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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의 대륙을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용병패가 필수이다. 한국의 플레이어들은 이 용병패를 인더스의 주민증이라 부르기도 하였는데 영지와 영지, 왕국과 왕국을 넘어 다닐 때, 이 용병패는 개인의 신분을 보증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한다.
또한 용병패에는 급수가 기록되어 있어 용병들 사이에서는 이 급수에 따라 계급이 나뉘고, S급 용병의 경우 기사단장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인더스에서 주민증이라 할 수 있는 용병패를 받기 위해서는 전직 증명서와 용병 추천서가 필요한데 이는 각 클래스 별 길드에서 발행을 해 준다.
진혁은 몽크 길드를 찾아가 발리칸 산맥에서 마르테우스의 일기장을 얻어 피스터로 전직을 했다고 말을 하였다.
칼로파로부터 신체개조를 받은 후 배운 어둠의 마법에 대해서는 이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한스는 진혁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용병 길드 안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대부분 플레이어들이었고, NPC라 불리는 인더스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였다.
플레이어들은 전직을 하기 위해서 몽크 길드를 찾았고, 이들을 상대하기 위한 NPC들은 무뚝뚝한 표정과 습관에서 나오는 말투로 플레이어들을 상대하였다.
“이리로.”
진혁은 그런 플레이어를 지나쳐 한스를 따라 간 곳은 용병 길드 안의 2층이었다. 이층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니 휴게실 같은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도 플레이어들이 가득 있었다.
1층과 달리 2층은 이미 전직을 한 플레이어들이 길드의 의뢰를 받기 위해서 잠시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유입이 된 모양이구나.’
“여기 마법진에 올라서십시오.”
한스의 말투부터 달라졌다.
그의 말에 따라 마법진에 올라서자, 빛이 반짝이더니 두 사람을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켰다.
한스는 진혁을 503호실 앞으로 데리고 가서는 방문에 노크를 하였다.
“누구인가?”
방 안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스입니다. 마르테우스님의 유지를 이어 받은 분을 모시고 왔습니다.”
방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나왔는데 짙은 눈썹에 부리부리한 눈과 검은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 얼굴의 하관을 가리고 있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진혁은 중년의 사내가 편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의 몸은 오랫동안 단련하여 탄탄한 육체를 소유하고 있음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마르테우스님이라고 하였나?”
진혁을 보고 묻자, 공손하게 대답하였다.
“발리칸 산맥에서 그 분이 남기신 일기장을 얻었습니다. 상, 하권의 일기장을 통해서 그 분의 이론을 알게 되어 피스터 전직을 하였습니다.”
“그 분의 이론을 이은 사람이 나타나다니 정말 다행이네. 어서 안으로 들어오게. 한스, 자네는 수고하였네.”
한스가 고개를 숙인 후에 다시 돌아갔고, 진혁은 중년의 사내 손에 이끌려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파테우스라고 하네.”
펠리 전진기지의 몽크 길드의 장로의 신분을 가진 파테우스는 한창 시절 두라스 왕국에서 무쇠의 발, 혹은 강철의 주먹이라 불리며 제법 명성을 떨쳤던 인물이었다.
“진혁이라고 합니다.”
“진혁군. 참으로 자네가 대단한 일을 하였네.”
인더스의 세계관에서는 수많은 영웅들이 존재하고, 그 영웅들은 제자를 두지 못하고 죽은 경우가 많았다.
그들이 사용하던 무기 혹은 마나 이론, 검술 이론과 같은 이론서들이 세상에 어디엔가 남겨져 있고, 오랜 세월을 견디며 자신을 찾아올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영웅들이 남긴 무기, 이론서를 얻어 전직을 할 수 있지만 이들 역시 아이템의 등급처럼 히든 클래스라 불리며 클래스 자체에 유니크, 전설, 고대, 신화, 유일로 등급으로 나뉜다.
등급은 이렇게 정해져 있지만 클래스를 얻은 사람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유니크 클래스가 유일 클래스를 이기는 경우도 있으니 클래스의 이점은 존재를 하나 절대적인 기준은 되지 못하였다.
다만 시작점이 다르니 이루는 성과 역시 다르고 같은 재능과 같은 노력이라면 아무래도 높은 등급의 클래스가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건 부정할 수가 없다.
“저는 마르테우스님의 일기장을 찾았을 뿐, 그 분께 배운 건 없습니다.”
“이론을 알게 되었지 않나. 그걸로 족하네.”
진혁은 파테우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그는 그런 진혁의 마음을 아는지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자네가 피스터로 전직을 하였으니 몽크 기술을 익히게 될 것이네. 그렇지.”
“네.”
“그럼 그 기술들을 마르테우스님의 이론에 대입하여 자네 나름대로의 기술로 만들 것이고.”
진혁은 그때서야 파테우스의 말을 이해를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테우스님의 이론과 자네의 실전 기술이 합쳐서도 새로운 기술들과 새로운 이론들이 만들어지겠지.”
“그렇습니다.”
“그렇게 마르테우스님의 이론도 후대에 전할 수가 있고, 자네가 그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기술들과 실전 경험을 토대로 깨우친 깨달음을 후대에 전할 수가 있으니 우리 몽크 길드의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큰 일이 어디 있는가?”
틀린 말 하나도 없었다.
“아,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닐세. 앞으로 자네의 활약이 더욱 기대가 되네. 아직 몽크 기술을 배우지 못했겠지?”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익힐 수 있는 기술들을 익히려고 합니다.”
“잘 되었군. 자네, 나와 거래를 할 생각은 없는가?”
“거래라니, 무슨?”
“나는 자네에게 나만의 몽크의 기술을 가르쳐 주겠네. 자네는 나에게 마르테우스님의 이론을 알려 주게.”
진혁은 파테우스의 말을 듣고 잠깐 고민하였지만 스킬북을 사서 익히는 것보다는 파테우스에게 기술을 배우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을 하고 수락을 하였다.
진혁이 수락을 하자, 그는 기뻐하며 크게 웃으며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였다.
-파테우스와의 거래가 성립이 되었습니다.
-거래의 조건은 일대일 교환 방식입니다. 하나의 기술을 전수해 주면 마나 이론의 일부를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레벨에 따라 파테우스에게 다섯 가지의 기술을 배울 수가 있습니다.
시스템 알림을 들은 진혁은 자신이 알고 있는 마르테우스의 이론을 다섯 개로 나누어서 알려주기로 하고는 머릿속으로 그의 이론을 떠올려 보았다.
“하하, 고맙네. 앞으로 잘 부탁하네.”
“잘 부탁드립니다.”
*
진혁은 몽크 길드에서 파테우스에게 기술 하나를 배우면서 마르테우스의 이론 일부를 알려주었다.
“그러니까 마법사가 마나홀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마나홀을 만들면 마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그럼 어떻게 마나 홀을 만드나?”
“그건 저보다 마법사들에게 물어 보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습니다.”
파테우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활짝 웃었다.
“그렇겠군. 그럼 자네는 내가 알려준 기술을 익히도록 하게. 몽크의 기본 기술이라고 하나 최소 일만 번은 수련을 해야 다음 기술을 알려 줄 것이니 열심히 수련을 하도록 하게.”
“감사합니다.”
“그럼 기술을 수련하면서, 발리칸 산맥으로 나가서 몬스터 일만 마리를 사냥하고 돌아오게.”
-퀘스트가 생성이 됩니다.
퀘스트: 첫 번째 단련.(직업 관련 퀘스트)
설명: 무쇠의 주먹 파테우스가 알려준 단련법으로 주먹을 단련한 후에 주먹으로 몬스터를 사냥하자.
피오나 나무 주먹 쥐고 때리기(0/1,000,000)
이피아 골짜기 모래 손바닥으로 내려치기(0/1,000,000)
이스탄 광산에서 손가락으로 광물 캐기(0/1,000,000)
포란 강에서 손등으로 매끈한 돌 부수기(0/1,000,000)
단련한 후 몬스터 일만 마리 사냥하기(1/10,000)
이건 기술이 아닌 그냥 단련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이러한 퀘스트를 받으면 당장 포기할 만큼 무식해 보이는 방법이었지만 진혁은 파테우스의 방식대로 주먹을 수련하기로 하였다.
진혁은 현실에서 격투기 선수인 만큼 주먹을 단련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파테우스가 가르쳐 준 방법은 현실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간혹 이와 같은 구시대적 방법으로 수련을 하는 이들이 더러 있음을 알고 있었다.
진혁은 칼로파의 신체 개조를 통해서 얻은 것이 많기 때문에 파테우스의 수련법에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여 그대로 따르기로 하였다.
“그럼 나중에 찾아뵙겠습니다.”
“곧 보세.”
진혁은 파테우스의 방을 나와 몽크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으로 가니 한스가 진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진혁 님!”
그가 진혁에게 내미는 건 몽크 클래스 증명서와 용병 추천서였다.
“파테우스님과는 이야기를 잘 나누셨습니까?”
“네.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로 하였습니다.”
“잘 되었습니다. 파테우스님께서는 조금 괴팍하시긴 해도 실력만큼 왕국에서도 알아줄 만큼 대단하시니 분명 진혁님께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진혁은 한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몽크 증명서와 용병 추천서를 받아들고 몽크길드를 나왔다.
“수련하러 가기 전에 용병길드에 가서 용병패를 받는 것이 낫겠지.”
진혁은 우선 용병길드를 찾아갔다.
용병길드에서 용병패를 받는 건 간단하였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처음 용병을 시작하면 F급부터 시작을 한다.
용병활동을 통해서 성과를 내고, 공적치를 쌓으면 용병의 등급이 올라가는데 지금 플레이어들 중 등급이 가장 높은 이가 A급 용병이었다.
A급 용병 대부분 랭커라고 할 수 있는 고레벨들이었는데 S급 용병은 플레이어가 아닌 NPC들이 그 자리를 꿰어 차고 있었다.
인더스가 서비스 된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는 플레이어들보다는 NPC들이 더 강했다.
이는 게임의 밸런스 문제로 인더스의 컨텐츠가 70%이상 개방이 되었을 때, 플레이어가 NPC보다 강해질 것이라고 개발팀의 설명이 있었다.
진혁은 용병길드를 찾아가서 용병 접수에서 클래스 증명서와 용병 추천서를 내밀었다.
“용병으로 등록하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클래스가 피스터 맞으십니까?”
“네. 거기에 적힌 그대로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잠시 기다리는 직원의 말에 뒤로 물러나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진혁이 기다리는 동안에도 많은 이들이 찾아와 용병으로 등록하고 용병패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이곳 말고도 다른 곳에서도 이 정도의 사람들이 용병을 등록하겠지.”
세계로 서비스 하고 있는 인더스이니 접속자의 수도 어마무시할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진혁님!”
진혁의 이름이 호명이 되자, 진혁은 이름을 부른 직원에게 가서는 용병패를 받았다.
용병패는 사각 모양의 작은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그곳에는 왕국, 지역, 클래스, 등급이 표시가 되어 있었다.
진혁의 경우 두라스 왕국의 로하스 자작령의 몽크 길드 소속 F급 용병이라는 걸 용병패를 보고 알 수 있도록 기록이 되어 있었다.
용병패는 대륙 공통이었기에 어느 제국이나 왕국, 마찬가지였다.
진혁은 용병패를 받아들고 용병 길드를 나왔다.
“몽크 기술을 익히는 동안 서클 레벨도 올려서 3서클 마법을 익혀야지. 그럼 어느 정도 몬스터를 사냥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거야.”
진혁은 플레이어를 상대로 자신의 능력치가 몇 레벨에 해당되는지 가늠할 수 있었기에 지금부터 레벨을 올리기 시작하면 빠르게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시작은 미흡하였으나, 나중은 심히 창대해지리라.”
진혁은 교회를 다니지는 않지만 성경에 나오는 이 구절은 좋아하였다. 그래서 늘 이 구절의 말씀대로 자신의 시작이 보잘 없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훗날 자신의 경험들이 모여서 큰 자산이 되는 동시에 성공, 혹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걸 알고 있어서였다.
“이제부터가 진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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