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차 이벤트 시작
“정말 속 시원하지 않아. 케빌로스 놈들 지금 비상이래.”
“듣기로는 그 플레이어에게 아이템 엄청 털렸다고 하던데?”
“나도 그렇게 들었어. 모두 고가의 장비라고 들었거든. 그 플레이어 아이템 팔아 제법 돈을 벌었을 걸.”
“이야, 부럽다. 나도 레벨이 좀 높으면 그 플레이어처럼 케빌로스 놈들 아이템 벗겨 먹을 텐데.”
“아서라. 케빌로스 애들이 얼마나 강한데.”
“그런데 그 플레이어에게 다 털려?”
“그 플레이어는 현질을 엄청나게 해서 고가의 아이템으로 도배를 하고 있겠지. 그게 아니면 일방적으로 이길 수 없지.”
“그래? 그럼 케빌로스 놈들 아이템 팔아서 어느 정도 메우겠네.”
“그 정도로 가능하겠어? 소문에 의하면 지금 전설 아이템도 풀렸다고 하던데 그 플레이어가 전설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을지.”
진혁은 식당에 앉아 음식을 먹으면서 플레이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돈, 많이 벌었지.”
진혁이 케빌로스 길드의 길드원들을 공격하여 그들을 죽이고 얻은 아이템이 제법 되었다.
유니크 아이템 4개, 레어 아이템 12개, 레어 세트 아이템 5세트, 일반 아이템 23개. 이 중에서 강화된 아이템은 최고 +7 아이템이었다.
이걸 은행에 통해 정리를 하면 못해도 수십만 골드는 벌 수 있을 것이다.
“사냥해서 습득하는 아이템보다 파티원들 뒤치기 해서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높으니 전문장물아비들이 날뛰는 것이고, 나아가 머더러 길드가 은밀하게 활동하고 그러지.”
아이템이 많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지 몬스터를 사냥하서 아이템을 얻는 것보다 플레이어를 죽여서 아이템을 먹는 확률이 더 높아 플레이어들을 죽이는 플레이어들이 생겨났고, 그로 인해서 인더스의 세상에서 말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뮤라스에서는 플레이어들의 문제라면 여기에 관여하지는 않았다.
단 플레이어가 일반NPC, 즉 무력을 지니고 있지 않은 NPC를 죽일 경우에는 이유 불문하고 경고 없이 계정 영구정지를 당하였는데 지금까지 9명의 플레이어가 일반NPC를 죽여 계정 영구정지를 당했다.
NPC들 중 국왕, 영주, 귀족, 기사, 마법사, 신관, 병사와 같이 무력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는 NPC들은 플레이어와 정당한 대결을 할 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만 일반NPC들은 그렇지 못하여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였다.
머더러 길드가 있고, 플레이어들이 서로 플레이어를 죽인다고 하여도 결국 한계가 있었다.
플레이어를 죽인 수만큼 누적되는 제제로 인해서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데 한 달, 두 달, 1년을 도망자처럼 플레이어, 혹은 영지의 기사, 병사들을 피해 다니면서 게임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 걸 보면 난 완전 대박이지. 다만 전직할 때는 많이 힘들지만.”
진혁은 천천히 음식을 다 먹은 후에 차를 주문하였다.
“이 친구는 왜, 안 와?”
벌써 이벤트 2주차가 지나갔고, 곧 3주차 이벤트가 시작이 된다.
진혁은 3주차 이벤트에서 프라다와 함께 벨리아 마을로 가기 위해서 루드산포드 백작령에서 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주문하신 차가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진혁 님께서는 그 소문 들으셨어요?”
“무슨 소문요?”
“흑마법사, 리치 마법사, 다크엘프들로 구성이 된 비밀조직 다크 앰버서더가 작은 마을을 공격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소식 말이에요.”
NPC들도 3주차 이벤트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네. 그래서 친구가 오면 벨리아 마을로 가서 놈들을 막아 볼 생각이에요.”
“가셔서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놈들은 악질 중에 악질이니까요.”
“네. 필요한 것들을 많이 챙겨서 가니 걱정 마세요.”
“하여간 조심하십시오.”
점원이 돌아가자, 진혁은 피식 웃었다. 자신을 걱정해 주는 그가 고맙기도 하였다.
“친구야!”
식당 안으로 들어오며 손을 들어 자신이 왔음을 알리는 프라다를 보고 진혁 역시 손을 들었다.
“제법 레벨을 올린 것 같은데? 100레벨은 넘었어?”
“한참 넘었지. 138레벨인데.”
이벤트 1주차에 레벨을 많이 올렸고, 2주차 역시 틈틈히 사냥하면서 재료도 모르고 채집도 하면서 경험치를 올려 138레벨까지 올릴 수가 있었다.
이번 3주차에서 40레벨 정도 더 올리고, 4주차에서 조금 더 레벨 업을 하면 200레벨을 찍을 수가 있을 것 같았다.
“헐, 그럼 나랑 헤어져서 몇 레벨을 올린 거야?”
“조금 밖에 못 올렸어. 넌 이제 200레벨 넘었지?”
“난 214레벨.”
“너도 레벨을 많이 올렸네.”
“파티해서 디프란의 언덕에서 사냥을 했거든. 생각보다 많은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었어.”
“그래? 파티원들은?”
“나보고 함께 가자고 하던데 난 친구랑 약속이 있다고 말을 하고 이리로 왔지.”
“나보다 그쪽 파티로 가는 게 더 이로운 거 아니야?”
“그건 모르지. 하지만 너랑 약속했잖아. 그리고 솔직히 재미는 그쪽보다 너와 함께 하는 게 더 재미있고.”
진혁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그럼 너 이번 이벤트 끝나면 3차 전직하겠네?”
“찾아 봐야지. 그런데 난 듀얼클래스라 양쪽 다 전직을 해야 해.”
“그건 안 좋은 거네. 경험치도 두 배로 먹어야 레벨 업을 하니까.”
“뭐, 그래도 듀얼클래스니까 좀 편하기 해. 아, 그리고 네가 보면 깜짝 놀랄 친구가 있어.”
“그래?”
“아마 깜짝 놀랄 거야.”
프라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친구가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말을 하였지만 진혁은 잠시 후에 보여 주겠다고 말을 하였다.
-잠시 후 12시 정각에 몬스터가 마을을 습격합니다. 몬스터가 마을을 습격하는 시간은 게임 시간으로 6시간이며 그 후 6시간의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인더스 세상의 시간으로 하루에 두 번의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가 일어나며 현실의 일주일, 즉 인더스의 세상에서 21일 동안 총 42번의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가 일어납니다.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는 플레이어님께서 접속을 해제하여도 인더스 세상에서는 계속해서 진행이 되며 각 마을을 지켜내는데 크게 공헌을 한 플레이어 열 분을 선정 행운의 상자를 지급합니다.
-행운의 상자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건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설명을 해 놓았습니다.
-부디 플레이어님들의 활약으로 각 마을이 피해를 입지 않고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를 막아 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가 일어나는 마을 역시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기록해 두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시스템 알림이 전달되었다.
“총 42번의 침공이라···, 어떻게 할래? 접속해제하고 홈페이지에 가서 확인하고 올까?”
프라다가 진혁에게 물었다.
“아니, 벨리아 마을로 가. 그곳에 사령의 탑이 있기 때문에 다크 엠버서더가 사령의 탑에 소속된 흑마법사들을 노릴 가능성이 높아.”
“그래?”
“확실해. 그러니 가서 기다리자. 30분 정도 남았으니까.”
“오케이!”
진혁과 프라다는 3주차 이벤트를 하기 위해서 벨리아 마을로 이동하였다.
*
뮤라스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게임 전문사이트 포유에도 3주차 해당 마을과 행운의 상자 안에서 나오는 아이템의 목록들이 게시되어 있었다.
행운의 상자에서는 최고 유니크 아이템이 나오고, 최하 포션을 만들 수 있는 재료 중 한 가지가 나온다고 게시가 되어 있었다.
아이템이 나올 확률도 게시가 되어 있었는데 최고 아이템인 유니크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1%였고, 최하 포션을 만들 아이템 재료 중 한 가지가 나올 확률 역시 1%였다.
아이템 나올 확률이 가장 높은 건 강화석 10개였는데 확률이 무려 50%나 되었다.
3주차 이벤트가 열리는 마을은 두라스 왕국과 리케어 왕국의 마을 각 100곳으로 총 200곳의 마을에서 진행이 되며 각 마을에서 10명을 선정하는 것이니 총 2,000개의 행운의 상자가 뿌려지는 것이고, 그 중 50%의 확률로 강화석 10개가 나오니 3주차 이벤트를 통해서 강화석 최소 10,000개 이상이 풀린다는 말이다.
이미 앞서 풀린 강화석까지 생각하면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플레이어의 무력을 확실하게 끌어 올릴 계획이고, 다음 업데이트를 통해서 인더스의 세상이 조금 더 확장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플레이어와 전문가들은 두라스 왕국과 인접한 산타난 왕국과 리케어 왕국과 인접한 베네시아 왕국이 개방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였다.
뮤라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더스를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개척해 주길 바라고 있었지만 진행이 너무 더디고 게임을 즐기려고 가입하는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니 과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조치이기도 하였다.
진혁과 프라다가 온 벨리아 마을 역시 이벤트 마을 중 하나였고 이곳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찾아왔는데 문제가 생겨버린 것이다.
길드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이 마을을 힘으로 통제하려고 하였고, 실제로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
마을에는 경비병, 자경단이 있어 드러내어 놓고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을 핍박할 수는 없었지만 경비병, 자경단의 눈을 피해서 협박하니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은 그들에게 밀려 날 수밖에 없었다.
거대 길드는 이벤트를 독점하기 위해서 몇몇 마을을 선점하여 길드원들을 보내어 통제를 하였고, 그들에게 밀려난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은 거대길드의 영향력이 닫지 않는 마을을 찾아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플레이어들이 한 명, 두 명 모여든 곳이 그린우드의 벨리아 마을이었다.
“개새끼들······.”
벨리아 마을로 온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거대길드의 행태를 욕하였다.
“시X, 아직 길드가 정식으로 허가 된 것도 아니잖아.”
“그러게. 양아치 새끼들도 아니고.”
-이벤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알려드립니다. 이벤트가 시작하면 이벤트가 끝나는 주말까지 이벤트가 진행 중인 마을에서 다른 이벤트 진행 마을로 이동할 수가 없습니다.
-이벤트가 시작되면 이벤트를 참석하지 않은 플레이어들 역시 이벤트가 진행 중인 마을로 이동할 수가 없습니다.
-이벤트에 참가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을 위해서 각 영지의 본령, 대도시, 중간 도시, 그리고 각 사냥터의 상공에 이벤트 마을의 이벤트 진행 상황을 관람할 수 있도록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여 실시간으로 중계를 할 예정입니다.
-몇몇 플레이어들이 길드라는 이름으로 모여서 약자를 탄압하고 있다는 제보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여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추가 제제를 하고자 합니다.
-이벤트를 통해서 마을을 지켜내지 못하면 그 마을을 방어하지 못한 플레이어들은 한 달 간 게임에 접속할 수가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페널티에 사람들은 놀라 투덜거렸다.
“아니, 그걸 지금 말해 주면 어떻게 해? 여기는 저레벨들 뿐인데.”
“지금이라도 고레벨이 많은 곳으로 이동해서 가야 하는 거 아니야?”
플레이어들이 웅성거렸다.
“진혁아, 넌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긴 여기 있어야지.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해서 그들이 받아 주겠어? 너는 고레벨이니 받아 줄 수도 있겠지만 저레벨인 난 어림도 없지.”
프라다는 진혁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난 그냥 있을 거야. 넌 다른 마을로 가. 게임 못하면 손해 보잖아.”
그 말에 프라다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경험이 중요한 건 아니지. 뭐, 이참에 푹 한 달 쉬면되지.”
-그간 플레이어들 스스로 어느 정도의 체계를 잡도록 하기 위해서 최대한의 간섭을 피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다만 이벤트, 축제와 같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적극 개입하여 많은 플레이어들이 공평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습니다.
-더 나은 인더스의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이벤트는 30분 연장 되어 12시 30분에 시작이 됩니다.
“야, 어떻게 할래?”
“난 그냥 빠질래. 어차피 레벨이 낮아 등수에도 들지 못하는데 마을 못 지키면 한 달 계정 정지란 소리잖아. 그냥 이벤트 참석하지 않고 다른 사냥터에서 사냥할래.”
한 달 계정 정지!
뮤라스에서 내어 놓은 파격적인 페널티로 인해서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은 이벤트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 말을 하며 벨리아 마을을 떠나는 이들이 생겨났다.
“음···, 이거 위험한 거 아니야?”
제법 많은 수의 플레이어들이 떠나자, 다른 플레이어들도 덩달아 떠났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적으면 마을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순식간에 플레이어들이 많이 빠져 나가자, 이제는 눈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의 사람들 밖에 남지 않았다.
“저기 여기에 있을 건가요?”
한 플레이어 진혁과 프라다에게 물었다.
“다른 곳으로 가도 받아주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렇긴 하죠. 그래도 한 달 동안 게임을 하지 못하면 억울하지 않을까요? 그만큼 뒤쳐질 수도 있는데.”
“사람은 저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르니까요.”
플레이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혁과 프라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였다.
“미안합니다. 저는 다른 마을이나 아니면 이벤트에서 빠지려고요.”
“우리에게 미안할 필요는 없죠. 콘텐츠를 독점하려고 하는 거대길드가 나쁜 놈들이죠.”
프라다는 별 것 아니라는 듯 말을 하였다.
“그럼.”
또 한 명의 플레이어가 떠나가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진혁과 프라다를 제외하고 플레이어들이 모두 떠나버렸다.
“이거··· 재미있겠네. 엄청 스릴 넘치겠는데.”
“그러게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였는데.”
그때, 워프 게이트를 타고 광장으로 나타나는 플레이어들 몇 명 있었다.
“다행이 늦지 않았네.”
“어, 선배님들!”
진혁이 옛날 2차 전직을 할 때, 3차 전직자라며 말을 하였던 플레이어들이 벨리아 마을로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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