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든지 와.
진혁은 플레이어들과 싸울 때, 자신만의 루틴을 가지고 있었다.
파티를 하고 나타난 다수의 플레이어들과 싸울 때는 늘 힐러부터 노린다.
그 이유는 다른 파티원들의 체력을 회복시켜 전투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유지력 때문이다.
두 번째로 노리는 플레이어는 원거리 딜러들이었다.
탱커의 포지션에 있는 플레이어의 경우 체력도 엄청나지만 방어력 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그를 쓰러뜨리려하다가 원거리 딜러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할 수도 있어서였다.
원거리 딜러들 중에서도 체력이 약한 마법사를 우선으로 제압을 하고, 그 뒤에 정령사, 레인져의 순으로 적을 상대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진혁은 우선적으로 구울병사를 소환하여 근거리 스타일의 플레이어와 원거리 딜러의 경계를 나누어 버렸다.
동료들이 공격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구울병사들로 인해서 도와주러 갈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이놈들 빨리 처리해.”
진혁은 마법사들과 레인져, 정령사들을 죽이기 전에 구울병사들을 쓰러뜨리고 진혁의 행동을 저지하려고 하였지만 그 조차 쉽지 않았다.
“피란체바, 벨루라스의 행동을 알려주면서 구울 병사들 체력을 살펴. 체력이 떨어지면 힐링을 해 줘.”
“알았어. 나에게 맡겨.”
진혁은 벨루라스와 싸우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신경 쓰지 않고, 눈앞에 있는 마법사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움직였다.
“파이어 볼!”
마법사 플레이어는 전투 경험이 많은지, 위력이 강한 마법보다는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사용하여 진혁의 행동에 제한을 주려고 하였지만 진혁 역시 흑마법사였기에 마법을 사용하여 상대의 마법을 무효화 시켜버렸다.
진혁이 마법사의 앞으로 다가섰을 때, 땅이 일어나며 땅의 정령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땅의 정령으로 인해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심호흡을 크게 한 후에 땅의 정령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진혁의 주먹을 통해서 빠져 나가는 마력은 오러를 가득 머금은 주먹을 형상하여 모습을 드러냈고, 곧장 땅의 정령을 향해 날아갔다.
순간 땅의 정령은 위험을 감지하고 땅으로 사라지려고 하는 순간 피란체바가 공중에서 마법을 사용하였다.
“다크 핸드!”
땅의 정령이 있는 곳에 어둠의 손이 소환되어 사라지려고 하는 땅의 정령을 붙잡았다.
퍼어어엉!
그 찰라의 순간에 진혁의 오러 피스트가 땅의 정령을 강타하였고, 정령사는 땅의 정령이 받은 피해 일부를 받아 조금은 고통스러워하였다.
“파이어 블라스트!”
허공에서 앙칼진 목소리와 함께 강력한 고온의 불덩이가 땅의 정령이 있는 곳으로 떨어졌다.
그 자리에 자욱한 흙먼지가 생겨나 땅의 정령의 모습을 덮어버렸는데 그 속에서 땅의 정령이 내지르는 괴성이 들렸다.
“쿠오오!”
그 순간 진혁과 피란체바가 동시에 움직였다. 둘은 거의 비슷한 속도로 흙먼지 안으로 뛰어들었다.
피란체바는 땅의 정령을 어둠으로 잡아 먹어버린 후에 하늘로 솟구쳤고, 진혁은 흙먼지 속을 통과하여 마법사의 앞에 나타났다.
“강력한 일격!”
진혁은 마법사에 주먹을 날려 스턴을 건 후에 샌드백을 때리듯 마법사의 전신을 두들겼다.
자신이 어떻게 당했는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당해버린 마법사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리스타트 포인트로 사라져버렸다.
진혁은 마법사가 남긴 아이템을 챙겨 인벤토리에 넣었다.
‘선제공격을 하는 것과 당하는 것에 차이가 확실하네.’
선제공격을 당했을 경우 상대 플레이어를 죽였을 경우 아이템이 3개에서 4개를 얻을 수 있었지만 자신이 먼저 공격을 하는 경우에는 아이템을 하나 밖에 얻을 수가 없었다.
‘하나라도 챙겼으면 됐지.’
진혁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정령사에게로 향했다.
땅의 정령이 피란체바에게 먹혀버려 충격을 받았는지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진혁은 그의 사정과는 상관없이 그를 공격하였다.
정령사는 정령이 소멸되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는지 피하거나 반항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진혁의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진혁! 벨루라스가 날개를 활짝 폈어.
피란체바의 목소리가 머릿속으로 울렸고, 진혁은 반사적으로 두 손으로 자신의 귀를 틀어막은 후에 벨루라스가 있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크아아아앙!”
곧이어 터지는 벨루라스의 사자후는 뒤에서 진혁과 싸우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뜻하지 않게 벨루라스의 도움을 받은 진혁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마법사를 향해 움직였다.
아틀란티스 길드에서 벨루라스를 사냥하기 위해서 온 플레이어들은 모두 서른 명, 이 중 원거리 딜러가 여덟 명이나 있었다.
여덟 명 중에서 마법사가 세 명, 레인져가 세 명, 정령사가 두 명이었다.
진혁의 손에 힐러, 마법사, 정령사가 죽었고, 남은 원거리 딜러는 아직 여섯 명이나 남아 있었다.
벨루라스의 사자후에 당한 사람들은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진혁은 경험을 해 보았기에 잘 알고 있었다.
진혁은 가까이에 있는 레인져보다 마법사를 택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체력과 방어력이 낮아 빠르게 죽일 수가 있어서였다.
진혁은 벨루라스의 사자후에 당해 어지러움과 고통을 호소하는 마법사에 접근하여 사정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커어어억!”
고통이 계속해서 가중되자, 결국 마법사는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고, 진혁은 그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회수하고 바로 옆에 있는 또 다른 마법사를 향해 발을 뻗었다.
진혁의 발이 마법사의 복부에 박히자, 그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진혁은 그런 그의 얼굴을 향해 축구선수가 페널티킥을 차듯 강하게 차버렸다.
고개가 크게 돌아가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그에게 야수처럼 달려들어 주먹으로 얼굴을 연속해서 공격하자, 그 역시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였다.
진혁은 그가 남긴 아이템을 챙긴 후에 한 명 남은 정령사에게 접근을 하였고, 정령이 진혁의 앞을 막았지만 피란체바가 공중에서 내려와서는 정령을 상대하였다.
피란체바가 정령을 상대하는 동안 진혁이 정령사를 쓰러뜨렸고, 정령은 자연스럽게 소환해제가 되었다.
피란체바는 정령을 흡수하지 못해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곧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 하늘 위로 높이 올라가 구울 병사의 체력을 챙기는 동시에 벨루라스의 행동을 살폈다.
뜻하지 않은 벨루라스의 도움으로 마법사와 정령사를 손쉽게 처리한 진혁은 벨루라스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진혁의 주먹에서 마력이 방출되어 오러 피스트로 변형되어 벨루라스를 향해 날아갔다.
“이 씨X 놈아!”
레인져가 진혁을 향해 욕을 하며 활시위를 당겼다가 놓았는데 마력의 화살이 진혁을 향해 날아왔다.
“일루젼 스탭!”
진혁은 일루젼 스탭을 이용해서 순간 빠르게 움직여 마력의 화살을 피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공격한 플레이어를 향해 움직였고, 그는 몸을 돌려 달아났는데 구울 병사들이 있는 곳이었다.
구울 병사는 눈앞에 있는 자들만 상대하였기에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레인져를 볼 수가 없었고, 그는 슬라이딩을 하듯 미끄러지면서 구울 병사들 사이를 통과하여 동료들과 합류를 하였다.
그 모습을 본 다른 레인져 플레이어들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들은 동료들 뒤에 숨어 진혁을 향해 스킬로 공격을 하였다.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뀌었다.
-진혁, 피해 벨루라스가 입으로 마력을 모아!
진혁은 피란체바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벨루라스를 보았다.
그의 입으로 모여드는 마력이 눈에 선명하게 보였고, 곧이어 냉기의 브레스가 입을 통해서 뿜어져 나왔다.
진혁은 브레스가 뿜어져 나오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피해라!”
피하란 외침이 있었지만 구울 병사들과 싸우고 있는 이들은 냉기의 브레스에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었다.
구울 병사들 역시 냉기의 브레스에 당해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진혁은 벨루라스의 냉기에 브레스에 당한 플레이어들을 향해 내달렸다.
“어딜!”
피슝··· 피슝··· 피슝······.
화르르르륵!
벨루라스를 사냥하는 파티에 속해 있던 레인져와 마법사들이 진혁이 움직임을 저지하려고 하려고 하였다.
진혁은 앞으로 달려 나가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과 마법을 보며 그대로 슬라이딩을 하여 화살과 마법을 피하는 동시에 바닥에 붙어 미끄러져 앞으로 이동하였다.
진혁은 허리에 힘을 주고 슬라이딩을 하면서 상체를 일으켜 세운 뒤에 발에 걸리는 돌덩이를 지지대로 삼아 반발력을 얻어 허공으로 뛰어 올랐다.
그러자 진혁을 향해서 또 다시 화살과 마법이 날아왔다.
“그레비티!”
진혁은 중력가속마법을 이용하여 바닥으로 뚝 떨어져 화살과 마법을 피하였고, 재차 공격하려고 하던 레인져와 마법사는 벨루라스의 꼬리 공격을 피해기 위해서 움직이는 바람에 진혁을 공격할 수가 없었다.
진혁은 그 틈을 타서 탱커 플레이어에게 붙어 내가중수법을 이용하여 그의 가슴을 강하게 때렸다.
방어구의 방어력을 무시하는 내가중수법은 플레이어에게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였지만 단점은 스킬사용시간, 즉 쿨타임이 존재하여 연속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시X, 이거 뭐야? 한 방에 내 체력이 이렇게 많이 내려가!’
한방 맞은 플레이어가 깜짝 놀라고 있을 때, 진혁의 주먹이 얼어붙어 있는 그의 전신을 두들겼다.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두들기듯 빠르고 정확하게 손과 말을 이용하여 연타 공격을 하자, 제아무리 체력과 방어력이 좋은 탱커라고 해도 포션이 채워주는 체력의 양보다 진혁의 연타에 의해서 깎이는 대미지가 더 많아 결국 진혁의 손에 쓰러져야 했다.
놈들이 냉기의 브레스에 당했을 때, 최대한 많이 죽일 생각을 하였는지 진혁은 다른 플레이어를 향해 움직이려고 할 때, 피란체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벨루라스가 날아올랐어.
도약을 이용한 짓밟기 공격이라는 걸 알고 진혁은 그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쿠우우웅!
정확하게 얼어붙어 있는 플레이어들과 구울병사들을 짓밟아버리는 벨루라스는 날개를 활짝 펴고 입을 크게 벌렸다.
진혁은 그 모습을 보고 순간 사자후와 같은 음공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을 하고 벨루라스의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겨버렸다
크고 강력한 음파가 벨루라스의 입을 통해서 터져 나왔고 근처에서 순식간에 당해버린 아틀란티스 길드원들은 벨루라스의 강력함에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크아악!”
벨루라스는 음파공격에 당한 아틀란티스 길드원들을 발로 지근지근 밟아 죽여 버렸다.
진혁은 간발의 차이로 벨루라스의 그림자 속으로 피해 음파 공격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지만 날뛰는 벨루라스로 인해서 모습을 드러낼 수가 없었다.
“내가 몽크라고 해서 검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니잖아.”
진혁은 인벤토리에 검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은행에 맡겼구나.”
조금 떨어진 곳에 탱커 역할을 하던 플레이어가 죽은 후에 떨어뜨린 검이 보였다.
“저걸 주우면 어떻게 해 보겠는데··· 피란체바, 마법으로 저 검을 내가 있는 쪽으로 보내줄 수 있겠어?”
피란체바가 진혁의 말을 듣고는 다크 에로우를 사용하여 검을 맞춰 진혁이 있는 곳으로 보내 주었다.
진혁은 그림자에서 나와 검을 주운 후에 뒤로 물러났다.
쿵, 쿵, 쿵······.
벨루라스는 아틀란티스 길드원들을 짓밟아 죽이려고 하는지 두 발을 번가라가며 음파 공격에 당한 플레이어들을 밟으며 체력을 깎아 내리는 중이었다.
진혁은 집어든 검에 저주마법인 포이즌 웨폰을 사용하였다.
포이즌 웨폰은 무기에 독 속성의 공격력을 인첸트 시켜 독 대미지를 줌과 동시에 대상을 중독 시켜 서서히 체력을 깎아 내리는 마법이었다.
진혁은 벨루라스가 아틀란티스 길드원들에게 신경이 집중되어 있을 때, 몰래 놈의 그림자에 숨어 들어갔다.
그림자를 이용해 이동한 진혁은 벨루라스가 발을 들어 올려 바닥을 향해 강하게 내려찍을 때에 검을 놈의 발밑에 세워 두었다.
푸욱!
검이 벨루라스의 발바닥을 뚫고 살 안으로 파고들어갔다.
단단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발바닥은 그리 단단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어찌되었던 진혁의 의도대로 검을 통해서 중독 시킬 수가 있었고, 그로 인해서 서서히 벨루라스의 체력을 깎아 내릴 수가 있었다.
진혁은 작전이 성공하자, 곧장 벨루라스의 그림자에서 나와 벨라루스에게 공격을 받고 아슬아슬하게 체력을 유지하는 플레이어들을 공격해서 끝장을 내버렸다.
“이 개새끼야!”
그런 진혁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아틀란티스 길드원들이었고, 진혁은 그런 그들을 향해 히죽 웃으며 말하였다.
“나, 이미 개새끼가 된지 오래야. 이 시X 것들아.”
“시X 놈아. 여기서 조금 기다려라 내 다시 와서 너 죽여 버릴 테니까.”
“이제까지 거대길드의 힘만 믿고 약한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니까 재미가 있었지. 그런데 이제부터 너희들도 당할 수 있다는 거 항상 생각해. 난 몬스터 사냥 안하고 너희 길드 연놈들을 잡으러 다닐 테니까. 이제부터 아주 게임이 다이내믹해 질 거야.”
“기다려.”
기다리는 말을 남겨 두고 리스타트 되는 플레이어였다.
“병신. 얼마든지 와. 오는 족족 아이템 벗겨 먹을 줄 테니까.”
진혁은 그런 그를 향해 욕 한번 날려주고는 다른 놈을 죽이기 위해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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