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실컷 때려라. 곧 해골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강력한 일격!”
진혁은 스턴 효과를 발동하는 스킬인 강력한 일격을 통해서 모라스를 잠시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후 스킬 내가중수법을 사용해서 외부가 아닌 내부에 타격을 주었다.
충격을 받은 모라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확실히 외부의 충격보다는 내부의 충격에 약했다.
진혁은 그 후 뒤로 물러나서는 스킬 오러 피스트를 사용하여 마력을 날려 움직이지 못하는 모라스의 복부에 한 번 더 충격을 주었다.
총 세 번의 충격을 주고 나면 스턴 효과가 풀려 모라스가 성난 황소처럼 진혁을 향해 달려와 주먹을 휘둘렀다.
이번 모라스와의 싸움을 통해서 알아낸 것이 하나 있다면 스턴 효과는 레벨보다는 상대의 방어력에 비례하여 그 지속시간이 결정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진혁의 스킬 설명에 강력한 일격의 스턴 효과가 레벨이 올라 10초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방어력이 강력한 몬스터일수록 스턴 시간이 짧아지는 걸 확인할 수가 있었다.
부우우웅!
모라스의 주먹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하급전투마족 벨트루만큼 전투기술이 정교하고 뛰어나지는 않지만 한방, 한방이 묵직한 것이 진혁의 입장에서는 더 신경이 쓰였다.
진혁은 권투의 위빙 동작으로 상체를 좌우로 움직여 모라스의 주먹을 피해내었다.
모라스는 발을 움직여 진혁의 허벅지를 노렸지만 진혁은 발바닥으로 모라스의 발 정강이를 차서 막았다. 하지만 그의 발에 실린 힘이 워낙 강력하여 진혁이 뒤로 밀려났다.
진혁은 도움닫기를 이용해서 뛰어오르는 뜀틀 선수처럼 모라스의 발을 매개체로 뛰어 올라 공중에서 텀블링에 이어 몸을 비틀어 모라스와 최대한 거리를 벌려 마주보며 내려섰다.
모라스는 그런 진혁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자, 그의 주먹에서 붉은 기운이 쏟아져 나왔는데 진혁의 오러 피스트와 같은 기술이었다.
진혁은 왼손에 차고 있는 손방패로 모라스의 오러 피스트를 막았다.
“윽!”
손방패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목이 절이는 걸로 보아서는 자신의 오러 피스트보다는 위력이 강한 듯 하였다.
모라스는 자신의 공격이 실패하자, 그 자리에서 점프를 하더니 진혁이 있는 곳으로 떨어지면서 머리를 향해 주먹으로 내리쳤다.
“콰아아아앙!”
진혁은 일루젼 스탭으로 그 자리를 피했다.
모라스의 주먹이 바닥을 내리치자 강한 진동과 함께 움푹 파이면서 사방으로 금이 가며 갈라졌다.
모라스는 자신의 공격이 실패했음을 알고 고개를 진혁을 찾았다.
자욱한 흙먼지로 인해서 시야가 가려졌는데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순간 시꺼먼 무엇인가가 자신의 얼굴을 향해 다가왔다.
퍼어어억!
뇌가 울릴 정도로 강력한 충격을 받은 모라스는 인상을 쓰며 주저앉았는데 옆구리, 갈비뼈가 있는 곳에 강력한 충격을 받았다.
조금 전에 자신이 받았던 충격과 같은 충격이란 사실을 알고 상대가 가까이 있음을 알고 팔을 움직이려고 하였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퍼어어어엉!
이어서 등에 강력한 충격을 받고 몸의 중심이 앞으로 기울며 넘어졌다.
흙먼지가 걷히자, 주변이 휜히 보였다.
자신이 넘어져 있는 것을 수하들이 보았고, 그걸 느낀 모라스는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몸을 돌렸다.
“언데드 병사들을 거느린 것을 보면 흑마법사인데 싸우는 걸 보니 단순한 흑마법사는 아닌가 보군.”
“그래봤자 전문 몽크가 아니라 큰 대미지도 주지 못했는데.”
진혁은 모라스가 계속해서 방심하기를 원했다.
‘정교함이 떨어지는 놈이다. 놈이 신경 써서 행동하는 것보다 큰 거 한 방을 노리고 막무가내로 공격해 오는 것이 나에게는 유리하다.’
진혁은 자신이 전문 몽크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하였지만 모라스가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 어설픈 말로 나를 속일 수 있을 것이라곤 생각지 않겠지.”
“뭐, 믿거나 말거나.”
여유를 부리지만 진혁의 입장에서는 그리 여유를 부릴 입장이 되지 못하였다.
주변에서는 마적들과 소환수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중이었고, 스켈레톤 병사들과 구울 병사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어서였다.
그렇다고 눈앞에 모라스를 두고 스켈레톤 병사나 구울 병사를 소환하다 저 묵직한 공격에 제대로 당하면 자신이 당할 수도 있어서였다.
“듀얼 클래스라면 나도 방법을 달리해야겠군.”
진혁은 모라스의 말에 살짝 눈을 좁혔다.
모라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모라스의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블랙 바바리안 족장 모라스의 신체적인 변형이 이루어집니다.
진혁은 시스템 알림을 듣고 모라스의 신체적인 변형을 방해하려고 하였지만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강력한 기운으로 인해서 그에게 접근할 수가 없었다.
“시X, 이래서 영화나 만화에서 변신하면 멍청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구나.”
진혁은 블랙 바바리안 족장 모라스의 신체 변형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블랙 바바리안 족장 모라스의 신체변형이 끝났습니다.
시스템 알림이 끝난 후에 진혁은 모라스를 보았다.
3미터가 넘는 키가 170센티미터 정도의 키로 줄어들었다. 근육은 여전히 단단하게 보였는데 느낌에 탄력이 더 있어 보였다.
“저건 칼이 아니라 총알도 안 박히겠는데.”
모라스가 신체변형을 끝낸 후에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진혁을 보더니 히죽 웃었다.
그 순간 순간이동을 하는 것처럼 진혁의 앞에 도착하여 주먹을 휘둘렀다.
파아악!
진혁은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 올려 주먹을 막았다.
쩌어어어엉!
왼손에 차고 있는 손방패를 통해서 강력한 진동이 팔로 전해졌다.
“감이 좋군. 이런대도 몽크가 아니라고?”
모라스의 공격이 이어졌고, 진혁은 그의 공격을 다시 한 번 막았다.
‘이런 사기가······.’
진혁은 신체변형으로 인해서 작아진 모라스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 빨라지는 건 이해를 할 수가 있었다.
헤비급 선수가 경량급 선수가 되었으니 움직임이 빨라지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주먹을 방패로 막았는데 전달되는 충격과 진동이 더 강력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시X, 체격이 줄면 힘도 줄어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부우웅!
줄어든 체격을 이용하여 이전보다 더 현란한 기술들을 구사하는 모라스였다.
퍼어억!
진혁은 모라스의 발차기에 당해 뒤로 날아가 바닥에 굴렀다.
“아니 씨름 선수가 어떻게 한순간에 아크로바틱 선수가 될 수 있는 건데.”
진혁의 입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덩치가 크고 움직임이 둔할 때는 주먹을 휘두르고 발차기를 해도 눈에 빤히 보일 만큼 둔해 보여 상관이 없었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영화의 액션 스타와 다를 바가 없는 몸놀림으로 빠르게 공격을 해 오는데 진혁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시X, 몸이 작아졌다고 이렇게 달라진다고.”
모라스의 공격은 막힘없이 흐르는 물과 같았고, 진혁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 손과 발을 정신없이 움직여야 했다.
덩치가 큰 모라스의 경우 공격을 한 후에는 빈틈을 보였지만 작아진 모라스는 그런 빈틈조차 보이지 않았다.
한 번 공격을 시작하면 열 번 이상의 연계 공격은 기본이었고, 연계 공격이 많이 이루어질 때는 스물 번도 끊임없이 이어지곤 하였다.
그러니 미칠 지경이었다.
“이렇게 변하면 시X, 누가 이길 수가 있어.”
입에서 절로 욕지거리가 흘러나왔다.
“진혁!”
이를 지켜보고 있던 피란체바가 진혁이 위험해질까 싶어 그를 불렀다.
“괜찮아. 걱정 마!”
진혁은 피란체바를 안심시켰지만 지금 당장은 뾰족한 수가 생겨나지 않았다.
진혁은 모라스가 움직이는 손과 발만큼 바쁘게 손발을 움직여 피하면서 생각을 하였다.
‘만약에 이곳이 케이지 안이고, 모라스가 상대선수라면 나를 향해 저리 연속해서 공격을 할 수가 있을까?’
진혁은 생각을 하면서도 모라스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았다.
‘할 수가 없겠지.’
비슷한 기량의 선수이니 한 선수가 저리 막무가내로 연속해서 공격을 퍼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랬다가 빨리 지쳐서 얼마가지 않아 호되게 당하게 될 것이니 당연히 선수라면 체력 안배를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좁은 케이지 안에서는 연계 공격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가 없다.
‘좁은?’
진혁은 모라스의 손을 쳐낸 후에 발차기를 하는 그의 공격을 발을 들어 올려 막았다.
모라스는 발이 바닥으로 내려서기가 무섭게 돌려차기를 하였고, 진혁이 허리를 숙여 피하자, 그 원심력을 이용하여 한 번 더 뛰어 올라 공중에서 발을 들어 진혁의 머리를 향해 내려찍었다.
진혁은 바닥을 굴러 그의 공격을 피하여 거리를 벌리려고 하였지만 바닥으로 내려선 모라스는 몸을 비틀어 뒤차기로 발을 쭉 뻗어 진혁을 공격하였다.
진혁 역시 몸을 비틀며 허공으로 뛰어 올라 그의 발을 피한 후에 바닥으로 내려섰다. 그 순간 도약하여 거리를 좁히는 모라스가 플라잉 니킥으로 진혁의 얼굴을 노리고 공격을 하였다.
진혁은 양손으로 모라스의 무릎을 막으니 모라스는 내려서며 양손으로 진혁의 뒷목을 잡으려고 하는 모라스였다.
진혁은 몸을 더 숙여 모라스의 손을 피하고 어깨로 가슴을 밀치려고 하였는데 모라스의 팔꿈치가 턱을 향해 날아왔다.
진혁은 잠깐의 방심도 할 수 없을 만큼 모라스의 공격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그런 공격을 가까스로 막거나 피하며 진혁은 생각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시합에서는 연계 공격을 할 수 없는 이유가 뭐지?’
케이지 안에서 연계 공격이라고 해 봐야 코너에 몰아넣고 주먹으로 휘두르는 것이 전부이지, 이처럼 체계적이고 영화처럼 아크로바틱스러운 공격은 불가능하였다.
‘공간!’
진혁은 모라스가 자신을 향해 마음먹은 대로 연계 공격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가 놈이 주는 대미지에 겁을 먹고 미쳐 날 뛸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하는 중이다.’
생각이 여기에 멈추자, 진혁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시합을 안 뛰었다고 감이 둔해졌어.’
진혁은 이제까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는 행동을 순간적으로 제어하였다. 그러자, 모라스와 진혁이 바짝 붙을 만큼 가까워졌고, 진혁은 손을 들어 올려 모라스의 머리를 붙잡았다.
모라스는 기회라 생각을 하고 진혁의 갈비뼈를 주먹으로 강하게 때렸다.
“윽!”
진혁의 입에는 옅은 비명이 흘러나왔지만 붙잡은 머리는 놓치지 않았다.
그런 후에 모라스의 발을 강하게 차면서 잡고 있는 머리를 비틀어버렸다.
쿠다다아아앙!
모라스가 진혁의 힘에 의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진혁이 넘어진 모라스를 향해 사커 킥으로 공격을 하였고, 모라스는 바닥을 굴러 진혁의 공격을 피하여 일어났다.
그런 후, 다시 진혁을 공격하였고 진혁은 자신의 옆구리를 내어 주는 대신 양손으로 머리를 붙잡았다.
“윽!”
진혁은 똑같이 옆구리를 맞았지만 같은 방법으로 모라스를 넘어뜨렸다. 그리고 발로 얼굴을 노리고 강하게 찼고, 모라스는 그 공격을 피해 바닥을 굴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혁이 이런 식으로 모라스의 흐름을 끊어버리자, 모라스의 공격은 단발성으로 끝나고, 그 위력 또한 약해졌다.
연계 공격은 연속해서 대미지를 계속해서 줄 때, 그 효과가 극대화가 되는데 이처럼 진혁이 모라스의 공격을 중간에 끊어버리고 단발성의 공격만 허용을 하니, 모라스의 입장에서는 신체변형을 한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였다.
“뭣해. 또 들어와야지.”
진혁은 모라스에게 말하였고, 모라스가 다시 진혁을 향해 공격을 하였다.
진혁은 계속해서 모라스의 공격을 허용하는 대신 그를 넘어뜨려 미비한 대미지를 주었다.
“다크 힐!”
피란체바가 진혁에게 힐 마법으로 깎인 체력을 채워주었고, 진혁 역시 자신의 힐과 체력포션으로 모라스에게 두들겨 맞아 내려가는 체력을 보충하였다.
그렇게 모라스는 진혁에게 한 방 먹인 후에 바닥에 나뒹굴기를 반복하였다.
십수 번을 계속해서 반복되자, 진혁이 자신에게 붙어 머리를 잡으려고 하는 순간 몸을 숙여 피한 후에 복부를 노리고 주먹을 앞으로 내질렀다.
숨이 턱하고 막힐 정도의 대미지가 들어왔지만 진혁은 이를 악물고 견딘 후에 아래로 숙여져 있는 모라스의 얼굴을 향해 주먹으로 내리쳤다.
“강력한 일격!”
퍼어억······.
스턴에 당한 모라스는 꼼짝할 수가 없었고, 진혁은 내가중수법과 오러 피스트를 이용해서 대미지를 주었다.
진혁은 모라스의 움직임이 바뀌자,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가 있었다.
‘내가 이겼어. 이 새끼야!’
이제까지는 모라스의 뜻대로 자신이 움직였다면 지금부터는 자신의 행동하나하나에 모라스가 반응을 하여 움직이도록 만들었으니 주도권을 자신이 잡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모라스가 진혁과 거리를 벌인 후에 다시 공격을 해봤지만 진혁은 일루젼 스탭으로 모라스에게 붙어 양손으로 머리를 잡고 넘어뜨려버렸다.
이후 이들의 싸움은 같은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진혁은 모라스에게 두들겨 맞고 깎인 체력은 피란체바의 힐과 자신의 힐, 그리고 체력포션으로 채울 수가 있었지만 모라스는 그럴 수가 없으니 결국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진혁에게 유리하게 싸움이 흘러가게 될 것이다.
“시X, 지금은 나 때리니 신나지. 조금만 기다려라. 너도 내가 해골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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