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직업
-마나 홀, 문제는 마나 홀이었다.
첫 번째 일기장과 이어지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마법사들처럼 심장에 마나 홀을 만드는 건 우리같이 몸을 많이 쓰는 몽크들에게는 너무나도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
몸을 많이 쓰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심장의 박동 수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심장의 박동 수가 빨라지면 마나 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마나 홀에 축적해 놓은 마나의 힘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렇지.”
심장에 마나홀을 만들면 많은 장점들이 있었지만 그 많은 장점들은 몸을 격하게 써야 하는 몽크에게는 장점을 상쇄할 만큼의 단점으로 지적이 되었다.
-그럼 마나 홀을 어디에 만들까? 신장, 간, 폐······.
책을 읽어가면서 진혁은 어디선가 본 듯한 그런 내용임을 알 수가 있었다.
“음, 영화를 보면 단전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내공을 쌓고 그러던데. 이거랑 연관이 있나?”
진혁은 그러한 생각을 일기장을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대륙 밖의 대륙, 우리들에게는 미지의 대륙이라 불리는 마야 대륙에서 온 한 명의 마법사를 만난 적이 있다.
“마야 대륙? 작명 센스하고는······.”
-마야 대륙의 마법사에게는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되었는데 그들은 마나 홀을 심장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법을 익히느냐 따라 마나 홀을 만드는 곳이 다르다고 하였다.
“그렇지. 이게 나와야지. 중국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내용인데 그게 뭐더라.”
진혁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보며 눈으로는 일기장의 내용을 읽고 있었다.
-자연의 속성과 인간의 몸은 유사하여 인간의 몸을 자연으로 생각하는······.
“아, 음양오행설!”
진혁은 자신이 읽어 본 음양오행설에 대한 내용을 떠올리며 일기장을 읽어보니 내용이 흡사하였다.
“이래서 사람 생각은 다 비슷비슷하다고 하는구나? 그럼 마나 홀을 장기마다 다 만들어야 하나?”
진혁은 이렇게 생각을 하며 일기장을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하지만 마야 대륙의 마법사가 알려준 마나 홀 역시 우리 몽크들에게는 문제가 되었다. 마나의 힘, 즉 마력을 사용하는데 있어 한 가지 속성의 힘을 부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속성에 따라 성격도 조금씩 변해가는 단점들이 지적되면서 우리는······.
“그렇지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장기를 음양오행설에 대입하여 심장은 화, 간은 목, 신장은 수, 위장은 토, 대장은 금으로 표현이 되니까. 그 속성에 따라 성격이 변할 수도 있지. 무협 영화에 보면 내공을 익히다가 성격이 변하여 악인도 되고 그러니까.”
진혁은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일기장을 읽어 내렸다.
-마나홀에 속성을 부여하지 않고 마나홀을 사용할 수 있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무속성의 마나홀을 만들 수가 있을까?
“영화처럼 단전을 만들어 단전을 마나홀처럼 사용하면 되는 거네.”
진혁을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배꼽 아래 단전을 떠올렸는데 일기장 중간 부분에서 자신의 생각처럼 단전에 만나 홀을 만들어 속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속성을 지배하고 다를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었다.
“맞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단전을 만들면 된다는 말이네.”
-무속성의 마나홀을 만든 후에 각 장기의 속성을 끌어 쓸 수 있다면 보다 완벽하게······.
“그렇지. 일단 단전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란 말이지.”
마르테우스의 일기장에 적힌대로 칼로파에서 얻어 익힌 마나명상법을 이용해 단전을 만들어보려고 하였다.
-몸속에 흩어진 마나를 한 곳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요함 속에서 나의 몸을 관조하듯 들여다보며 의지를 가지고 마나를 조금씩 움직이면······.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면서 마지막 책장까지 일자, 알림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특수직업 다크 피스터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다크 피스터로 전직하시겠습니까?
“다크 피스터? 1권을 읽었을 때는 마나 피스터로 전직한다고 그랬는데.”
진혁이 칼로파에 잡혀 키메라로 개조되지 않았다면 정상적으로 마나 피스터로 클래스 전직할 수 있었겠지만 키메라가 되면서 마나 피스터가 아닌 다크 피스터 전직을 하게 된 것이다.
“일단 피스터보다는 상위직업이겠지. 전직합니다.”
-다크피스터로 전직을 합니다.
진혁은 자신이 상태창에서 클래스 등급이 피스터에서 다크 피스터로 전직하였음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마나 홀을 단전에 만든 후에 칼로파에게 받은 마법서를 익히면 되겠구나.”
인더스 게임이 리얼리티를 강조한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게임에 있어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지 마법서를 익히고, 아이템을 만들고 하는 일에는 많은 시간을 단축시켜 놓았다.
마나명상법을 통한 마나홀을 만드는 것도 플레이어들은 쉽게 만들 수가 있었다.
“여기에 적혀 있는 대로.”
진혁은 배꼽 아래에 마나홀을 만들기 위해서 일기장에 쓰인 대로 따라 하였다.
진혁은 가부좌를 한 후에 자신을 내부를 관조하듯 들여다보며 몸속에 흩어진 마나를 움직인다는 느낌으로 생각을 하자, 몸속에 마나가 움직였다.
서서히 움직이는 마나는 진혁이 의도한대로 천천이 이동하여 아랫배가 있는 곳으로 모이더니 소용돌이치며 뱀이 꽈리를 틀며 자리를 잡는 것처럼 그 자리를 차지하더니 점점 축약되었다.
마르테우스의 일기장에 기록된 것처럼 마나가 모여들어 축약되더니 작은 점이 폭발할 것처럼 팽창을 하였다.
진혁이 이상함을 느끼고 멈추려고 할 때, 배꼽 아래에서 팽창한 마나가 폭발을 하면서 검은색 홀을 만들었는데 이 홀이 바로 마나홀이었다.
“아!”
마나홀이 단전에 만들어지자, 진혁은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상쾌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진혁은 자신의 스탯에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을 해 보았지만 스탯의 변화는 없었다.
“몸이 조금 더 가벼워진 것 같은데 스탯의 변화는 없네.”
혈맥이 단전으로 이어져, 마나가 그 혈맥을 타고 움직이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뭔가 강해진 것 같은데. 알 수가 없네.”
진혁은 잠깐 고민을 하다 히죽 웃었다.
“키메라를 상대로 실험을 해 봐야겠어.”
진혁은 키메라를 상대로 자신의 몸상태를 점검하며 혹시 모를 단점이나 이상상태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음······.”
움직임이 이전보다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았고, 마나를 사용할 때, 뭔가 쥐어짜는 그런 느낌이 사라졌다.
“움직임에 마나가 자연스럽게 사용되는구나.”
마나의 움직임이 혈맥을 타고 자연스럽고 빠르게 움직이니 자신의 몸이 가볍다고 느꼈음을 알 수가 있었다.
“마나의 양이 생각보다 덜 줄어 든 것 같아.”
-마법사는 마나홀의 마나와 외부의 마나를······.
진혁은 마르테우스의 일기장에 적힌 내용을 상기하며 자신이 외부의 마나도 함께 이용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아, 대기 중에 떠도는 마나를 이용해서 그런 거구나.”
단전에 마나홀을 만들면서 진혁은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런 걸 플레이어들은 알까?”
아마 알지 못할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게임을 하기 전에, 하고 난 이후로 많은 정보들을 알아보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전직을 한 사람들의 글은 한 번도 보지 못하였다.
물론 없다고는 말을 할 수가 없지만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이러한 고급 정보는 사람들이 쉬쉬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찾아오는 플레이어들과 싸우려면 몸에 완전히 적응을 해야겠지.”
변화된 몸에 적응하기 위해서 키메라와의 싸움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이놈아, 그렇게 때려 부수지 말라고 해도 뭘 그리 계속해서 부수고 그러는 것이냐?”
칼로파는 진혁이 자신이 만든 키메라들을 박살내자 짜증을 냈지만 딱히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다른 놈들보다 진혁 혼자가 자신을 지키는데 더 유익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였다.
“오냐, 그럼 이것도 부셔봐라.”
칼로파는 진혁이 부술 없는 키메라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고, 진혁은 어디 만들 수 있으면 만들어 봐란 식으로 키메라들과 싸우며 놈들을 부수며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내었다.
*
“진혁아, 너 시합 잡혔어.”
진혁은 운동을 하기 위해서 체육관에 들렀는데 관장이 시합이 잡혔을 알려 주었다.
“상대는 누구에요?”
“로만 로드리게스.”
진혁의 얼굴에 약간의 실망감이 드러났다.
로만 로드리게스는 아시아 격투기 단체인 더 원의 페더급 선수로 4전 4승 3TKO승을 따낼 만큼 타격에 뛰어난 선수였다. 하지만 로만 로드리게스는 페더급 의 순위 밖의 선수였기에 진혁의 커리어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이기도 하였다.
반대로 로만 로드리게스의 경우 이번 진혁과의 시합에서 승리하게 되면 페더급 톱10 안에 있는 선수와 대결이 성사가 될 가능성이 높았기에 그의 입장에서는 전의를 불태우는 중이었다.
“완전 테스트용으로 전락을 한 것 같네요.”
더 원의 체급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체급이 바로 페더급으로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아니, 이번에 이기면 UFC로 갈 수 있어.”
“네? 정말이에요?”
“프로모터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UFC에서 너에게 관심을 보이나 봐.”
진혁은 세계 최고의 대회인 UFC로 갈 수 있다는 말에 흥분이 되었다.
“이번 경기 이기고 UFC 가서 챔피언 먹는 거야.”
“두말하면 잔소리죠.”
현재 UFC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만큼 강자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페더급 챔피언 루아 산체스를 비롯하여 UFC 페더급 역사상 최고의 타격가라고 알려진 타격머신 안토니 반데라와 그레플링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알려진 리틀 좀보아가 상위에 랭커 되어 있고, 그 아래 조금의 틈만 보여도 챔피언 루아 산체스를 굴복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어 페더급 경기가 늘 메인이벤트로 UFC의 대미를 장식하곤 하였다.
진혁은 이들과 케이지에서 싸울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하자, 흥분이 되었다.
“아시아는 너에게 좁을 수 있지만 세계무대는 다르다.”
“걱정 마세요. 붙여주기만 하면 누구라도 쓰러뜨릴 테니까요.”
아시아 격투 단체인 더원에서 기회를 가장 받지 못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진혁이었다.
그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그 어떤 선수와 싸워도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두고 보세요.”
진혁은 이번 대회에서 이겨 꼭 UFC로 갈 것이라고 다짐을 하였다.
“그래.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훈련에 들어가자.”
“알겠습니다.”
진혁은 기쁜 마음으로 체육관을 나섰다.
“UFC란 말이지.”
*
진혁은 시합에서 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을 하였다.
격투기 선수들이 훈련 중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건 바로 체중 조절이었다. 시합 전에는 시합일정에 따라 체중을 줄이곤 하였는데 진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합이 한 달 정도 남아 있으니 한 달 안에 자신이 빼야 할 체중이 5킬로그램이었다.
진혁은 평소에도 자신의 체중을 조절해왔기에 다른 선수들보다는 체중 조절하는 것이 수월하였다.
한 달 동안 훈련에 집중만 하더라도 충분하게 빠질 체중이라 따로 체중조절을 위해서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았다.
“상대는 타격에 재능이 있으니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와 타격으로 승부를 보려고 할 거야.”
“저보다 키가 5센티미터나 더 큰데요. 리치도 길고. 밀고 들어오면 제가 막을 길이 없는데요.”
로만 로드리게스는 같은 페더급이라고 해도 신장이 조금 더 컸다.
격투 단체의 체급은 신장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몸무게로 나눈다.
로만 로드리게스는 키 185센티미터에 리치가 191센티미터였기에 키와 리치에서는 진혁이 조금 밀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넌 아웃파이터 스타일로 놈과의 거리를 두고 있다가 순간 거리를 좁혀 그래플링으로 승부를 봐야지.”
“그 정도는 저쪽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나올 텐데요.”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예상한다고 다 방어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관장은 진혁을 믿는다는 표정으로 말을 하였고, 진혁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하여간 대책 없는 관장님이라니까.”
“하하, 내가 대책이 왜, 없어. 혁이 네가 있는데.”
진혁은 관장인 최달수에게 대책이 없다고 말을 하지만 그만큼 자신을 잘 알고 상황에 맞게 훈련시켜 줄 사람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내일부터 지옥의 스파링 훈련을 시작할 테니까 단단히 각오하는 것이 좋을 거야.”
시합이 없는 날에는 3, 4시간 정도 훈련을 하지만 시합이 잡히면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훈련에 투자를 한다.
보통은 8시간, 많으면 10시간까지도 훈련에 집중을 하면서 기량을 서서히 끌어 올리는 것이 이들의 훈련 방식이었다.
“얼마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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