어들과 진혁님의 레벨차이가 10레벨 이상 납니다.
-시스템이 정한 레벨 제한 이상의 고레벨 플레이어에 의한 죽음으로 판명되어 죽음에 대한 패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리스트 포인트에서 다시 부활합니다.
-10, 9, 8, 7······.
진혁은 시스템 알림을 듣고 크게 웃었다.
“하하하, 이 새끼들아 나중에 또 보자.”
진혁은 그들에게 크게 소리를 치고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진혁과 싸웠던 탱커와 팔라딘은 서둘러 진혁이 죽은 자리로 달려가 보았지만 그가 떨어뜨린 아이템은 단 한개도 없었다.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들은 아이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실망하고 투덜거렸다.
“이딴 놈 하나 처리 못해서 여덟이나 죽어?”
이들을 인솔하는 플레이어로 보이는 자가 와서 두 사람을 나물하였다.
“그게 아니라, 놈이 너무 잘 싸워서.”
“그걸 핑계라고 해. 지금?”
“죄송합니다.”
“놈이 떨어뜨린 아이템은?”
그가 묻자, 당황하듯 말을 하였다.
“없··· 없습니다.”
“그게 말이 돼? 우리 측 여덟 명이 죽었어. 그런 고레벨의 플레이어를 죽였는데 아이템이 안 떨어지는 게 말이 되냐고.”
“하지만 정말입니다. 놈은 아이템을 떨어뜨리지 않았습니다.”
“미치겠네.”
“형, 도망쳐!”
그때 벨루라스를 견제하고 있던 플레이어가 파티원들이 있는 곳으로 도망쳐 오며 말하였다.
벨루라스의 입에 거대한 냉기의 기운이 모여들더니 브레스를 토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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