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토벌
밤이 되자, 진혁과 프라다는 크라우 산에 자리를 잡은 산적들의 산채를 공격하였다.
공격의 시작은 프라다의 화염계 마법으로 바리케이드와 방책의 문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솟구치는 화염의 기둥은 방책 안에 있는 산적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진혁이 순간 가속으로 내달려 산채 안으로 뛰어 들어가 산적들과 싸움을 시작하였다.
“적이다. 적이 침입하였다.”
산적들의 외침에 그들의 시선에 진혁에게로 향했고, 허리에 찬 검을 빼들어 사나운 기세를 내뿜으며 진혁을 향해 달렸다.
그런 놈들을 보면서 진혁은 망설임 없이 그들 속으로 들어갔다.
‘호이비네 산적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진혁은 산적들과 싸우면서 이전에 싸웠던 오이비네 산적단과는 너무도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단순히 레벨의 차이가 아닌 이들은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군인들이다.’
진혁이 느끼기엔 그랬다.
내리치는 검을 팔목에 차고 있는 손목보호대를 이용해 흘려 막은 후에 무릎으로 복부를 강하게 차자, 놈의 충격을 받고 허리를 숙였다.
팔꿈치로 뒷목을 강하게 찍어 큰 대미지를 준 후에 발목을 걷어차서 넘어뜨렸다.
그런 후에 얼굴을 향해 발로 한 번 더 공격하니 산적이 죽어 버렸다.
“레이즈 스켈레톤 폰!”
진혁은 죽은 산적을 스켈레톤 병사로 소환을 하였다. 스켈레톤 병사가 일어나자, 진혁은 각종 서몬 버프를 걸어 주었다.
피란체바 역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는지 스켈레톤 병사에게 서몬 버프를 걸어주었다.
스켈레톤 병사가 움직이자, 산적들은 진혁과 스켈레톤 병사에게 달려들었고, 이들의 싸움이 다시 시작되었다.
콰아아앙!
거대한 불의 기둥이 뒤쪽에서 솟구쳐 올라 산적들에게 큰 대미지를 주었다.
“마법사가 있다. 마법사를 찾아라.”
갑작스러운 마법 공격에 산적들이 프라다를 찾기 위해서 움직였고, 진혁은 그런 산적들이 프라다에게 몰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스킬 광호한 자신감을 사용하여 자신에게 산적들의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산적들은 프라다를 찾는다는 생각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 진혁을 향해서 몰려왔다.
“우우우우우!”
진혁은 허공에 사자후와 같은 큰 소리를 질렀다. 몬스터를 주눅 들게 만들어 방어력을 소폭 하락시키는 스킬인 전투의 함성이었다.
몽크의 전직 레벨이 올라 갈수록 스킬의 위력은 배로 뻥튀기가 되는 느낌이었다.
2차 전직을 했을 때와 3차 전직을 했을 때와의 차이가 체감을 할 수 있을 만큼 눈에 뛰었다.
흑마법이야 서클이 올라가면 위력이 강해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몽크의 스킬도 이와 같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산적들에게 둘려 싸여 있지만 진혁은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전혀 없었다.
진혁은 호이비네 산적단을 토벌하면서 얻은 산적 토벌꾼이라는 호칭이 있어 산적, 수적, 마적, 도적, 해적과 같이 오적에 대해서는 공격력 1%와 방어력 2%의 상승효과를 얻을 수가 있어서였다.
또한 진혁이 착용하고 있는 장신구에서 얻을 수 있는 보너스 능력치로 인해서 레벨은 비록 낮을지 몰라도 인더스 세상을 모험하고 있는 최상위 1%의 플레이어들과 비교할 만큼의 대단한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어서였다.
-장신구의 도움을 받아 얻는 보너스 능력치
* 몽크 스킬 효과 20% 상승
*사용 마력 50% 감소
*공격속도 40% 증가
*마법 시전 속도 45% 증가
*초당 30만큼 체력 회복.
*초당 35만큼 피로도 회복.
*적중당 체력 20%회복.
*적 처치시 마나 20% 회복.
*적 처치시 체력 20% 회복
*마법 공격 피해 45% 감소.
*물리 공격 피해 30%감소.
*원거리 공격피해 30% 감소.
*저주마법계열 대미지 30% 상승
*이상상태저항 48% 증가.
*반사대미지 15% 효과.
*성장시스템에 의한 캐릭터 올 스탯 +150 상승
진혁이 장신구에서 이렇게 높은 능력치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다른 플레이어와 달리 몬스터의 특성도 가지고 있어 착용할 수 있는 장신구의 개수가 플레이어들보다 2배라 가능하였다.
목걸이 2개, 반지 4개, 팔찌 4개, 이렇게 총 10개의 장신구에 얻을 수 있는 능력치 옵션이 어마무시하기에 산적들에게 둘러싸여도 크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뿐만 아니었다.
이번에 흑마법사 3차 전직을 한 후에 배운 스킬이 몇 가지가 더 있었다.
“레이즈 구울 폰!”
드그르륵······.
땅속에서 구울 병사가 흉흉한 기세를 뿜어내며 올라왔는데 그 수가 무려 12마리나 되었다.
구울 병사 12명와 스켈레톤 병사 12명, 그리고 키메라 3마리, 스켈레톤 병사와 달리 소모품이 아닌 소환수로 스켈레톤 나이트 3명까지 합치면 진혁이 자신의 수하로 부릴 수 있는 몬스터가 현재 서른이나 되었다.
다만 스켈레톤 나이트는 아무 몬스터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네임드 몬스터에만 가능하여 아직 스켈레톤 나이트는 만들지 않고 있었다.
진정한 흑마법은 5서클이라는 말이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크아악!”
구울 병사들에 의해 산적들이 쓰러지자, 진혁은 또 다시 스켈레톤 병사들을 소환하였다.
12명의 스켈레톤 병사를 모두 소환할 수 있었고, 이들은 진혁의 충실한 사병이 되었다.
“나타나라. 백호!”
진혁은 12명의 구울 병사와 12명의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한 후에 최근에 자신이 직접 만든 키메라 백호를 소환하였다.
백호는 샤벨 타이거를 사냥하여 피란체바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제작한 유니크 대작의 키메라이기도 하였다.
진혁이 백호를 유니크 대작의 키메라를 만들었지만 실상은 피란체바가 만든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로 인해서 진혁의 키메라 제작 기술도 상당히 올라간 상태였다.
바닥에 마법진이 생겨나고, 그 위에 빛과 함께 나타나는 샤벨 타이거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큰 울음으로 산적들에게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진혁은 백호에게 서몬 버프를 걸어 준 다음 피란체바를 불렀다.
“피란체바, 백호와 함께 싸워!”
-알았어.
진혁은 피란체바에게 백호를 맡겼다.
피란체바는 백호의 등에 올라타고 명령을 내렸고, 백호는 피란체바의 명령에 따라 산적들과 싸움을 시작하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프라다는 부러운 듯 말을 하였다.
“나도 흑마법사 할 걸······.”
*
크라우 산의 산적들을 모두 처리한 진혁과 프라다는 이들에게서 전리품을 챙겼다.
진혁이 가진 몬스터의 특징을 인해서 이들이 그 동안 모아 둔 돈과 보석을 모두 챙길 수가 있었는데 프라다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진혁 역시 프라다와 친구를 하기로 하였지만 자신의 특성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하였다.
산적들에게서 얻은 아이템은 공평하게 반으로 나누었다.
“난 제대로 싸우지도 않았는데?”
“뭘 제대로 안 싸워. 너의 마법이 아니었다면 내가 위험에 빠졌을 수도 있는데. 그리고 한 방 법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 차이는 엄청나다.”
진혁은 이렇게 말을 하면서 아이템을 공평하게 나누었다.
“이제 페이트 산으로 가서 산적들 토벌하면 되겠어.”
“그래?”
프라다가 받은 퀘스트는 산적단을 10개 토벌해야 하는 퀘스트였고, 이제 하나를 토벌하였으니 아직 아홉 개가 남았다.
“혹시 퀘스트가 겹칠 수도 있을 것 같아.”
“어떻게?”
“내가 아드리안 상인회의 중간 간부에서 퀘스트를 받았잖아. 그럼 다른 상인회의 간부들도 산적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겠다.”
“너는 길드에서 받은 퀘스트니 상인들과는 다르잖아.”
프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랑 일단 영지로 가자. 내가 상인회 귀족들도 소개시켜 줄게. 그들과 친분이 생기면 나중에 편할 거야.”
진혁은 혹시 퀘스트가 중복되지 않을까 하여 우선 페루산디스 백작령의 본령으로 갔다.
페루산디스 백작령으로 온 두 사람은 아드리안 상인회의 중간 간부인 호비를 만났다.
“호비 남작님.”
호비 남작이 진혁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진혁 님, 어서 오십시오.”
“저의 동료인 프라다 마법사입니다. 함께 크라우 산의 산적을 토벌하였습니다. 이제 더 이상 크라우 산의 산길에서 남작님을 근심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프라다라고 합니다. 이 친구와 함께 용병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 역시 진혁님께서는 대단한 모험가이십니다. 저의 고민을 해결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프라다님께서도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퀘스트를 종료합니다. 퀘스트 보상으로 명성이 20만큼 상승합니다.
“이 친구에게 듣기로는 다른 지역의 산에도 최근 들어 산적들이 많이 자리를 잡았다고 하던데. 알고 계십니까?”
“저도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상인회의 간부들이 이로 인해서 이만저만 고역이 아닙니다.”
“아, 혹시 그 분들을 소개시켜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희가 그분들이 물건을 운송하며 다니는 산에 정착한 산적들을 토벌해드리겠습니다.”
“아, 그리 해 주신다면 상인회의 간부들이 정말 기뻐할 것입니다. 그럼 제가 내일 상인회의 간부들을 모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남작님.”
“그렇게 해 주십시오.”
호비 남작과 헤어진 후에 프라다는 진혁에게 말하였다.
“명성을 20이나 올렸어. 다른 보상이 없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명성을 많이 올릴 수가 있어 NPC들과 친해지기 쉬울 것 같은데.”
“그렇지. 내일 다른 귀족들을 만나 퀘스트를 받아 해결하면 명성이 또 오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넌 클래스 길드에 가서 퀘스트 클리어하면 명성이 더 오르겠지.”
프라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시간 남는데 너 할 일 있어?”
프라다가 묻자, 진혁은 당장은 없다고 말을 하였다.
“그럼 사냥갈래?”
“사냥? 파티도 못하는데 함께 가서 뭐하려고.”
“하긴 그렇긴 하겠다. 그러니 너도 이제 레벨 좀 올려라.”
“나야 꾸준히 레벨을 올리고 있지. 205레벨이 넘었는데.”
3차 전직인 200레벨이 넘어서니 확실히 레벨 올리는 것이 더뎠다.
물론 지금도 자신보다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확실히 레벨을 올리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내일 여기서 만나기로 하고 넌 사냥하러 가. 난 키메라 키우러 갈 테니까.”
“키메라? 그 샤벨 타이거?”
“그래. 레벨이 낮아서 레벨 업을 시켜야 해.”
“레벨이 얼마인데.”
“150레벨. 내가 사냥하는 사냥터에서 같이 사냥하는 건 어려워. 그래서 스켈레톤 병사와 피란체바가 보호하면서 싸우는데 생각보다 느려.”
프라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자고 말을 하고는 사냥터를 찾아 떠났다.
진혁은 리베인 백작령으로 가는 길에 있는 레벨이 낮은 사냥터를 찾았다.
저주받은 채석장이라는 사냥터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사람과 동물이 저주를 받아 석화가 진행 중인 몬스터들이 나온다.
완전히 석화가 되면 돌처럼 굳어 버려 움직일 수가 없게 된다. 예전에는 놈들이 석화가 진행되는 동안 근처의 마을 급습하여 사람들을 죽여 저주를 퍼트리곤 하였는데 페루산디스 백작이 기사단과 병사들을 대동하여 석화가 진행되고 있는 몬스터들을 채석장 안으로 밀어 넣고 봉쇄를 시켜 놓았다.
플레이어들이 채석장으로 가서 그놈들을 사냥하기 전에는 아예 개방조차 되어 있지 않은 사냥터였다.
진혁이 채석장에 도착을 하자, 많은 플레이어들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파티를 맺어 사냥하는 이들도 보였고, 혼자 사냥하는 이들도 보였다.
채석장의 석화가 진행 중인 몬스터는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지만 방어력이 높은 그런 몬스터였다.
그렇기에 동레벨의 다른 몬스터들보다는 위험성이 적지만 방어력이 높은 탓에 이들을 사냥하다보면 피로감을 빨리 느끼곤 하여 많은 몬스터를 사냥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비교적 손쉽게 사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레벨이 낮은 플레이어들도 제법 찾는 곳이기도 하였다.
“백호 소환!”
진혁이 백호를 소환하자, 바닥에 마법진이 생겨나고, 그 위에 백호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피란체바, 백호랑 함께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어.”
-진혁이는?
“나도 여기에 있을 거야. 하지만 난 도움이 아니 되니까 다른 일을 할 거야.”
-무슨 일?
“채광.”
-알았어. 난 재미있는 사냥할 테니까, 진혁은 재미없는 채광을 해.
그 말에 피식 웃는 진혁은 피란체바에게 부탁한다는 말을 하였고, 피란체바는 백호를 데리고 사냥을 하러 채석장 안으로 들어갔다.
검은 영체가 샤벨 타이거를 타고 나타나니 플레이어들은 놀라 공격하려고 하였지만 몬스터가 아님을 알고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피란체바는 백호를 데리고 구석으로 갔다.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구석에서 몬스터를 사냥하였다.
피란체바와 백호가 자리를 잡은 곳에는 몬스터가 다섯 마리가 있었는데 이들을 사냥을 해도 금방 몬스터가 리스폰이 되니 굳이 돌아다니면서 사냥을 할 필요가 없었다.
백호의 공격 수단은 앞발 후려치기와 앞발 연속 공격, 그리고 강력한 이빨로 물어뜯는 공격이 전부였지만 유니크 대작에 빛나는 키메라였기에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이 사냥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자, 진혁은 주변에서 재료들을 채집하였다.
아무리 리얼리티를 강조하지만 그래도 게임은 게임이었다.
진혁은 곡괭이를 들고 돌을 향해 힘차게 내리쳤다. 그렇게 열 번 정도 내리치며 돌에서 금속이 나왔다.
금속은 금, 은, 황동, 철, 구리, 납, 아연과 같은 것이 나왔는데 돈과 직접 관련이 되는 금과 은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봐야 했다.
진혁은 돌에서 금속들을 얻으며 무한주머니에 차곡차곡 넣어 두었다.
지금 당장은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모아 두면 도움이 된다는 걸 이미 몇 번 경험을 해 보았기에 잘 알고 있었다.
플레이어들은 채석장에서 곡괭이질을 하는 진혁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가 제작관련 플레이어라 생각을 하였는데 소곤거리며 몬스터를 사냥하러 자리를 옮겼다.
진혁은 플레이어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채석에만 열중할 뿐이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