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마법
“그런데 산적들이 산 아래 초입까지 내려오고 그래요?”
“가끔 그런 경우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산적들에게 노출 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어.”
진혁은 잠깐 볼일을 보고 돌아와 인더스 세상에 접속해 보니 산적들에게 포위 당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하죠? 싸워야 하는 건가요?”
“일단 상단주와 대화를 나누겠지. 그런 후에 싸우든지, 아님 일정한 대가를 주고 루벨스 산을 넘겠지.”
진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산적들을 훑어보았다.
이제 50레벨인 진혁에게는 산적의 네임색은 모두 노란색이었다.
인더스의 세상에서는 40레벨 이상 차이가 나면 노란색으로 표시가 된다.
산적들의 레벨은 최소 90레벨이 넘는다는 소리이고, 베니스 신전의 자하 사냥터보다 레벨 구간이 더 높은 사냥터라고 생각을 하면 최소 120레벨은 넘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상단주인 케인과 대화를 나누는 산적을 보았다.
‘120레벨 이상의 사냥터에서 산적조장이라면 최소 140레벨은 되겠네.’
진혁은 아이템을 맡기고 온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착용하고 있는 장신구의 도움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진혁이 몸을 풀기 위해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자, 이에스가 물었다.
“뭐 하나?”
“혹시 모르니 일단 준비를 해 놓는 거죠. 나중에 몸 안 풀려서 눈먼 칼에 맞으면 얼마나 아픈데요.”
엄살 아닌 엄살을 떨며 몸을 푸는 진혁에게 시스템 알림이 전달되었다.
-산적조장과 상단주 케인의 협상이 결렬 되었습니다.
-돌발 상황 퀘스트가 진행이 됩니다.
‘돌발 상황 퀘스트?’
퀘스트: 케인상단의 상단주인 케인을 루비스 마을까지 호위하라. (돌발 상황 퀘스트는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설명: 케인상단의 상단주인 케인은 루비스 마을에 필요한 많은 물자를 싣고 가는 도중 루벨스 산에서 호이비네 산적단을 만났다. 호이비네 산적단은 루벨스 산의 중턱에 산채를 만들고 루벨스 산을 오가는 상인, 행인, 용병들을 대상으로 약탈하며 악명을 떨치고 있는 중이다. 호이비네 산적단이 루비스 마을로 가는 물자를 모두 약탈 위해서 케인상단의 상단주와 용병들을 모두 죽이려고 한다. 케인상단에서 고용한 용병들과 함께 호이비네 산적들을 물리치고 케인을 루비스 마을까지 안전하게 데리고 가자.
성공: 케인상단의 상단주인 케인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실패: 죽음. 죽음으로 인한 패널티. 연계 퀘스트 소멸.
‘연계 퀘스트?’
진혁이 연계 퀘스트를 생각할 때, 산적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케인의 호위인 드레인이 산적조장의 검을 막아내며 케인을 보호하는 모습이 진혁의 눈에 들어오자, 본능적으로 앞으로 뛰쳐나가며 도약해 산적조장과 드레인에게 떨어진 케인 앞으로 내려서서 그의 손을 잡고 용병들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괜찮아요?”
진혁이 묻자,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놈들을 죽여라.”
산적조장의 명령에 십 수 명의 산적이 동시에 움직였다.
“이에스님, 케인님 보호를 부탁합니다.”
진혁은 케인을 이에스에게 보낸 후에 몸을 돌려 쫓아오는 산적들을 바라보았다.
도, 검, 철퇴와 같은 무기를 들고 달려오는 놈들을 보며 진혁은 궁수나 마법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곧바로 움직였다.
진혁은 일말의 두려움도 없이 산적들 사이로 파고들어 갔다.
부우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진혁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검을 몸을 비틀어 피한 후에 어퍼컷으로 상대의 턱을 쳐 올렸다.
“커억!”
제대로 들어갔지 비명과 함께 비틀거리며 물러나는 놈을 향해 그 자리에서 점프를 하여 떨어지면서 턱에 주먹을 한 방 더 꽂아 넣었다.
고개가 크게 돌아가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리는 산적이었다. 단 두 방에 산적을 잠재워버린 진혁은 대충 이들의 레벨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자신의 예상대로 산적의 레벨은 120레벨에서 130레벨 사이 정도이고, 산적조장은 140레벨에서 150레벨 사이라 확신을 가졌다.
진혁은 우측에서 철퇴를 휘두르는 산적을 보고 바닥을 굴러 철퇴를 피한 후에 왼발을 놈의 다리 사이로 밀어 넣은 후에 오른 손으로 상대의 왼쪽 발목을 잡고 비틀면서 옆으로 돌았다.
“어엇!”
산적은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진혁의 공격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진혁은 산적이 넘어지자, 곧바로 겨드랑이에 상대의 발목을 넣고, 손목을 이용해 아킬레스를 감아 당겼다.
“크아아악!”
산적이 발목이 꺾이면서 비명을 질렀는데 진혁은 주짓수의 기술 중에 앵클락이라는 기술로 상대의 아킬레스를 압박하는 한편 발목을 옆으로 꺾어 뼈를 부셔 버렸다.
진혁은 완벽하게 마무리를 하지 않고 산적에게서 떨어졌다. 어차피 발목이 나갔으니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고, 놔두면 용병들이 와서 마무리를 할 것이라 생각을 해서였다.
진혁은 사납게 소리를 지르며 달려와 칼을 휘두르는 산적의 공격을 한 템포 빠르게 뒤로 물러나 피한 후에 뒤돌려 차기로 놈의 복부를 가격하였다.
“커어억!”
손에 든 칼을 떨어뜨리며 복부에 전해지는 충격에 고통스러워하는 놈을 향해 발을 들어 그대로 머리를 찍어버렸다.
두개골이 부서지고 머리가 강하게 울릴 만큼의 충격이 오자, 산적은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파테우스 장로에게 배웠다더니 보통이 아닌데.”
“그러게 말입니다. 저런 움직임을 보인다는 건 몽크들 중에서도 상위 실력자 같은데 말입니다.”
용병들은 진혁이 산적들과 싸우는 걸 지켜보며 감탄을 하였다.
이에스를 비롯한 용병들은 십 수 명의 산적들을 상대하면서도 움직임에 있어 주저함이나 망설임이 전혀 없는 모습을 보고 실전 경험이 많은 몽크라 판단을 하였다.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데 호이비네 산적단의 산적들을 쉽게 상대하네요.”
어린 용병은 진혁이 부러운 듯 말을 하였다.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몽크는 몸이 무기인 존재들이라 일반적인 주먹질, 발길질에도 큰 힘이 실린다. 특히 무쇠주먹 파테우스의 수련법을 익힌 사람이라면 그 파괴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단다.”
한 방, 한 방이 위력적인 진혁의 공격에 산적들은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였다.
“크아아악!”
상단주 게인의 호위인 드레인이 산적조장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었다.
그의 비명이 남은 산적들을 주춤거리게 만들었고, 진혁은 그들이 주춤하는 사이를 틈타 공격을 하여 한 번에 두 명을 쓰러뜨렸다.
쓰러지는 산적들이 많아지자, 남은 산적들은 싸우기를 포기하고 그대로 달아나버렸다.
“놈들이 달아나도록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드레인이 외치자, 진혁이 반응을 하여 놈들을 쫓아갔다.
진혁은 산적 뒤를 쫓으며 순간 생각을 했다.
“이대로 놈들의 산채로 가서 박살을 내면 나에게는 더 이롭지 않나?”
120, 130레벨의 몬스터는 수도 없이 상대를 해 보았고, 200레벨의 네임드 몬스터도 잡아 보았다. 그리고 150레벨이 넘은 플레이어들과도 싸워 본 경험이 많아 혼자서 산적들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있으면 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으니 더 힘들 수도 있어. 그럴 바에는 혼자 산채로 가서 놈들을 처리하는 것이 더 나을지 몰라.”
진혁은 산적들을 쫓아 산채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방어구는 없지만 액티브 스킬인 헬스, 샤프, 헤이트를 이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판단을 내렸다.
산적들을 쫓아 루벨스 산 깊은 곳 중턱까지 올라가니 통나무로 방책을 쌓아 올린 산채가 눈에 들어왔다.
-호이비네 산적단의 산채를 발견하셨습니다. 진혁님의 지도에 산채가 표시됩니다.
-호이비네 산적단의 산채를 처음 발견한 진혁님께 특전이 주어집니다.
-산적 토벌시 전투 경험치, 스탯 누적치 20% 상승효과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산적 토벌시 아이템 드랍 확률이 5% 상승합니다.
-산적 토벌시 명성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에게 알려 함께 호이비네 산적단을 토벌할 수가 있습니다.
-최초로 호이비네 산적단을 함께 토벌하는 플레이어들에게 특전이 주어집니다.
-토벌에 참가한 플레이어들은 전투 경험치, 스탯 누적치 10% 상승효과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산적들의 뒤를 쫓고 있는 진혁에게 시스템 알림이 전달되었다.
“혼자 토벌!”
-혼자 토벌을 선택하셨습니다. 진혁 님의 신변에 무사함을 기원합니다.
“문을 열어!”
산적들이 급하게 달리면서 방책 위에서 경계를 서는 산적을 향해 소리쳤다.
“우리 뒤를 쫓아오는 놈을 공격해. 놈에게 조장이 당했어.”
쫓아오는 진혁을 발견한 산적들은 진혁을 향해 활시위를 당겨 겨냥을 하였다.
쉐이이이익!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빠르게 날아오는 화살을 피해 지그재그로 달리며 뒤를 쫓는 진혁은 열린 방책의 쪽문 안으로 들어가는 산적들을 보았다.
진혁이 날아오는 화살을 피해서 닫히는 문 앞에 당도를 하였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그런다고 안 열릴 것 같아!”
진혁은 주먹을 말아 쥐고 닫힌 방책의 문을 향해 내질렀다.
콰아아앙!
강력한 주먹질에 방책의 쪽문이 통째로 뜯겨져 날아가 나뒹굴었다.
진혁이 방책 안으로 들어서자, 산적들이 황급하게 달려 나왔다.
댕··· 댕··· 댕······.
“적이다. 적이 공격해 온다.”
침입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산적들의 외침에 산채의 막사 안에서 산적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진혁은 쏟아져 나오는 산적들을 보며 헬스와 샤프 헤이스트를 사용하여 자신의 신체적인 능력을 향상시켰다.
“어디 한 번 놀아 보자.”
진혁은 겁도 없이 달려오는 산적들을 향해 마주하였다.
대미지가 강력한 스킬이 없어도 한방, 한방이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진혁의 주먹과 발길질에 산적들이 견디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
“정말 수련이 헛된 건 아니네.”
타격한 대상을 밀쳐내는 푸시 기술이 없어도 주먹과 발에 실린 힘이 강력하여 타격당한 상대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나는 효과를 얻을 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한 방에 쓰러지는 건 아니었지만 쉽게 자신에게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들어 주니 큰 도움이 되었다.
“커어억!”
그러다 한 명의 산적이 쓰러졌다.
진혁은 망설임도 없이 죽은 산적에게 마법을 사용하였다.
“커프스 익스플로젼!”
‘퍼어어엉.’하는 소리와 함께 사체가 폭발하면서 주변에 있는 산적들에게 대미지를 주었다.
“크아아악!”
진혁은 사령이 깃든 마력을 흡수하여 마력자체가 흑마법에 특화가 되어 있어 흑마법을 사용하면 대미지 플러스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거기에 사령이 깃든 마력의 근원석까지 흡수해 사령의 깃든 마력의 순도가 높아져 대미지의 상승효과를 중첩으로 얻을 수가 있었다.
3서클의 흑마법인 커프스 익스플로젼은 상대에게 큰 대미지를 주어 한 번에 쓰러뜨리기보다는 여러 대상에게 골고루 대미지를 주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마법이었다.
하지만 사령이 깃든 마력을 가진 진혁의 커프스 익스플로젼은 일반 3서클의 흑마법사가 사용하는 커프스 익스플로젼보다 월등히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시체가 폭발하자, 몰려 있던 산적들이 크게 휘청거리며 나자빠졌다. 그 중에는 진혁에게 주먹과 발길질에 당한 산적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시체 폭발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진혁은 커프스 익스플로젼의 위력에 스스로 놀라면서도 마음에 들어 하였다.
“이게 끝이 아니지.”
흑마법사가 세간에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준 소환마법이 있었다.
“사령이 깃든 존재에 일어나라. 레이즈 스켈레톤 폰!”
진혁의 명령이 떨어지자, 죽었던 사체의 피부와 살이 녹아내리면서 뼈만 남게 되었고 그 뼈가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공포를 느껴야 했다.
끼리리리릭!
뼈의 마찰음과 함께 검을 든 스켈레톤 폰의 두 눈에서 붉은 안광이 폭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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