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이 깡패? 깡패는 무슨....
프라다는 노예로 잡혀 있던 사람들을 구출해서 나왔는데 그 수가 무려 천 명이 넘었다.
이들 중에는 노잡이 노예들도 있었고, 수적들이 생활함에 있어 편리함을 위해서 부리는 노예들도 있었다.
“진혁이 고전하는 모양인데.”
이제까지 보았던 저돌적인 공격보다는 뭔가 방어에 집중을 하는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쪽에서 잠시 동안 쉬고 계세요. 피란체바, 진혁이 소환수를 이용해서 이분들을 지켜줄 수 있어?”
“저들이 싫어하지 않으면 가능해.”
“알았어. 내가 잘 말해 볼게.”
프라다는 구출해 온 노예들에게 진혁의 소환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에 그들이 지켜 줄 테니 그들이 서 있는 곳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말을 하였다.
노예들의 눈에 두려움이 가득하였지만 이들은 자신들을 구해 준 프라다의 말을 믿고 한 곳에 가만히 모여 있었다.
“진혁이 힘들어 보이는데 도와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자신이 알고 있는 피란체바는 진혁과 베르언이 싸우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정령이 아니었기에 물어 보았다.
“아니야. 여기서 누군가가 개입을 하면 진혁의 집중력이 깨어져. 그럼 진혁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지금은 진혁을 믿고 기다려야 해.”
프라다는 피란체바가 이처럼 진지하게 말을 하는 건 처음이라 내심 조금은 놀랐다.
‘지금까지 내가 보고 경험한 것에 비하면 이들은 더 많은 시련과 고난을 함께 하였구나.’
프라다는 피란체바의 말을 믿고 베르언과의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진혁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진혁이 밀리는 듯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를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었다.
‘진혁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프라다는 끈기, 집념, 그리고 하나에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이 진혁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임을 알 수가 있었다.
프라다는 진혁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멘탈, 그것도 위닝멘탈리티, 즉 이길 수 있는 집념, 이길 수 있다는 확신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진혁이 늘 상대와 싸워 이길 수 있는 건, 레벨의 고하가 아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행동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구나.’
프라다는 디자이너로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살아온 사람이었다.
자신이 프라다 그룹의 사람이라고 하여 그룹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 역시 수석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많은 경쟁자들과 경쟁을 하였고, 오직 자신의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이라 지금 진혁의 모습을 보고 많은 영감을 얻을 수가 있었다.
프라다는 조금씩 힘을 내는 진혁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베르언의 손에 들린 도끼라 무서운 기세를 뿜어내며 허공을 갈랐다.
도끼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주변에 영향력을 미쳤고, 그 영향력 안에 들어간 진혁은 이를 악물고 견디고 버티며 베르언의 공격을 막아 내었다.
베르언의 발이 진혁의 복부를 걷어찼고, 진혁은 그 힘을 버티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며 바닥을 굴렀다.
베르언은 그런 진혁을 향해 육중한 몸으로 허공을 향해 도약하더니 진혁이 구른 곳으로 향해 떨어지며 양손에 든 도끼로 진혁을 양단해 버릴 요량으로 내리쳤다.
진혁은 몸을 옆으로 굴러 베르언의 공격을 피한 후에 누운 상태에서 발을 교차하여 추진력을 얻더니 비보이가 춤을 추듯 손으로 땅을 짚은 후에 힘껏 밀며 그 반발력으로 몸을 뒤집으며 일어났다.
자신의 공격이 실패하자, 베르언은 또 다시 진혁을 향해 몸통 박치기로 밀고 들어왔다.
몇 번이고 경험을 한 진혁은 그런 베르언의 공격을 한 템포 빠른 이동으로 옆으로 움직여 피하였다.
점점 베르언의 공격과 그의 패턴이 눈에 익숙해졌고, 그럴수록 진혁의 움직임 역시 대범해졌다.
베르언의 공격 패턴은 몇 가지의 유형을 가지고 있었는데 진혁은 이 모든 패턴을 파악하는데 제법 시간이 오래 걸렸다.
수직으로 내리치는 베르언의 도끼를 몸을 비틀어 피한 진혁은 자신이 등을 이용해 강하게 베르언의 몸과 부딪쳤다.
퍼어억!
단단한 근육덩어리인 베르언이 그 공격에 대미지를 입을 리는 없지만 공격의 맥을 끊을 수는 있었다.
이제까지는 베르언의 일방적인 전투로 진행이 되었다면 지금은 진혁이 반격을 통해서 그의 공격의 흐름을 끊으며 조금씩 자신이 싸움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하였다.
이를 지켜보는 프라다의 숨소리가 점차 안정적으로 돌아왔다.
“대단하다.”
“봤지. 우리 진혁이 이 정도야.”
피란체바의 목소리에서 진혁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지 알 수가 있었다.
진혁의 주먹이 처음으로 베르언의 가슴에 적중되었다. 진혁은 그의 단단한 근육에 큰 반발력을 느끼며 고개를 흔들었다.
‘샌드백보다 반발력이 더 심한 것 같은데.’
진혁은 베르언의 공격과 패턴을 완벽하게 파악한 후에 간극이라는 자신만의 감각을 이용하여 베르언의 몸에 주먹을 꽂아 넣기 시작하였다.
진혁은 베르언을 몬스터가 아닌 샌드백으로 보았다.
베르언의 도끼가 진혁의 코앞을 지나갔다. 이전이라면 황급하게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였겠지만 지금은 간극이라는 감각을 이용해 피할 만큼 움직이며 행동을 최소화하였고, 발보다는 주먹으로 베르언을 몸을 치고 빠지며 조금씩 대미지를 누적시켰다.
퍼억··· 부우웅··· 퍼어억··· 부우우웅······.
때리고 피하고를 반복하는 진혁의 모습에 약이 오르는지 베르언은 더욱 신경질적으로 양손에 든 도씨를 휘둘러 진혁을 어떻게 해보려고 하였지만 진혁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을 하였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차근차근 대미지를 주었는데 얼굴이 아닌 복부에 대미지를 집중하였다. 시간이 흐르고 대미지가 누적될수록 베르언의 행동은 조금씩 느려지면서 복부에 타격을 준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지만 진혁은 이에 반응하여 방심하거나 혹은 큰 거 한 방을 노려 공격하지는 않았다.
“저건 현실에서 시합하는 것과 완전 다르네.”
시합에서는 기회가 생기면 배고픈 야수처럼 달라 들어 물어뜯어야 이길 수 있으니 그리 행동을 하지만 게임은 또 달랐다.
제법 대미지가 쌓였는지 베르언의 행동이 이제는 눈에 띌 정도로 느려지기 시작하였고, 진혁의 주먹이 베르언의 몸통에 적중이 되는 횟수가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둘의 싸움은 점차 진혁에게로 기울어졌다.
진혁은 그제야 주변을 살펴 볼 여유가 생겼는지 피란체바와 프라다를 찾았다.
그들은 많은 포로를 구해 한쪽에서 자신과 베르언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였다.
언덕 위에서 먼저 죽었던 수적들이 리스폰이 되어 수채로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만큼 진혁이 베르언과의 싸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었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수적들이 리스폰 되었어.”
진혁이 피란체바와 프라다를 향해 소리쳤다.
“뭐? 수적들이!”
진혁의 외침에 프라다의 시선이 방책의 문으로 향했다.
수적들이 막 문을 통과하여 안으로 진입해 들어오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피란체바, 소환수를 움직여 노예들을 지키면서 수적들과 싸워. 프라다! 입구를 향해 강력한 마법으로 놈에게 최대한 피해를 줘.”
피란체바는 진혁의 말을 듣고 곧바로 반응하여 노예들을 건물 사이로 데리고 간 후에 그곳에 모여 있도록 하고, 소환수로 하여금 건물 사이로 오는 수적들을 상대하게 만들었다.
“파이어 익스플로젼!”
프라다는 불특정 다수에게 대미지를 입힐 수 있는 마법으로 수채 안으로 들어오는 수적들에게 공격을 하였다.
콰아아아앙!
불덩이가 폭발하면서 수적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프라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파이어 윌, 프로스트 버스터까지 사용하여 일단 안으로 들어오는 수적들을 공격하여 큰 대미지를 주었다.
안으로 들어오다 죽은 수적들도 있고, 체력이 많이 깎인 수적들도 있었다.
프라다는 수적들이 오는 입구로 향해 내달렸다.
그의 심장에서 작은 불꽃이 일어나더니 그 불이 점차 커지면서 프라다의 몸을 완전히 감쌌고, 프라다가 입구에 도착을 하였을 몸을 감싼 불이 동심을 그리며 퍼져나갔다.
파이어 링 마법이었다.
파이어 링 마법에 앞서 대미지가 큰 파이어 익스플로전 마법에 당하고도 살아남은 수적들은 파이어 링 마법의 대미지가 더해지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런 후 프라다는 재빨리 피란체바와 진혁의 소환수가 있는 곳으로 몸을 피하였다.
마법사가 다수의 적을 상대로 몸을 드러내어 놓고 싸우는 건 미친 짓이나 다름이 없기에 일단 이들의 보호 속에서 수적들을 상대할 생각이었다.
“진혁은 괜찮겠어?”
“응. 괜찮아. 진혁은 싸울 상대가 많으면 더 잘 싸워. 그러니까 진혁 걱정은 안 해도 돼. 우리만 걱정하면 되는 거야. 너, 싸우다 우리 진혁이 너에게 신경 쓰게 만들면 내가 죽여 버릴 거다.”
피란체바의 엄포에도 프라다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베르언과 싸우고 있는 진혁을 바라보았다.
‘워낙 대단한 녀석이라 괜찮겠지.’
진혁은 피란체바의 말대로 진혁에게 신경을 끄고 몰려오는 수적들과 싸우는데 집중을 하였다.
진혁의 수적들이 몰려오고 있음에도 서두르지 않았다.
어차피 수적 두목인 베르언과 싸우는 동안 수적들이 두 사람의 싸움에 끼어들지 못할 것이란 걸 알고 있어서였다.
진혁의 예상대로 수적들은 베르언과 자신의 싸움에 관여하기 보다는 피란체바와 프라다, 그리고 진혁의 소환수를 상대하기 위해서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다시 싸움이 시작되었다.
‘조금 있으면 수채에서 죽은 수적들도 리스폰이 될 텐데.’
지금은 수채 밖에서 죽은 수적들이 리스폰이 되어 수채로 오는 중이라 한 번에 많은 수적들이 몰려오지는 않지만 수채 안에서 죽은 수적들이 리스폰이 되면서 그때는 진짜 위기를 맞을 수도 있었다.
‘진혁아, 조금만 더 서둘러라.’
프라다는 조금이라도 빨리 진혁이 베르언을 잡는데 성공을 하였으면 하였다.
이전 산적들과 싸울 때, 산적두목이 죽으면 산적들의 공격력과 방어력은 물론 레벨까지 다운되었기에 수적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하여서였다.
그때, 진혁의 주먹이 연속해서 베르언의 갈비뼈가 있는 곳에 적중을 하자, 제대로 충격을 받았는지 베르언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진혁은 그런 베르언의 머리를 향해 발로 사커 킥을 하듯 강하게 찼다.
“커어억!”
베르언의 입에서 고통의 신음과 함께 몸이 크게 휘청거리며 옆으로 넘어졌다.
그 모습을 본 진혁은 베르언의 몸 위로 올라가 자세를 잡더니 시합 때 넘어진 선수를 향해 파운딩을 내리 꼽듯 양손으로 연속해서 무지막지한 공격을 퍼부었다.
진혁도 자신이 빨리 베르언을 잡아야 뒤쪽에서 싸우고 있는 피란체바와 프라다가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싸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베르언은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로 들어 올려 가드를 하였지만 강력하게 내리꽂히는 진혁의 주먹은 놈의 가드를 부수고 얼굴을 강타하였다.
“강력한 일격!”
스턴을 걸 수 있는 강력한 일격이 베르언의 얼굴에 적중되자, 가드가 풀리면서 무방비 상태가 되자, 진혁은 주먹 뿐만 아니라 팔꿈치도 함께 사용하여 베르언이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수없이 두들겨 팼다.
“커어억!”
그렇게 베르언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맞아야 했다.
-베르언 수적단의 두목 베르언이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두목 베르언의 죽음으로 인해서 수적단 소속 수적들의 공격력, 방어력, 이상상태면역 효과가 20%씩 감소합니다.
-수적들의 공격력, 방어력, 이상상태면역 효과의 감소로 인해서 수적들이 레벨이 하향 조정됩니다.
-수적들이 레벨 하향 조정으로 인해서 수적들에게서 얻는 레벨업 경험치 역시 하향 조절됩니다.
“헉··· 헉······.”
두들겨 팬다고 호흡까지 거칠어진 진혁은 빠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기를 반복하였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소모된 체력과 피로를 모두 회복합니다.
-보상으로 스탯 포인트 4개가 주어집니다.
-스탯 포인트로 실시간 성장시스템의 스탯을 추가로 올릴 수가 있습니다.
-퀘스트 ‘베이스론 장로의 제안.’ 종료합니다.
-베이스론 장로에게 퀘스트 완료 보상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명성이 100만큼 오릅니다.
진혁은 베르언을 죽인 후에 레벨을 올릴 수가 있었고, 그가 죽으면서 남긴 아이템을 회수하였다.
“일어나라. 레이즈 스켈레톤 나이트!”
진혁은 베르언을 스켈레톤 나이트로 소환하였고, 동동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수적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모두 죽여라.”
진혁은 동동이에게 명령을 내린 후에 서몬 버프를 걸어 주었다.
그러자, 피란체바가 허공을 날아와 똑같이 서몬 버프를 걸어주었고, 그 후 진혁의 어깨 위에 앉아 자신의 얼굴로 진혁을 뺨을 비벼 주었다.
“나는 진혁이 이길 것이라고 믿고 있었어.”
“그래. 피란체바가 응원을 해 주어서 내가 이길 수가 있었어. 고마워.”
“아니야. 진혁이 잘 싸워서 그래.”
진혁은 피란체바에게 미소를 보여주었다.
“우리 저놈들 싹 정리한 후에 돌아가서 쉬자.”
“응. 이번에는 내가 진혁보다 많이 쓰러뜨릴 거야.”
피란체바가 허공을 날아 입구로 들어오는 수적들을 향해 공격을 하였다.
진혁 역시 가만히 있지 않고 수적들과 싸웠는데 확실히 처음 수적들을 상대하였을 때보단 약해졌음을 알 수가 있었다.
약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진혁보다는 레벨이 높은 몬스터였고, 강력한 공격력과 방어력을 지니고 있었다.
프라다는 수적들과 싸우고 있는 진혁을 보면서 더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레벨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가 없는데 진혁이를 보면 정말 그 말이 실감이 나는구나. 또 성장을 했어. 이제는 플레이어들이 1대1로는 웬만해서는 진혁을 이길 수가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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