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신전의 지하 2층
진혁은 1층 네임드 몬스터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할 수가 있었다.
-1층 네임드 몬스터 벨로아티가 사망을 하였습니다. 1층 몬스터를 모두 소탕하였습니다. 2층으로 내려갈 수가 있습니다. 2층으로 내려가겠습니까?
“내려가겠습니다.”
벨로아티가 있는 방 서재가 양편으로 벌어지면서 이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파아아앗!
내려가는 계단의 벽을 따라 걸려 있는 등에 불이 들어와 내려가는 길을 밝혔다.
진혁은 이 모든 걸 지켜 본 후에 벨로아티가 남기고 간 것들을 내려다보았다.
마법사 방어구인 로브 하나에 마법서 하나, 그리고 룬 석 두 개를 얻을 수가 있었다.
“룬 석은 등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그랬지.”
아이템: 룬(우라즈) 석(유니크)
설명: 아이템 등급, 레어 아이템을 유니크 아이템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가 있다. 업그레이드가 된 아이템은 능력치는 상승한다. 또한 아이템에 룬 석을 박아 고유 능력을 부여할 수가 있다.
아이템: 룬(페후) 석(유니크)
설명: 아이템 등급. 레어 아이템을 유니크 아이템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킬 수 있다. 업그레이드가 된 아이템은 능력치가 상승한다. 또한 아이템에 룬 석을 박아 고유 능력을 부여할 수가 있다.
진혁은 로브 아이템과 마법서도 확인을 한 후에 룬 석을 이용해서 자신의 레어 아이템인 릭파드의 권갑을 업그레이드 시켜보았다.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여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합니다.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전문 블랙스미스의 도움이 필요로 합니다.
진혁은 시스템 알림을 듣고 이해를 하였다. 서브 직업인 생산직 기술이 있어야 강화도 하고, 업그레이드로 할 수가 있었다.
“룬 석을 이용한 장비 업그레이드로 장비 강화처럼 블랙스미스의 도움이 필요로 하는 구나.”
플레이어들 중에 서브 직업, 즉 생산 직업으로 대장장이를 많이 하는 이유가 스스로 강화를 하기 위함도 있었다.
“그럼 나도 블랙스미스를 택하여야 하나? 난 요리사를 하고 싶은데.”
진혁은 잠깐 고민하였지만 이걸 고민한다고 하여 지금 해결 될 것도 아니니 일단 지하 2층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좌우로 열린 서재를 바라보았다.
“일단 이곳을 클리어한 뒤에 생각해 보자.”
진혁은 계단을 걸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불빛에 비취는 그림자가 흔들릴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2층의 구조는 1층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몬스터의 사체도 눈이 띄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진혁은 사령이 깃든 곳이니 만큼 우선적으로 사령의 기운을 흡수하여 자신의 마법적인 성취를 높이려고 하였다.
-주변의 사령이 깃든 마력을 모두 흡수하였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배가 부른 걸 떠나 만족하듯 진혁 역시 만족하는 표정을 지으며 2층을 조심스럽게 다녔다.
지도에는 자신이 다녔던 곳이 표시가 되었기에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었고,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곳도 표시가 되었기에 다시 1층으로 올라갈 수가 있었다.
“고요한 샘의 지하던전과는 확실히 다른 곳이구나. 잡힐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조금 걸으니 마나 필링에 의해 몬스터의 기척이 감지가 되었다.
진혁은 벽에 붙었다.
불이 밝혀져 있다고 하지만 희미하게 비추고 있어 어둠을 잘 이용한다면 상대의 시선을 피할 수가 있었다.
끼리릭. 끼리리릭······.
진혁은 뼈의 마찰음을 듣고 2층 역시 1층과 비슷한 몬스터가 나올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빨라지자, 자신이 몬스터들에게 발각되었음을 직감하고 일단은 넓은 장소보다는 좁은 장소를 택했다.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공격당하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진혁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문 앞에 버티고 섰다.
방문은 좁고, 진혁이 앞에 서 있으니 몬스터들이 방 안으로 들어 올 수가 없었다.
이렇게 되자, 자연스럽게 진혁은 몬스터를 한 마리씩 상대를 할 수가 있게 되었다.
퍼억··· 퍽······!
한 놈이 쓰러지면 다른 놈이 다가와 싸웠는데 몬스터들의 입장에서는 진혁과 싸우기 위해서 번호표를 뽑기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조금 느려도 이런 식으로 싸우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진혁은 또 한 마리의 몬스터를 쓰러뜨린 후에 다음 몬스터를 상대하면서 이런 방식의 싸움이 큰 위험이 없고, 효과적이라는 걸 깨달았다.
몬스터와 오랫동안 싸우면 체력이나 피로도에서 부담스럽긴 하여도 반지인 +5드라큘라의 손아귀로 인해서 체력과 피로도를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으니 진혁에게는 이런 방식의 전투가 더 적합하였다.
검으로 찔러 공격하는 놈의 팔을 발로 차버렸다.
팔이 부서지면서 검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해골의 붉은 안광이 흔들릴 때, 진혁의 주먹이 놈의 두개골을 부셔버렸다.
파테우스의 수련 퀘스트를 끝낸 뒤에 주먹의 강도가 몇 배는 강해진 것 같았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고객처럼 한 놈이 부서지면 한 놈이 달려와 진혁을 공격하는 것을 되풀이 하였고, 진혁은 그런 놈들을 손쉽게 처리할 수가 있었다.
방에서 자리를 잡고 몰려온 놈들을 모두 상대한 후에야 방을 나왔다. 진혁은 몬스터가 떨어뜨린 잡템들을 주워 챙긴 후에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진혁이 지하 이층에서 만난 몬스터들은 1층과 비슷하였는데 비스트라 불리는 늑대처럼 생긴 좀비 괴물과 어둠의 사제라 불리는 흑마법을 사용하는 스켈레톤이 추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옥의 마녀라 불리는 서큐버스의 출연 빈도가 1층보다는 더 잦았다.
진혁은 어떤 몬스터가 나타나든 상관이 없었다. 다수의 몬스터가 나타나면 방문 앞에서 버티면서 놈들을 사냥하고, 그렇지 않으면 직접 싸워서 놈들을 쓰러뜨렸다.
“쿠오오오!”
진혁의 주먹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아름다운 미모의 써큐버스가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가 지하 2층을 가득 메웠고, 다른 몬스터를 불러들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사이런스를 먼저 걸어야겠군.”
소리를 제어할 수 있는 사이런스 마법은 마법사 계열은 다 익힐 수 있는 기본 마법 중에 하나였다.
서큐버스가 날갯짓을 하여 허공을 날아와 진혁을 향해 입을 벌렸다. 그녀의 입에서 독침 같은 것이 쏘아졌는데 일종의 마비침이었다.
-이상상태 면역으로 인해서 마비침에 저항을 합니다.
마비침에 맞아 마비가 오면 1분간 움직이지 못한다. 마법사가 디버프 마법으로 풀어주거나 해독제를 가지고 있어야 마비를 풀 수가 있었다.
진혁 역시 마비침에 걸려 1분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두들겨 맞기만 한 적도 있었다.
다행이 스탯이 높아서 견딜 수가 있었지만 1분이 아닌 2분, 3분이었다면 진혁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진혁은 마비침을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가끔은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는 통에 마비침에 당할 때가 종종 있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 마비침에 저항을 하였고, 진혁은 자신을 향해 마비침을 쏜 서큐버스의 입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진혁의 주먹에 서큐버스는 이빨이 다 부서질 만큼 큰 충격을 받고 뒤로 넘어졌다.
넘어진 서큐버스를 향해 달려가더니 그대로 얼굴을 발로 차버렸는데 베네통 나무를 발로 차는 것처럼 강력하였다.
서큐버스의 머리가 그대로 터져 나갔고, 진혁은 몸을 돌려 다른 놈들을 노려보았다.
남은 서큐버스들은 진혁의 눈과 마주치자, 그 자리에서 줄행랑을 쳐버렸다.
진혁은 놈들이 도망가자, 그들의 뒤를 쫓았다. 길의 끝 코너를 도는 순간 진혁은 발을 멈추었다.
그곳에는 한 무더기의 몬스터들이 붉은 안광을 뿜어내며 기다리고 있었고, 달아난 서큐버스들은 진혁을 비웃었다.
진혁은 그런 몬스터들을 향해 멋쩍은 웃었다.
“하하하······.”
그 순간 몬스터들이 진혁을 향해 몰려왔고, 이번에는 진혁이 몬스터를 피해 달아났다.
진혁은 자신이 싸울 수 있는 유리한 곳을 찾아 움직였지만 좀처럼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여러 개의 방이 있는 구역에 도착할 수가 있었고,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눈을 좁혔다.
“아, 시X··· 여긴 몬스터가 왜, 이렇게 많아!”
늑대무리를 피해 달아난 곳이 호랑이 굴이었다.
진혁이 방문을 닫고 나가려고 하는데 몬스터들이 쫓아와 길을 막아 버렸다.
“뭣 됐다.
진혁은 할 수 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 벽을 등지고 섰고, 몬스터들은 그런 진혁을 향해 우르르 몰려왔다.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한 번에 공격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정해져 있었다.
앞뒤상하좌우!
벽을 등지고 섰으니 진혁은 앞과 좌우, 그리고 상하만 잘 방어하면 놈들과 싸워 이길 수도 있었다. 다만 문제는 몬스터의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였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스켈레톤의 가슴을 발을 뻗어 찬 후에 그 반동을 이용해 반대쪽에 있는 놈의 가슴도 밀어 찼다.
후려 차는 것과 밀어 차는 것에 차이는 아주 간단하였다. 후려 차는 건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을 만큼 파괴적이지만 밀어 차는 건 말 그대로 상대를 뒤로 밀어 버리는 효과가 있기에 후려 차는 것보다는 대미지가 약하다.
하지만 이렇게 궁지에 몰렸을 때는 후려 차는 것보다는 밀어 차는 것이 더 도움이 되었다.
스켈레톤이 진혁의 공격에 밀려서 아군들과 부딪쳤다.
“컨퓨즈!”
그 순간 함께 넘어진 스켈레톤에게 상대를 혼란시켜 적과 아군의 구별 없이 싸우게 만드는 저주 마법인 컨퓨즈 마법을 사용하였다.
이곳에 있는 몬스터들이 저주받은 마물들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상하리만큼 저주 마법에 잘 걸렸다.
함께 넘어진 스켈레톤이 자신과 부딪친 스켈레톤을 공격하였다. 그러는 사이 진혁은 몇 놈에게 더 컨퓨즈 마법을 걸어 서로 싸움을 붙인 후에 자리를 빠져 나오려고 하였지만 서큐버스의 마비침에 중독을 당해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마비침에 중독이 됩니다. 1분 동안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빌어먹을.”
진혁은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마비가 된다고 해서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 손으로 벽을 밀어 앞으로 넘어지며 부서진 해골 위로 굴렀다.
그런 진혁의 모습을 보고 다른 놈들이 공격을 하려고 하였고, 진혁은 빠르게 저주마법의 일종인 카오스를 다른 몬스터를 향해 사용하였다.
카오스는 상대를 혼란시켜 자신을 돕게 만드는 마법이었는데 카오스에 걸린 몬스터들이 진혁을 보호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진혁은 그렇게 일단의 위기를 모면한 뒤에 죽은 시체에게 고스트 리차지를 사용하여 체력과 피로를 회복하였다.
-1분이 지나 마비침에 효력이 사라집니다.
진혁은 마비침의 효력이 사라지자마자, 뒤쪽에 있는 서큐버스들을 보았다.
그들은 결코 앞으로 나서는 경우가 없었다. 몰래 숨어서 마비침으로 공격을 하거나, 날개의 깃털을 날려서 공격하는 것이 전부였다.
“일단 이것부터 처리한 후에 놈들이 도망 못 치게 문을 닫고 원 없이 두들겨 패 주마.”
흑마법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진혁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컨퓨즈와 카오스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자신에게 접근하는 몬스터들을 몬스터로 막으며 시간을 벌고, 그러는 사이 몬스터를 한 마리씩 처리해 나갔다.
*
“흑마법을 익힌 거야?”
“아마도 칼로파에게 잡혀 있었으니 그때 익힌 것 아닐까요?”
진혁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모니터링 팀에서는 진혁의 액션에 감탄을 하면서도 잔머리를 굴리는 모습에 소리 내어 웃기도 하였다.
“싸우는 걸 보면 베이스는 몽크고, 흑마법은 부수인 것 같은데 듀얼 클래스인가 봅니다. 그래서 기술부에서 히든 클래스라고 말을 한 것 같은데요.”
예전에 플레이어가 왜, 몬스터가 되어 있냐고 기술부에 물어 본 적이 있었는데 그대 진혁이 히든 클래스를 얻는 과정이라고 대답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게. 그런데 단순히 듀얼 클래스라고 해서 히든 클래스라고 말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 3차 전직에서 듀얼 클래스를 얻을 수가 있잖아.”
“그건 선택이니까 그런데. 저 플레이어는 아직 2차전직도 못한 것 같은데요.”
“그래?”
“제가 볼 땐, 그렇습니다. 딱히 몽크 기술을 쓰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손과 발을 사용하는 것이 전부이지 않습니까? 다른 몽크들의 기술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음······.”
“그러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이제 갓 몽크로 전직을 했거나 혹은 몽크로 전직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왜?”
“자폐 성향을 가진 이들은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일에만 집중을 하니 전직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논리 있는 설명에 모니터링 부서의 사람들 대부분 공감을 하였다.
‘아닌데. 저 사람은 자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닌데.’
박은서는 진혁이 정상인이라 생각을 하였지만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굳이 말해서 분란을 일으킬 필요도 없고, 또 진혁이 자폐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는 모니터링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서였다.
“그럼 전직해라고 알려줄까?”
“그건 위반이지 않습니까?”
“말이 그렇다는 거지. 저렇게 잘 싸우는데 굳이 전직을 할 필요가 있을까? 나중 되면 스스로 알아서, 혹은 플레이어들에 의해서 전직을 하는 법을 배우겠지.”
팀장인 최대수는 진혁이 서큐버스를 무지막지하게 패고 있는 영상을 보며 눈을 찡그렸다.
“무슨 남자가 여자를 저리 사정없이 패냐? 그냥 깔끔하게 끝내지.”
“그러게 말입니다. 감정이 메마른 친구인 듯합니다.”
박은서는 이들이 진혁이 뭐라고 말을 할 때마다 아니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나서서 진혁을 옹호해 줄만큼 알 잘지 못하기에 이들이 하는 말을 듣고만 있었다.
‘저 사람 착한데. 저레벨의 플레이어들도 많이 도와주고 나쁜 파이어 길드도 혼내주고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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