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렇구나.
*이름: 진혁 *레벨: 10
*직위: 부랑자 *직업: 무
*피로감: 1,000/1.000
*체력: 260(+30) 마나: 130(+40)
*캐릭터의 전투에 영향을 주는 스탯
공격력: 120(+70) 방어력: 200(+120)
민첩함: 86 (+32)
*성장 시스템에 의한 캐릭터 스탯
근력: 60 맷집: 150
적중: 80 회피: 120
집중: 84 순발: 72
인내: 100 행운: 34
*남은 스탯 포인트: 20
진혁은 결국 트라켄트의 말을 듣고 남부 발리칸 산맥으로 방향을 잡고 움직였다.
-여행자들에게 먹는 것이 아주 중요하죠. 도축을 해 보셨으니 도축한 고기를 얇게 쓸어 말리면 육포로 만들 수가 있을 거예요. 여행자들에게는 좋은 식량이 되죠.
진혁은 퀘스트를 끝내고 각 상점의 주인들에게 뜻밖의 정보를 얻었다. 어떻게 하면 여행자가 오랜 여행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들이었다.
진혁은 퀘스트를 하면 이러한 정보를 보상으로 알려주나 보다 생각하였지만 마을에 큰 공을 세운 진혁에게만 특별하게 알려주는 특별보상이었다.
물론 현실에서 야영에 뛰어난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알만한 정보들이었지만 아무리 리얼리티를 강조한다고 하여도 게임은 게임만의 룰이 있는 법이었다.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잠은 꼭 이 텐트 안에서 주무셔야 해요. 안 그러면 몬스터들에게 공격을 받거든요.
NPC가 말을 하는 잠을 잔다는 건 정말 게임 속에서 잠을 자는 것도 있지만 접속을 해제하였을 때를 두고 말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텐트를 설치하자, 안전지대가 만들어지고, 안전지대 안에서는 PVP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또한 설정에 따라 자신이 만든 안전지대 안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들어오지 못하게도 할 수가 있어 상당히 유용하였다.
진혁은 그렇게 하나씩 익혀가면서 남부 발리칸 산맥으로 들어섰다.
-남부 발리칸 산맥을 찾았습니다. 남부 발리칸 산맥의 개방된 일부 지역이 지도에 표시가 됩니다. 지도를 개방하여 발리칸 산맥을 확인해 보십시오.
“지도!”
눈앞에 발리칸 산맥의 지도가 펼쳐졌는데 먼저 온 플레이어들에 의해 개방된 지역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방되지 않은 지역이 20%나 되었다.
그만큼 발리칸 산맥은 플레이어들에게 외면을 받는 곳이기도 하였고, 그 동안의 경험들이 발리칸 산맥보다는 수도인 두리온으로 가는 루트가 레벨 업이라든지, 전직에 유용하다고 알려져서였다.
“음······.”
님부 발리칸 산맥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마을은 모두 4개로 사냥꾼 마을처럼 이루어진 곳도 있고, 몬스터를 수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전진기지도 존재하고 있었다.
개방이 되었다고 하지만 자세하게 지도가 밝혀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길잡이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 발리칸 산맥을 다니면서 이 지도부터 완성을 해 보자.”
하나의 목포를 가지니 기대와 흥분이 밀려왔다. 으레 모험을 앞둔 플레이어들과 마찬가지로 진혁 역시 새로운 모험에 기대가 되고 흥분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산맥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을 하게 되면 로하스 영지가 나오는구나.”
자연스럽게 진로가 정해졌다.
지도 역시 로하스 영지로 가는 길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었다.
“재미있겠는데. 일단 레벨 업도 해야 하니까 펠리 전진기지 쪽으로 가야겠다.”
몬스터를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기지인 만큼 그곳에 가면 몬스터와 많이 싸울 수 있을 것이니 그쪽으로 선택을 하였다.
“출발!”
힘찬 목소리와 함께 발리칸 산맥 안으로 들어섰다.
*
진혁이 발리칸 산맥으로 향한 지 하루가 되지 않아 몬스터들을 만났다.
망구스란 10레벨의 몬스터들로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이 위협적인 몬스터이지만 다 큰 토끼 정도의 크기라 외형적으로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그런 몬스터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많은 개체수로 몰려다니기에 방심하였다간 낭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진혁은 처음 만난 망구스였지만 침착하게 놈들을 상대하였다.
처음에는 망구스의 공격에 당황하였지만 그리 위협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후로는 같이 공격을 하면서 망구스를 사냥하였다.
“케에이익!”
주먹질 한 번, 발길질 한 번에 망구스가 힘을 쓰지 못하고 쓰러졌다.
남들이 헛짓이라 말을 할 만큼 자신의 수련에 힘을 쓴 결과가 이런 식으로 보상을 받는 듯 하였다. 뿐만 아니라 진혁이 입고 있는 아이템 역시 망구스가 어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집단으로 움직이는 망구스를 상대로 진혁은 집중하며 싸움에 임하였다.
망구스와 싸우면서 다수의 몬스터들과는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도 조금씩 터득하였다.
“케에엑!”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 갈만도 한데 놈들은 계속해서 달려든다.’
망구스의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진혁의 입장에서는 학살이나 다름이 없었다.
원샷원킬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한 방에 한 놈씩 잡아내고 있었다.
-스탯 적중이 1만큼 올랐습니다. 스탯 적중은 공격력에 영향을 줍니다.
-스탯 집중이 1만큼 올랐습니다. 스탯 집중은 공격력과 민첩에 영향을 줍니다.
-레벨 업을 하기 위해서는 전직을 하여야 합니다.
망구스를 사냥하면서 간혹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지만 이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오직 눈앞에 망구스만을 상대할 뿐이었다.
진혁은 자신의 스탯창을 보면서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실시간 성장 시스템이 이런 거구나.”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으니 맷집이 잘 오르지 않았다. 그 많은 망구스를 사냥하였지만 맷집은 단 1도 오르지 않았다.
“맷집을 올리려면 어느 정도 데미지가 들어오는 몬스터를 사냥해야 한다는 말이잖아.”
맷집을 올리기 위해서는 레벨에 상관없이 일단 두들겨 맞아야 했다. 그런데 데미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맷집을 빠르게 올릴 수 있으니 몬스터와 싸워도 그런 몬스터와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방어구랑 무기를 벗자. 빨리 잡으니까 다른 스탯도 잘 오르지 않는 것 같아.”
진혁은 일단 자신의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모두 보관한 후에 맨몸으로 펠리 전진기지로 향했다.
@
-어떻게 10레벨에서 그런 스탯이 나올 수가 있냐? 완전 개똘아이네.
-이사람 관종이네.
-야, 진혁이라는 이름 쓰지 마라. 같은 이름 쓰는 내가 다 쪽팔린다.
-아니, 10레벨에 어떻게 피로감이 1.000이 나올 수가 있는 거죠?
진혁은 펠리 전진기지로 가면서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강하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레벨과 스탯을 게임 사이트인 포유의 게시판에 올려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비교를 하려고 하였지만 원색적인 비난만 받아야 했다.
진혁은 게시물의 답글을 쭉 읽다가 한 글에 눈이 고정되었다.
-보통 10레벨의 스탯은 작업하지 않으면 스탯이 10을 넘기기 힘들어요. 그리고 님처럼 그런 다양한 스탯을 얻을 수도 없고요. 레벨업 포인트를 이용해 하나의 스탯을 조금은 올릴 수 있겠지만 님처럼 그런 스탯은 나올 수가 없어요. 더구나 피로감이 1.000이라니······.
그나마 정상적인 답글이었다.
-미성년자 불가 게임이니 초딩은 아니겠고? 어르신이세요?
-전 님의 스탯을 믿어요. 제가 아는 분도 인더스를 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초보 사냥꾼 마을에서 나무만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근력만 무식해요.
진혁은 답글을 읽다가 피식 웃고 말았다.
분명한 건 자신의 레벨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스탯이란 말이다.
“그럼 방어구를 착용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렇게 게임을 진행해야겠어. 몬스터의 네임 색깔이 진한 붉은색이나, 연한 보라색 정도를 상대하니 스탯이 잘 올랐으니까 그 놈들만 찾아다니면서 싸워야겠어.”
진혁은 컴퓨터를 확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게임은 게임이고, 일은 일이었다.
자신의 직업이 운동선수이니 이 또한 충실히 할 생각이었다.
“시합이 빨리 잡히면 좋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상대할 선수가 없어서 시합이 성사되기 힘들었고, 아시아에서도 진혁의 눈치를 볼 만큼 성장을 하였다.
특히 챔피언들이나, 챔피언 도전권자들은 진혁과의 시합을 피하였다.
시합을 해서 이기면 본전이지만 지게 된다면 강력한 적을 한 명 더 만드는 일이니 그들은 다소 진혁보다 상대하기 편한 선수들을 골라서 시합을 하였다.
“뭐, UFC에서 연락이 오겠지. 에이전트에서 곧 성사될 것이라고 했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어떤 놈이든 걸리면 아주 박살을 내 줘야지.”
@
진혁은 인더스에서 펠리 전진기지로 가는 동안 사냥을 한 몬스터들의 종류는 다양하였다.
동물형 몬스터를 사냥하여 가죽과 고기를 얻었고, 식물형 몬스터를 사냥하여 약초를 비롯한 재료들을 얻었다. 또한 인간형 몬스터들에게는 아이템을 비롯하여 잡다한 재료 아이템을 얻을 수가 있었다.
간혹 필드 네임 몬스터와 피가 터지게 싸우기도 하였다.
필드 네임 몬스터는 필드 보스 몬스터와 퀘스트 보스 몬스터보다 한 등급 아래에 있는 몬스터로 강력한 공격력과 무식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놈이었다.
진혁은 그간의 수련으로 동레벨에서는 비정상적인 스탯을 지니고 있어 네임드 몬스터와 싸울 수가 있었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이라면 네, 다섯 명, 혹은 그 이상의 인원으로 파티를 해야 사냥이 가능한 그런 몬스터였다.
“아싸, 아이템!”
필드 네임 몬스터가 가끔 레어 아이템을 주기도 하였는데 자신이 가진 릭파드의 세트 아이템보다 옵션이 좋지 않았다.
3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아이템이 풀렸지만 신규 플레이어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늘 아이템의 수요는 부족한 편이었다.
그래서일까? 인더스의 방산업체라 불리는 아이템 전문 작업장들은 많은 돈을 버는 중이었고, 개인 플레이어들도 사냥해서 얻은 아이템을 팔아 소소하게 용돈벌이를 하며 나름 즐기는 중이었다.
펠리 전진기지로 가까이 갈수록 만나는 플레이어들의 수가 많아졌다.
그들은 펠리 전진기지를 중심으로 사냥하면서 레벨업을 하는 플레이어들로 진혁과 비슷한 경로를 택하여 로하스 영지로 가는 플레이어들이었다.
“우와··· 저기 봐.”
플레이어들이 진혁을 발견하고는 놀란 표정을 하였다.
“거지도, 저런 상거지는 없겠다.”
진혁의 겉모습만 보면 정말 잘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넝마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옷과 산발의 머리는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닌 사람처럼 보였다.
“님, 냄새나요. 저리 돌아가요.”
조금 어리게 보이는 플레이어였는데 코를 잡고 손짓으로 가라는 시늉을 하였다.
진혁은 이런 반응을 무덤덤하게 받아드렸다. 이들을 만나기 전에 만난 다른 이들도 이들과 같은 반응을 보여서였다.
“알았다. 그리고 너무 그러지 마라. 나도 좀 씻으면 나름 괜찮은 남자다.”
“풋, 알았으니 어서 돌아가서 가요.”
그 모습이 귀엽게 보였지만 그렇다고 장난을 칠 생각은 없었다. 그로 인해서 칼부림을 한 적이 있어서이다.
“나중에 나한테 도와 달라고 말하면 안 된다. 이쪽으로 오는데 페더 울프 떼가 근처에 있던데.”
페어 울프는 깃털 늑대라고 불리는 몬스터로 일반 늑대의 털을 가진 것이 아니라 새의 깃털과 같이 생긴 털이 온 몸에 뒤덮여 있는 그런 몬스터였다.
날카로운 이빨과, 날카로운 발톱은 물론이고, 엄청난 도약력과 머리를 이용한 박치기 공격에도 능한 몬스터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페어 울프는 최소 15마리에서 최대 30마리까지 집단으로 다니는 것이 특징인 몬스터였다.
“알았으니 어서 가세요.”
진혁은 코를 잡고 있는 여성 플레이어를 보고 히죽 웃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뭐, 20마리 정도는 상대할 수 있으니 덤덤하겠지.”
근처에 다른 플레이어들도 있으니 페더 울프에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진짜 좀 씻어야겠다. 하나같이 저런 반응을 하니 내가 다 미안하네.”
진혁이 사냥꾼마을을 출발하여 몬스터를 사냥한다고 지금까지 한 번도 씻지 못하였다.
“쓸데없는 리얼리티를 강조해서는 사람 곤란하게 만들어.”
진혁이 조금 걸어가자, 걸어 온 쪽에서 비병이 들렸다.
“페더 울프야. 도망쳐!”
진혁은 멈추어 서서 고개를 돌렸다.
몇 몇 플레이어들이 페더 울프를 피해서 도망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도망치는 거지?”
페더 울프의 색깔이 조금 붉은 색이지만 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살려 줘!”
“어째서 이곳에 페더 울프가 나타나는 거지?”
몬스터들은 자신들의 서식지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드물다. 이벤트나 혹은 다른 몬스터가 추가가 되었을 때, 몬스터의 이동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서식지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살려 주세요.”
한 여성의 목소리가 진혁의 귀에 들려왔다. 조금 전 코를 막고 진혁에게 어서 가란 말을 하던 그 여성이었다.
페더 울프를 피해 달아나다 넘어져서 곧 페더 울프에게 따라 잡힐 그런 상황이었다.
진혁은 망설이지 않고 넘어진 여성이 있는 곳으로 내달려서는 점프를 하였다.
한 번의 도약으로 그녀의 앞에 내려서자, 다가오던 페더 울프들이 진혁을 경계하였다.
“이봐, 얼른 일어나서 도망쳐.”
눈앞에 사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는 그녀가 말했다.
“아저씨······.”
“아저씨, 아니거든, 시간 없어. 놈들과 싸우면 너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니까 지금 달아나.”
그녀는 진혁의 눈치를 보다 고맙다는 말도 없이 그대로 내달려 달아났다.
진혁은 양손 깍지를 끼고는 페더 울프를 보고 말했다.
“내가 말했지. 한 번 더 마주치면 깃털 아주 뽑아 버린다고.”
허연 이를 드러내는 진혁의 모습에 페더울프들이 흠칫하였다.
지금의 모습만 보면 플레이어와 몬스터가 서로 바뀐 듯하였다.
진혁은 인벤토리에 넣어 둔 아이템을 착용하였다. 맨몸으로 한 번에 많은 수의 몬스터와 싸우다가 죽을 뻔한 경우가 몇 번 있었다.
페더울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후로는 다수의 몬스터와 상대를 할 때면 상황에 따라 착용하는 아이템의 개수를 달리하여 몬스터를 상대하곤 하였다.
“그럼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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