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호로자식이 되었는데 참긴, 뭘 참아!
진혁은 매달 이만오천 골드를 받기로 하고 다섯 척의 함선을 로드리안 백작에게 임대를 해 주었다.
브람스 백작에게 열 척의 함선을 임대해 주면서 오만 골드를 받았기에 그 절반을 받은 것인데 로드리안 백작은 좋은 거래에 고마움을 전했다.
“진혁 님께서 저희 상인회의 상점을 이용하실 때는 물건 가격의 10% 싸게 드리겠습니다.”
“정말이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래도 저희 상인회가 많은 이득을 볼 것 같습니다. 이 증표를 상점에 보여주신다면 물건 값에 10%를 싸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로드리안 백작은 헤리안 상인회의 마크가 새겨진 문장을 진혁에게 주었다.
-로드리안 백작에게 헤리안 상인회의 휘장을 받았습니다. 헤리안 상인회의 휘장으로 인해서 헤리안 상인회에게서 물건을 구입할 경우 1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그럼 흥정만 잘 하면 최고 20%까지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되는 건가?’
브람스 백작에게 배를 임대하여 주면서 서브 직업이 상인이 되었고, 그때 상인들과 흥정할 수 있게 되었고, 그때 최고 10%까지 싸게 살 수 있으니 헤리안 상인회에 만큼은 말 잘하면 최고 2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가 있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요긴하게 잘 쓰겠습니다.”
진혁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감사는 제가 해야지요.”
“저기 외람된 질문을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로드리안 백작은 무슨 질문을 하고자 하느냐고 묻는 눈빛으로 진혁을 보았다.
“혹시 루다스 상인회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회의 중에도 언급을 하였지 않습니까?”
“사실 저는 길드의 의뢰를 받아 루다스 상인회의 후인을 찾고 있습니다.”
“루다스 상인회의 후인을요?”
진혁은 소탈한 로드리안 백작의 성격에 자신이 처음에는 헤리안 상인회가 루다스 상인회의 후인이 아닐까 생각을 하였다고 전하였다.
“왜, 그리 생각하였습니까?”
“다른 상단은 산적과 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백작님의 상인회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상인회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조금씩 성장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저희 헤리안 상인회는 루다스 상인회 소속 상인들은 같이 권력과 결탁한 상인회를 몹시 경멸하고 있습니다.”
흔들림 없는 두 눈빛이 그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제가 오해를 하여 죄송합니다. 죄송한데 후드사인 상인회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알려 주실 수 없겠습니까?”
“회의 중에 말씀을 드렸지만 후드사인 상인회는 후드 백작이 이끌고 있는 상인회입니다. 그의 아래 열 두 명의 귀족들이 있고, 그 열 두 명이 각자의 상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진혁은 로드리안 백작으로부터 후드사인 상인회에 대해서 자세하게 들을 수가 있었다.
“그렇군요. 후드상인회가 영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 영주나 관리인도 상인회를 무시할 수가 없겠군요.”
“그렇지요. 영주와 결탁하여 영지에서 경쟁하는 상인들을 모두 망하게 만든 후에 상인들을 영지에서 내쫓고 거의 독점을 하다시피 하여 영업을 하니까요.”
“그렇게 영지의 경제권을 모두 장악하면 그때부터 본색을 드러낸다는 말씀이신 거죠?”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 상인회에서는 후드사인 상인회에 맞서 싸우고는 있지만 조금 버거운 상대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오늘 회의에서 다른 상인회의 도움을 청한 것이기도 하고요.”
진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후드사인 상인회에 대해서 한 번 알아 봐야겠군요. 다크 엠버서더 조직원들이 근래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클래스 길드에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혹시 300년 전의 일을 되풀이 할까 말입니다.”
“하지만 300년 전처럼 그리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때의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우리 상인회 역시 그때의 일을 최대 수치로 알고 있으니 우리 상인회가 나서서 그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것입니다.”
“백작님을 오해하여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지금은 누구나 의심을 해 볼만 하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제가 백작님을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습니다.”
“하하, 말씀이라도 그리 해 주시니 든든합니다. 우리 좋은 인연으로 오랫동안 함께 지냈으면 합니다.”
비록 설정이라고 하지만 자유도가 높은 인더스의 세상에서 귀족으로 이렇게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로드리안 백작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백작님.”
*
저녁이 되어서 일을 마치고 돌아온 프라다는 진혁이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접속 안하고 있었어?”
“지금은 밤이라 딱히 움직일 일도 없어. 한국 돌아가면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생각을 정리 중이지.”
“일처리는 무슨··· 그냥 때려 치워. 너 말 들어보니 매니지먼트가 나쁜 놈이더만, 그런 놈들이랑 무슨 일을 같이 해.”
“그래서 조언을 들은 대로 이것저것 정리 중이야. 그런 후에 미국으로 가서 엘리스 강을 한 번 만나 보려고.”
“뮤라스와 계약하려고?”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뮤라스와 계약을 하든 다른 곳과 계약을 하던 답을 얻을 수가 있겠지.”
“하긴 부딪쳐 봐야지 뭐라도 얻지. 생각 잘했어. 뭐든 처음이 힘들지. 한 번 하고 나면 쉬워. 뭐 그 다음은 적응을 해야겠지만 넌 잘 할 수 있을 거야.”
프라다는 진혁이 게임 속에서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나 씻고 나올게.”
“그렇게 해. 저녁은 먹었어?”
“회사에서 먹고 왔지. 넌?”
“그래. 나도 냉장고에 있는 거 대충 꺼내어 먹었어.”
“일하시는 분계시니까 그 분께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그래. 말하기 미안하면 내가 말을 해 놓을게.”
“아니야. 그냥 한 끼 챙겨 먹는 건데.”
“야, 운동선수는 먹는 걸 잘 먹어야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씻고 와라. 같이 접속해서 수적이나 잡으러 가게.”
“오케이!”
인더스 이야기만 하면 입가에 웃음이 가득한 프라다를 보며 진혁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진혁은 프라다와 함께 인더스에 접속을 하여 수적들을 사냥하면서 그들에게서 탈취한 함선을 상인회의 회주들에게 대여를 해 주고 대여비를 받았는데 모두 일곱 개의 상인회에서 매달 들어오는 돈이 20만 골드나 되었다.
현금으로 하면 이천만원에 해당되는 돈이었다.
현실과 인더스 세상의 시간 비율을 생각하면 게임에서 함선을 대여해주고 현실에서 중간 정도의 건물을 가진 건물주와 비슷한 수익을 올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물론 현금화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세계의 많은 달러상인들이 인더스에서 유통되는 골드를 구할 수가 없어 애를 먹고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파는 건 언제든지 팔수가 있으니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 정도를 진혁은 프라다와 함께 지낸 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온 진혁은 김봉수를 먼저 만나 삼겹살에 소주 한 잔하면서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최달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관장님은 좀 어때요?”
“나도 모르지. 그만 둔지 꽤 되었으니까. 그런데 오며가며 체육관 앞을 지나칠 때마다 관원들의 소리가 제법 들리는 걸로 봐서는 방송 효과가 상당한 모양이야.”
“그래요? 잘 되었네요. 그럼 관장님은 제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네요.”
“너 입에 풀칠 할 걱정을 해야지. 누가 누굴 걱정 해.”
“그래도 산 입에는 거미줄 안 친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그럼 형은?”
“나야 배달하고, 게임하고, 택배 분류하고 그러지.”
“돈은 형이 다 버네.”
“그래도 빠듯하다. 애 둘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 넌 결혼하지 마라. 아니, 결혼을 해도 애는 낳지 마라.”
“그래도 결혼을 하면 자식은 있어야지.”
진혁의 말에 피식 웃었다.
“넌 유명한 선수가 되어 돈 많이 벌면 가능하겠다. 맥거웨이도 노숙자에서 억만장자가 되었잖아.”
“그 사람은 전투머신이라 그런 거죠.”
“내가 볼 땐, 너도 좋은 매니지먼트만 만나면 충분히 가능해.”
“안 그래도 내일 GC엔터테인먼트 최승수 팀장을 만나 보려고요.”
“상현이 형 말 들어 보니 그 놈이 원흉이더라. 그놈 말 곧이듣지 말고 가려가면서 들어.”
“그렇게 할 거예요. 나름 외국에서 아는 사람들을 만나 조언도 얻고 그렇게 하고 왔어요. 그 전에 제가 부탁한 거는요?”
“그거 자료 찾고 자시고 할 것도 없던데. 인터넷에 너 이름만 치면 기사가 100개는 나오니까.”
“그래요. 잘 되었네요.”
“그럼 난 만나기 전에 집에서 인터넷을 보고 이거 정리한 후에 만나야겠어요.”
봉수는 진혁이 자신의 기사가 왜, 필요한지 물어 보았다.
“명예훼손 고소하려고요. 그리고 그로 인해서 나의 시합 일정에 큰 지장을 주었으니 그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까지 할 생각이에요.”
“야, 기자 건드려서 좋을 것 하나 없어.”
봉수가 정색을 하며 말하였다.
“너에게 더 악영향이 미칠 거야.”
봉수가 진혁을 말리려고 하였지만 진혁은 이미 다 계획을 세워 두었기에 상관치 않았다.
“요즘 기자들이 기자인가요? 인터넷 기사를 검수도 하지 않고 이리저리 옮기는 사람들이, 기자는 무슨 기자. 진짜 기자들은요 자신의 발로 뛰며, 눈으로 확인을 하고 기사를 찾고 모으고 해서 언론사를 통해서 세상에 알리거든요.”
“그래도 언론사, 기자들 건드려서 좋을 것이 하나 없어.”
“내가 알아서 할 게요.”
“너, 걱정 된다.”
“내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조언도 얻고, 또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진혁이 웃으며 말을 하자, 봉수는 긴가민가하였다.
“하여간 기자들 건드려서 좋을 것 하나 없다. 그렇게 알아 둬.”
*
“그러니까 지금 이 언론사와 기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진혁은 최승수를 만나 자신의 뜻을 전달하였다.
“언론사가 아닌 기자 개인만 고소할 생각입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악의적인 기사를 이렇게 내어 보내어 나의 일상의 손해와 금전적인 손해, 그리고 시합에 대한 일정이 무산된 것에 대한 명예회손과 손해배상을 진행할 겁니다. 그러니 GC에서 진행해 주십시오.”
진혁의 말을 들은 최승수는 당황스럽다 못해 황당하여 할 말을 잃었다.
“저기, 진혁 씨. 기자들과 싸워서 좋을 것 하나 없습니다. 오히려 기자들과 친하게 진해야 기사도 호의적으로······.”
“이런 악의적인 내용을 보도한 기자들과 어떻게 친하게 지낸다는 말씀입니까? 그리고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나를 천하의 개호로 새끼로 만들어 놓은 사람과 진하게 지낼 생각도 없습니다. 소속사의 법무팀이 있는 걸로 아는데 내일 당장 진행해 주세요. 이거 해결하지 않으면 전 저 개인적으로 진행할 겁니다. 그리고 GC랑은 더 이상 일 안 할 겁니다. 선수 하나 보호하지 못하는 엔터 업체랑은 거래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요.”
진혁이 강하게 나오자, 최승수는 당황하였다.
“아, 알겠습니다. 일단 내일 기자들에게 연락을 하여 기사를 내리고 정정 보도를 통해서······.”
“이미 사람들 다 기사를 보았고, 날 개새끼로 알고 있는데 지금에 와서 기사를 내리는 건 의미가 없고, 난 정정 보도 같은 거 필요 없으니 그들에게 합당한 피해보상을 받을 겁니다.”
“진혁씨.”
“왜요? 제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승수씨는 저의 편을 들어 주고 저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왜, 이리 미덥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겁니까?”
“그건······.”
“그리고 제가 외국에 나가 있을 때, 이 기사들이 언론에 보도가 되었으면 아니라고 정정 보도를 회사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였지만······.”
“하여튼 진행을 해 주세요. 회사에서 못하면 제가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사서 할 겁니다.”
진혁은 최승수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는 일방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만남의 장소에서 나와 버렸다.
그런 진혁의 행동에 최승수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거 어떻게 수습을 하지.”
언론에 보도 자료를 뿌린 건 다름 아닌 GC엔터테인먼트였다. 진혁에 대한 악의적인 제보를 한 사람이 자신인데 이제 와서 자신이 그들을 고소하겠다고 하면 모양새가 이상해지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일단 회사에 보고를 하고 진혁 씨를 만나 설득을 해 봐야겠어.”
최승수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지금 현재로서는 진혁을 만나 그를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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