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 고블링 킹 마드몽
홉 고블린과 싸우면서 회랑의 끝에 도착을 한 진혁은 작은 원형의 방에 들어설 수가 있었다.
마주 보는 곳에 단상이 있었고, 그 위에 의자가 하나 있었는데 의자에는 거구의 몬스터가 앉아 있었다.
진혁은 놈을 보자, 마른 침이 목으로 타고 넘어갔다.
홉 고블린 킹 마드몽!
네임드 몬스터인 놈은 이곳 고요한 샘 수중동굴의 3층 던전의 1층 보스였다.
인더스에서는 플레이어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를 표시할 때, 붉은 색으로 표시를 한다.
9레벨까지는 흰색으로 표시가 되지만 10레벨이 넘어가면 붉은 색으로 바뀐다.
20레벨부터는 보라색으로, 30레벨은 남색, 40레벨 이상은 노란색으로 표시가 되었다.
그런데 홉 고블린 킹 마드몽은 진혁에게 남색이 아닌 노란 색이었다.
노란 색은 최소 40레벨 차이, 혹은 그 이상이란 말이었다.
“상태창!”
*이름: 진혁 *레벨: 10
*직위: 부랑자 *직업: 무
*피로감: 300/1.000
*체력: 160/500 마나: 150/150
*캐릭터의 전투에 영향을 주는 스탯
공격력: 130(+70) 방어력: 2210(+120)
민첩함: 110(+32)
*성장 시스템에 의한 캐릭터 스탯
근력: 67 맷집: 180
적중: 104 회피: 147
집중: 105 순발: 107
인내: 135 행운: 100
*성장 시스템에 의한 히든 스탯
감각 : 30 시야 : 40
*남은 스탯 포인트: 0
피로감이 300이 남았고, 체력 역시 160이 남았다.
진혁은 눈앞에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는 홉 고블린 킹 마드몽을 보고 과연 자신이 남은 체력과 피로감으로 이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다음부터는 무조건 포션을 사서 다녀야겠어.”
진혁은 수중동굴에서 포션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저 놈에게 집중을 할 때이다.”
진혁이 천천히 다가서자, 홉 고블린 킹 마드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거만한 표정으로 시선을 아래로 깔며 진혁을 내려다보았는데 무척이나 흥미로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의 수하들을 모두 죽이고 이곳까지 오다니 정말 대단한 인간이군.”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들은 진혁은 피식 웃었다.
“내가 강한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나를 강하게 단련을 시켜 주는 거다.”
진혁은 스스로 말을 하면서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그래. 난 너희들과 싸우면서 강해지고 있는 과정에 있어, 너 역시 내가 넘어가야 할 하나의 언덕에 불과할 뿐이야.”
마드몽과의 대화는 설정해 놓은 프로그래밍 된 대화였다.
“크하하하!”
크게 소리를 내어 웃더니 갑자기 웃음을 뚝 끊더니 눈에서 붉은 안광이 발하였다.
천천히 자신이 서 있던 단상을 내려와서는 허리에 찬 검을 빼어 들고는 진혁을 겨누었다.
“인간은 늘 그런 망상에 빠지지.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그런 망상, 하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할 뿐이다.”
챙거라앙!
들고 있던 검을 한 쪽으로 던진 후에 진혁을 향해 손짓을 하였다.
“너의 어리석음을 가르쳐 주마.”
마드몽의 손짓에 진혁이 주저함 없이 그의 품으로 파고들어갔다.
두 다리를 잡고 넘어뜨릴 요량으로 테이크 다운을 시도하였지만 마드몽은 가소로운 듯 발을 들어 올렸다.
쉐이이익!
앞에서 차고 올라오는 마드몽의 발을 보는 순간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두 팔로 바닥을 짚고는 앞으로 쏠린 체중을 이용해 발을 들어 올렸다.
그 모습이 카포에라의 한 기술과 흡사하였는데 마드몽은 이 조차 예상을 했다는 듯 팔을 들어 올려 진혁을 발 공격을 막았다.
진혁이 자리를 잡고 서자마자 오른손, 왼손을 뻗어 마몽드의 얼굴을 공격함과 동시에 오른 발로 허벅지를 차는 로우킥으로 공격하였다.
킥복싱의 전형적인 콤비네이션 공격으로 마몽드를 압박해 보려 하였지만 그는 격투기의 고수라도 되는 것처럼 이를 모두 막아 내고 반격을 하였다.
묵직하게 밀고 들어오는 마드몽의 주먹은 손으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데미지를 입어야 했다.
‘놈의 주먹이 가드를 뚫고 들어온다. 도대체 놈의 레벨이 어떻게 되는 거지?’
진혁은 자신의 스탯이 제법 높은 레벨에 있는 플레이어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미지가 들어온다는 건 눈앞에 있는 마드몽의 레벨이 결코 낮은 레벨이 아님을 알 수가 있었다.
‘자신 있어 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발리칸 산맥의 펠리 전진기지는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이 모이는 곳으로 전직을 하기 위해서 거처 가는 곳에 불과할 뿐이다.
레벨이 높은 플레이어들보다, 낮은 플레이어들이 활동을 하는 곳이니 마드몽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러한 자신감을 내보일 만도 하였다.
그렇다고 감탄만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자신의 가드를 뚫고 날아오는 마드몽의 공격을 막기보다는 피하거나, 쳐 냄으로 공격을 흘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하였다.
쉐이익··· 슈육··· 슉. 슉······.
진혁의 전신을 노리고 공격해 오는 마드몽의 주먹과 발을 보고 피하는 것만으로 부족하여 손을 이용하여 쳐 내는 것으로 방어를 하였다.
‘놈을 노련한 격투기 선수라 생각을 하자.’
진혁은 아직 세계 대회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랭킹이라는 걸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자신이 판단하기에는 마드몽은 최소한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어가는 선수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여유 있는 모습까지, 진혁을 서서히 압박하는 것이 영락없는 세계 랭커의 모습이었다.
진혁은 몬스터가 아닌 격투기 선수라 생각을 하고 마드몽에게 접근을 하였다.
한 발 앞으로 다가서는 놈을 보고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잼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갈 빈틈을 찾았다.
“그 어디에도 물러설 곳이 없다.”
압박을 하며 천천히 다가오는 마드몽이 진혁을 향해 손을 뻗었다.
빛을 머금은 주먹이 진혁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사람이든, 인공지능이든 큰 공격을 하고 난 뒤에서는 허점이 생기기는 건 어쩔 수가 없는 듯하였다.
진혁은 고개를 젖히며 피하는 동시에 자세를 낮춘 후에 체중을 실어 놈의 옆구리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주먹에서 묵직함이 느낄 정도로 제대로 들어간 공격이었다. 하지만 그런 진혁의 공격에도 마드몽은 별다른 데미지를 입지 않은 듯 진혁을 향해 공격을 하였다.
‘슈퍼 헤비급 선수와 펜텀 급 선수의 대결 같다.’
진혁은 마드몽을 수퍼 헤비급 선수에 비유를 하였다.
허리와 어깨, 머리를 연속으로 공격한 후에 양손으로 진혁의 머리를 잡고 내리면서 무릎으로 내리찍었다.
“커어억!”
머리가 크게 뒤로 젖혀지며 날아가 철문에 강하게 부딪쳤다.
양손을 이용해 방어를 한다고 하였지만 마드몽의 공격력은 진혁의 방어력을 웃돌았다.
현실에서도 통증에 둔감한 진혁이었지만 마드몽의 무릎 공격의 충격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얼마 남지 않은 체력이 순식간에 쭉 내려갔다.
‘붙어서 싸우면 내가 당한다.’
인파이터가 아닌 아웃 파이터로 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진혁은 거리를 벌렸다.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들어오는 마드몽을 보고 진혁은 케이지를 돌듯 철문에서 떨어져 벽을 따라 돌았다.
듀얼모드에서 128배속의 경험을 해 본 것이 지금 큰 도움이 되었다.
‘절대로 큰 걸 노리면 안 돼. 놈은 나의 공격을 무시하고 들어 올 것이니 철저하게 치고 빠지는 공격을 해야 해.’
마드몽은 동작이 큰 공격을 하여 일부로 허점을 내보였지만 진혁은 이에 침착하게 응했다.
퍽··· 퍽··· 퍽··· 퍽······.
권투에서 잽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견제를 하다, 마드몽이 이를 무시하고 밀고 들어오면 빠르게 옆으로 방향을 틀어 피하며 로우킥으로 놈의 종아리와 발목이 있는 곳을 공격했다.
“망구스 같은 놈!”
“망구스가 어떤 놈인지 몰라도 너에게는 이길 수 있는 놈인가 보구나.”
진혁이 마드몽을 도발하자, 성난 황소처럼 더욱 거칠게 진혁을 향해 돌진을 해 왔다.
진혁은 놈을 뒤로 하고 달려가다 바짝 다가왔을 때, 기둥을 발로 박차며 도약하며 달려오는 마드몽의 머리 위를 뛰어 넘었다.
콰아아앙!
기둥에 머리가 부딪치는 충격과 함께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걸 본 진혁은 양손을 뻗어 마드몽의 머리를 잡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쿠우우웅!
프로레슬링에서 로프에서 점프하여 떨어지면서 상대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내리 꼽는 그런 기술과 같았다.
‘파운딩!’
진혁은 마드몽이 강하게 머리를 바닥에 부딪쳐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놈의 상체에 올라 탄 후에 얼굴을 향해 사정없이 주먹세례를 퍼부었다.
정신없이 공격을 하고 있는 진혁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끼고는 몸을 옆으로 굴러 마드몽의 상체에서 떨어졌다.
진혁은 서둘러 몸을 일으켜 마드몽을 보았는데 그의 아쉬워하는 표정을 볼 수가 있었다.
‘위험했다.’
히든 스킬 감각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진혁은 꼼짝없이 마드몽의 양팔에 붙잡혔을 것이다.
인간에게 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많이 났는지 마드몽은 붉어진 얼굴로 거친 숨을 내뱉으며 진혁을 달려왔다.
‘무식한 새끼!’
진혁은 저돌적으로 달려오는 마드몽을 속으로 욕을 하곤 옆으로 바닥을 굴러 피했다.
“내가 투우 선수도 아니고.”
마드몽을 피해 달아나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그렇다고 놈에게 죽어 줄 수는 없었다.
마드몽을 피해 달아나다 놈이 한쪽에 던져 놓은 검을 보았다.
‘어쩌면!’
진혁은 검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마드몽이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자신의 검은 인간이 들 수 없을 만큼 무거웠기에 진혁이 검을 들 수 없을 것이라 여겨서였다.
혹여 힘이 좋아 검을 든다고 하여도 휘두를 수 없다면 방해만 될 뿐이니 분명 살기 위해서 발부둥치는 인간이 당황할 것이라 여겼다.
“그렇다면 놀아주지!”
마드몽이 진혁을 잡기 위해서 쫓아갔다. 자신이 가까이 왔는데 검이 무거워서 들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그 모습을 보고 싶었다.
진혁이 검을 집어 들 때쯤 마드몽은 손을 뻗으면 진혁을 잡을 수 있을 거리만큼 가까이 접근해 있었다.
“이거나 먹어라.”
진혁은 양손으로 온 힘을 다하여 검을 들어 올리며 허리에 힘을 주고 몸을 비틀어 마드몽의 머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진혁이 휘두른 검은 정확하게 마드몽의 목을 쳤다.
“커어억!”
순간 마드몽의 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검이 무거워서 들지 못할 것이라 예상을 깨고 인간은 검을 들어 공격 하여 상처를 입혔다.
마드몽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지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달려가 돌기둥에 강하게 부딪쳤다.
챙거랑······.
진혁은 마드몽을 공격한 후에도 원심력에 의해서 한 바퀴를 더 돈 후에 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검이 무겁다고 투덜거릴 시간이 없었다.
손에 전달되는 묵직한 느낌은 아무리 단단한 마드몽이라도 분명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해서였다.
돌기둥에 부딪친 마드몽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는 진혁은 놈을 향해 달려갔다.
진혁은 놈의 등 뒤에서 두 발로 놈의 허리를 감은 후에 왼 팔로 목을 깊게 감아 조우며 오른 팔의 이두근을 잡았다. 그런 후에 오른 팔로 놈의 머리 뒤를 감아 고정을 한 후에 앞가슴을 내밀며 고개를 뒤로 젖혀 있는 힘을 다하여 조였다.
리어네이키드 초크!
맨손으로 사자를 죽이는 기술이라 알려진 주짓수의 기술로 이종격투기에서는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기술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위력만큼 대단하였다.
목이 잡힌 마드몽이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제대로 들어간 기술이라 쉽게 벗어날 수가 없었다.
목에서 피를 흘러나오고 있음에도 마드몽은 힘을 다하여 일어나 앞으로 내달렸다.
눈앞에 거대한 기둥과 충돌하려고 하는 순간 놈을 돌려 강하게 부딪쳤다.
“커어억!”
진혁을 떨어뜨리기 위한 공격이었지만 진혁 역시 손을 놓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충격을 받았지만 잡고 있던 손을 놓지 않았다.
숨을 쉬기 힘들어진 마드몽이 기둥에서 떨어져 또 한 번 기둥을 향해 부딪쳤다.
-체력이 위험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포션을 복용하시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셔야 합니다.
알린 메시지가 깜빡였지만 귀에 들려오지 않았다.
‘놓치면 죽는다.’
진혁은 이를 악물고 버텼고, 마드몽은 진혁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다시 기둥에 부딪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의 행동이 눈에 보일 정도로 느려졌다. 조금만 더 견딘다면 호흡곤란으로 마드몽이 쓰러질 것 같았다.
둘은 살기 위해서 사력을 다하였다.
천천히 일어난 마드몽이 기둥에서 떨어져 벽에 강하게 부딪치려는 순간 진혁은 본능적으로 허리를 감고 있던 발을 풀어 기둥을 찼다.
다다다다다!
그럼에도 마드몽이 밀어붙이는 힘을 이기지 못하자, 발을 빠르게 움직여 기둥을 밟고 위로 올라갔다.
진혁은 자연스럽게 물구나무를 서는 모습이 되었다.
더 강한 압박이 들어가는지 마드몽이 몸부림을 치자, 진혁은 두 발로 기둥을 차고 뒤로 넘어졌다.
그러자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마드몽의 목이 완전히 꺾이면서 앞으로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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