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강화소
진혁은 반데시와 싸우고 있었는데 이전에는 반데시가 진혁을 압도하였다면 지금은 진혁이 반데시를 압도하는 중이었다.
진혁에 비해 반데시가 능력치, 아이템, 레벨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었지만 진혁이 반데시를 압도할 수 있는 건 그의 공격 패턴을 파악한 것은 물론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얻은 전투 감각과 최근 3차 전직을 통해서 얻은 동체시력의 효과로 인해서였다.
반데시의 검이 진혁의 가슴을 찔러오자, 발을 들어 올려 검의 옆면을 때려 방향을 바꾸어버린 후에 그 원심력을 이용해 한 바퀴를 돌아 돌려차기로 반데시의 턱을 차버렸다.
반데시의 고개가 크게 돌아가며 옆으로 비틀거리며 밀려났고, 그걸 본 진혁은 허공으로 도약하여 몸을 옆으로 회전시키는 아크로바틱한 몸동작을 선보이며 발로 반데시의 턱과 목을 한 번에 가격하였다.
강력한 위력의 발차기에 반데시의 몸이 허공으로 솟구치며 한 바퀴를 돌아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며 쭉 미끄러지더니 마왕상을 조각해 놓은 벽에 부딪쳤다.
그런 반데시를 보고 있는 진혁이었고, 반데시는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지 일어나 세차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쿠오오오!”
반데시는 괴성과 함께 어둠의 마력을 폭주시켰고, 붉은 안광을 번쩍이며 진혁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검은 색의 기운이 검을 통해서 빠져 나오며 반달모양의 오러 블레이드가 만들어져 그대로 진혁을 향해 돌진해 왔다.
“타앗!”
진혁은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달려가나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3차 전직을 통해서 얻은 도약 스킬은 최고 5미터까지 점프할 수 있는 스킬로 단숨에 오러 블레이드를 뛰어 넘어 허공에서 반데시를 향해 떨어지면서 무릎으로 얼굴을 찍어 버렸다.
“강력한 일격!”
마찬가지로 3차 전직을 하고 얻은 스킬을 이용하여 반데시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스턴을 건 후에 샌드백을 두들기듯 주먹으로 반데시의 전신을 두들겨 팼다.
3차 전직을 통해서 배운 스킬로 인해서 이전과는 다른 일방적인 전투가 진행이 되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반데시가 팔을 들어 올려 검을 휘두르려고 하자, 진혁은 뒤로 물러났다.
휘리리릭!
간발의 차이로 반데시의 검이 진혁이 있던 자리로 떨어졌다. 자신을 공격하던 자가 사라지고 검술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생기자, 반데시는 자신의 검술을 십분 발휘하였다.
반데시가 품고 있는 어둠의 마력은 마력의 검 주변에서 휘몰아치며 강력한 회오리바람을 만들어 주변에 영향을 주었다.
처음에 진혁도 이러한 검술로 인해서 많이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손쉽게 대응할 수가 있었다.
“다크 에로우!”
다수의 어둠의 화살을 소환하여 반데시가 만들어 낸 소용돌이의 기운을 폭격하였다.
두 개의 기운이 충돌하면서 소용돌이에 틈이 생겨났고, 진혁은 그 틈으로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타이밍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진혁은 정확하게 소용돌이의 틈으로 파고들어가 반데시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였다.
쩌어어엉!
반데시가 검의 옆면으로 진혁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이에 당황하지 않고 진혁은 반데시의 허벅지를 강하게 차서 중심을 무너뜨린 후에 한쪽으로 기우는 그의 머리를 잡고 강하게 눌러 바닥에다 냅다 찍어버렸다.
쿠우우웅!
진혁은 반데시의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더욱 몰아 붙였다.
전직을 하기 전에는 이길 수는 있어도 이렇게 쉽게 몰아붙일 수가 없었는데 전직 후 확연하게 달라진 것을 진혁은 느낄 수가 있었다.
강력한 일격이라는 스킬의 도움도 있지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동체시력이었다.
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게 빠르게 인지할 수 있을 뿐더러 이에 따른 반응속도까지 빨라지니 전직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면 2배는 강해진 그런 느낌이었다.
진혁의 주먹이 반데시의 얼굴에 박히자, 반데시가 죽었다는 시스템 알림이 귀에 들려왔다.
진혁은 반데시가 죽자, 그를 곧장 소환하였다.
“일어나라, 레이즈 스켈레톤 나이트!”
진혁이 반데시를 소환하자, 의외의 시스템 알림이 울렸다.
-데스 나이트는 스켈레톤 나이트의 상위 존재로 데스 나이트를 스켈레톤 나이트로 소환할 수는 없습니다.
“아······.”
진혁은 데스 나이트 반데시를 자신의 소환수로 만들 수 없다는 시스템 알림을 듣고 난 후, 조금 아쉬워하였다.
“그럼 데스 나이트는 6서클이 되어야 소환이 가능한 건가?”
진혁은 흑마법사의 마법에 대해서 잠깐 떠올렸다.
“6서클은 골렘이랑 메이지 스켈레톤 소환이 가능하니까 데스 나이트를 소한하려면 7서클을 되어야 하는구나.”
7서클!
말이 좋아 7서클이지 이제 NPC흑마법사, 리치 마법사 포함하여 자신의 몸을 개조해 줄 흑마법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7서클이 되기 위해서는 드래곤을 만나야 할 판인데······.”
죽은 반데시를 아쉬운 시선을 바라보던 진혁은 이내 미련을 접었다. 안 되는 것에 연연할 정도로 미련스럽지는 않았다.
진혁은 반데시가 떨어뜨린 아이템이 있는지 확인을 해 보았다.
몇 개의 아이템이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고, 그 중에 처음 보는 아이템도 다섯 개나 있었다.
“이거 혹시······!”
아이템: 빛의 강화석
설명: 빛의 강화석을 아이템에 최초로 사용하여 강화할 경우 100%의 성공확률로 1레벨, 혹은 2레벨이 강화되며 아이템에 따라 랜덤하게 속성이 부여된다.
아이템: 어둠의 강화석
설명: 어둠의 강화석을 사용할 경우 아이템의 강화레벨이 1레벨 다운되며 빛의 강화석으로 부여한 속성을 원상태로 돌려놓을 수가 있었다.
진혁은 반데시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확인한 후에 활짝 웃었다.
다른 아이템도 아닌 강화석이었다. 그것도 일반 강화석도 아닌 빛의 강화석과 어둠의 강화석······.
“빛의 강화석이 하나에 100만원하지.”
빛의 강화석의 가격이 미쳤다고 할 만큼 비싸지만 최초 사용 시 무조건 강화성공을 시켜주니 결코 손해 보는 건 아니었다.
무기의 안전강화는 7레벨, 방어구는 5레벨, 장신구는 3레벨까지 가능하였다.
이 후에는 성공, 실패, 파괴 확률이 공존하고 있어 아이템을 강화하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그런데 빛의 강화석으로 인해서 안전강화를 1레벨, 운이 좋으면 2레벨을 올려주니 비싸게 거래가 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전설 아이템 장신구를 예를 들어 +3이 1억이라고 가정하면 +5는 못해도 3억 5000, 혹은 4억에 거래가 되니 빛의 강화석은 100만원이 아니라 200만원에 팔아도 살 사람은 살 정도 인기가 좋은 아이템이기도 하였다.
진혁은 빛의 강화석을 3개, 어둠의 강화석을 2개 획득할 수가 있었다.
“페르샤의 세트 아이템을 강화시켜야지.”
페르샤의 세트 아이템은 반데시를 처음 사냥하고 얻은 전설 등급의 장신구들이었다.
“일단 여기를 정리하고.”
진혁은 소환수들과 바실리스크들과 싸우는 전장으로 합류하여 몬스터들을 남은 몬스터들을 정리하였다.
*
“그래서 그냥 비행기타고 날아 온 거야?”
“그래.”
진혁은 페루산디스 백작령에서 프라다를 만나 한국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 준 뒤에 자신이 이탈리아 밀라노에 왔다고 말을 하였다.
“너도 골 때리네. 조금만 참으면 방송도 출연하고 유명해질 텐데.”
“유명하면 제약이 많이 걸려.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사람들 눈치를 봐야하고.”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그 관심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해가 될 때도 있다.
진혁은 이런 관심은 자신이 운동을 함에 있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딱히 유명해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부귀영화를 누리는데 그 정도의 감수는 해야 하지 않을까?”
“난 부귀영화보다 지금이 딱 좋아.”
“그럼 어쩔 수 없지. 호텔에 일주일 있을 거라고?”
“선불로 미리 계산을 했어.”
“그래? 그럼 체크아웃 하는 날, 아니다. 내가 삼일 뒤에 아침 일찍 너 데리러 갈께.”
“삼일 뒤?”
“어. 그때 밀라노 패션쇼랑, 전시회랑 같이 하거든. 그러니까 같이 가자.”
진혁은 프라다의 제안을 수락하였다.
“그럼 나중에 보자. 난 퀘스트 해야하거든.”
“그래. 퀘스트 할 때, 조심하고. 특히 길드 놈들.”
프라다는 활짝 웃고는 워프 게이트를 타고 리베인 백작령으로 이동해버렸다.
“그럼 나도 아이템을 강화하러 가 볼까.”
진혁은 아이템을 강화하기 위해서 아이템 강화소를 찾아가기 위해서 움직였다.
아이템을 연성하여 등급을 올리려면 대장간을 찾아가서 대장장이에게 맡겨야 하지만 강화는 아이템 강화소에서 일정 금액을 주고 강화실을 빌려 개인이 강화를 할 수가 있었다.
진혁은 아이템으로 인해서 곤란한 일을 겪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자신의 아이템을 모두 드러낸 후에 얼굴에 가면을 썼다.
자신의 얼굴을 감춘 후에 페루산디스 백작령의 길을 걸었다.
“저길 봐!”
플레이어들은 진혁을 보고 놀람 반, 부러움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저 사람, 벨리아 마을을 지키던 몽크 클래스의 플레이어 같은데?”
진혁을 알아 본 플레이어들이 웅성이였다.
“아이템 때깔 봐라. 저런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으니 케빌로스 길드의 고레벨 플레이어들을 발라 버리지.”
어둠의 군장은 전설 등급에서도 상위 티어의 아이템으로 착용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일부 플레이어들은 진혁의 뒤를 따라가며 아이템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는데, 진혁은 조금은 귀찮지만 그들에게 뭐라고 할 입장이 되지 못하니 아이템 강화소로 계속해서 걸어갔다.
“형님, 제가 지금 이그라의 검을 +10강에 도전을 합니다. 이그라의 검을 강화하기 전에 재물을 몇 개 준 후에 도전을 해 보겠습니다.”
페루산디스 백작령의 아이템 강화소 앞에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혼자 말을 하며 웃고 떠드는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최근 들어 인더스의 인기가 높아지자, 많은 플레이어들이 유트브나 혹은 다른 1인 방송 매체를 통해서 자신이 게임 속 세상에서 플레이를 하는 영상을 찍어 송출하기도 하는데 뮤라스 측에서는 절로 광고 효과를 누릴 수가 있으니 이들을 특별하게 제제하지는 않았다.
진혁이 어둠의 군장 아이템을 풀 착용하고 모습을 드러내자, 크리에이터들이 진혁의 모습을 촬영하기 바빴다.
“우와, 대박! 형님들 저기 저 플레이어 보이십니까?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이 정말······. 저건 유니크를 넘어 전설 등급이 틀림없습니다.”
그들은 진혁의 모습을 보여주며 입이 마르고 닮도록 칭찬을 하는 모습에 진혁은 서둘러 강화소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템 강화소는 클래스 길드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2층에는 강화를 하려고 하는 플레이어나 강화를 끝낸 플레이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다만 클래스 길드와 다른 점이 있다면 클래스 길드는 2층에서 워프를 타고 이동하지만 아이템 강화소는 1층에서 곧바로 자신에게 배정된 강화실로 워프 된다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강화소 안으로 들어가도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밖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진혁의 아이템을 보고 저마다 한 소리씩 하였고, 진혁은 그런 플레이어들의 대화를 무시하고 안내 데스크로 갔다.
“어서 오십시오. 저희 아이템 강화소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데스크에 있는 안내 직원이 진혁을 향해 인사를 하였다.
“아이템을 강화하러 왔습니다.”
“아이템 등급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아이템 등급에 따라 강화실을 대여하는 가격이 달라집니다.”
“전설 등급의 아이템이에요.”
진혁의 말에 순간 아이템 강화소 안이 조용해졌다.
“전설 등급이래. 돈이 엄청 많은 사람인가 보다. 입고 있는 아이템을 강화할 건가 봐.”
“저 사람, 벨리아 마을을 지켰던 그 몽크잖아. 케빌로스 길드의 고레벨 플레이어들 아이템을 벗겨 먹더니 그 돈으로 아이템을 강화하려고 하나 보다.”
“이야, 게임은 저렇게 해야 하는데.”
모두가 부럽다는 표정으로 진혁을 바라보았다.
“안정 강화를 하겠지.”
“그러지 않을까? 그래도 전설이라니··· 나도 한 번 착용해 보고 싶다.”
뒤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진혁은 신경 쓰지 않았다.
“전설 아이템 등급은 강화비용이 비싼 편이랍니다.”
“얼마에요?”
“5만 골드에요.”
100골드에 만원하는 시세가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유지가 되고 있으니 5만 골드면 현금으로 500만원, 강화실을 빌리는 것만 500만원이 들어간다는 소리였다.
“쳇, 돈이 없으면 강화도 못한다는 말이군.”
5만 골드라는 말에 일부 플레이어들이 투덜거렸다.
“비싸군요.”
“전설 등급이니까요.”
직원의 짧은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설 아이템 거래 가격을 생각해 보면 이 정도는 받아야 할 것 같기도 하였다.
“은행에 있는 돈을 이곳에서 바로 인출할 수가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데스크 직원은 진혁의 은행 구좌에서 5만 골드를 인출하였고, 인출하자마자 진혁에게 은행에서 돈이 빠져 나갔고, 잔액이 얼마가 있는지 알려주는 알림 메시지가 도착하였다.
“워프 위에 올라타시면 전설 등급의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는 강화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혁은 데스트 직원의 말에 따라 워프 게이트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빛과 함께 진혁이 워프 게이트에서 사라졌고, 1층에 있던 플레이어들은 그저 부러운 시선으로 진혁이 사라진 워프 게이트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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