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아니 닭 대신 꿩!
“뭐? 호이비네 산적단에서 사냥하던 길드원들이 모두 당했다고?”
“그렇습니다. 길드원을 밀어 주고 있던 고레벨의 플레이어들도 당했습니다.”
“어떤 길드가?”
“길드에서 움직인 것이 아니라 한 플레이어가 통제를 하고 있던 던전에 들어와 길드원들을 공격한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 한 놈이? 어떤 놈이 그런······.”
많은 플레이어들을 끌어 모아 거대길드로 성장을 한 케빌로스 길드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세력을 확장시키며 두라스 왕국의 남쪽까지 진출하여 세력을 넓힌 상황이었다.
기존에 두라스 왕국의 남부에서 힘을 쓰고 있던 디스트로이드 길드는 케빌로스 길드와의 힘 싸움에서 밀려 파이어 길드와 마찬가지로 세력이 줄어들어 유명무실해졌고, 파이어 길드의 고레벨의 플레이어들은 케빌로스 길드에 가입하면서 그들 나름대로의 이득을 챙기는 바람에 파이어 길드는 사라질 운명을 맞이하는 중이었다.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다른 길드에서 그 자를 보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우리와 원한을 가진 자인 것 같습니다.”
“그럼 호이비네 산적단에 있는 길드원들은?”
“모두 죽은 후에 워프 게이트를 타고 루비스 마을로 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죽었다는 놈들이 가서 그 놈과 싸우면 이길 수 있나?”
“당시에는 각개격파를 당했으니 함께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다른 곳에서 사냥을 하는 고레벨의 플레이어들도 있으니 그들이 합류하면 놈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두두두!
급한 발걸음으로 달려오는 길드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큰일 났습니다.”
“뭔가?”
“고요한 샘의 지하 던전에서 사냥하던 길드원들이 습격을 받아 모두 당했습니다.”
다른 곳에서 사냥하던 길드원들이 당했다는 말에 놀란 케빌로스 길드의 남부지역 지역장인 로브라스는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보고를 하러 온 길드원을 보고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들은 누구에게 당했는데?”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어둠 속에서 강력한 공격을 받고 쓰러졌는데 그 뒤로 스켈레톤 병사에게 공격을 당해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스켈레톤 병사?”
“고요한 샘의 지하 던전에는 스켈레톤 병사가 나옵니다. 2층이 칼로파의 던전이라 키메라와 스켈레톤 병사들이 가득합니다.”
“이제까지 사냥 잘 하던 길드원들이 갑자기 당할 이유는 없잖아.”
“아무래도 우리의 통제에 불만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반기를 든 모양입니다.”
“그렇겠지. 이런 쥐새끼 같은 놈들. 디스트로이드 길드 놈은 요즘 뭐하지?”
“조용히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당한 후에 고레벨들이 우리쪽으로 넘어왔고, 저레벨의 플레이어들만 남아 있어 그리 큰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그놈들부터 일단 족쳐봐.”
“디스트로이드 길드원들을 말입니까?”
“그래. 그럼 뭔가 단서가 나오겠지.”
“알겠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또 바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지역장님, 큰일 났습니다.”
“또 뭐?”
“루비스 마을에서 사냥하던 길드원들이 모두 당했습니다. 한 플레이어에게 당했는데 그 플레이어가 흑마법사였습니다.”
로브라스는 인상을 썼다.
“오늘 하루 동안 도대체 몇 명이 당하는 거야. 그래서 공격한 놈은?”
“루비스 마을에서 사냥하던 고레벨, 저레벨 할 것 없이 플레이어들이 모두 당했기에 다시 그 놈을 잡으려고 워프 게이트를 타고 이동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로브라스는 인상을 썼다.
“지원 나온 고레벨 플레이어 중에서 레벨이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몇 레벨이지?”
“230레벨입니다.”
230레벨의 길드원이 당했다면 상대는 그보다 더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일 것이다.
“따로 가서 또 당하는 거 아니야?”
“함께 몰려갔으니 당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알았다. 일단 루비스 마을로 가보자.”
*
진혁은 이벤트 2주차에는 온전히 채집만을 할 생각이었지만 생각을 바꾸었다. 이벤트 1주차에 자신이 받지 못한 보상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고 하였다.
그건 바로 사냥터를 통제하고 있는 거대길드의 플레이어들을 사냥해서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을 벗겨 먹을 계획이었다.
이미 호이비네 산적단, 고요한 샘의 지하던전, 루비스 마을에서 거대길드의 길드원들을 죽이고 그들이 떨어뜨린 아이템을 챙겨 제법 짭짭한 수익을 올릴 수가 있었는데 특히 고레벨의 플레이어가 착용 있던 유니크 아이템은 생각지도 못한 수익을 안겨 주었다.
진혁은 이번 일을 위해서 얼굴을 숨길 수 있는 가면을 하나 구하였다.
가면은 대장장이에게 특별히 주문하여 금속으로 만든 가면이었는데 디자인은 가이 포크스 가면과 흡사하였다.
진혁은 평상시에는 가면을 벗고 채집에 집중을 하다가 케빌로스 길드의 길드원들만 보이면 가면을 쓰고 공격하여 그들을 죽여버린 후에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을 챙겨 달아났다.
그런 후에 가면을 벗고 루드산포드 백작령으로 워프를 하면 완전 범죄가 이루어진다.
아이템 역시 기본 착용 모드로 해 놓았기에 때문에 진혁이 입고 있는 아이템으로는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케빌로스 길드의 길드원은 알 수가 없었다.
오늘도 한 건 한 후에 노천 식당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고 앉아 있었는데 루드산포드 백작령의 케빌로스 길드의 지부 길드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놈들을 수소문 해 봐.”
식당의 의자에 앉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케빌로스 길드의 길드원들을 보고 피식 웃었다.
-인간들은 너무 멍청해.
“왜?”
-사람을 죽이고 현장을 떠나는 것이 당연하잖아. 그런데 저 사람들은 진혁이 그곳에 그대로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가니까.
피란체바는 진혁의 어깨 위에 앉아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지. 하지만 사람들 중에는 똑똑한 사람들도 많아.”
-알아. 나 예전의 계약자는 엄청 똑똑했거든.
“예전에 얼마? 1.500년 전에?”
-아니, 2.000년에 계약한 사람. 흑마법사 아스란이라고 당시에도 엄청 유명한 사람이었어.
진혁은 아스란이라는 이름을 떠올려 보았지만 자신의 기억 속에는 없었다.
“그 분은 어떻게 됐어?”
-죽었어. 인간의 수명은 한계가 있으니까.
진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흑마법을 아스란에게 배웠어. 아스란은 엄청나게 강한 마법사였으니까.
“피란체바.”
-왜?
“너, 사람들의 기술을 카피해서 사용할 줄 알지?”
-응. 난 어둠의 정령이니까. 계약자의 기술을 카피해서 사용해. 그리고 그 기술들은 내가 온전히 사용할 수가 있어.
진혁은 그제야 피란체바가 자신을 따라하던 행동들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그럼 내가 더 강해지면 피란체바도 더 강해지는 거네.”
-그래. 지금도 강해. 내가 마법을 다 기억하면 더 강해질 수가 있어. 그런데 기억하기 귀찮아.
“천천히 기억을 해. 강해지는 건 천천히 강해져도 되니까.”
-알았어. 그런데 진혁은 이제 뭐 할 거야?
“당분간 채집할 건데. 경험을 쌓고 흑마법 서클이 올라가면 키메라를 만들어야지.”
-그래. 그럼 그렇게 해. 그럼 나 정령계에 잠시 다녀올래.
“알았어. 가서 조심하고.”
피란체바는 정령계에 다녀온다는 말을 하고는 모습을 감추었다.
“피란체바는 다른 정령들과 정말 다른 것 같아.”
자신이 듣기로는 정령들은 계약자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피란체바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자신이 관심이 가지는 것에 대해서는 자기주장이 강했다.
그렇기에 가끔은 예약자의 안전과는 상관없이 혼자 놀 때도 있고, 이처럼 정령계로 돌아갔다가 불쑥 나타나기도 하면서 자신을 놀래키곤 한다.
“일단 놈들이 경계를 할 터이니 하루 이틀 쉬었다가 다시 놈들을 털어 먹어야지.”
*
진혁은 사냥 대신 채집을 하다 조용해진 틈을 타서 사냥터를 통제하고 길드의 저레벨을 밀어주는 놈들을 습격했다.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케빌로스 길드의 길드원을 습격한 진혁은 우선 제거대상이 되는 마법사를 먼저 제거하였다.
그림자밟기를 사용하여 상대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다가 순간 마법을 사용할 때, 모습을 드러내어 공격을 하였다.
“커어억!”
강력한 주먹이 복부에 박히자, 마법사의 등이 새우처럼 굽어졌다.
양손으로 마법사의 뒷목을 잡고 아래로 당기면서 무릎으로 연속에서 얼굴을 두들기자, 마법사는 제대로 대응한 번해 보지 못하고 쓰러졌다.
너무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길드의 고레벨들이 도와주기도 전에 당해버린 것이다.
진혁은 마법사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챙긴 후에 케빌로스 길드의 고레벨들을 보았고, 그들은 욕설과 함께 진혁을 향해 달려왔다.
키워주려고 하는 저레벨의 길드원은 순간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아 위험에 처하게 되었지만 이들에게는 진혁이 우선 제거대상인 듯 저레벨의 플레이어를 팽개치고 달려왔다.
그러자 저레벨의 길드원들은 할 수 없이 귀환스크롤을 사용하여 마을로 귀환을 하였고, 고레벨의 길드원들은 곧장 진혁에게 접근하여 자신의 무기를 휘둘렀다.
그들은 자신들의 가진 강력한 스킬을 사용하여 진혁에게 큰 대미지를 주려고 하였지만 진혁은 그들의 공격을 가볍게 피해버렸다.
그 동안의 갈고 닦은 실력으로 진혁은 다수의 싸움에서도 실력이 크게 늘어나 고레벨의 플레이어들과 맞서 싸워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잊혀진 사원의 몬스터들을 상대하면서 경험했던 경험들이 이들을 통해서 고스란히 풀어져 나왔다.
진혁은 한 번에 끝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한 번에 끝장내려고 서두르다 자신이 되레 공격을 당해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는 걸 몇 번이고 경험을 해 보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플레이어들과 대결에서는 서두르다 강력한 스킬 한 방에 상황이 뒤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어 진혁은 이를 조심하고 또 조심하였다.
진혁은 침착하게 놈들의 공격을 방어하며 빈틈이 생기면 주먹과 발을 이용하여 대미지를 주었다.
검으로 찔러오자, 왼손을 이용하여 검의 옆면을 쳐서 방향을 바꾼 후에 오른손 주먹으로 놈의 턱을 향해 강하게 휘둘렀다.
대충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상대의 턱을 보고 주먹을 뻗었는데 시선은 여전히 상대에게 고정이 되어 있었다.
상대는 피하지 못하고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크게 휘청거리며 엉거주춤 뒤로 물러나자, 진혁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돌려차기를 이용하여 놈의 가슴을 찬 후에 뒤에서 공격해 오는 플레이어의 철퇴를 피해 바닥을 굴렀다.
가슴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놈을 향해 바닥을 구른 진혁은 그의 아래에서 한 손으로 다리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등 뒤의 허리춤을 잡고 힘을 쓰자, 상대는 제대로 저항도 해 보지 못하고 넘어졌다.
쿠우웅!
진혁은 자연스럽게 놈의 상체 위로 올라가서는 주먹을 번가라가며 연속해서 꼽아 넣었다.
“커어어억!”
심한 고통과 함께 체력이 모두 떨어진 케빌로스의 길드원은 눈앞에 검게 변하면서 시스템 알림을 들어야 했다.
-사망하여 페널티가 적용이 됩니다.
-1레벨 다운과 축적하신 경험치의 일부가 소멸되었습니다.
-착용하고 계신 아이템 중 +5체인사슬갑옷을 떨어뜨렸습니다.
-10초 후에 리스 포인트로 이동이 됩니다.
플레이어끼리의 PVP라면 누구와의 대결에서 패하였다는 말이 나오지만 전직과 더불어 유니크에서 전설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진혁이 가지고 있는 몬스터의 특성이 더욱 강화되어 이제는 진혁에게 죽게 되면 몬스터에게 죽는 것과 동일하게 처리가 되었다.
진혁은 플레이어가 죽자, 떨어진 아이템을 챙긴 후에 바닥을 굴러 피해 조금 뒤로 달아났다.
“시X 놈아! 거기 안 서.”
진혁이 도망치는 줄 알고 욕을 하며 뒤에서 따라붙는 케빌로스 길드의 고레벨들이었고, 진혁은 얼마가지 않아 몸을 돌리며 바닥에 떨어진 돌멩이를 하나 들어 달려오는 놈들을 향해 힘껏 던졌다.
쉐이이익!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돌멩이를 피하기 위해서 쫓아오는 자들이 양쪽으로 나뉘어졌고, 진혁은 이를 노리고 한쪽을 향해 달려 나갔다.
“이 새끼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것을 보고 손에 든 단검을 강하게 휘둘렀고, 진혁은 허리를 깊이 숙여 단검을 피한 후에 놈에게 붙어 양팔로 놈의 허벅지를 잡고 들어 올리면서 몸을 돌리면서 허공으로 도약해서 공중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며 놈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프로레슬링은 물론 아마추어 레슬링에서도 자주 나오는 기술인데 한 번 걸리면 빠져 나오기 힘든 그런 기술이었다.
쿠우웅!
머리가 먼저 바닥에 다인 케빌로스의 고레벨 플레이어는 정신이 아찔할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그 후 몸에 강력한 충격이 전달되었는데 바닥에 부딪쳐서 들어온 충격이 아니라 누군가가 자신을 공격하여 피해를 입는 그런 충격이었다.
순식간에 체력이 위험한 순간까지 떨어지자, 서둘러 포션을 복용하려고 하였지만 자신을 두들겨 패는 주먹의 대미지가 너무 강력하였다.
-사망하여 페널티가 적용이 됩니다.
-1레벨 다운과 축적하신 경험치의 일부가 소멸되었습니다.
-착용하고 계신 아이템 중 +7빛나는 다마커스 단검을 떨어뜨렸습니다.
-10초 후에 리스 포인트로 이동이 됩니다.
진혁은 또 한 명의 플레이어를 쓰러뜨린 후에 반대쪽으로 움직인 놈을 향해 움직였다.
“오지 마!”
순식간에 길드원들이 당하는 걸 보고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는지 그는 진혁이 성난 황소처럼 돌진해오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외쳤지만 이미 진혁은 그의 앞에 서서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었다.
“통제하니 다 너희들 세상인 것 같지? 앞으로 기대해라 내가 너희들 아이템 하나도 남김없이 벗겨 먹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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