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통과하기 위한 최소 기준
![DUMMY](http://cdn1.munpia.com/blank.png)
*이름: 진혁 *레벨: 10
*직위: 부랑자 *직업: 무
*피로감: 1,000/1.000
*체력: 300 마나: 150
*캐릭터의 전투에 영향을 주는 스탯
공격력: 122 방어력: 210
민첩함: 90
*성장 시스템에 의한 캐릭터 스탯
근력: 65 맷집: 170
적중: 84 회피: 127
집중: 85 순발: 77
인내: 105 행운: 39
*남은 스탯 포인트: 20
*호칭: 늑대와의 춤을
진혁이 펠리 전진기지에 도착하였을 땐 사냥꾼 마을을 떠나 한 달이 지나서였다.
보통은 3일, 혹인 4일 정도면 도착할 거리를 한 달이나 지나서야 도착을 하였다.
그 이유는 자신의 스탯을 올리기 위해서 레벨 높은 몬스터를 찾아 사냥을 하다 보니 빙빙 돌아서 오게 되었다.
시간은 걸렸지만 나름 얻는 것도 많이 있었다.
호칭 늑대와의 춤은 늑대 종족에 한하여 공격력 1%, 방어력 2%를 올려주는 그런 호칭이었는데 1%, 2%가 별 것 아니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큰 도움이 되었다.
진혁은 펠리 전진기지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잡화상을 찾았다.
“어서 오세요.”
잡화상의 상인 맥스가 눈을 살짝 찡그리며 인사를 하였는데 아마도 진혁의 몸에서 나는 냄새로 인해서 인듯 하였다.
“몬스터 부속물을 가지고 왔는데 이곳에서 사 주실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어떤 것인지 한 번 볼까요?”
진혁은 인벤토리에서 소위 잡템이라 불리는 것들을 바닥에 꺼내어 놓았다.
“허엇!”
진혁이 꺼내어 놓는 잡템의 종류도 종류이지만 쉽게 얻지 못하는 잡템들도 섞여 있었다.
“이건 초록 도마뱀의 꼬리군요.”
맥스는 조금 전에 살짝 찡그렸던 표정은 온데간곳 없이 진혁에게 붙어 살갑게 대하였다.
“트롤까지 잡으셨습니까? 트롤의 이빨 같은데?”
“네. 숲에서 길을 잃어서 놈들과 마주친 적이 있었거든요. 다행이 놈들을 이길 수가 있었습니다.”
“파티를 이루지 않고 혼자서 트롤을 잡는 걸 보면 노련한 모험가이신 모양입니다.”
“아니에요. 운이 좋아서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진혁은 살갑게 대하는 맥스가 부담스러운지 얼른 팔고 다른 볼일을 보려고 하였다.
“이거 모두 다 하면 얼마죠?”
“잠시만 기다려 보십시오. 일단 계산을, 이건 페더 울프의 것이고, 이건 고블린, 코볼트도 있군요. 그리고.··· 오크도 사냥하셨습니까? 이놈들은 부락 단위로 다니는 놈들이라 쉽지 않았을 텐데.”
“어쩌다보니······.”
맥스가 활짝 웃으며 잡템을 분류를 하더니 진혁에게 말하였다.
“제법 많군요. 모두 1231골드입니다.”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혁이 한 달 동안 이곳으로 오면서 사냥을 한 것이니 따지고 보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다.
100골드에 만원에 거래가 되는 것을 상기하면 오히려 못 번 축에 속한다.
진혁은 맥스에게서 돈을 받고 잡화상을 나와 여관을 찾았다.
“숲속의 휴양처라······.”
펠리 전진기지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었지만 상관은 없었다.
“어서 오십······.”
여관 입구로 들어서자, 어리게 보이는 점원이 진혁에게 인사를 하려다 코를 잡았다.
“며칠 못 씻어 그런 것이니 너무 티는 내지 말자. 방하나와 목욕물이 필요하고, 먹을 것도 좀 있어야 하는데.”
“방은 하루에 20골드, 목욕물은 1회 2골드, 음식은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3일치 방값을 먼저 줄 테니 목욕물 좀 부탁해.”
진혁은 3일치 방값 60골드와 목욕물 2골드, 그리고 점원에게 팁으로 1골드를 주었다.
1골드에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진혁은 게임이나, 현실이나 비슷하다는 걸 세삼 깨달았다.
*
“정말 맛있네.”
입맛을 돋우는 향신료의 향과,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스프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여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진혁은 인더스의 세상에서 제대로 된 요리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하였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 먹어 본 건 육포가 전부였다.
“플레이어들이 만든 요리에는 버프가 걸려 있다고 했지.”
가상현실 인더스가 세상에 알린 후 3년이 지난 지금 플레이어들은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대표적인 직업군이 대장장이, 연금술사, 그리고 요리사였다.
이들은 게임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후다닥 만드는 경우도 있고, 공정에 따라 공을 들여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공정에 따라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 좋은 옵션이 붙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은 시스템을 이용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려도 직접 아이템을 만드는 일에 수고를 하였다.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며 먹는 진혁의 모습이 신기한지 몇몇 플레이어들은 힐끗힐끗 보았지만 진혁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가만, 인더스에서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해도 현실에서 살이 찌는 건 아니잖아.”
진혁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생겼다.
운동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체중감량이다.
진혁 역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원하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어 본 적이 없었고, 혹여나 조금 많이 먹으면 그 다음 날 살을 빼기 위해서 죽어라 뛰고, 달리고 하면서 체중을 유지하려 애를 썼다.
그런데 가상현실 인더스에서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러한 걱정이 없으니 절로 행복한 미소가 나왔다.
“좋았어. 나는 서브 직업으로 요리사를 해야지.”
인더스에서는 플레이어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두 가지로 하나는 전투에 직접 관련이 된 직업이 메인이 되고, 생활에 관련된 직업을 서브 직업으로 가질 수가 있다.
생활 직업에 전문적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은 2차 전직에서 메인직업과 서브직업을 바꿀 수가 있는데 이를 바꾸면 생활지업의 보정치가 생겨 숙련도를 빠르게 올릴 수가 있었다.
“메인직업은 격투가 쪽으로 가고, 서버 직업은 요리사로 하면! 흐흐······.”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웃는 진혁의 모습에 플레이어들은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었다.
진혁은 그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일어날 즐거운 일에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상상을 할 뿐이다.
음식으로 배를 채운 뒤에 진혁이 찾아간 곳은 펠리 전진기지의 광장이었다.
-오크의 날카로운 이빨 10개 당 1골드에 삽니다.
-늑대 고기 10개 당 1골드에 삽니다.
-식인 식물의 수액 5개당 1골드에 삽니다.
광장에서 생활직업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가판을 깔아 놓고 사냥을 하는 플레이어들과 거래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각 마을마다 이렇게 가판을 열어 흥정을 하는 곳이 정해져 있는데 펠리 전진기지는 다양한 몬스터의 부산물을 얻을 수가 있는 곳이라 초보 생활직업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래서일까 전투직업보다 생활직업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더 많은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였다.
“저기, 늑대고기 몇 개나 필요하세요?”
진혁이 늑대고기를 사려는 플레이어에게 물었다.
“일단 100개 정도는 사려고 합니다.”
10개에 1골드이니 100개면 10골드이다.
“네. 둘러보고 나중에 올게요.”
플레이어는 그런 진혁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생활직업을 가진 이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서 가판을 열어 놓은 곳이니 자신보다 더 싸게, 혹은 비싸게 필요한 물건을 매입하려고 하는 플레이어들이 있기 마련이니 둘러본다는 말에 그리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진혁은 광장을 다 돌아 본 후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시세라는 거구나.”
늑대 고기의 경우 최고가 10개에 1골드이고, 최저가가 15개에 1골드였다.
요리 뿐만 아니라 대장장이 재료, 연금 재료들 마찬가지로 비슷비슷한 시세로 형성이 되어 있었다.
진혁은 처음 찾아갔던 가판으로 다시 가서는 그에게 늑대고기 100개를 팔았다.
“다른 고기들도 있는데 그것도 사실래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진혁은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몇 가지 고기들을 보여 주자, 그가 반색을 하며 진혁에게 고기를 구입하였다.
진혁은 그 플레이어에게 100골드 치의 고기를 판 뒤에도 다른 플레이어들을 찾아다니며 고기, 아이템 재료, 연금술 재료들을 팔았다.
펠리 전진기지로 오면서 한 달 동안 사냥해서 얻는 부산물의 대가가 제법 되었다.
“이제 1차 전직을 해야지.”
인벤토리를 모두 정리한 후에 진혁은 격투가로 전직하기 위해서 몽크 길드를 찾아갔다.
스승이나, 비급을 찾아서 전직하기가 쉽지 않고, 또 전직을 하지 못하면 레벨 업을 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일단 전직을 한 후에 2차, 3차 전직을 통해서 히든 클래스의 단서를 찾아 4차, 5차 전직에서 히든 클래스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노리기로 마음을 굳혔다.
인더스의 전투 직업군은 크게 성직자, 검사, 격투가, 궁수, 마법사, 정령사로 나뉜다.
2차 전직에서는 각 직업군이 세분화가 되는데 검사의 경우 어떤 무기를 쓰느냐에 따라 다르게 전직을 한다.
2차 전직에서 세분화가 되었다면 3차 전직에서는 직업의 전문화가 되고, 4차 전직에서는 직업의 특성화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5차 전직에서는 히든화가 되는데 아직까지 5차 전직에 대해서는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은 4차 전직까지 할 수가 있고, 아직까지 인더스에서 4차 전직자는 나오지 않는 중이었다.
그 이유는 레벨 업을 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요구하는 경험치의 양으로 인해서인데 2차 전직을 할 수 있는 50레벨부터는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의 양이 확 늘어서였다.
“길드에서 테스트를 받기 위해서 왔습니다.”
몽크 길드의 입구를 지키는 NPC 한스에게 용건을 말하자, 말을 하였다.
“쉬운 길이 아니다.”
“각오는 하고 왔습니다.”
“그렇다면 기지 밖으로 나가서 코볼트 20마리, 고블린 20마리. 송곳니 토끼 20마리, 긴 꼬리 도마뱀 20마리, 마지막으로 오크 20마리를 잡아서 그 증거로 놈들의 송곳니를 뽑아서 오라.”
-퀘스트! 몽크 길드의 문지기 한스의 시험.
내용: 몽크 길드의 문지기 한스는 펠리 전진기지에서도 용맹하기로 이름이 난 격투가이다. 그의 시험을 합격하여야 몽크 길드 입장이 가능하니 그가 낸 시험에 필요한 것들을 구해서 가져다주자.
남은 시간: 6일 23시간 59분.
“그것만 가지고 오면 몽크의 기술을 배울 수가 있습니까?”
“아니다. 그건 이 문을 열 수 있는 최소의 기준이다.”
한스는 자신의 뒤에 굳게 닫힌 문을 가리켰다.
아마도 몽크 길드의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이야기하는 듯하였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테스트를 받는 겁니까?”
“물론이다. 몽크가 되는 일이 그리 쉬운 건 아니니까. 쉬운 길로 가려거든 저기 모퉁이를 돌아가 무식한 칼쟁이들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가라.”
진혁은 한스의 말이 피식 웃었다.
‘무식한 건 똑같은 것 아닌가?’
“알겠습니다. 일단 통과의 증표를 구해오겠습니다.”
이미 다 잡아 본 몬스터들이었다.
‘재료들을 안 팔고 개수만 꺼내 줬어도 될 법한데··· 아쉽네.’
사냥터에서 몬스터의 부산물을 챙겨 두었다가 이처럼 요구를 하며 보여주고 그냥 넘어가도 될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쉬운 생각마저 들었다.
진혁은 몸을 돌려 퀘스트를 끝내기 위해서 펠리 전진기지 밖으로 나갔다.
코볼트, 고블린, 송곳니 토끼, 긴 꼬리 도마뱀, 오크 등은 진혁이 손쉽게 사냥할 수 있는 몬스터들이었다.
이제 막 10레벨이 된 플레이어들에게는 조금 힘든 퀘스트일지 모르지만 레벨에 비해서 높은 스탯을 가지고 있는 진혁에게는 그리 어려운 퀘스트는 아니었다.
퀘스트 물품을 모두 구한 후에 진혁은 잠깐 생각을 하였다.
전직을 못하니 레벨을 올릴 수가 없어 서둘러 돌아가서 다른 퀘스트를 받아 전직을 할 것인지? 아니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사냥을 조금 더 하면서 능력치를 올릴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능력치를 올리면 레벨 업을 금방 할 수 있으니 나온 김에 능력치 조금 올린 후에 돌아가자.”
진혁은 며칠 더 사냥을 한 후에 돌아가기로 하고 발리칸 산맥 깊숙이 들어갔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